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수학을 추상적인 교과로 인식하여 학습에 흥미를 잃거나 실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시되어 왔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사례연구 방법으로 학생들이 모델링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개발하는 모델이 구체와 추상을 연결하는 중재 기능을 할 수 있는지를 조사하였다. 연구결과, 학생들이 개발하는 모델은 탈맥락화 된 추상적 실체라기보다는 구체와 추상이 연결된 관계 망인 상황화된 추상의 영역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 모델은 구체와 추상을 연결하는 중재기능을 할 수 있고, 학생들의 모델링 경험이 실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담론 이론에 기초하여 한국 보수언론의 복지담론 전략과 기술을 분석하였다. 담론의 사회성, 정치성에 천착하여 보수언론이 복지에 관해 어떤 사회적 의미를 형성하고자 하였는지와 이 과정에서 대칭, 재맥락화, 주체화의 담론기술을 어떻게 구사하였는지 살펴보았다. 보수언론의 복지비판 담론은 복지를 이성, 도덕성, 미래, 성장 등에 다양하게 대비시키는 대칭 구조를 기본으로 전개되었다. 대칭을 이루는 복지 담론 요소들은 연관성을 가지고 다양하게 변형되면서 서로를 강화하는 효과를 가졌고, 복지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로 재맥락화되었다. 또한 보수언론은 탈정치화와 관리 효율성의 추구라는 담론 요소를 가지고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하였다. 주체화(형성) 면에서 보수 언론은 재정 이슈를 통해 독자들을 자산 소유자이자 복지 확대의 피해자로 구성하였고, 국민들을 세대별 계층별로 나누어 호명하는 전략을 구사하였다.
이 연구는 시대적 맥락에 따라 문화다양성의 해석과 실천이 달라졌다는 전제 아래, 문화다양성의 지역화에 필요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첫째, 이 연구에서는 정치투쟁의 결과로 나타난 문화다양성 개념의 해석과 정책실천의 중층성을 분석하여 시대적 맥락에 따라 문화다양성을 해석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밝혔다. 둘째, 전라북도를 사례로 사회적 소수자가 지역에서 경험한 차별과 문화정책 관계자의 인식을 분석하여 지역에서도 문화다양성이 중층적으로 해석되고 실천됨을 확인하였다. 셋째, 정부 정책의 한계에 대응하여 지역에서 문화다양성 정책을 수립하는데 고려해야 할 방향을 제안하였다. 제안한 내용은 정책의 탈중앙화와 지역차원의 정책 발굴, '분배의 정치'에서 '인정의 정치'로 전환, 분리가 아닌 접촉면을 늘리는 상호문화주의적 접근이다.
글로벌 식량 위기의 해결책이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스마트농업이 등장하였다. 본 연구는 해외 주요국의 스마트농업 동향을 통해 각 국가의 농업 지식과 경험이 특정 농업 환경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살펴봄으로써 스마트농업의 공간성을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스마트농업 기술 수준에 따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미국을 대표적인 사례로 선정하여 각 국가 스마트농업 정책의 방향성, 거버넌스, 주력 분야와 기술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지역의 경제·사회·문화 및 생태적 맥락으로부터 탈맥락화 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표준화 전략과 지리적 특성을 반영하여 각 국가별 스마트농업 모델을 구축하고자 하는 국지화 전략이 동시에 작동하며 각 국가의 정책과 기술을 형성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국가적 스케일에서 스마트 농업 정책과 현황을 살펴보는 시도로써 농업기술 지리 및 농업지식생산의 지리를 탐색하기 위한 연구의 토대로 활용한다.
이 글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전통음식이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며 재창조되고 소비되는 방식에 대해 논의한다. 이 글은 사찰음식과 안동음식이 재탄생한 과정 등의 사례 분석을 통해 오늘날 전통음식이 상품화되는 과정에서 탈맥락화의 과정을 거친다고 주장한다. 또한 고대 중국 사회에서 채식문화가 불교문화의 일부로 인정받기 시작한 과정을 되짚으며 불교의 채식문화가 여러 환경요인에 의해 발명된 문화라는 점을 밝히려 한다. 고대 중국사회에서 채식문화가 불교사상을 전파하기 좋은 도구로 자리 잡았다면 오늘날 사찰음식은 불교사상의 전파보다는 상품화와 소비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 논문은 현대 한국사회에서 전통음식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에 초점을 맞추어 이와 같은 현상이 현대 한국사회의 소비자들의 심리와 요구를 어떻게 반영하는가를 살펴본다. 그리고 현대 한국사회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전통음식 문화가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대항문화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한다.
