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인공지능의 발달로 점점 더 많은 영역에서 우리의 선택과 판단이 외주화(outsourcing)되고 있다. 그렇다면 통계적 모델과 컴퓨터 분석, 그리고 인공지능과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우리의 평가와 선택 활동들을 대체할수록, 우리의 삶에는, 그리고 우리의 정체성에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가? 본 논문은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인간 자아에 대한 경제적, 도덕적 판단을 수행했던 활동, 즉 신용평가(credit rating)의 등장, 통계화와 자동화, 그리고 알고리즘화까지의 변화를 분석했던 연구들을 살펴보며, 이 과정을 추동했던 경제적, 기술적 요인들을 규명하려 할 것이다. 이를 통해 21세기 인간의 정치적, 사회적 가능성의 조건들, 그리고 자본주의 진화 과정에서 나타난 "평가된 자아"라는 새로운 주체들의 특징과 양상을 살펴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본주의적, 기술적 힘의 공간에서 형성된 "평가된 자아"가 어떻게 새로운 해방적 가능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간략히 논의하며, 점차 인간의 판단을 대체하고 외주화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사회적 정치적 함의에 대해 논의해 볼 것이다.
문화를 경제의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특히, 문화적 정체성을 제품의 형태에 담는 일은 가능하지도 않겠지만 또 그것으로 국제 경쟁력이 제고될 수도 없다. 그것은 정체성이 언어와 같아서 축적된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집단 내에서만 읽혀지는 상징의 체계를 따르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술 또는 기술이 공여하는 사용가치는 문화적 색깔을 띠지 않기에 국제양식의 조형언어로써 보편적으로 수용될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의 경쟁력은 기술과의 관련에서만 획득될 수 있는 특성이라 하겠다. 예컨대, 우리의 휴대전화기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까닭은 그 형태가 한국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인 것과 같다. 디자인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사용가치를 배제한 '시각'적 조형성에 국한되어 있어 형태와 기능의 유기적 연관성이 상실됨에 따른 사회윤리적 역기능의 원인이 되고 있다. 단순히 조형적 특성만으로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던가 제품을 예술적 조형실험의 대상으로 여기는 등의 일탈이 허용될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탈기능적인 과도한 형태가 블랙박스 제품류의 확산에 힘입어 디자인 행위 본연의 결과로서 소비 대중에 각인됨으로써 디자인에 대한 인식적 왜곡의 정도를 더하고 있다. 디자인 영역을 새롭게 획정하는 것은 이러한 인식적 혼란에서 비롯된 제반 오해를 불식하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디자인의 이념적 역할을 다하게 하는 출발점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를 통해 스타일을 경쟁의 수단을 삼으려는 도덕적 해이와 치열한 경제행위를 문화화하려는 맹목에 경종을 울림과 더불어, '기능이 보이지 않는 제품'의 확산이 가져올 제품의 시각화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인식적 바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들어 미국의 대도시 지역은 새로운 이민집단이 계속적으로 증가하여 기존의 소수 집단인 흑인과 더불면 소수집단이 몇몇 대규모 도시에서는 백인보다 수적으로 우월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일반적으로 이들 다수를 형성하게 된 소수 인종. 민족 집단들이 미국 사회에서 백인에 비하여 낮은 사회. 경제적인 지위를 공유하기에 협력자의 관계를 통하여 상승을 꾀할 것이라 기대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소수 집단간의 관계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집단간의 경계를 뚜렷이 하며 융화보다는 대립적인 갈등 관계를 보이고 있다. 본 논문은 기존의 민족집단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백인과 흑인, 즉 다수 대 소수집단의 관계에만 지나치게 집중되어 그다지 연구되지 않은 주제인 흑인과 남미집단간의 갈등을 남미인의 민족성 등장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았다. 우선 민족집단의 구분을 신체적 특성을 강조하는 선천적이고 고정적인 구분과, 효과적으로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결집하는 상황적인 구분으로 구별지어 살펴보고, 남미인의 민족성 등장을 지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집단정체성이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등장한 것으로 보았다. 남미집단의 민족성 등장의 배경으로 민족집단의 경계를 규정하는 정부의 역할-1970년도 인구조사에 새로이 등장한 남미출신 범주와 인종차별수정계획에의 포함-과 내부적인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조직의 등장-1960년대 후반이후의 이민을 통한 남미계의 급속한 성장과 더분 조직들의 등장-을 서로 영향을 미치며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고려하고, 이러한 성향이 최근의 침체된 경제상황과 복지혜택의 축소 상황아래에서 더욱 심화된다고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남미집단의 정체성 등장에 대하여 흑인집단은 자신들이 역사적으로 경험하여온 차별에 대한 보상으로 획득한 인종차별수정계획의 보호대상으로 인정되어 무임승차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반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음에서 소수민족집단간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았다. 흑인과 남미인간의 갈등은 새로운 소수집단간의 현실로 심화되어, 기존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집단간의 경계를 뚜렷이 하는 새로운 현상으로 일컬어진다. 