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종교 텍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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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신화와 문학의 증산 신학적 전개 - 상상력의 법술(法術)과 전유(專有)의 신학- (The Appropriation of East Asian Mythology and Literature in Jeungsan Theology)

  • 정재서
    • 대순사상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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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5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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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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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본고에서는 『전경(典經)』의 강증산(姜甑山) 언설에 수용된 신화와 문학 자료를 대상으로 그것들이 『전경』 텍스트의 고유한 종교 신학적 맥락 안에서 어떻게 의미화 되었는지, 그 전유(專有)의 상황과 원리를 고찰해 보았다. 먼저 『전경』에서의 신화 수용을 강태공(姜太公), 사명(司命), 치우(蚩尤), 우사(雨師), 조왕(竈王), 망량(魍魎), 개고기, 동도지(東桃枝) 등을 대상으로 살펴보았는데 이들 중의 상당수가 동이계(東夷系) 신화와 상관되며 민간에 깊게 뿌리를 둔 습속이라는 사실이 주목된다. 이는 강증산의 단학파(丹學派)적 성향, 수정주의적 역사의식, 민중의식 등과 상관된다. 다음으로 『전경』에서의 문학 수용을 시와 산문, 소설로 나누어 살펴보았는데 시의 경우 강증산의 시재(詩才)와 취향에 바탕하여 당시(唐詩), 창작시 등이 수용되었고 산문, 소설의 경우 『서경(書經)』, 『사기(史記)』, 『삼국연의(三國演義)』, 『서유기(西遊記)』, 『서주연의(西周演義)』 등이 수용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예언, 치병, 수련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되었는데 고전 명구(名句)나 소설이 지닌 대중적 감화력이 이 과정에서 종교적으로 전유되어 힘을 발휘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전경』에서 신화, 문학적 상상력이 어떤 메카니즘에 의해 증산 신학으로 전화되었는지를 살펴보았는데 문자와 이미지의 주술적 역량, 시가 문학의 감성인식 기능과 표현 특성, 미메시스의 재현 혹은 창조 능력 등이 신화, 문학적 상상력뿐만 아니라 공사 거행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기능을 발휘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이들 3가지 설명 기제(機制)는 『전경』 언술의 의미화 과정을 파악하는 데에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종합하면 강증산의 삼교합일적, 회통적 인식을 바탕으로 전개된 신화, 문학적 상상력은 지배문화의 정통론적인 관념을 돌파하여 증산 신학의 민중성, 보편성을 구현하는 데에 일조하였다. 아울러 그것은 강증산의 구세 이념을 광포(廣布)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고유의 종교 법술로 변용되어 공사 수행의 중요한 방편으로 기능하였다.

은상(殷商)시기 갑골문(甲骨文)에 나타난 커뮤니케이션 속성(屬性) (A Study of Communication Factor in the Chinese augury bone)

  • 이범수
    • 동양고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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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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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05-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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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 갑골문이 커뮤니케이션 속성을 가진 커뮤니케이션 텍스트인 이유는 갑골문니 커뮤니케이션 개념 및 구성 요소 모두를 갖추고 있는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현상으로서 커뮤니케이션 연구 대상으로 충분히 설명 가능하기 때문이다. 송신자는 갑골에 새길 내용을 정한 사람이고, 메시지는 새겨진 문자이며, 매체는 거북이나 짐승의 뼈이고, 수용자는 갑골문을 읽은 사람이며, 효과는 독해를 통한 인지(認知) 및 그에 따른 행동이고, 커뮤니케이션 상황은 이러한 일련의 시공간적 환경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그 근거이다. 중국 은상(殷商)시기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갑골문이 문자성 및 전래성을 갖는다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역사 텍스트로서 손색이 없음을 뒷받침한다. 갑골문은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문양 부호 문자로서의 속성을 갖추고 있고, 왕실 기록과 같은 내용 면에서 당시 사회 현상 전반이라는 메시지나 콘텐츠를 담고 있으며, 갑골 관리자였던 정인(貞人)이나 구인(龜人)의 역할은 오늘날 언론인의 역할과 유사하고, 문서처럼 정리 분류하여 체계적으로 관리 보관되었다는 점 등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당시 사회의 의식과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갑골문은 커뮤니케이션 사상사 연구의 텍스트가 된다. 갑골문 서체 및 그 힘의 강약 변화가 종교적 가치관의 강약에 따라 달라졌다든가, 갑골문 기록인 왕명에서 정치 이데올로기를 분석해 낼 수 있다든지, 갑골문에 새겨진 10간 12지가 음양오행설과 결부되어 중국 철학 원리의 구성 요인이 된 것 등이 그 근거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갑골문에 대한 연구 시각 넓히기를 위해 던지는 화두에 그치는 초보적 시론인 만큼, 분석의 심층성 및 방법론의 정치성 등에서 부족한 부분은 갑골문에 대한 학제간 연구, 인구의 양적 확산 및 질적 발전으로 인하여 보다 생산적으로 극복 가능하리라고 믿기 때문에 이후의 연구 과제로 남겨 둔다.

