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결정론은 경험연구에 의해서 사실로 입증된 과학진리가 아니라 서유럽 백인중심의 가부장제 자본주의 지배질서와 억압구조의 실상을 은폐하거나 재생산하는 이데올로기에 지나지 않음을 드러내려는 의도에서 인간존재의 특수성을 문화인류학적으로 고찰한 결과는, 인간은 생물학적 유전요인에 의해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환경요인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존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생물학결정론의 사회맥락에 대한 분석결과로 밝혀진 것은, 골상학과 사회진화론에서 사회생물학과 IQ옹호론에 이르는 생물학결정론 자체가 사회모순의 분출로 기존의 지배질서가 위태로워진 위기상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타개책으로 등장하였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생물학결정론은 태생적으로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은폐하고 재생산하는 인종차별주의와 자민족우월주의, 계급차등주의와 남성중심주의의 정당화기제로 작동할 수밖에 없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과학이 인류의 희망이 되고자 한다면, 생물학결정론은 반드시 극복해야만 하는 문제로 불평등한 사회구조의 변혁이 선행되지 않고는 해결할 수 없는 난제 중의 난제이다.
본 논문은 국가와 자연이 각각 독립적이고, 자연을 인간의 손길로부터 떨어져 신성한 것으로 간주하는 근대적 인식을 비판하는 "국가-자연의 정치생태학" 논의를 차용하여 한국에서 나타나는 국가와 자연의 복잡성을 관계적, 과정적으로 고찰하기 위한 시론이다. 이를 위해서 먼저, 국내사회과학에서의 국가와 자연과의 관계에 대한 기존의 논의들(생태주의, 신진대사균열론, 자연의 사회적 구성론, 녹색국가론 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들 논의에서 국가와 자연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누락되었음을 지적한다. 이어서 대안적인 관점으로 국가-자연의 정치생태학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끝으로 국가-자연의 정치생태학적 접근이 한국의 자본주의 발전과정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몸에 관한 이해방식은 문화적 역사적 경험을 담고 있다. 근대는 도덕적 요소를 전제로 했던 수신(修身)에서 생물학적 차원인 체육(體育)로 몸에 관한 담론이 전환했던 시기였다. '체육(體育)'은 성리학적 인간관이 해체되고 근대적 인간주체가 생성되는 지점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유학에서 몸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이란 목표와 밀접한 관련 속에서 논의되었다. 수신은 천일합일의 차원에서 논의되었기 때문에 몸은 참됨[성(誠), 진실무망]을 실제적으로 구현하는 착수처였다. 수신이 곧 정심이므로, 모든 신체적 활동은 정심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경이 마음을 주재한다면 올바른 시비판단과 실천을 담보할 수 있으니, 경(敬)과 도의(道義)가 실제 행위로 드러난 것이 예이다. 예란 실제적인 인간 행위를 제약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외재적 규제로 보일 수 있으나 그것이 경과 직결된다는 차원에서 보면 수신의 구체화라고 할 수 있다. 성리학에서 몸과 신체적 행위란 정심과 무관할 수 없으며, 수신과 무관한 물질적 차원의 몸이나 신체단련과 같은 사고는 존재하지 않았다. 근대는 개인과 생물학적 몸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그 이전시대와 구분되었다. 물질적 신체와 정신으로 이분화된 인간은 자연과 마찬가지로 과학적 탐구 대상이 되었다. 생리학과 심리학은 근대적 인간이해의 지름길이었다. 개별화된 신체는 오롯이 개인에게 귀속되었다. 하지만 당시는 국가를 단위로 하는 생존경쟁시대였기 때문에 문명한 열강이 되기 위해 '국가가 개인의 몸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규율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근대국가체제는 개인의 몸을 국가적 차원에서 규율하고 국민교육의 대상[체육(體育)]로 다루었다. 개인의 위생과 질병 역시 부국강병의 일환으로 국가가 관리하는 것을 당연시하였다. 몸은 성신(誠身)이란 내적 자율성과 주체성이 제거되고 국가적 통제의 대상이 되었으니, 단발령과 경찰제도의 도입이 좋은 실례였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물질적 풍요는 기계적 환원론이란 근대 세계관에 빚지고 있지만, 삶의 맥락에서 몸과 마음은 분리될 수 없으며, 생명과 마음은 세포의 작용으로 온전히 해명될 수 없다. 인간에 관한 과학적 탐구가 인간에 관한 유일한 이해일 수도 없다. 특히 자본화된 물질적 몸에 관한 지나친 탐닉은 도리어 몸을 황폐화시킬 수 있다. 오히려 몸다운 몸에 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바른 몸'은 가치와 경험으로부터 분리된 몸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해 사람다운 사람은 몸에 관한 과학적 기계적 접근이 아니라 몸-사람다움이란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다.
