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상징적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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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에 나타난 환상성과 미궁의 모티프 (The Fantastic and Labyrinth Motif in Pan's Labyrinth)

  • 노시훈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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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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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3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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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고의 목적은 기예르모 델 토로의 <판의 미로>(2006)를 환상영화로 평가하게 해주는 특성과 그것에 밀접하게 결부되어 나타나는 미궁의 모티프의 의미와 기능을 고찰하는 데 있다. 츠베탕 토도로프는 '환상적인 것'을 현실에 침입한 초자연적인 사건에 직면하여 자연적 해석과 초자연적 해석 사이에서 겪는 망설임이라고 정의하였는데, <판의 미로>는 그 망설임이 사라져 환상적인 것이 '기이'장르나 '경이'장르로 들어가도록 하지 않고 그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도록 하기 때문에 이 영화에서는 환상성이 계속해서 잘 드러난다. 이때 미궁은 환상계로 들어가는 통로이자 그것을 대표하는 공간으로서 예술을 상징한다. 로즈메리 잭슨은 환상이 "문화적 속박으로부터 비롯된 결핍을 보상하려고 하는 욕망의 문학"이어서 무의식적 제재들을 반복적으로 다룬다고 보았는데, 델 토로의 영화는 환상 세계에서 가족 로맨스가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욕망의 표현으로서의 환상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이때 미궁은 욕망의 장소로서 마음을 상징한다. 캐스린 흄은 환상이 미메시스와 같이 현실에 대한 반응이자 '일치된 현실로부터의 이탈'이라고 정의하였는데, 이 영화는 '비전'장르로서 '대조'의 방법을 통해 환상계가 현실계를 비추도록 함으로써 그 정의를 충족시키고 그것이 가진 환상성을 돋보이게 한다. 이때 미궁은 현실계의 거울로서 세계를 상징한다. 이처럼 <판의 미로>는 환상적인 것이 매우 효과적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환상영화를 대표할 만하며, 이 영화에 나타난 미궁은 예술, 세계, 마음의 세 가지를 모두 상징하여 의미가 충만한 모티프라고 평가할 수 있다. 본고의 의의는 위와 같은 고찰을 통해 한 모티프가 특정 장르에서 작용하는 방식을 조명한 데 있다.

민담 <내 복에 산다>의 분석심리학적 해석 (A Psychological Interpretation of a Korean Fairy Tale "I live on my Fortune" - From the Perspective of Analytical Psychology -)

  • 박영선
    • 심성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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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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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63-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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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한국민담 <내 복에 산다>를 분석심리학적 관점에서 고찰하고 해석하였다. <내 복에 산다>는 한국에서 광범위하게 채집되는 민담으로서 삼공본풀이, 무왕설화 등 여러 이야기에서 공통된 주제들이 발견된다. 누구 복에 사는가 묻는 아버지의 질문에 내 복에 산다고 대답한 셋째 딸은 쫓겨나 숯구이 총각과 결혼하게 되고 산중에서 금을 발견하여 부자가 된 후 아버지를 다시 만나 잘 모시게 된다. 분석심리학에서는 민담을 무의식의 원형적 작용이 상징적으로 표현된 것으로서 이해한다. 따라서 일방적인 집단의식을 보상하여 전체성을 이루려는 목적을 향해 이야기가 진행된다. 본 민담은 부성의 지배에서 벗어나, 세속적인 기준으로 볼 때 열등한 것과 결합하는 고통의 체험과 무의식적 세계에 대한 헌신을 통해 전 인격적 실현을 이뤄가는 한 여성의 자기실현의 이야기인 동시에 경직된 집단의식이 무의식의 작용으로 변화되고 통합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민담 '목(木)도령'의 분석심리학적 해석 (A Psychological Interpretation of Fairly Tale Mokdoryung, Son of Tree)

