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종편채널의 탈북여성 재현의 정치를 논의한다. 종편채널에서 등장하는 탈북여성출연자들은 자본주의 논리에 적극적으로 편승한 연성화된 사적 존재로 구축되며 대중적 시선에 맞추어 소비되는 이질적 주체가 된다. 그녀들은 내부의 경쟁구도와 증언을 통해 희화화되며 이질적 대상으로 강조된다. 또한 그녀들은 그동안 미디어 내에서 이방인들이 존재하던 공간을 보다 저렴한 비용과 쉬운 방식으로 대체하는 B급 출연자로 활용되면서 가부장적 체제에 순응하는 존재로 대상화된다. 종편채널들은 탈북여성출연자들을 지속적으로 이질적 대상으로 규정하여 이야깃거리를 생산해냄으로써, 보여지는 대상으로서의 그들에 대해 말하는 자격과 시간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미디어 권력을 확보한다. 결국 탈북여성출연자들은 감각적으로 응시되는 소비의 대상일 뿐 '우리'로 병합될 수 없는 '그들'로 남는다.
본 논문은 주체와 대상 간의 상대적 위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준 위치성 개념이 예외 공간으로서의 접경지역의 공간성 파악에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접경지역은 거리상으로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 국가와 가까이 위치하고 있지만 국경을 둘러싼 지정학적, 지경학적 변화에 따라 갑작스러운 단절과 개방이 나타나는 다중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위치성의 전환이란 측면에서 파악하기에 적절하다. 본 논문이 접경지역을 위치성 전환의 관점에서 재개념화함으로써 기대하는 점은 다음과 같다. (1) 접경지역의 변화 가능성을 로컬에 기반을 둔 내적 조건뿐만 아니라 보다 넓은 맥락과 정세 속에서 파악할 수 있다. (2) 접경지역의 발전 궤적을 다양한 힘들 간의 아쌍블라주를 통해서 파악할 수 있다. (3) 지경학과 지정학 간의 역동적 관계를 통해서 접경지역의 위치성 전환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위치성은 기존 공간과 시간, 공간성에 대한 논의를 관계론적/변증법적, 사회-공간론적, 권력-위상학적 측면에서 새롭게 확장시켜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논문은 위치성 전환을 통해서 북중 접경지역의 예외적 성격을 파악하였다. 북중 접경지역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안보 불안이라는 '예외 상태'가 상례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지경학적 논리가 작동하면서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예외적인 성격을 창출한 것으로 이해된다.
'일상생활과 기록'이라는 이름으로 기록실험을 수행했다. 일상에서 사람들 간에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데에 효과가 있는 아카이브가 가능하다면 그것은 어떤 계열의 아카이브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일상생활에 간편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것은 미시적이고 일상적인 기록세계에 대한 탐구였다. 100명의 20대 대학생들과 4개월 동안(2019.9~12) 시행착오를 반복했다. 따로 실험실을 차린 것은 아니었다. 대학에서 정규적으로 개설하는 교과시간을 활용했다. 대학 제도에서 강제되는 권력적 통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줄거리는 햇볕정책이었다. 인간에게는 자발적이고 긍정적인 태도가 있다. 누구라도 이런 태도를 취하기 시작하면 그 행동을 막기는 쉽지 않다. 정서적 지원을 통해 자발성이 싹트기를 노력했다. 실험은 당연한 것들에 의문을 품고 새로운 것을 찾아보는 시도이다. 멀리서보면 아카이브와 거리가 있어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직업적 아키비스트의 한 사람으로 기록학적 원리로 통제하면서 수행한 기록시간이었다. 이야기 형식으로 정리해 기록학적 함의를 살펴본다.