본고의 목적은 좀비서사를 대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비교 분석하는데 있다. 기존의 연구는 좀비를 후기 자본주의의 영혼 없는 노예-소비자나 사물화 된 노동자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하지만 여기서는 환멸의 세계의 몰락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도입시킬 주체로 보고자 했다. 첫째, 좀비는 후기 자본주의의 소비주체의 표상을 넘어 체제 외부를 욕망하는 각성한 주체로 볼 수 있다. 언캐니의 관점에서 보았듯이 좀비는 우리가 억압해야 할 그 무엇(thing)이었다. 좀비의 속성은 대타자를 위협하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며 그렇기에 반드시 괴물이라는 이름으로 억압해야 했던 그 무엇이었다. 그런 면에서 좀비를 환대하는 것은 내 안의 또 다른 나 곧 '인간다움의 근본'을 만나는 것이자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되는 엑스 니힐로의 주체로 태어나는 순간이다. 둘째, 좀비로 인한 감염의 사태는 새로운 윤리적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좀비의 식인행위는 산 노동의 피를 빠는 뱀파이어의 이기주의적 사랑과는 다르다. 좀비의 식인행위는 감염이라는 사건과 더불어 기독교에서 말하는 이웃-사랑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각성의 시간과 순간을 나누는 것이며 연대의 시작이다. 그런 면에서 좀비의 어슬렁거림은 연대를 위한 기다림이며, 인간을 향한 공격성은 적극적인 환대의 다른 이름이다. 셋째, 좀비 서사의 종말론적 상황은 새로움을 향한 또 다른 사건이 시작이다. 좀비의 분노는 단지 괴물성을 드러내는 장치에 멈추지 않고 세계의 파국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좀비들의 분노와 폭력은 기만적인 가상의 세계를 정지시켜 새로운 미래를 가능케하는 메시아적 폭력의 은유이다. 좀비의 출현과 이에 대한 대중의 호응은 대안 주체와 세계의 가능성에 대한 열망이다.
본 연구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기술개발과 산업 및 기업시스템 디자인을 위해 수행되었다. 인류사회는 위기에 직면해있다. 핵무기나 정보통신기술의 개발로 인류의 힘이 증대된 만큼 인류사회의 위험도 크게 높아졌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시스템으로 인해 성장과 자유의 가치가 높아져서 기술혁신은 가속화되고 있고 산업과 기업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인류사회를 크게 발전시킬수도 크게 위험에 빠뜨릴수도 있는 상황이다. 본 연구는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 위에서 삶을 영위하는 인류가 좀 더 오래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개발시스템과 산업육성 전략과 기업 운영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수행되었다. 장기 지속가능한 인류사회를 위한 실용적 대안을 제시하였다. 인류 전체에서 그리고 각 개별 국가사회에서 어떠한 철학과 방법론으로 과학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을 육성하고 기업시스템을 운영해야 할지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였다. 우선 현재 인류사회의 기술개발시스템, 산업시스템, 기업시스템의 문제점을 분석하였다. 인류사회의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특징과 문제점을 분석하였다.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하는 대안 시스템의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을 도출하였다. 이러한 조건들을 충족하는 시스템을 설계하여 제시하였다. 대안 시스템은 서비스철학에 기반을 둔 시스템으로서 서비스주의 시스템으로 명명되었다. 새로운 기술 산업 기업시스템의 구조와 운용모델, 구현방안을 제시하였다. 개별국가나 개별산업 그리고 개별기업들은 각기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할 것이고 또한 각 의사결정 주체들의 비이성성까지 고려한다면 본 연구에서 도출된 거시적 모델이 성공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후속 보완 연구들이 필요하다. 