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를 측정하고 나타내는 기술이 발전에 따라 문화적 보편성을 가진 얼굴표정 연구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많은 얼굴 표정 연구들은 정적인 얼굴사진 위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실제 사람들은 단적인 얼굴표정만으로 정서를 인식하기 보다는 미묘한 표정의 변화나 얼굴근육의 움직임 등을 통해 정서상태를 추론한다. 본 연구는 동적인 얼굴표정이 정적인 얼굴표정 보다 정서상태 전달에서 더 큰 효과를 가짐을 밝히고, 동적인 얼굴 표정에서의 눈과 입의 정서인식 효과를 비교해 보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15 개의 형용사 어휘에 맞는 얼굴 표정을 얼굴전체, 눈, 입의 세 수준으로 나누어 동영상과 스틸사진으로 제시하였다. 정서 판단의 정확성을 측정한 결과, 세 수준 모두에서 동영상의 정서인식 효과가 스틸사진 보다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나 동적인 얼굴 표정이 더 많은 내적정보를 보여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얼굴전체-눈-입 순서로 정서인식 효과의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타났으며, 부정적 정서는 눈에서 더 잘 나타나고 긍정적 정서는 입에서 더 잘 나타났다. 따라서 눈과 입에 따른 정서인식이 정서의 긍정성-부정성 차원에 따라 달라짐을 볼 수 있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전환 과제 수행 시 정서 정보의 영향을 비교 문화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를 표현하고 있는 사진을 사용하여 전환 과제 수행 시 정소 정보의 영향이 한국인들과 미국인들에게서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한국대학생들과 미국 대학생들에게 긍정 혹은 부정 얼굴을 제시하고 제시된 사진의 테두리 색깔에 맞춰 정서판단 과제 혹은 성별 판단 과제를 수행하도록 요구하였다. 실험 결과, 한국인과 미국인 모두 성별 과제에서 정서 과제로의 전환 비용이 성별 과제에서 정서 과제로의 전환 비용에 비해 유의미하게 크게 나타났고, 사진에서 표현하는 정서가 반복되는 조건이 정서가 전환되는 조건에 비해 더 큰 전환 비용을 보였다. 또한, 참가자의 문화적 배경과 무관하게 과제와 정서가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서 과제가 성별 과제에 비해 정서 전환 여부에 따른 전환 비용이 더 크게 나타났다. 하지만, 정서 전환이 전환 과제 수행에 미치는 영향을 개인이 속한 문화에 따라 달랐는데, 한국인이 미국인에 비해 사진에서 표현되는 정서의 전환 여부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정서 정보가 인지과제 수행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며 정서의 영향이 개인이 속하고 자라온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잔인한 범죄현장으로부터 비롯된 혐오 정서와 성 소수자인 피고인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나온 혐오 정서의 속성 및 각 혐오 정서가 증거평가와 법적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하고자 하였다. 총 600명의 참가자(남 300명, 평균 44.40)가 혐오 정서의 출처(범죄현장, 성 소수자 피고인, 통제조건), 추가 무죄 증거의 존부(있음, 없음), 그리고 사법적 지시문 존부 조건(있음, 없음)에 무작위로 할당되었다. 연구결과 핵심적 혐오(physical disgust) 요소가 강한, 잔인한 범죄현장 조건에서 나온 혐오 정서가 피고인이 성 소수자인 경우의 혐오 정서보다 유의미하게 높았으며, 제시된 증거를 더 유죄방향으로 해석하였고, 피고인이 유죄일 확률을 더 높게 보았다. 눈에 띄는 것은 혐오 출처가 성 소수자인 조건에서는 혐오 정서와 유죄확률 판단 간에 증거평가가 유의미한 조절 변인이었으나 통제조건과 범죄현장 조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으로, 이는 피고인이 성 소수자일 경우 유발된 혐오 정서가 법적 판단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지시문의 제시는 형량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고, 사후 단순 효과(simple effect) 분석 결과 오직 통제조건에서만 지시문 제시가 유죄확률을 낮추었다. 이는 범죄현장이나 피고인의 특성에서 비롯된 혐오 정서는 지시문으로는 교정되기 어려운 사건관련 정서(integral emotion)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을 추론케 한다. 분석 결과 성 소수자 조건에서 범죄현장 조건과 통제조건에서보다 피고인에 대한 동정심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성 소수자에 대해서는 혐오 외에 동정심이라는 정서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혐오 정서의 본질(physical disgust/moral disgust), 혐오의 출처 및 정도에 따른 법적 판단, 그리고 성 소수자인 피고인에 대한 혐오와 동정심의 의미에 대해 논의하였다.