본 연구는 Hofstede의 문화차원을 기준으로 온라인상에서의 문화적 차이를 사회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비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동양 문화권에 속하는 한국과 영미 문화권에 속하는 미국, 영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집된 휴대폰 관련 구전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회 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 불확실성 회피성향을 반영하는 매개 중앙성을 제외한 모든 사회 네트워크 지표가 오프라인 상에서의 주장과 상반되는 결과를 보였다. 온라인상에서는 네트워크의 밀도와 연결 정도 중앙성, 위세 중앙성이 영미 문화권보다 한국에서 높게 나타나 한국이 영미 문화권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권력 거리가 작게 나타났다. 커뮤니케이션 속도 또한 한국보다 영미 문화권이 빠를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한국의 커뮤니케이션 속도가 영미 문화권에 비해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온라인상에서의 문화적 차이가 오프라인과 다르게 나타남을 발견하여 문화권에 대한 고정관념이 온라인 상에 그대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함과 동시에, 온라인이 일탈의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온라인상에서의 문화는 오프라인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발표된 유하 감독의 영화 "강남1970"은 바흐찐이 말하는 서사 속 시공간의 결합관계, 크로노토프의 중첩을 살필 수 있는 서사다. 이 영화는 또한 강한 야망과 폭력으로 부와 권력을 이루려는 개인의 서사와 1970년대 서울 강남개발을 둘러싼 비리와 폭력, 한국 사회의 변동사, 그리고 그것을 회고하는 현재의 시각이 어우러진 서사이다. 본 논문은 이 영화가 폭력을 휘두르며 범죄를 일삼는 주인공의 행보를 경제개발 시대 변화에 참여하여 그 이익을 향유하고 부를 축적하는 것을 성취로 받아들인 70년대 일반인들의 욕망의 맥락 속에서 제시하고 현재 한국 최고가 부동산 지역으로 여겨지는 강남에 대한 다수의 선망에 기대어 관객의 공감을 얻고자 했다고 본다. 서사의 중심이 되는 강남은 관객의 시공간에서 한국 현대의 변화를 집약하는 실제 장소이며 한국 사회의 욕망을 대변하는 상징적 장소다. 한국인들은 경제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상황에서 경제적 성취를 향한 비교와 경쟁에 익숙해졌고 도시화된 삶에서 자본주의가 생산해내는 상품과 새로움의 환상의 악순환에 묶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 영화는 한국사회의 집단적 감정으로서 선망에 기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강남1970"은 그러한 한국인의 욕망의 양상을 조폭영화 서사로 풀어나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강한 야망과 폭력으로 급격하고 막대한 부의 성취를 하려는 개인의 모습이 그 시대 보통 사람의 욕망으로 치환되고 막대한 부에 대한 강한 야망,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정서가 거리감 없이 공유된다면 문제가 된다. 역사적 집단적 회고나 현재 사회적 정서가 선망으로 채색되는 것은 그 집단, 사회가 심리적 분열의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표시가 될 수 있다.
오랫동안 누구나 안방에서 즐길 수 있었던 드라마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한류 영향으로 가장 대중적인 문화콘텐츠로 탈바꿈했다. 이 연구는 1991년 외주제작 정책의 시행으로 드라마 생산과정에 등장한 TV 기획 프로듀서의 등장 배경과 역할과 정체성, 노동 경험에 대해 심층 인터뷰와 참여관찰을 통해 '가까운 거리'에서 살펴본 연구이다. 2000년대 중반 한류 열풍으로 급격하게 늘어난 드라마 제작 편수를 배경으로 드라마 제작과정에서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드라마 생산 주체로 등장한 기획 프로듀서들은 '창작자는 아니지만 드라마 생산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작가와 감독을 선별하고 드라마 기획을 주도하면서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OTT의 등장과 인터넷 다시 보기 등 'TV 없는 드라마'가 일상화되어 전통적인 드라마 보기 방식이 무너지고 드라마 소비자의 정서적 취향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환경에서, 작가와 감독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드라마 제작을 주도하고 있는 TV 기획 프로듀서들은 탄탄한 기획력을 기반으로 자금력을 확보해 드라마 생산자들 사이의 새로운 권력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사과 언어 분석에 있어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이 문화간 의사소통 시각에서 국가별 사과어의 비교연구와 일상어로 국한하여 사과 언어를 