  • 김진숙
    • 심성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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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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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24-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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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민담 <목도령>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목도령은 선녀와 나무의 아들로서 아버지·나무의 도움으로 홍수에서 살아남은 뒤 홍수에서 구해준 사내아이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에 있는 할머니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게 된다. 할머니에게는 친딸과 의붓딸이 있었는데 홍수에서 구해준 개미와 모기의 도움으로 목도령은 할머니의 친딸과 결혼하고 사내아이는 의붓딸과 결혼하여 두 쌍의 부부가 되어 새 인류의 조상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대상민담을 해석하기 위하여 먼저 중심적인 모티브인 나무의 의미를 확충하여 나무가 자기와 리비도의 상징이며 탄생의 주체인 동시에 세계수이자 지혜를 의미하고 이러한 나무의 정령과 천상의 선녀사이에서 탄생한 목도령은 '신성한 아이'로서 무의식의 원형을 인지하게 되는 잠재력의 출현으로 보았다. 선녀·어머니가 7~8세에 사라짐은 최고의 선(善)에 이르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조건이고 여성성의 부재에서 출현한 홍수는 무의식의 보상작용으로 보이며 대상 민담에서 홍수를 징벌이 아닌 자연현상으로 보는 점은 만물자화(萬物自化)의 도가사상에 바탕을 둔 동양의 정신사적 배경과 관련이 있지 않나 생각되었다. 남근적인 나무가 홍수와 함께 쓰러지고 여성성적인 배의 역할을 하는 것은 시대의 조류로 가부장적 체계가 붕괴되고 전체를 향하게 된다는 의미와 연관된다고 보았고, 물에서 구해낸 개미와 모기는 본능의 상하(上下)양면을 대변하며 신성을 매개하고 있고, 그들이 도움을 준다는 것은 무의식에서 도움이 온다는 것이다. 홍수에서 구한 사내아이는 수면상태에 있던 삶의 부분이 깨어나 양극의 긴장을 삶 속에서 경험하는 것과 연관되고, 아이들을 키워서 새 인류의 조상이 되게 하는 할머니는 국모신이자 태모의 상징으로서 전체성에 이르게 하는 무의식의 근원적 조절자이다. 두 아이의 머슴살이와 할머니가 목도령에게 준 이니시에이션의 시련은 의식의 수준을 낮추어야 무의식이 활성화되며 무의식의 도움으로 통합이 실현된다는 목적의미를 가지며, 조과 모래, 동쪽과 서쪽을 구별하는 작업은 합일을 위해서 먼저 분리를 해야 한다는 것과 연관된다. 두 쌍의 남녀 사위(四位, quaternity)가 새 인류의 조상이 된다는 것을 전체를 의미하는 숫자 4에서 정신의 중심이 생기면서 갱신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저자는 또한 대상 민담에 나타난 여러 다른 사위의 구조를 추정하여 그 상징적 의미를 융의 자기의 구조에 관한 생각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이 민담에서 주목할 것은 목도령과 할머니의 친딸, 동(東)방의 양성적(陽性的)인 측면뿐 아니라 그 대극에 해당하는 의붓딸, 서(西)방, 그리고 목도령의 그림자로 이루어진 음성적(陰性的) 측면을 함께 인류 조상의 두 쌍으로 정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둘 중에 양성적인 측면인 선(善)한 면에 더 무게를 두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조선시대 국장도감 소속 공장의 활동 연구 (A Study of Technician's Activity belonging to Gukjangdogam in Joseon)

  • 박종민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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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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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2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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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 국장은 한 국가를 상징하였던 왕의 장례식이다. 국장에 필요한 상구류를 마련하여서 원활하게 치루어야 하기 때문에, 각 방에서 제작한 각종 상구들은 그 자체로 상당히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임금의 옥체를 실은 제궁을 직접 운구하는 대여와 견여는 국장에서 소중히 다루어야 할 핵심적인 상구이다. 대행왕을 살아있는 것 이상으로, 모든 사람들은 국장에서 그를 엄숙하게 모셔야 했다. 그러나 국장도감에 소속된 각 방에서 제작한 상구들은 대행왕과 직 간접적으로 관계가 있거나 왕의 권위를 상징하고, 왕권계승과 같은 왕통과 관련있으므로 매우 중요하다. 발인은 왕의 마지막 권위를 드러내는 장이며, 시간이다. 따라서 국장도감은 대행왕의 발인을 살아서 행차하는 것같이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서, 왕의 현세와 내세를 동일한 선상에서 서 있다는 인식하에서 발인을 준비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살아서 왕의 행차 시에 활용하였던 다양한 각종 기물들을 흉례인 국장 발인 시에도 유사하게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이를 입증할 뿐만 아니라 생사관도 엿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국가는 공권력으로 다양한 공장 분야와 많은 공장들을 동원하여서 정해진 기간 내에 다양한 상구들을 마련하여서 국장을 치루고자 하였다. 서울과 경기지역을 포함해서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공장들과 신분이 비천할지라도 일정 수준의 기술을 지니고 있는 공장들을 국정도감으로 불러들였다. 기술과 노동력 제공에 상응하는 급료와 보상하고 받음으로써, 국가와 공장은 지속적으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계속 유지하였다. 각방에 소속된 공장들은 기존 상구를 활용하였고, 새로운 제작과 보수를 통해서 국장용 상구를 정성을 다해서 마련하였다. 조선시대 국장은 공장들의 '기술 잔치'일 뿐만 아니라 '기술의 총합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 민담에 나타난 대극의 합일 - <구렁덩덩 신 선비> 중심으로 - (Coniunctio Oppositorum in Korean Fairytale - <Gurungdungdung Sin Seonbi> -)