세상으로 나아가기의 문화적 의미 - 『삼국유사』 <피은>편을 중심으로 (Cultural Implications of Moving into the World - Focusing On section of 『Samkukyousa』)

  • 김경섭;김정래
    • 문화기술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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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권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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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3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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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 우리 문화 내부에 존재하는 수많은 콘텍스트가 옛이야기의 텍스트화에 개입한 흔적을 찾는 작업은 이야기를 새롭게 읽기 위한 실마리가 된다. 『삼국유사』의 <피은(避隱)>편에는 세상을 피하고 숨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는데, 편찬자인 일연의 의도하에 서로 다른 성격의 이야기들이 공존하고 있다. 즉 편찬자에 의한 텍스트화가 발생한 것이다. 본 논의는 <피은>편 내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세심하게 분석하여, '세상으로 나아갈 것인가' 혹은 '세상으로부터 숨을 것인가'에 대한 편찬자 일연 스님의 통찰을 읽어 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피은>편이 세상으로부터 벗어나 숨고자 하는 인물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논의한다. 그 결과 편찬자 일연 스님의 의도 하에 표제의 의미와 정반대 서사인 연회 이야기에 존재하며, 이런 이야기를 굳이 포함시킨 일연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거나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숨기는 행위가 한 개인에게 중요한 종교적이고 문화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상으로 나간 사람과 세상을 등진 사람을 구별하지 않고 색다른 해석을 제시하는 불교적 변증법이 발생한 것이다.

명대 교방(敎坊)의 세시의례 속 '종규(鍾馗) 공연' 연구 (A Study on 'Zhongkui(鍾馗) Performances' of Calendaric Rituals in the Jiaofang(敎坊) of the Ming dynasty)

  • 김순희
    • 공연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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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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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23-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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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명나라 궁정의 교방(敎坊)에 의해 편찬되고 공연된 잡극(雜劇) 텍스트를 중심으로, 궁정 공연의 통시적 변화 양상 및 민간과의 차별성에 주목하여 세시의례 속 '종규(鍾馗) 공연'의 특징을 면밀히 분석하였다. 중국의 민간신앙에서 '종규'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대표적 신령으로 간주되어, 주로 제석(除夕)이나 단오절(端午節)에 관련 의례와 공연이 거행되어 왔다. 그간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연구가 수행되었음에도, 유일하게 궁정 잡극 텍스트가 남아 있는 명나라 교방에 의한 종규 공연 상황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여 중국에서도 개괄적인 언급 속에서 간략히 다루어졌다. 따라서 명대 궁정교방 잡극에 드러나는 세시의례 속 종규 공연의 양상을 분석하고, 이와 차별성을 띠는 민간에서 전승되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였다. 궁정 잡극 텍스트 분석을 통해 '과거제도'와 신앙 통제를 고리로 하는 소위 교화(敎化)라 표현되는 황실 통치 이념의 구현 상황을 추출하였고, 이 잡극이 '종규 공연'을 포함한 버라이어티 한 퍼포먼스로의 특징을 띠고 있음을 밝혀내었다. 본 연구의 결과가 중국학 분야는 물론 국문학·연극학·무용학·민속학·종교학·인류학·미술학 등 연계 학문에도 긍정적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비체로서의 샤일록 (Shylock as the Abject)