정서 전달에는 언어적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거론되곤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비언어적 의사소통 연구는 대부분 언어의 음향학적 연구나 얼굴표정 연구에 국한되었다. 또한 음악의 정서에 대한 연구는 음악적 구조 혹은 스타일과 여러 성격적 특질 및 행동 간의 관계, 혹은 생리적 효과 등 어떤 음악(what music)이 특정한 효과를 일으키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Gabrielsson & Juslin(1996)의 연구에 의거, 음악을 통하여 작곡가가 아닌 연주자의 의도된 정서가 청자에게 얼마나 잘 지각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봉 녕구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주자의 정서적 의도는 음악의 모든 물리적 변인에 영향을 준다; 둘째, 청자는 의도된 정서를 지각하는 데 일반적으로 성공적이다; 셋째, 특정 정서는 다른 정서보다 더 잘 구분된다. 본 연구에 사용된 곡은 학습 효과를 배제하기 위하여 새롭게 전문 작곡가에 의해 작곡되었으며, 전문 연주자는 동일한 곡을 7종류의 정서(행복한, 슬픈, 화난, 두려운, 다정한, 엄숙한, 정서 표현 없음)를 표현하도록 연주하였다. 하나의 완전한 음악을 표현하기 위하여 각 곡은 멜로디(악기구성: 일렉트릭 기타, 베이스, 그랜드 피아노)와 리듬(드럼)을 포함하였다. 실험참가자는 각 곡을 듣고 7개의 정서 종류 각각에 점수를 평정하였다. 그 결과 이전 연구와 마찬가지로 청자는 연주자의 의도된 정서를 일반적으로 지각하는 데 성공하였으며 7개의 정서 중 특징적인 정서("행복한", "슬픈", "화난", "다정한") 는 다른 정서 보다 더 잘 구별되었다. 본 연구에 사용된 "두려운" 정서 곡의 음향분석 결과 소리 강도의 큰 변산이 특징이었다. 이는 이전 연구에서 "두려운" 정서의 특징인 타이밍의 큰 변산과 함께, "두려운" 정서가 '불규칙적이거나 변화가 커서 예측하기 어려운'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다정한" 정서에 대해서 본 연구에서는 다른 모든 정서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반면, 이전 연구에서는 "슬픈"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본 연구에 쓰인 "다정한" 정서의 곡은 리듬 패턴을 다른 정서 버전과는 다르게 보사노바 리듬을 사용하였다. 이전 연구와는 다르게 빠른 템포였음에도 불구하고 구별이 잘 된 이유는 이와 같이 장르 특징적인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연주자나 음악 스타일 자체의 성격이 정서 판단에 있어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종합적으로 음악을 통한 정서 전달에 있어 연주자, 청자, 악기, 음악 스타일의 차이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이러한 결과는 Scherer & Oshinsky(1977)가 언급하였듯 음악 연주가 다른 비언어적 의사소통 방법과 공유하는 특징이 있음을 시사한다.
본 논문에서는 단위 시단 동안 주로 작용하는 정서를 '지배적 정서(dominant emotion)'라고 정의하고, 문학작품의 지배적 정서 흐름을 자동적으로 추출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한국어는 언어 구조적 특성상 접미어에 따라 의미가 역전되거나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소설이나 수필 같이 일정 이상의 분량을 가진 텍스트에서 정서 단어를 추출한다면 어느 정도 추출이 잘못되어도 지배적 정서 흐름을 판단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문학작품에서 지배적 정서를 추출하기 위한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문학작품의 전제 텍스트에서 형태소를 분석하여 형태소 단위의 단어를 추출한다. 추출된 단어를 정서 단어 데이터베이스와 매칭하여 정서적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를 분리해 낸다. 분리된 단어들을 정서 모델에 사상하여 해당 단어가 갖고 있는 정서를 도출한다. 도출된 정서 단어들을 통해 지배적 정서를 분석한다. 제안한 방법론에 따라 현진건의 현대소설 '운수 좋은 날'과 윤오영의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을 분석한 결과, 지배적 정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정신병질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 정서적 얼굴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정신병질적 성격 검사 개정판에 따라 15명의 정신병질 특성집단과 15명의 통제집단을 선별하였다. 실험 참여자들은 화남, 공포, 슬픔으로 구성된 부정적 얼굴과 무표정인 중성적 얼굴이 자극으로 사용된 과제를 수행하였다. 피험자가 자극의 성별을 판단하는 암묵적 과제와 정서를 판단하는 외현적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사건관련전위가 측정되었다. 정서처리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신병질 특성집단과 통제집단의 차이를 조사하기 위해 LPP(late positive potentials) 진폭을 분석하였다. 암묵적 과제에서는 두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외현적 과제에서는 집단과 정서 간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전두중심영역에서 나타났다. 부정적 얼굴과 중성적 얼굴에서 비슷한 LPP 진폭을 보인 통제집단과 다르게 정신병질 특성집단은 부정적 얼굴에 비해 중성적 얼굴에서 더 큰 진폭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정신병질 특성집단이 가지는 정서 처리의 비정상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목격자 증언 맥락에서 진술 정확성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의 기능에 관한 문헌 고찰을 시도하였다. 목격자 증언의 정확성과 정서 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에서 소개된 주요 이론과 개념들, 연구 방법을 토대로 살펴보았다. 해당 결과는 정서의 정의, 정서 유도 방식, 정서 측정 방식 순으로 제시하였다. 