  • 李裕瓊
    • 심성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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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권1_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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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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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 이 논문의 목적은 한국 민담에서 대극의 합일(coniunctio oppositorum, Vereinigung der Gegensötze), 신성혼(hieros gamos, göttliche Hochzeit) 주제를 다루어보는 것이다. 한국 민담 <구렁덩덩 신 선비>는 동물형상의 배우자를 맞이하는 민담 중의 하나이다. 특히 여성주인공이 남성의 동물 배우자를 맞이하는 민담이다. 이 민담은 아플레이우스(Apuleius)가 소개한 그리스 민담 <아모르와 프쉬케>와 그림 형제 모음 민담 <노래하며 날아오르는 종달새>와 비교할 수 있다. 민담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신성(神性)과 통한다. 동물들은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살기 때문에, 종(種)의 집단무의식의 법칙성을 고스란히 실현하고 있다. 1) 동물성은 자아중심적 태도가 배제되어 있어서 인간 이하의 본능적 측면뿐 아니라, 인간성을 초월한 신성도 함께 나타낸다. 민담에서 주인공이 동물이 되는 경우 개별적으로 지나치게 강조된 일방적 의식의 태도를 교정하고, 보편적 인간성을 획득할 기회가 된다. 동물이 되어 지내는 동안 주인공은 자연계의 다른 생명체의 의미와 가치를 알아차릴 수 있는 경험을 하기 때문에, 신이한 자연의 지혜를 획득하게 된다. 결국 동물 형상은 상징적으로 집단적, 보편적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존재이므로, 자아의식에 치유적으로 작용하고, 전체성에 이르도록 기여한다. 민담의 동물 형상들은 모두 무의식의 보상적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동물의 형상으로 등장하는 무의식의 내용들은 자아의식에 수용되기 어려운 본능적 충동으로 이해될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 의식에 대극적이다. 민담에서 다루는 대극의 합일은 자아의식에 의하여 어떻게 무의식적 정신이 수용되고 이해될 것인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그렇지만 주인공이 동물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동물 배우자를 만나게 되는 것도 심한 의식 수준의 저하를 가져오는 심적 사건이다. 동물이었던 주인공이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나, 동물 배우자를 인간으로 변환하게 하는 일은 모두 의식 수준을 회복하는 작업에 해당한다. 동물에서 인간성의 회복이나 인간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될 때, 무의식의 보상적 내용이 의식의 삶에 반영될 수 있다. 민담 <구렁덩덩 신 선비>는 남성 배우자가 구렁이 형상을 하고 있다. 여성주인공이 구렁이를 신랑으로 맞이하여 혼인을 함으로써, 구렁이의 허물을 벗게 한다. 그리고 여러 시련을 겪어내고, 어려운 과제를 완수함으로써 진정한 남녀의 만남을 성공적으로 실현한다. 결과적으로 여성주인공이 신성을 획득하는 것이고, 동물 배우자와의 결합은 신성혼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 민담을 통하여 여성의 자아의식이 무의식과 관계하여 어떻게 대극의 합일 및 전(全)인격적 실현을 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웹툰 <화산귀환> 주인공 개성화 과정 연구 (A Study on the Individuation Process of the Protagonist in the Webtoon <Return of the Blossoming Blade>)

