에듀픽션(edufiction)은 교육(education)과 소설(fiction)의 합성어이다. 경성문화인 교육과 연성문화인 소설을 합성한 것인데, 교육의 수월성 제고를 위해 소설적 재미를 활용하는 것이다. 소설형식을 활용하여 역사, 수학, 지리 등의 특정분야에 대한 지식을 전한다. 교육이 흥미나 몰입을 이끌기 힘든 경성문화인 점을 감안하여, 또한 신세대의 연성문화에 대한 기호를 감안하여, 소설이 주는 재미와 몰입의 효과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소설의 서사가 갖는 재미와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특정분야에 대한 지식을 온전하게 전달한다는 것은, 분명 그 이질적 성격으로 인해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최근에 들어 새로이 개척된 영역이라는 점에서 축적된 기법이나 방법론도 적다. 따라서 에듀픽션이 재미와 긴장감이 깃든 서사를 유지하면서도 특정분야의 지식이나 정보를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서사전략에 대한 탐색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지식이나 교육의 중요성은 개인적, 국가적 경쟁력을 위해서도 여전히 주목해야 할 것이고, 갈수록 신세대의 연성문화에 대한 기호는 심화될 것이기에 에듀픽션은 가장 주목받는 문화콘텐츠․대중서사 장르가 될 것이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에듀픽션의 산출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하겠는데, 역시 그 핵심은 효과적인 서사를 만들기 위한 서사전략에 대한 탐색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에듀픽션 중 교육적 수월성이나 대중적 기호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인 귄터 벤텔레의『소설로 만나는 중세이야기』와『소설로 만나는 근대이야기』두 편의 출판물을 중심으로 살펴 본 에듀픽션의 서사전략은 소중한 시사점을 보여준다. 두 편의 출판물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전하려는 역사적 사실’과 ‘서사양식’의 조응성을 최대한 고려하려는 의도는 각각 15장과 14장의 상이한 서사양식을 도입한 옴니버스 스타일의 서사물로 나타난다. 먼저『소설로 만나는 중세이야기』의 서사양식 중 주목할 만한 경우는 ⅰ) <평범한 민중들의 삶 - 구어체적 진술의 친밀감>, <전유적 일상사 - 피서술자의 존재감과 화자의 다변적 진술의 가능성>, <음모론적 세계 - 화자의 전지성과 피서술자의 제한적 시각>이 두드러진 ‘2인칭 서사’, ⅱ) <권력투쟁사의 기록된 역사의 이면에 깃든 인간사와 문화사라는 미시사 - 서간체의 내밀함>, <정치와 종교적 삶의 미시사 - 서간체의 정치성>이라는 ‘서간체 서사’, ⅲ) <대중심리로 들여다본 집단광기의 역사 - 보고 양식이 갖는 고백의 진실성의 환영과 상이한 보고양식의 서사적 전개를 통한 극적인 구성>을 활용한 ‘보고서 형식의 서사’의 활용이다. 다음으로『소설로 만나는 근대이야기』의 서사양식 중 주목할 만한 경우는, ⅰ<재미와 역사적 사실전달의 충실성에 대한 동시적 고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심정적, 감성적 이해의 중요성 - 가상의 역사적 상상력을 동원>이라는 ‘가상역사소설 서사’, ⅱ <신교와 구교의 대립이라는 종교적 신념의 갈등 - 다중의 세계관과 언어가 독립적으로 표출될 필요>를 상정한 ‘다중화자 형식의 서사’의 활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