증가일로에 있는 이들 간의 긴장과 갈등은 남미인들이 민족성을 고양하며 기존의 소수집단인 흑인과 경쟁하며 새로운 집단간의 전선을 형성하는 양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들 소수집단간 갈등은 도시지역별 각 집단의 인구규모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나타날 최소요구치 그리고 지역경제상황에 따라 그 빈도와 강도가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조경은 스스로 환경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환경윤리를 이론으로 흡수하였다. 그러나 환경윤리는 자연 보전에 집중한 나머지 조경을 인공물로 취급하며 도덕 대상에서 배척하였다. 그 과정에서 조경은 인간과 자연의 중도적 입장을 주장하나 도덕적 정체성을 의심하게 한다. 오히려 조경은 '자연의 대리인'으로 자처하며 '인간을 위한' 조경의 전통적 도덕관을 밀어내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환경윤리의 비판적 해석을 통해 인간중심으로서 조경의 도덕적 위치의 재정립을 연구의 목적으로 삼는다. 환경윤리의 여러 분파 중 하그로브의 '약한 인간중심주의'는 조경처럼 자연미학을 윤리적 덕목으로 삼는다. 그러나 상이한 자연관 때문에 환경윤리는 조경을 비판적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한 이유로 필자는 하그로브의 조경 비판 내용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반론을 도덕적, 미학적, 조경적 입장에서 살펴본다. 비판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자연은 존재 자체로서 미적이고 도덕적인 반면 조경은 모조품으로서 자연에 대한 완화된 태도를 취한다. (2) 자연은 자기창조적이기에 완전한 미적 실체인 반면 조경은 상상을 통해 인간적 결함을 감추는 설계된 자연이다. (3) 자연에 기술을 부여하는 환경관리는 무의미하기에 도덕적 허무주의를 발생한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환경윤리는 '도덕적 자율성'을 배제하고 '도덕적 선'을 단순화함으로써 조경이 내포하고 있는 자연을 넘어선 도덕적 실천 능력, 창조와 상상의 폭 넓은 도덕적 의미, '돌봄'으로서 환경관리의 도덕적인 면을 간과하고 있다. 그 결과, 현실에서 자연의 문제는 인간의 삶과 분리할 수 없기에 더 이상 보전만이 미덕이 될 수 없다. 또한 조경은 '선한 삶'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중도적 위치보다는 인간중심적 도덕적 위치가 타당하다.
1987년에 제정된 제10호 헌법은 21세기 한국 민주주의의 이론적 토대 역할을 한다. 이 헌법에 내재된 인권 존중, 불의에 대한 저항, 균등의식 등은 유가철학의 내용과 괴리되지 않는다. 이는 21세기 한국의 헌법정신이 민주주의 이념과 유가철학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제10호 헌법은 유신헌법 때 수용되고 군부세력들이 계승했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사상을 중시한다. 이는 자유와 평등의 양립보다 자유를 평등보다 우선하는 자유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 때문에 공공의 복리나 민중의 유익보다 부르주아계급의 이익을 확대하는 정책이 많이 펼쳐진다. 특히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동안에 불균등한 현상이 많이 양산되었다. 21세기 유가철학은 이러한 불평등한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유가철학은 상대적 박탈감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균등한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이 헌법은 법치주의를 강조한다. 그러나 법치주의는 자연법을 함유한 헌법정신이 제도를 통해 현실에 적용될 때에 법실증주의의 실정법을 중시한다. 이는 자율적인 판단과 선택을 지양하고, 타율에 의존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타율적인 법률은 강제성을 동반한다. 이러한 실정법은 인간을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능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틀에 무비판적으로 적응하게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시킬 수 있다. 유가철학은 법치주의를 인간을 수단화하는 제도로 여기며 비판한다. 유가철학은 인간을 도구가 아니라, 도덕적인 존재로 여긴다. 유가철학은 삶의 원리를 자각적으로 깨달은 도덕성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구축하고자 한다. 유가철학은 인간을 본래 자유로운 존재로 생각한다. 따라서 인간은 타율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율적인 존재이다. 유가철학에 의하면 인간은 내면에 함유된 도덕성을 스스로 깨달아 스스로의 판단과 선택을 책임 있게 실행할 수 있는 존재이다. 따라서 인간을 불신의 대상이 아니라 신뢰의 대상으로 여기는 유가철학은 법률을 통한 형벌의 방법보다 교화를 통한 인간다움의 실현을 중시한다. 이는 실정법이라는 타율성에 의해 존엄한 가치가 지켜지지 않고, 자율적인 선택과 판단에 의해 인간의 정체성이 유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제10호 헌법에 포함된 자유민주주의와 실정법의 문제에 대한 유가 철학의 지적은 현대 한국 사회의 모순을 본질적으로 해결하는 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Cyber world는 유기적으로 살아 있어, 계속 진화하며, 인간과 상호 소통하면서, 컴퓨팅과 네트워크의 단말을 통하여 가상과 현실의 인간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Cyber world에서 brand는 심벌과 로고타입 등 디자인으로 표현되는 BI(Brand Identity)를 통해서 창조되며,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맞춰서 발전해 오고 있다. 본 논문은 기업과 조직의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cyber world의 mobile 환경에 적응하는 동영상을 개발하여 나타내고자 한다. Brand identity의 개념, brand identity의 구조, 통합적 brand identity 연구를 시작으로, 해외 Swisscom, HP, BBC 사례에서 적용한 brand identity의 개념과 구현을 연구하였다. 그리고, 가치 향상을 위한 moving brand identity를 위해 본인 작품인 ACM SIG CHI 2015, HCI Korea 2014, Aegis Ship 'Yulgok YiYi'의 설계 내용과 개발한 결과물을 통해 moving brand identity에 적용하여 개발하였다. 본 논문은 cyber world에서 moving brand identity를 연구하여 기업가치의 향상과, 우리나라의 브랜딩 향상 전략에 기여 할 것이다.