  • 이미선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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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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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8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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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은 악한이자 악마로서 간주되거나 기독교 사회에서 부당하게 박해당하는 피해자로 간주되어왔다. 신역사주의와 문화유물론 이후의 비평에서는 문학 텍스트나 문학 비평의 영역에서 배제되었던 타자의 문제를 새롭게 부각시켜서 유태인 샤일록을 베니스의 기독교 사회에서 억압당하는 인종적, 종교적, 경제적 타자로 해석해냈다. 이 논문은 크리스테바의 비체화 이론을 토대로 타자로서의 샤일록이 어떻게, 왜 비체로서의 샤일록이 되었으며 어떤 방식으로 비체가 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샤일록은 베니스의 기독교 사회가 깨끗하고 동질적인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그어놓은 경계선에 의해 주변으로 밀려난 타자, 즉 비체가 되었다. 샤일록을 비체로 만드는 장치인 경계선에는 게토와 특수한 유태인 복장 같은 눈에 보이는 경계선과 종교적, 경제적 측면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있다. 그러나 샤일록은 빌려간 돈을 제날짜에 갚지 못한 앤토니오에게 1파운드의 살을 떼어달라고 요구함으로써 이런 경계선을 넘어 기독교 사회의 정체성을 위태롭게 만든다. 경계선을 넘으려는 샤일록의 시도는 1파운드의 살에 대해 다른 해석체계를 제시한 포오샤에 의해 저지당하고 샤일록은 다시 비체의 자리로 추방된다. 비체로서의 샤일록에 대한 비평은 타자의 수동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항상 경계를 벗어나서 지배 체제에 도전하고자 하는 욕망을 강조한다.

문헌동시인용 분석을 통한 한국학 지식구조 파악: 주체 인식과 타자 인식의 차이 (Detection of Knowledge Structure of Korean Studies Using Document Co-citation Analysis: the Difference between Self-perception and Others' Perception)

  • 김혜진
    • 한국도서관정보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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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1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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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7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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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한국학의 연구 범위는 한국의 역사, 문학, 정치, 사회, 경제, 종교 등 한국과 관련된 모든 영역을 망라하고 있다. 본 연구는 문헌동시인용 분석과 텍스트마이닝 기법을 사용하여 한국학 지식구조를 정의하였다. 그리고 한국학을 다룬 주체에 따라 한국에서 논의된 한국 연구를 주체 인식 한국학, 한국 이외의 지역에서 논의된 한국 연구를 타자 인식 한국학으로 나누어 하위영역을 비교·분석하였다. 이를 위해서 SCOPUS 데이터베이스에서 'Korea' 또는 'Korean' 이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포함하고 있는 인문·사회 분야 문헌 10,929건을 수집하였다. 분석결과 주체 인식 한국학의 지식구조에서는 총 20개의 하위영역이 발견되었고, 타자 인식 한국학의 지식구조에서는 총 14개의 하위영역이 발견되었다. 주체 인식의 한국학과 타자 인식의 한국학의 하위영역 구성에 있어서 차이점은 첫째, 주체 인식 한국학의 하위영역이 타자 인식 한국학의 하위영역보다 더 다양한 영역으로 세분되어 있다는 것, 둘째, 주체 인식 한국학은 마케팅/소비자와 서비스, 산업화, 다문화, 정신건강, 관광, 한국어, 환경과 도시 등이 주요 영역을 차지하고 있고, 타자 인식 한국학은 크게 한국 대내외의 상황, 한국 대중문화, 미국 이민자로서의 한국인, 한국어/한국어 습득이 주요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주체 인식과 타자 인식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영역은 정신건강, 관광, 한국어, 탈주민, 청소년 비행 등이었다.