  • 임소영
    • 스마트미디어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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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권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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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5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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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 이 연구는 웹툰 <화산귀환>을 통해 제시되는 주인공 '청명'의 의식과 무의식, 개성화 과정을 융의 개성화 과정 이론에 접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대상은 성공한 웹소설을 기반으로 다양한 성별과 연령대의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웹툰 <화산귀환>을 선정하였다. 융의 개성화 과정 이론에 접목하여 분석한 <화산귀환> 주인공의 개성화 과정은 첫째, 주인공의 자아는 무의식에서 파생된 그림자로부터 발생하였다. 둘째, 주인공의 페르소나는 현실에서는 사회적이며 긍정적이지만, 개인적인 페르소나는 드러낼 수 없는 그림자로 나타났다. 셋째, 주인공의 아니마/무스는 깊은 의식 내면과 현실을 연결하며, 페르소나와 보완적 관계에 있다. 넷째, 주인공의 자기(Self)는 총체적인 이상적인 인간과 화산의 근본을 상징한다. 주인공은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의식과 무의식의 통합과정을 거치면서 보상받는 과정에서 자기실현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도 다시래기의 상징적 의미 (A Perspective of Analytical Psychology on "Jin Do Dasiraegi")

  • 박상학
    • 심성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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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6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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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49-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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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 한국의 남쪽 섬 진도의 장례식에서는 상여가 나가기 전날 밤에 다시래기(再生 ; 다시 낳기)라는 연극을 한다. 그 과정 중에 숨겨진 죽음과 관련된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심리적 의미를 분석심리학적 관점에서 고찰해 본다. 이 연희의 특징은 1) 축제식 장례 2) 광대의 등장(대극의 존재와 갈등) 3) 성적표현들 4) 여성의 적극적 참여 5) 출산과정의 난관 6) 아이의 탄생과 함께 나누는 기쁨들로 요약된다. 이는 인생의 마지막 통과의례 중 전이기의 의례(Transition)이다. 연희의 전제조건인 호상(好喪)은 삶의 여정에서 그가 갖추어야 할 페르조나(persona)들에 대한 집단의식의 판단이다. 갖추어진 삶을 산 다음에 제대로 된 죽음이 된다. 등장하는 눈 뜬 장님 거사와 남성들을 희롱하는 사당 그리고 파계승 세 사람은 삼각의 갈등 구조를 보인다. 거기에 연출자이면서 주인공인 가상제가 합세 4인의 균형을 이룬다. 이들은 예의 바르고 이성적인 집단의식의 그림자적 측면을 나타내는 광대들이다. 동시에 트릭스터 원형상의 모습을 나타낸다. 산 자와 죽은 자, 상자와 가상자, 경건함과 난장판, 통곡과 웃음, 침묵과 넋두리, 죽음과 출생 등 다양한 대극이 공존하고 이로서 전체가 된다. 거사와 중은 대극이며 사당(아니마)은 둘 사이를 오가며 갈등을 부추긴다. 아기는 그 갈등의 소산이며 동시에 해결책이기도 하다. 갈등은 전체성의 상징인 아이의 탄생으로 해소되는 듯 하다 아기의 친권을 두고 재연되고 그 해결은 네 번째 인물이자 최초의 시작인 상주에게 아기를 맡기는 것이다. 이렇게 무의식은 드러나는 현실과 손을 잡는다. 무의식의 상들이 의식화 되고 무의식에서 생성된 새로운 에너지는 의식으로 흘러들어 의식의 결손을 치유하는 힘이 된다. 다시래기는 죽은 자를 위한 것이기 보다 오히려 산자를 위로하기 위한 성격이 더 강한 놀이이다. 죽음이 상실이 아니라 새로 태어남이요, 살아남은 자에게는 새로운 독립된 지도자로의 변환을 뜻한다. 죽은 자와 산 자 모두에게 갱신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최근에 민간의 장례절차에서는 다시래기가 사라지고 단지 무대에서 굿으로 그 형태가 일부 보존되고 있다. 지나치게 엄격한 죽음에 대한 집단의식의 일방적 태도를 보상하는 무의식의 표현이 다시래기라면, 그 사라 저감은 죽음을 종결로 보고 너무 쉽게 정리해 버리려는 오늘날의 사회적 태도와 관련성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민담 '주인집을 망하게 한 하인'의 분석심리학적 이해: 트릭스터 원형을 중심으로 (An Interpretation of the Folktale 'the Servant Who Ruined the Master's House' from the Perspective of Analytical Psychology: Centering on the Trickster Archetype)

