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스트휴머니즘은 오늘날 북아메리카와 서유럽을 비롯하여 동아시아 학문 공동체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포스트휴머니즘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NBIC기술의 융합으로 사유와 논의가 가능해진 개념이다. 포스트휴머니즘는 기존의 휴머니즘 그리고 트랜스 휴머니즘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서구 휴머니즘 전통의 핵심은 17세기 합리주의 정신에 이르러 하나의 절정을 이룬다. 논자는 오늘날 뜨거운 화두인 포스트휴먼 논의의 발단은 서구 모더니티로부터 비롯된다고 본다. 기술의 융합적 발전이 인간, 인간의 본질, 인간의 정의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NBIC으로 대표되는 과학기술융합은 인간을 변화시키고 있음은 분명하다. 우리는 그것을 트랜스휴머니즘으로 정의한 바 있다. 이제 인류문명은 트랜스휴머니즘을 넘어서 각종 보철술이 인간의 몸을 대신하는 포스트휴먼으로 진화 가능한 단계로 접어들었다. 기술의 급진적인 발전으로 기존의 근대적 재현과 표상, 상징체계가 바뀌는 것이다. 미셀 푸코는 '이를 두고 '근대적 인간의 소멸'을 예견한 바 있다. (1) 우리는 이 시점에서 이러한 급진적이고도 근본적인 변화를 촉발하는 '기술혁명' 시대에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적인 적인 것은 무엇인가'에 관한 이른바 인간학적 지평에 대환 논의가 긴급하다고 판단한다.
본 연구는 인간을 다른 생명체와 동일한 차원에서 바라보는 인간주의 이후 포스트휴머니즘의 흐름과 더불어, 그 안에 속하지만 정반대로 과학기술을 통한 증강인간을 꿈꾸며 절대화를 꾀하는 트랜스휴머니즘의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그 이후 본 연구는 기존 정의론이 이 두 가지 양극단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특별히 정의론과 관련하여 우리가 선택한 길잡이는 마이클 샌델이며, 이러한 논의 안으로 미래의 포스트/트랜스휴머니즘의 문제를 통과시켜봄으로써 과연 전통 정의론의 입장에서 미래 인간론의 흐름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제안하게 된다. 포스트/트랜스휴머니즘과 그로 인해 나타날 다양한 사건들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필연적인 상황과 더불어 이것은 기존의 정의론을 통과하여 타당한 것으로 통용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논의들이 필요한 실정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 딥 러닝, 인공지능, 포스트휴먼, 트랜스휴먼 등의 용어가 자주 회자되고 있다. 이 용어들은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미래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지금과는 비약적으로 다른 미래 현상에 천착하는 것을 우선시하기 보다는 현재 그러한 미래 기술이나 현상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특히 과학기술을 사람의 몸에 연결 혹은 결합하는 실제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그렇다면 이러한 인간을 무엇이라고 부를 것이며,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변화와 변형을 의미하는 트랜스포머티브를 영화 <엘리시움>을 통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트랜스, 트랜스포머티브, 트랜스휴먼(니즘)의 의미를 알아보았고, 다음으로 과학기술과 트랜스휴머니즘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이어서 영화 <엘리시움>에서의 트랜스포머티브 특징 4가지를 분석하고 그것이 트랜스휴머니즘을 이해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았다. 이러한 과정은 향후 포스트휴먼과 포스트휴머니즘을 이해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본 연구는 최근 주요한 인문학적 테제로 등장하고 있는 포스트휴머니즘적 상상력이 한국문학, 특히 소설에 나타난 양상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본고에서는 2000년대 초반 활동했던 작가인 조하형의 두 소설 『키메라의 아침』(2004)과 『조립식 보리수나무』(2008) 두 편을 집중적인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다. '포스트휴머니즘(Post-humanism)'은 근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관의 정립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한 탈근대적 사유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이 사상은 20세기 이후 급격히 발전한 과학 기술의 발달이 인간관 나아가서는 인간중심적인 문명 자체를 바꿔온 양상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에 관심을 기울인다. 포스트휴머니즘 비평은 서사에 등장하는 인물 형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제공하는 한편, 과거에 쓰인 고전 작품 속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주변 인물들, 비-인간, 사물들을 발굴해서 재조명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사상적 흐름은 최근 기존의 인문학이 지배하던 인간에 대한 관념이 전면적으로 바뀌어 자연과학·기술적 관점이 담론장에 다양하게 적용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포스트휴머니즘의 질문들은 철학의 큰 범주인 존재론, 인식론, 경험론적인 분야를 아우르는 동시에 문학과 과학 그리고 사회과학 전체의 참여를 요청함으로써 학제적인 연구 과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혹독한 재난이 닥친 세계를 배경으로 『키메라의 아침』은 인간이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의해 변형된 변종의 형태로, 『조립식 보리수나무』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해 제작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그린다. 조하형 소설에 나타난 포스트휴머니즘적 사상은 텍스트에 재현된 세계의 형상와 인간의 정체성을 종합적으로 재고하고,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하는 경계선과 위계질서 등을 다시 탐구하는 반성적인 계기가 된다.