소셜 빅데이터로 알아본 코로나19와 가족생활: 토픽모델 접근 (COVID-19 and Korean Family Life on Social Media: A Topic Model Approach)

  • 박선영;이재림
    •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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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1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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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8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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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본 연구의 목적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족생활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 1차 확산기에 블로그와 온라인 카페에 게시된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키워드를 파악하고, 게시글에 잠재된 주요 토픽을 발견하는 것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처음 시행되었던 2020년 2월 23일부터 4월 19일까지 네이버와 다음의 블로그 및 카페에 게시된 글 중 '코로나'와 '가족' 또는 '코로나'와 '가정'이 함께 언급된 문서 총 351,734건을 분석하였다. 수집된 데이터는 전처리를 거쳐 텍스트 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하였다. TF-IDF 가중치 값을 바탕으로 상위 100개 단어를 살펴보았으며, 잠재디리클레할당 방식의 토픽모델 분석을 통해 총 22개 토픽을 도출하고 토픽명을 부여하였다. 연구결과, 코로나19가 가족의 일상생활에 미친 전방위적 영향이 나타났으며, 특히 식생활, 주거생활, 여가생활, 종교생활, 자녀돌봄, 자녀교육, 가족관계, 가족의례 등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더불어, 가족 관련 국내 문헌에서는 잘 논의되지 않던 건강공동체로서의 가족을 시사하는 토픽도 등장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전쟁 메모리얼에 나타난 기념성 - 미국, 소련, 독일의 전쟁메모리얼을 대상으로 - (A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Commemoration in World War II Memorials - Focus on the War Memorials of the United States, the Soviet Union, and Germany -)

  • 이상석
    • 한국조경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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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1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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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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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 본 연구의 목적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였던 미국, 소련, 그리고 독일이 만든 전쟁메모리얼에 나타난 국가적 기념성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소련, 독일의 제2차 세계대전 전쟁메모리얼은 전사자 및 희생자 추모를 기본적 목적으로 조성되었다. 국가별로 미국은 자유를 위한 대의명분을 나타내며 단결과 승리를 고양하였고, 공산주의 국가 소련은 파시스트 나치 독일을 물리친 대조국전쟁을 강조하였다. 반면 국가적 기념이 어려웠던 독일은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고 평화를 지향하였다. 둘째, 제2차 세계대전 메모리얼은 국가의 대표적 장소나 전적지 등 장소적 의미가 있는 곳에 입지하였고 독일에서는 교회묘지나 공공묘지에 조성되기도 하였다. 아울러, 메모리얼의 공간 중심축을 대칭을 이루고 정형적인 형태로서 간결하고 절제된 미적 특성을 보여주었다. 셋째, 미국과 소련은 공통적으로 기념벽에 전쟁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면서, 미국은 자유를 위한 희생과 헌신, 소련 및 동독은 공산주의 이념을 선전하는 메시지를 각각 다르게 기념적 텍스트로 나타냈다. 국가별로 미국은 국가를 상징하는 독수리, 각 주 및 영토를 나타내는 열주 등을 통하여 국가적 일체감을 강조하였고, 소련은 공산주의 양식의 군인 조각을 세웠다. 미국 및 소련에서는 공통적으로 승리를 상징하는 기념조각과 월계수를 사용하였지만, 독일에서는 전사한 군인조각을 세워서 전몰자를 추모하였다. 정치적으로 미국은 단결과 승리의 고양, 소련은 대조국전쟁의 승리와 공산주의의 선전, 그리고 독일은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였으며, 종교적 측면에서는 미국, 소련, 독일 모두 기독교가 보편적 종교이기 때문에 십자가, 교회, 에비타 조각상 등 기독교적 상징을 다수 도입하는 기념문화적 특성을 보여주었다. 향후, 우리나라의 전쟁메모리얼에서 국가적 기념성과 기념문화를 정립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상업 영화 속 사회의제 표현에 대한 분석 (코엔형제의 영화 "위대한 레보스키(1998)"를 중심으로) (A study of expressing social agenda in feature film (Focusing on the Coen brother's film "A big lebowski (1998)))

