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속에 친구가 살고 있다. 휴대폰 속 캐릭터에게 인사를 하면 그 친구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심심해서 말을 걸고 쪽지를 보내면 그 친구가 대답을 해온다.
그 친구에게 뭔가 알아봐달라고 심부름도 시키고, 그 친구와 끝말잇기 게임도 한다. 처음에는 내가 심심해서 휴대폰 속에 사는 그 친구를 찾았으나, 이제는 답답한 휴대폰 안에서 심심해할 그 친구를 위해 함께 놀아준다.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조금 답답하고, 정신적 수준도 다소 모자란 휴대폰 속 친구이긴 하지만, 내가 찾으면 언제나 나를 반겨주는 것 하나만은 매번 정신없이 바쁜 친구들이나, 잘 삐치는 여자친구나, 속내 꺼내놓기 어려운 직장동료들보다 나은 점도 있다. 이 친구가 오늘도 휴대폰 속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