오늘날 인공지능은 과학기술 공학 분야에 가장 중요한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방송미디어를 포함한 모든 과학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급격한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여럿의 핵심 기술과 그것의 운용이 전례없는 새로운 방식으로 융합하는 현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NBIC 기술융합현상을 꼽을 수 있다. 컴퓨터의 데이터 처리 능력과 속도가 기하급수적(exponentially)로 발달함으로서 나노, 바이오생명, 디지털 테크놀러지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모든 기술융합의 현상의 중심에 인공지능이 위치한다. 인공지능 기술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에플 등 거대 플랫폼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디지털기술과 사이버네틱스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플랫폼 기업에 결정적인 전략자산이 될 것이 확실하다. 이러한 맥락과 배경에서 트랜스휴머니즘(더나아가 포스트휴머니즘)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북미와 서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추세이다. 일반적으로 트랜스휴머니즘은 인간역능을 개선, 향상(강화)하고 전통적인 휴머니즘에 도전하는 기술기반의 새로운 사상의 흐름을 말한다. 트랜스(포스트)휴머니즘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촉발되었지만, 이것은 인간과 인류문명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기술영역을 넘어 횡단적이고, 특히 인문과학 중심의 학제적인 논의를 필요로 한다. 방송미디어가 단순히 기술공학 만이 아니라 정치와 문화영역, 즉 인간의 일상과 인류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인공지능기술과 그것의 다양한 함의에 대한 초학제적이고 복합적인 연구와 논의가 절실히 요구된다.
본 논문은 <공각기동대>의 주인공인 사이보그 여전사 쿠사나기 소령에 초점을 맞춰, 포스트휴머니즘과 퀴어이론의 시각에서 <공각기동대>를 재해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기존비평에서 쿠사나기 소령의 몸이 여성해방의 상징으로 극찬 받거나, 아니면 그 성적 함의로 인해 여성성의 상품화란 비난을 받았다면, 포스트휴머니즘과 퀴어 이론은 인간/비인간, 남성(성)/여성(성)이란 이분법을 넘어 소령의 몸을 보다 급진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준다. 즉, 이분법의 해체를 통해 이미지에 함몰된 현실 속에서 과연 현실이라는 것이 얼마나 "현실적"이며, 현실 속의 다양한 대립범주들이 얼마나 인위적인 것인지 재고해 보게 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의 틀로 본다면, 쿠사나기 소령의 몸은 현실 속 여성상의 "반영"이라기보다 그 자체로 존재의의를 지닌 아니메 속 허구 존재, 인간/비인간, 여성/남성의 범주에 속하는 대신 SNS와 정보화사회 속에 점점 내면을 잃어가는 현대인의 불안을 구현해주는 혼종적 존재이다. 많은 포스트휴머니즘 이론가과 퀴어 이론가들이 경고하듯, "포스트휴먼"이나 "퀴어"란 용어는 너무도 종종 인간중심적 사고를 재확인하기 위해 대중문화텍스트에서 남용된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며, 본 논문은 소령의 혼종적 몸이 인간과 기계의 결합이기에 의미 있는 몸이라고 단순하게 주장하거나, 혹은 피상적인 포스트모던 읽기를 통해 경계를 넘나드는 해방적 몸이라고 미화하지 않을 것이다. <공각기동대>가 거두고 있는 성취는, 소령의 몸 속에 어지럽게 구현되고 있는 개인성, 동물성, 그리고 기술의 결합이 인간이 "언제나, 항상" 포스트휴먼적 존재였음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본 논문은 <공각기동대>가 유려한 영상을 통해 그려내는 이러한 인식의 전환, 즉 억압적인 인간중심 휴머니즘에서 퀴어한 존재들과의 공존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윤리적 함의를 지녔음을, 그리고 이러한 윤리적 시도가 바로 이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성취이자 지속적인 매력임을 주장하려 한다.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포스트휴먼적 존재들의 등장은 인간중심적인 근대 휴머니즘에서 탈피하여 인간 아닌 존재들과의 새로운 관계에 대한 성찰의 필요하다는 인식론적 변화를 야기했다. 이러한 성찰을 위해서 주변 세계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포스트휴먼 감수성이 요구되며, 이러한 감수성 함양을 위해 포스트휴먼 시대를 사유하고 경험할 수 있는 미술작품 사례를 포스트휴머니즘 연구자인 브라이도티가 제시한 '동물-되기', '지구-되기', '기계-되기' 기준을 바탕으로 분석하여 제시하였다. 