  • 이태훈
    • 디지털융복합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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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5권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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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99-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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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과거 영화가 예술성을 함유하며 동시대의 문학, 종교, 철학 등을 담아냈던 것과 달리 최근엔 외형적으로 흥미로운 구성과 자극되는 장면위주로 제작되고 있다. 좋은 영화란 흥미로운 스토리 밑에서 스며 나오듯 감독의 주제 메시지가 감동적으로 표현되며 동시대의 사회 면모에 대한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인 사회의제를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코엔형제들의 영화를 살펴보면 아이러니와 해프닝을 통한 전형적인 블랙 코미디 장르의 오락 영화인 것 같으나 실제로는 자국의 사회문제를 영화 곳곳에 수없이 많이 삽입하며 관조적 시점에서 냉소적으로 자신들의 사회의제를 훌륭히 표현해 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들의 영화 "위대한 레보스키(1998)"를 보면 주인공 캐릭터들의 천덕스런 모습을 통해 코믹한 내용을 창출해 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사회 부적응 자를 양산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사회의제를 블랙코미디로 희화화하는 등 베트남전, 포스트모더니즘, 우민화정책 등 미국 사회문제 들을 섭텍스트(sub-text)로 표현하고 있는 감독의 탁월한 연출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문화적 파급력을 가진 영화를 분석함으로 한국의 영화산업의 진일보에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퇴계 심학과 정신주의 철학 (Toegye's Simhak and Spiritualism)

  • 장승구
    • 철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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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4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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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41-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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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퇴계학은 주자학 계열에 속하면서도 오히려 심학적 성격을 강하게 지닌다. 퇴계 심학은 리와 심을 구분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심과 리의 합일[심여리일(心與理一)]을 추구하는 수양론적 의미가 강하고, 양명의 심학은 심즉리(心卽理)로서 본체론적 의미의 심학으로 구분된다. 퇴계 심학이나 양명 심학이나 진리의 객관성보다도 그것이 나의 실존에 와 닿아야 참된 것이라고 보는 점에서 진리의 주체성 실존성을 중시하고, 이론적 탐구보다는 실제적 실천을 강조하는 공통점이 있다. 퇴계는 많은 고전 가운데 특히 "심경부주(心經附註)"를 매우 중시하였다. "심경부주"에 대해 제자들과 주위에서 많은 문제점을 지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심경부주"에 대한 퇴계의 존숭은 결코 변하지 않고 지속되었다. 퇴계가 "심경"을 좋아하고 중요한 텍스트로 여겼던 것은 그의 심학 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심학도"를 통해서 보면 도심과 인심, 천리와 인욕 사이의 마음의 갈등 상황에서 "존천리알인욕(存天理?人欲)"을 위한 심성 수양공부의 방법이 심학의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수양공부를 통해 심학은 공자의 "종심소욕부유구(從心所欲不踰矩)"나 맹자의 '불동심(不動心)'과 같은 성인의 마음 즉 '심여리일(心與理一)'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주목적인 것이다. 퇴계 심학은 20세기 프랑스 정신주의 철학자 루이 라벨(Louis Lavelle)의 철학과 유사한 공통점이 있다. 즉 존재의 원천으로서의 절대적 존재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물질에 대한 정신의 존재론적 우위, 마음의 눈을 안으로 돌리는 향내적 자각을 강조한다. 퇴계 심학은 단순히 종교적 도덕적 금욕주의로 회귀하자는 것이 아니라, 참된 존재의 욕망을 충족시킴으로써 깊은 차원의 희열을 추구하는 것이다. 심학의 정신주의 철학은 현대인에게 새로운 차원의 즐거움과 삶의 양식을 보여줄 수 있다. 퇴계의 주자학적 심학은 양명의 심학이 지닌 장점을 수용하면서도 그것의 한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선학의 폐단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심학이 지닌 생생한 실존적 체험의 생명력을 주자학에 끌어들려 주자학의 새로운 재활성화를 추구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