  • 노명선
    • 심성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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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7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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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8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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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 본 논문을 통해 한국 민담 '주인집을 망하게 한 하인'의 심리학적 의미를 고찰하였다. 민담 속 주인과 하인의 대립은 보편적인 인간 정신의 문제로, 경화된 기존의 집단적 의식과 이를 보상하고 갱신하려는 새로운 의식의 대립으로 볼 수 있다. 다른 각도에서 설명해보자면 인간의 정신적인 측면과 본능적인 측면 사이의 혹은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대립이며, 자아와 그림자 사이의 대립이라고도 할 수 있다. 민담 속 주인은 애먹이는 막내 하인을 없애버리려 여러 차례 시도하지만, 하인은 꾀와 속임수를 써서 주인으로부터 음식과 말(馬), 막내 누이, 전 재산, 마침내 목숨까지 빼앗아 버리고, 이야기는 막내 하인과 막내 누이의 혼인 생활로 끝을 맺는다. 주인이 죽고 하인이 새로운 주인이 되는 대극반전(enantiodromia)은 낡은 집단적 의식이 파괴되고 집단적 무의식으로부터 올라온 새로운 의식이 지배적 위치에 서게 되는 것으로, 개인의 심리적 상황에서는 기존의 자아의 태도가 해소되고 새로운 태도로 변환되는 것으로 이해해볼 수 있다. 이야기의 중간 과정에서 하인은 그를 죽이려고 주인이 써준 등편지를 순박한 사람들을 이용해 새롭게 바꿔 써서 막내 누이와 혼인한다. 이 모습은 집단적 의식의 도덕관념에서는 부정적으로 이해될 수 있으나, 아낙네, 꿀장수, 배고픈 중으로 상징되는 조선 시대 집단적 의식에서 무시되어오던 정신요소를 통합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하인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의식성은 기존의 틀에 구속받지 않는 트릭스터적 특성을 갖기에 집단적 의식에서 무시되어온 정신적 내용을 통합하여 조선 후기 집단적 의식에 대한 보상과 대안으로서 제시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주인은 다시 하인을 죽이려고 하인을 가죽 부대에 넣어 나무에 매다는데, 가죽 부대 속에 들어가 매달렸더니 눈을 떴다는 하인의 속임수에 넘어간 소경이 대신 매달려 죽고 하인은 달아나게 된다. 주인과 하인의 대극 문제가 마침내 나무로 상징되는 전체 정신(Self)에 맡겨지자 소경이 제거되는 것은 트릭스터에 포함되어있는 맹목성, 어리석음, 탐욕적 요소를 구분하고 정화하려는 자기(Self)의 의도로 이해해볼 수 있다. 이런 과정들을 거쳐 집단적 의식의 새로운 변화 혹은 새로운 자아의 태도를 상징하는 하인은 기존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주인의 자리에 서게 된다. 그러나 꾀 많은 하인의 활약상을 들으며 청중들은 유쾌함과 해방감을 느끼는 한편, 소경이 대신 죽고 주인집 식구가 몰살되고 하인이 주인이 되는 부분에서는 하인의 위험성과 통제 불가능에 대한 우려와 두려움의 감정을 경험하기도 한다. 해외 유화들에 등장하는 트릭스터들 역시 철저히 이기적이고 오직 욕구를 채우고 위험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무고한 존재들을 속이거나 죽게 만드는데, 이들 트릭스터를 처단하거나 교화하려는 노력은 허사로 돌아가고 그들은 달아나버린다. 그러므로 본 민담 역시 이런 원형적 그림자가 매우 위험하다는 것, 그리고 의식이 통제하거나 의식에 동화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그것을 외경하고 관조하도록 하는 목적 의미도 있다고 볼 수 있다. 트릭스터는 기존의 구조와 질서가 경화되었을 때 보상작용으로서 무의식으로부터 올라오는 재생시키는(revivifying) 자연 에너지의 비합리적 발현 양상이다. 그 현상은 기존의 집단적 정신의 입장에서는 파괴적이고 비도덕적일 수 있으나, 도덕적으로 규정할 수 없는 보다 근원적 정신인 집단적 무의식의 기능이라고 보아야 한다. 트릭스터 원형상으로 볼 수 있는 하인은 변환을 가져오는 존재로 파괴성과 창조성이라는 양면성과 모순성을 지니고 있다. 본 민담의 유화들의 결말은 여러 갈래인데 이는 트릭스터의 양면성으로 인해 청중의 마음 반응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것을 반영하며, 트릭스터 문제에 대한 무의식의 다양한 반응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트릭스터란 그만큼 결론이 안 나고 논란을 일으키는 모순덩어리 존재로 의식적 합리적 태도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 우리 안의 트릭스터 원형에 대해 진지하게 관조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늑대소년>과 여성의 원형적 감정들 (Movie A Werewolf Boy and Women's Original Sens)