공연예술에 있어서 무대 위에서 움직이는 연기자의 역할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공연예술이 목표하는 바가 단순히 표피적 또는 상투적 즐거움의 생산과 표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 삶에 대한 철학적 정신의 정화를 추구하며, 이러한 역할 표현의 중심이 바로 연기자의 몫으로 설정되기 때문이다. 공연예술은 단순히 기술적인 작업이 아니며, 한 나라의 정체성과 전통을 아우르는 문화적 창조 작업이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공연예술의 표현방법은 다분히 서구적 공연예술 양식의 방법론을 따르고 있다. 이러한 서구 지향의 공연예술 방법론을 극복하고, 보다 주체적이고 한국적인 공연예술의 창작과 동작연기의 표현력 향상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이 제시되어져야 할 것이다. 본 논문은 전통 한국춤에서 운용되어지고 있는 호흡법과 장단을 현대 공연예술의 시간성과 공간성을 연관시켰을 때 나타나는 동작연기의 시각적 효과와 표현력 향상에 관한 연구이다. 이를 위해 한국춤의 근간을 이루는 호흡운용에 관한 기본적 이해를 바탕으로 연기자의 동작연기의 표현력 향상을 위한 호흡운용 프로그램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 신발디자인은 형태적 변화뿐만이 아니라 문양을 통한 다양한 디자인 전개가 적극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양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디자인으로서 지속적인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고유한 정체성을 반영할 수 있는 문양을 개발해야할 것이며, 이것은 전통문양에 대한 분석이 선행됨으로써 가능해질 것이다. 문양은 집단적 가치의 상징으로, 전통문양은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면서 소속된 사회구성원의 철학적인 사상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전통신발 중 문양이 특징적 디자인 요소로 활용된 삼국시대의 금동신발을 분석했으며, 그 문양의 상징성은 시간과 공간의 초월(超越), 정신과 물질의 조화(調和), 지역과 종교의 융합(融合) 등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우리의 선조들이 자연의 한계를 인간 중심으로 해석, 극복하고, 현실을 넘어 이상을 추구하였으며 다양한 사상을 수용했다는 측면에서 인간중심주의, 이상주의, 포용주의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UNESCO의 세계유산협약에 의한 문화경관이라는 개념은 유산의 장소(site)를 관리하는 체제를 새로이 제공하고 있다. 유럽경관협약은 경관이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의 기본적 구성요소가 되며 인간의 복지와 유럽 정체성의 강화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일찍이 이러한 국제적 동향을 파악한 나머지 경관법의 제정과 문화재보호법의 개정을 통하여 경관 또는 문화경관의 보호와 관리의 수준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해 오고 있다. 이제 선진 국가들에서 이미 경관 또는 문화경관이 유산 관리의 중심적 위치에 도달해 있으므로 한국에서도 법률이나 협약을 통하여 경관 또는 문화경관의 정의를 보다 더 명료하게 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만일 경관 또는 문화경관의 보호와 관리를 위한 법제화가 한국이 선진국이 되기 위한 조건이라면 향후에는 한국의 입장을 고려하는 국제적 선례에 대한 면밀하고도 심층적인 비교 분석이 추가로 요구된다.
이 논문은 최근 대안적인 지역개발의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장소마케팅 전략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장소마케팅 개념이 인간주의 지리학자들에 의해 제시된 본질주의적 장소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어, 장소간 경쟁을 심화시키고, 장소를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영역으로 만드는 장소의 영역화를 결과할 가능성이 큼을 주장한다. 이를 위해 장소마케팅이 바탕을 두고 있는 본질주의 장소개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장소는 복잡한 권력관계 속에서 사회, 정치, 문화적 과정에 의해 구성된다는 최근의 대안적 논의를 소개할 것이다. 그리고, 영역이 만들어지는 사회-정치적 과정을 소개하면서, 영역이 장소의 특수한 한 형태임을 강조하고, 이를 바탕으로 장소마케팅이 장소를 영역화하는 전략임을 논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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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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