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먼지 속으로 사라지다> 는 중국의 서북 지역 농촌 현실을 핍진하게 반영했다고 평가된다. 영화에서는 비록 농민 특유의 성실함과 순박한 사랑도 담았지만 많은 문제점도 제기하였다. 구체적으로 제기한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결혼 시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피력하지 못하는 중국 농촌 청년들을 고발하였다. 이는 장기간 제대로 된 교육, 의료,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 원인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현실과 괴리된 농촌 주택 정책을 비판하였다. 지역특성과 농민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도시의 아파트를 제공해주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가족과 같이 생각하고 돌보는 가축 등을 버려두고 자신만 거주지를 아파트로 옮겨 생활하지 않는다. 셋째, 농촌에 만연된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였다.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고 심지어 정부의 주택 보상금을 받기 위해서 인간을 존중하지 않는 현상을 비판하였다. 이러한 의미로 볼 때, 진정한 중국 삼농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거시적으로 추진되는 정책과 일부 낙후된 농촌 지역도 아우를 수 있는 미시적인 정책도 함께 실시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문화 간 이해, 인종주의적 편견 해소 등과 같은 문제의식에 대해 '사실과 재현'의 관점에서 세계지역 내용 구성 및 내용 서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초 중학교 사회교과서 아프리카 교육 내용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자연환경 서술 영역에서는 지리적으로 다양한 장점을 지닌 지역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문화 역사 서술 영역에서는 다양한 민족과 국가로 이루어진 다양성의 아프리카로서의 재현보다는 과도한 일반화와 단순화로 인해 아프리카 문화와 역사에 대한 고정관념과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었다. 자원 산업 서술 영역에서는 긍정적인 발전의 모습 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재현되었고, 변화의 모습 보다는 정체적이고 낙후된 지역으로서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었다. 이제는 '동일한 문화와 특성을 지닌 아프리카'에 대한 이미지 보다는 그 안에 살아 숨쉬고 있는 '다양하고 다층적이며 역동적인 아프리카'의 실제 모습을 보거나 떠올릴 수 있는 교육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논의하였다.
본 논문은 창원공단이 1973년 '중화학공업화정책추진선언'에 따라 중앙정부 주도로 '공업기지'로 일사분란하게 건설되었다는 기존 설명을 지리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비판하고, 1960-70년대 마산, 창원의 기계공단조성 과정을 새로이 해석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1960년대 기계공업육성안의 변천과 창원공단의 전사前史를 분석하는데 촛점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 다중스케일적 관점에서 60년대 마산 창원지역 공단 조성 계획안의 변화를 추적한다. 둘째, 60년대 제출된 기계공업 육성안들의 내용과 이를 둘러싼 여러 사회세력들의 경합 과정을 살펴보고 그 결과가 73년 창원공단설립에 끼친 영향을 살펴본다. 세째, '4대핵공장사업'의 실패과정을 현대조선의 성공과 대비해 살펴보고 이것이 기계공업 육성에 끼친 영향을 밝히고자 한다. 이러한 사례분석을 통하여, 중앙정부의 역할에 방점이 주어진 기존 연구를 비판하고 다양한 스케일의 행위자들의 주도성을 복원하고 한국 발전주의 시기 공업단지 개발의 계급적 성격을 밝히고자 한다.
최근 외국인 이주자의 국내 유입이 급증함에 따라, 다문화사회 및 다문화주의의 개념이 여러 학문에 걸쳐 폭넓게 논의되고 있으며, 또한 정부 정책에도 활발하게 반영되고 있다. 이 논문은 국제 이주와 이주자들의 지역사회 적응과정이 공간성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다문화사회'라는 개념 대신 '다문화공간'이라는 개념을 사용할 것을 제시한다. 또한 다문화주의라는 용어는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과 차이의 인정이라는 점에서 규범적 함의를 가지지만, 또한 동시에 노동력의 지구적 이동과 이의 통제에 관한 자본과 국가의 입장을 반영한 이데올로기라는 점에서 신중하게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 인식에 기초하여, 이 논문은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이주자들의 유입과 이에 따라 형성되는 다문화사회의 개념을 공간적으로 재구성하면서 다규모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한 후, 이러한 외국인 이주자들의 지구적 이주 배경을 경제 정치적으로 분석하고 이른바 다문화주의의 속성을 초국적 자본주의 문화공간에 관한 이데올로기로 비판하는 한편, 이들에 의해 탈지구화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지구-지방적 윤리로서 '인정의 공간'을 위한 투쟁을 강조하고자 한다.