근대 이후 자인단오제의 노정은, 1960년대 이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와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을 배경으로 복원 재현되었던 대부분의 연행민속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연행 민속은 대개 전승의 단절과 재현의 과정에서 탈맥락화(Decontextualization)했고 새로운 전승의 길로 접어들면서 재맥락화(Recontextualization)하고 있다. 현재의 자인단오제는 1970년 문화재지정조사 당시의 모습을 일정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1936년 자인단오제의 마지막 모습은 물론이고 자인현읍지를 비롯한 몇몇 문헌에 실린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이와 같은 차이는 재현의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옛 문헌과 초창기의 보고서, 그리고 현행 텍스트에 대해 검토해 보았다. 특히 자인단오제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온 여원무와 호장굿의 고형을 탐색하고 현행 텍스트와 비교해 봄으로써 재현의 과정에서 일어난 양상을 드러내보려고 했다. 검토 결과, 현재 연행되고 있는 여원무와 호장굿의 모습은 1960년대 이후 전국민속경연대회와 무형문화재 지정을 의식하고 창출된 텍스트였다. 이 텍스트는 전근대사회에서 전승된 읍치축제의 구조와 흐름, 그리고 연행의 양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구성된 것이다. 재현에 관여한 지식인들은 자인단오제의 실상을 전하는 여러 읍지 가운데 1895년 본을 바탕으로 고형을 탐색하였다. 이 과정에서 선입견을 가지고 문맥을 이해함으로써 한장군제의 실상을 파악하지 못했고 여원무의 실체를 바로 보지 못했다. 또한 호장이 주도하는 오신을 가장행렬로 오해하고 단오제의 한 구성요소로 인정함으로써 우리 축제 특유의 오신과는 다른 텍스트가 통용되기에 이르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논문은 한국 아이돌 팬 창작물의 텍스트 생성 과정과 코드화를 분석했다. 아이돌 팬 창작물이란, 창작 주체인 팬이 아이돌 콘텐츠를 원전으로 삼아 텍스트를 창작한 콘텐츠이다. 본 논문의 주요 연구 대상으로는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는 남성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과 '엑소'의 팬 창작물을 채택했다. 이론적으로는 빌렘 플루서의 '기구-작동자'와 '기술적 형상'의 개념을 적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아이돌 콘텐츠는 팬 해석의 분화와 통합을 통해서 팬 창작물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통합적 스토리 월드를 생성한다. 이때 팬들은 코드를 생성하고 작동시키는 기구-작동자이다. 팬들은 아이돌 콘텐츠의 특정 부분을 탈맥락화하며 원전 텍스트를 강화하고 구조적 완결성과 자율성을 추구한다. 동시에 아이돌 콘텐츠의 중첩되는 부분을 재맥락화하고 원전 텍스트의 영역을 확장한다. 결과적으로 한국 아이돌 팬 창작물은 사용자이자 창작 주체인 팬의 의식과 가치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코드화된 기술적 형상으로 작동한다.
본 연구는 이성애규범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문화적 맥락 내에서 이성애여성이 남성동성애만화를 수용하는 현상을 여성심리학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먼저, 남성동성애만화의 국내 전개 과정과 확산 현황을 탐색하였다. 다음으로는 남성동성애만화의 장르적 특성에 대한 쟁점, 남성동성애만화 독해의 심리적 기제와 과정, 그리고 남성동성애만화 수용의 기능과 효과를 논의하였다. 이론적 분석틀로서 고전적 정신분석학을 출발점으로 하여 주요 페미니즘 이론, 퀴어이론, 그리고 Huizinga의 호모루덴스 개념을 비판적으로 채택하였다. 연구결과를 보면, 남성동성애만화는 이성애여성을 위한 로맨스로서 영원한 사랑과 평등한 애정관계라는 소망을 성취해주는 판타지로 장르화 된다. 이성애여성은 남성동성애만화를 통해 이성애가부장제로부터 심리적 탈맥락화를 실현하며, 텍스트 속 캐릭터와 분리되어 관음적 욕구를 채우기도 하고, 또는 젠더전복적 동일시를 통해 이분법적 성별 체계를 교란시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심리적 과정은 성 엄숙주의에 도전하는 유희로 간주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여성의 성적 주체성에 대한 자각을 강화시킨다고 하겠다.
최근 정부 및 교육기관 차원의 해외취업/인턴십 프로그램이 증가하면서 싱가포르의 저숙련 저임금 서비스 직종에서 일하는 한인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본 연구는 이처럼 싱가포르 내 새로운 유형의 한인 이주자로 등장하고 있는 이 청년들과 싱가포르, 한국에서 진행한 심층면접조사를 바탕으로, 이들의 해외 취업 동기와 기대, 취업 이주 경로, 싱가포르에서의 일 경험, 귀국 후 생활을 살펴본다. 싱가포르 해외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 중 다수는 싱가포르 취업 사증 중 가장 낮은 등급의 저숙련 사증인 WP(Work Permit)를 소지하고 서비스직에서 근무하며 탈숙련화를 경험하고 있다. 본 논문은 이들이 취업 이주를 통해 자신들의 기대와 목표를 충족하고 있는지, 아니라면 어떻게 대응하며, 자신의 이주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청년단기 해외취업 현상에 대해 만족도 효용 평가, 프로그램 정책 평가 및 제언 등을 담은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이주 연구(migration studies)의 맥락에서 살펴보고, 청년들의 구체적인 경험들과 그에 대한 본인들의 해석에 집중하는 연구는 드물다. 본 연구는 이들의 경험을 면밀히 살피고, 이를 탈숙련화와 이동성 자본(mobility capital) 개념을 통해 해석해 봄으로써, 청년 해외취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냄과 동시에 이들의 행위자성에 주목한다.
십대를 탈정치화된 문화소비자로 우려하거나 의식화된 정치 행위자로 찬미하는 기존의 거친 이분법에 문제제기하며, 이 연구는 십대 소녀.소년들의 정치 참여의 문화적 의미를 2008년 촛불광장을 중심으로 탐구한다. 말걸기와 듣기를 통한 성찰적 방법론으로서 심층인터뷰를 실시하여, 십대가 일상적으로 겪은 고통과 불안의 감정이 자아의 윤리로 성장하는 과정, 개인적인 가치와 신념이 또래집단 내에서 소통적 관계로 확장되고 집합화되는 방식, 그리고 세대/젠더적 감수성이 운동 세력 내부에서 차이들의 정치로 다층화되고 활성화되는 역동을 읽어내었다. 주변화된 타자로서 십대가 윤리적.소통적.정치적 주체로 ‘되어가는’ 과정으로 촛불운동을 이해함으로써, 촛불광장을 단지 일시적인 이벤트로 단편화하는 대신, 새로운 정치세대의 성장이라는 역사적 과정으로 맥락화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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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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