미술작품은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기에 포스트휴먼 시대를 성찰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텍스트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포스트휴먼 감수성 함양을 위해 미술교육에서 활용할 수 있는 미술작품들을 제시하여 기초연구로서 의의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큰 혼란에 빠져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으로 인해, 전 세계는 보건, 정치, 경제의 쟁점은 물론 인류 문명 대전환의 문제까지도 고민하고 있다. 그 다양한 논의들 가운데, 본 연구는 불확실성의 시대, 인간-생명-기술이 결합하여 만들어 가는 포스트휴먼 시대에서 향후 도시계획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질문한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규범에 기초하여 도시와 지역을 계획할 것이며, 구체적인 실천의 첫 단계로 무엇을 고려해볼 수 있을까? 이에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의 공감과 역량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통하여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그리고 누스바움의 시각의 연속선 상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휴머니즘 계획을 소개함으로써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지향해야 할 내일의 도시의 모습을 그려본다.
이 글은 포스트휴먼이 단순히 과학기술의 효과가 아니라 인문학의 이념에 의해 제약될 수밖에 없다는 관점에서 포스트휴먼시대의 인간다움을 성찰하는 한 가지 시도이다. 필자는 휴머니즘 또는 인간중심주의(anthropocentricism)의 시각에 갇힌 근대성을 넘어선 새로운 인간에 대한 물음이 두 가지 의미에서 비판적으로 제기되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포스트휴먼은 근대의 계몽적 주체에 의해 억압된 타자인 신체, 감성, 자연, 여성의 목소리를 회복할 수 있는가? 둘째, 포스트휴먼은 인간의 본질이나 불변의 토대를 상정하지 않고 지금 이곳에서 비인간적인 것과 싸우면서 인간성을 보존할 수 있는가? 위 물음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근대의 계몽적 휴머니즘의 파국을 각기 다른 경로를 따라 동시에 겪었던 하이데거(M. Heidegger, 1889-1976), 벤야민(W. Benjamin, 1892-1940), 아도르노(Th. W. Adorno, 1903-1969)와 대화를 시도한다. 세 철학자는 근대 휴머니즘과 기술문명이 초래한 비인간적 세계상황을 목도하면서 계몽적 주체의 타자인 예술과 예술작품으로부터 인간 이후의 인간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필자는 세 철학자가 주장한 새로운 인간상을 '끊임없이 탈존하는 인간'(하이데거/ 2장), '신경감응을 통해 타자와의 유사성을 회복한 인간'(벤야민/ 3장), '비인간적인 사회를 규정적으로 부정하는 인간'(아도르노, 4장)으로 특징짓고, 각각의 현재성을 검토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4차산업혁명 시대가 인간의 감각, 충동, 무의식에 이르기까지 세계 전체를 더욱더 촘촘히 관리하고 통제하는 디지털 자본주의의 시스템으로 전개되는 한, 포스트휴먼시대 인간다움의 필요조건이 '심미적 진정성'(${\ddot{a}}sthetische$$Authentizit{\ddot{a}t$)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이 논문은 포스트 게놈 시대에 합성생물학 연구자들과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의 자연관과 진화개념을 비교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00년대 새롭게 등장한 합성생물학은 "합리적 설계"와 "방향적 진화"라는 두 가지 핵심적인 개념을 통해 생명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 인간이 생명체를 설계해 만들어내고 진화과정을 가속화시킬 뿐만 아니라 특정 방향으로 유도한다는 점에서,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렇게 합성생물학으로 재구성된 자연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진화의 속도와 방향에 영향을 주는 연구를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 합성생물학과 트랜스휴머니즘은 어떤 지적 자산을 공유하고 있나? 과학기술의 상업화와 같은 사회경제적 요소가 분야의 흐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은지? 자연의 도덕적 권위는 사라졌는가? 본 논문은 합성생물학을 선도하고 있는 세 명의 과학자와 최근 대표적 트랜스휴머니스트로 떠오르고 있는 옥스퍼드 대학의 철학자들을 관점을 소개하고 비교분석하여 이 질문들에 답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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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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