  • 김길훈
    •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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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6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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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98-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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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영화 <늑대소년>은 여성관객의 숨겨진 본래적 욕망을 늑대를 통해 은유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대부분의 늑대이야기는 인류 역사에서 체득된 늑대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그리고 문화적으로 악의 상징으로서의 늑대에 대한 심적 응징의 보상 등을 담고 있다. 본 연구는 물리적 공포와 처벌대상의 늑대가 아닌 내면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원형적 야성의 은유로서의 늑대에 주목했다. 사춘기 순이의 괴기스런 늑대인간에 대한 경험과 노년의 순이가 이를 회상하는 가운데 여성의 본래적 (성적) 욕망이 모습을 드러낸다. <늑대소년>에 성적 묘사는 없다. 하지만 주인공 순이의 늑대소년과의 교감을 통한 자아성장과정 속에서 프로이의 성이론, 성적 욕망의 억압과 해소 그리고 승화의 메커니즘을 읽어본다. 브뤼노 베틀하임의 전래동화 "빨간모자"의 분석을 통해 사춘기 순이의 본래적 욕망을 분석하고 크리스티바 에스테스의 늑대이야기를 통해서는 노년의 순이가 잊고 있었던 여성의 야생성을 역 추적한다. 본 연구는 <늑대소년>이 생물학적 존재에서 사회적 존재로 거듭나는 가운데 억압되고 제거된 아니면 숨겨져 있던 여성의 본래적 욕망을 재 각성시키고 있음을 분석하였다. 표면적으로 <늑대소년>이 잔잔한 로맨스의 달콤함을 보여주지만 내면적으로는 환타지한 늑대인간과의 사랑을 통해 억압과 금기에 대한 저항의 쾌락과 연계된다.

한국의 해양유류오염피해에 대한 법적 대응과 과제 - HEBEI SPIRIT호 유류유출사고를 중심으로 - (The Legal Response and Future Tasks regarding Oil-Spill Damage to Korea - Focusing on the Hebei Spirit oil-spill)

  • 한상운
    • 환경정책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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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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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89-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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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
  • 한국은 주된 에너지원이 석유이므로 석유의 꾸준한 소비증가와 더불어 유류의 해상운송량도 증가추세에 있으며, 이에 따른 오염사고도 매년 300여건이상이 발생되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사고발생건수도 동반해서 증가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폐유나 기름찌꺼기의 고의적 투기행위를 제외하면, 유류사고의 원인은 운항상의 인적 과실이나 선박의 하자로 인한 경우라는 점에서 대부분의 사고가 인재(人災)에 해당된다. 따라서 선원의 질향상 및 단일선체선박을 포함한 노후선박의 대체는 사고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 사항이다. 이것은 단기간에 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그 개선을 위한 장 단기적 제도적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아직도 한국의 인근해상에서 대형 유류오염피해가 발생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92FC의 보상한도를 초과하는 피해에 대해서는 일정 범위내에서 피해를 보전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행 특별법에 따른 피해보전은 전적으로 국민세금으로 충당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으며, 따라서 2003보충기금(supplementary fund)협약에 가입하는 것보다는 '국내 Fund'를 창설하는 경우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유류운송에 따른 위험도 '수익자부담의 원칙'이라는 관점에서 정유사들의 부담금을 기초로 하여 마련되는 '국내 Fund'의 창설 및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더 나아가 유류오염에 따른 대규모 생태계 파괴 등 환경피해에 대해서는 주민피해와 구별하여 환경피해복구를 위한 공적기금마련에 대해서도 논의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여하튼 대형 유류오염사고에 대한 사후대응책은 항시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 이유는 대형유류오염이 내포하고 있는 재앙의 상징성 때문이다. 대형유류오염은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인재임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는 끝을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인간의 삶과 자연생태계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온다. 그런 점에서 대형유류오염사고에 대한 가장 최선의 대응책은 사전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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