구체적으로 부정 정서, 각성, 스트레스, 기분을 중심으로 정서의 정의를 기술하였고, 정서 유도 방식은 실험실에서 주로 사용되는 영상, 가상현실, 연구자가 연출한 모의 사건을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정서 측정 방식은 자기보고식, 행동 측정, 정신생리학을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또한, 객관적이고 과학적 정서 연구를 위한 접근 방식, 적절한 실험 설계와 기억 검사, 개인차 통제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본 연구는 목격자 증언 맥락에서 진술 정확성에 미치는 정서의 기능을 살펴봄으로써 선행 연구의 비일관된 결과를 검토하고, 관련 연구들을 비교 분석하는 구조를 제시하는 데 의의를 두었다. 이와 같은 지식은 목격자 증언의 신뢰성 판단에 기초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은 도덕 판단에서 나타나는 도덕-인습 구분에 관한 최근의 논쟁들을 개관하고 그 함의를 검토하고자 한다. 전통적인 도덕 판단에 대한 연구들은 규범 위반에 대한 판단에서 타인의 규범 위반 행위에 대한 평가와 함께 위반한 규범의 도덕-인습 차원에서의 분류를 함께 고려해왔다. Kohlberg와 Piaget의 인지 발달 이론을 발전시킨 Turiel(1983)은 도덕 원칙이 인습과 명확하게 구별된다고 보고 도덕-인습 구분의 기준을 제시하였다. 도덕은 보살핌과 정의의 영역에 특수하며, 보편성/객관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전통적인 도덕 심리학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져 왔으나 최근 들어 지속적인 도전을 받아왔다. 본 논문에서는 도덕-인습 구분 기준에 대한 비판을 도덕 감정 이론(moral sentimentalism)과 도덕 지역주의(moral parochialism), 도덕 다원주의(moral pluralism)로 구분하여 살펴본다. 도덕 감정 이론은 도덕 판단에서 정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도덕과 인습이 정서-비정서 차원의 연속선상에 혼재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도덕 지역주의는 인류학과 비교문화 심리학의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규범 위반 행위가 집단의 유지와 집단 내 개인의 존속에 의미가 있는 경우에만 규범 위반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처벌 의사가 강하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도덕 위반에 대한 판단도 인습에 대한 판단만큼이나 상대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도덕 다원주의에서는 문화와 개인차에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도덕적 직관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살핌과 정의의 차원만 도덕에 해당한다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새로운 관점들은 기존의 합리주의적 도덕 발달 이론에서 가정하였던 도덕-인습의 구분이 사람들이 실제로 규범 위반을 판단하는 양상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며 체계적인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제안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수행해온 정서 관련 수학교육연구의 경향을 파악하고 이를 국제 연구의 경향과 비교 분석한 후, 앞으로의 정서 관련 수학교육연구의 바람직한 방향성을 탐색해보는데 있다. 정서 관련 국내연구는 국내학술지에 발표된 연구를 대상으로 분석한 후 국제 비교 연구의 자료로 사용하였으며, 국제연구는 Eligio(2017)의 연구 결과를 사용하였다. 정서 관련 국내연구와 국제연구의 시기별 논문 발표 편수, 연구대상 그리고 연구주제를 비교한 결과, 국내 연구의 수가 부족하여 경향을 판단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었지만, 국제연구와 대체적으로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본 연구에서는 앞으로 국내 정서 관련 수학교육연구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순수한 정서 관련 연구는 정서의 특성상 타당성과 신뢰성이 확보된 자료를 수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정서와 인지가 결합 된 형태인 정서 지능 개념을 도입한 연구를 강조하며, 미래의 주제라고 할 수 있는 메타정서를 연구에 도입할 것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불안 및 정상그룹을 대상으로 서열성을 판단하는 인지과제 수행과정에서, 유발된 배경정서와 내재된 불안 수준이 과제처리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고자 하였다. 어휘 간 관계정보 중 서열판단 과제에서의 피험자 내 변인으로 유발정서 유형(기쁨, 분노, 슬픔 및 통제) 및 인지과제 처리유형(숫자서열 및 크기서열)을, 피험자 간 변인으로는 일반 대학생 중 벡 불안척도 검사를 통해 분리된 불안여부로 설정한 후 반응시간 및 오류율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자극의 제시와 반응의 수집은 DmDx5를 활용하였다. 실험결과, 집단 간 반응의 차이가 확인되었고 불안그룹이 과제유형에 관계없이 모든 정서유발 조건에서 정상그룹에 비해 더 느린 반응시간과 더 높은 오류율을 보였다. 그리고 정서유형에 관계없이 두 서열과제에서도 지체응답 경향을 보였다. 다음으로 정서유발 및 서열과제 효과를 통해 정서 및 과제 특정적인 반응경향을 확인하였는데, 슬픔조건이 타 정서보다 빠른 반응을 보였으며, 숫자서열 조건이 크기서열 조건보다 더 빨랐다. 이는 그룹별 그리고 과제유형별 인지과제 처리경향은 물론, 수반되는 정서유형에 따른 응답경향의 차이를 확인해 줌으로써 정서-인지 관련 행동에서의 기저의 배경정서가 처리과정에 주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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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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