분석하고 있는 한계가 있어, 사과전략에 대한 화용론(語用論)과 문화해석 이론을 도입하여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시즌 7에서 나타난 사과 언어와 사과전략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트로스보리(Trosborg)의 사과 전략유형으로 <위기의 주부들> 시즌 7에서 나온 사과 전략에 대한 정리, 분류 및 통계처리 후 200개의 사과 전략을 무작위로 뽑아 상세히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사과의 표현' 전략의 사용 빈도가 64.0%, '설명하기'와 '무례함의 정도 최소화'가 뒤를 이었다. '책임인정', '보상 제공', '청자에게 관심 표현하기'와 '재발방지약속'의 사용 빈도는 비교적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의 높은 개인주의, 비교적 낮은 권력의 거리와 낮은 컨텍스트 문화가 사과 전략의 사용 빈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사과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가시키고 미국인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문화적 차이에서 올 수 있는 무례함을 줄이며, 문화간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동시에, 드라마 예술에서의 언어 분석을 함으로써 드라마 예술의 연구 범주를 보다 풍부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에서는 인사동 경관을 사회구성론적 관점에서 해석했다. 이는 경관의 가시적인 측면만을 중요시하거나 경관경험에 근거한 주관적 인식을 다루는 기존의 연구와는 달리 경관 변천의 역동적 과정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경관을 인간의 사회적 실천을 통해 만들어지고 구성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의 사회적 주체의 역할과 경관과의 상호작용을 중요시 다룬다. 선행연구를 통해 볼 때 물리적 환경, 제도, 이미지는 경관 구성의 주요 요소가 된다. 조선조의 관인방과 대사동에서 연유한 '인사동'은 일제 강점기와 전쟁을 거치면서 골동품을 판매하는 전통문화공간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획득하였고, 이후 현대적 화랑이 입점하면서 '문화'의 의미가 화장되었다. 아시안 게임, 올림픽, 월드컵 등 국제적 행사 시, 서울의 차별성이 있는 장소로 정비되고 홍보되면서 전통문화의 거리로 공식화되었다. 이는 내부인의 자발적 동기보다는 국가권력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1990년 말 2000년 초 골동품 산업의 쇠락에 대처하기 위해 인사동의 내부인들은 전통문화의 거리라는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임대료 상승 및 인사동의 이미지 형성에 기여했던 전통업종과 문화업종이 감소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전통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고 문화지구지정, 지구단위계획 같은 제도를 이끌어냈다. 과거의 경관은 인사동에 '전통'이라는 이미지를 부여했으나,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전통'이라는 이미지 활용과 유지를 위해 경관이 재구성되고 있다. 현재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재구성된 경관을 인사동의 전통경관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재구성 과정은 여러 행위자들의 역동적 상호작용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 근래 장소마케팅 등 경관과 사회와의 상호작용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빈번한 만큼, 경관과 사회적 행위자들의 역학관계에 대한 파악이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경관이 사회적 변화에 열려 이에 대응하면서 재구성된다는 관점에 대한 이론적 탐구와 구체적 사례 연구를 통한 연구의 심화는 경관을 매체로 다루는 조경 분야에 다양한 실천적 가능성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문화콘텐츠 산업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글로컬문화콘텐츠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BRICs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중국과 더불어 미래 글로벌 경제의 성장 동력이자, 문화콘텐츠 소비시장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주목 받고 있다. 