인간과 자연, 경제, 정치행정, 법제도, 사회시스템과 이에 관련되는 모든 학문들이 다차원으로 융합되어 수행되는 심화 모델 개발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시대적으로 글로벌 지식기반 사회가 정착되면서 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교육정책 영역은 다양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게 되고 모방형 인재가 아닌 미래성장 동력인 창조적 인적자본의 육성을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교육환경은 여전히 입시교육 위주의 지필평가를 위한 교육정책과 학생들의 흥미나 즐거움을 유발하지 못하는 학교교육으로 인해 창의적 인재를 양성해야하는 글로벌 지식사회에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물론 자유학기제 등을 강조하는 교육정책과 더불어 학교는 창의적 융합교육 환경을 조성해야할 시점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미래지식사회에 상호 관계적 연계성을 중요시하는 특성과 포스트모더니즘이후 현대철학 사상에 나타난 인간에 대한 탈중심적 사유를 통한 창의성 촉발을 중요한 생성론적 특징으로 언급한 철학자 질 들뢰즈의 교육과 공간담론의 개념적 사유로 창의적 교육공간 특성을 이해하고 서로의 상호 연관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므로 현대 구조주의적 사상을 근본으로 하는 현대 철학적 사유를 통한 창의적 학교는 구성원들의 탈중심적인 협력 중점의 융합적 교육과정 및 학교 운영의 자율성이 중심이 되는 창의성 교육환경, 즉 환경공간의 속성으로서 다변화적 지원공간, 유동적 실외공간, 연계적 중심공간, 사건적 상황에 따른 다양한 종류 및 규모 공간, 개방적 공간 및 융합적 공간이 다양한 교육공간 요소와 함께 구성되어짐을 볼 수 있다.
본 논문은 사회복지 관점에서 바라 본 맹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맹자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사회복지 사상은 현세적이고 인본주의적으로 이는 지금의 사회복지 이념에 근접해 있다. 사회복지는 18세기 산업혁명 이전부터 박애사업, 구제사업, 자선사업 혹은 사회사업 등의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복지란 사회 구성원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삶의 조건을 보장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사회 통합과 안녕을 달성하려는 사회적 활동의 총체를 뜻하기도 한다. 이는 사회구성원의 생활하는 삶의 상태이며 안정(Well bing)을 의미한다. 안정은 최소한의 물질적 욕구와 심리적 안정을 말한다. 맹자의 항산 항심론과 공정한 조세 제도, 정전제를 통한 경제제도의 실현은 사회복지 이념인 사회구성원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고 행복을 증진 충족시키며, 궁극적으로는 사회 통합과 안녕을 달성하려는 사회적 활동의 총체와 뜻을 같이 한다. 맹자의 사상에는 백성을 중시한 민본사상이 내재해 있으며,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불안과 불평등의 문제를 왕도정치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맹자의 왕도정치는 물질적 안정을 기반으로 한 민본사상과 효제를 근본으로 하여 도덕성의 교육으로 백성들의 행복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고 최소한의 물질적 안정과 심리적 안정을 사회복지제도와 복지정책의 주요 요소로 하여 최저생활 보장, 사회적 평등,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의 확대 및 생활의 질 향상 등이 사회복지의 주요 이념이다. 맹자의 사상 안에는 이와 같은 사회복지의 주요 이념이 모두 포괄되어 있다. 특히 맹자는 정치적으로는 위정자의 인정을 바탕으로 하고, 경제적으로는 주나라의 정전제를 시행하여, 윤리 도덕적으로 안정된 사회가 확립되기를 원했다. 그 사회는 바로 백성을 근본으로 하는 사회이며, 그러한 사회의 실현이 맹자가 원했던 이상사회였고, 맹자 사회복지사상의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은 맹자의 사상 속에서 오늘날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사회복지 이념과 이를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실천윤리로서의 규정을 살펴보았다. 또한 맹자의 사회복지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 당시의 사회적 배경과 경제적 상황, 정치적 관념에 대해 고찰하였다. 이는 맹자의 사상 속에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사회복지적 요소를 심층적으로 고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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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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