글로컬문화콘텐츠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각 나라의 문화를 체계적·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인도의 경우 단일문화권인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복합·다문화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한국, 중국, 일본을 대표하는 동아시아 문화권에 속하지 않아 문화적 거리감도 큰 편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인도 진출을 목적으로 한 한국기업들을 위해 글로컬문화콘텐츠 개발의 방향을 제시하고 인도의 문화코드를 이해하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인도는 정치와 사회 그리고 문화 분야에서 대략 다음과 같이 9가지 문화코드가 발견된다. 먼저 정치와 사회 문화코드로는 다음 5가지가 있다: i) 지속적 민주주의와 서민구제, ii) 권력지향적 권위주의, iii)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성향을 동시에 지닌 집단적 개인주의, iv) 생활종교의 정착, v) 미래보다 현재에 충실한 '카르페 디엠'. 그리고 경제 문화코드는 vi) 12억 인구가 모시는 또 다른 신인 돈, vii) 과소비를 지양하는 실용적 구매라는 2가지 코드로 요약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인도인이 선호하는 문화콘텐츠 코드로는 viii) 인도의 국민문화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맛살라 무비를 들 수 있다. ix) 그리고 이 맛살라 무비의 공통된 주제인 해피엔딩을 꼽을 수 있다. 결론에서는 <대장금>, <괴물>, <디워>를 앞서 제시한 9가지 인도의 문화코드에 적용하여 어떤 점이 부합하고 또 어떤 점이 부합하지 않는지를 개략적으로 살펴보았다. 인도를 상대로 한 비즈니스는 결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일차적으로 인도라는 나라가 문화적으로 다양성을 기초로 이루어진 국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인도의 현존하는 문화적 거리를 좁히는 것이 우리나라의 문화콘텐츠산업이 인도에 진출하는데 있어 가장 큰 과제라 할 수 있으며, 현지화 과정에 있어서는 인도인이 선호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국내의 서양미술 관련 연구 장은 유럽과 미국 도시들과의 불가피한 거리 시간상의 차이로 인해 이미 '그곳'에서 '역사의 보편화 작업'이 종료된 사건들만을 재차 다룰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 이 같은 사실이 국내의 미술작용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지극히 제한적으로만 원전의 생산과 그에 관련된 조건들에 접근이 허용됨으로써 연구가 피상적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 그 한 예이다. 그럼에도 그 같은 피상적 연구들이 국내 미술 장의 어떤 정치, 권력적 문맥 안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함으로써 야기되어온 숱한 문제들이 또한 있다. 서양미술의 흐름과의 관계에서 그간 국내 미술이 보여주었던 과도한 연동성, 곧 '동화와 일치의 메커니즘'은 이 같은 원인이 초래한 결과다. 그럼에도, 국내의 서양미술사, 미술이론 영역의 연구들은 여전히 이 차이의 공간에 내재하는 컨텍스트를 간과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서양미술의 '원전적' 정보를 매개하거나 확대 재생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심각한 존재론적 한계를 노정해왔다. 또 국내의 서양미술사, 미술이론연구는 자신의 학문적 영역을 정당화하는 범주론과 영역주의 안에 거함으로써, 사이 공간에서 야기되는 복잡한 정치권력적 함의들을 독해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우리는 서양미술사, 미술이론을 보다 반성적인 학문으로 이끌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학문으로서 결코 현실에 대해 어떠한 특권적 지위도 가지려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해야만 한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의 삶과 존재에 보다 예민하고 긴밀하게 관여하는 학문이기를 소망해야 할 것이다. 국내의 서양미술사, 미술이론연구 장이 다시 인력과 지원의 활발한 움직임들을 끌어들이고, 그들(그것들)과 함께 인간과 문명에 대한 공동성찰의 장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객관성이라는 허구와 역사의 기계적이고 중립적인 독해로부터, 그리고 "토론장에서 마른 빵을 먹어치우는" 창백한 관습에서 사건들이 터지고 수습되는 뜨거운 현실로부터 새로이 출발할 수 있어야한다. 그리하여 충돌하는 두 개의 문화권역 사이에 끼어 분열을 경험하는 지식인 특유의 명석함으로 현실을 직시하고, 그 안에서 분별력 있는 선택과 판단에 필요한 조건들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예속과 자율의 변증법적인 관계 속에서 새로운 한국미술, 세계미술의 출범이 어떠해야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제안하는 것, 그것이 서양미술사, 미술연구의 새로운 좌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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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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