본고의 연구 목적은 일본산 가라오케가 부산에 유입된 사회경제적 배경을 검토하고, 1980년대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번졌던 가라오케 문화가 1990년대 노래방 문화의 태동과 어떠한 관련성을 가지는지를 기술의 사회적 구성주의론이라는 시각에서 해명하는 데 있다. 연구결과, 1980년대 가라오케의 부산 유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회경제적 배경에는 1970년대 동아시아 기생관광산업의 구조 변동 속에서 정부의 관광객 유치 정책에 의해 부산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났다는 요인이 자리를 잡고 있지만, 1982년 정부의 국제여행 알선업체의 등록제 전환과 그에 따른 여행업체와 가라오케 업소 간의 사업적 제휴, 가라오케 업소 간의 일본인 관광객 유치 경쟁 또한 부산 지역 가라오케의 증가를 가져온 요인이었음이 밝혀졌다. 한편, 1980년대 부산의 노래방 문화 형성이 가라오케 문화와 맺는 관련성을 매체사적인 시각에서 살펴본 결과, 초창기 직접적으로 노래방기계를 접했던 부산 지역의 사람들은 노래방의 '새로움'을 주로 전자오락기와의 비교를 통해 인지했었던 데 반해, 가라오케와 노래방을 비슷한 것으로 잘못 인식해 노래방을 '왜색 문화'라고 비판했던 언론은 비록 부정적 방식이긴 하더라도 노래방의 사회적 인지 확대에 매우 큰 역할을 담당했음이 밝혀졌고, 그런 점에서 1980년대 부산의 가라오케 문화는 노래방의 사회적 인지 획득 과정에 연관되어 있음이 드러났다.
오늘날 BRICs 국가들이 효과적인 정부의 개입과 세계시장의 활용을 통하여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정책을 선택한 수많은 제 3세계 국가들이 여전히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특정한 정책의 선택을 경제성장의 결정요인으로 보기 보다는 정책의 이행역량을 중심으로 살펴보아야 한다는 관점 하에서 근년 들어 자유주의적 경제정책에서 적극적 정부개입으로 정책을 선회한 에콰도르에 대한 사례연구를 실시하였다. 에콰도르는 꼬레아 정부의 등장 이래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한 산업화를 추구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정책적 선택이 경제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지 여부 그 자체 보다는 에콰도르가 종합적으로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분석을 목적으로 한다. 즉, 에콰도르 경제개발정책의 질적수준과 그 이행능력을 평가함으로써 개도국 성장역량의 결정요인을 미시적 수준(정책의 합리성, 일관성, 실현가능성, 행정부 역량, 정책의 집행구조 등)에서 살펴보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에콰도르의 산업 및 무역정책이 충분한 현실 정합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략산업의 선정도 지나친 경직성으로 인하여 환경변화에 따른 융통성을 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에콰도르의 정책수단들이 매우 일반적인 인센티브 제도와 기술적 지원에 그치고 있으며 산업의 구축에 필요한 자원의 투입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을 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 글은 아프리카 지역의 정부조직인 차드 분지 호수위원회(LCBC) 회원국이 테러조직인 보코하람의 테러 행위에 맞서기 위해 형성한 다국적군의 활동이 참여국 정치지도자들의 권력 유지에 어떤 영향을 행사하는지 조사했다. 2010년에서 2018년 기간 나이지리아, 카메룬, 니제르, 차드의 정치지도자들과 관련된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이 지역에서 독재국가의 지도자들보다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지도자들이 반테러주의 활동의 실패에 대해 더 많은 정치적 비판에 직면한 결과 권력 유지에 실패했음을 파악했다.
본 연구는 매그넘 포토스 소속으로 한국전쟁 기간에 종군한 사진가 베르너 비숍의 종군활동과 주요 사진을 분석하였다. 베르너 비숍은 1951년과 1952년 두 번 한국에 입국해 종군했다. 그가 남긴 한국전쟁 사진과 에세이, 각종 편지, 사진집 등의 자료를 통해서 그의 종군활동과 종군 배경을 밝히고, 1·2차 종군에서 촬영한 대표 사진을 중심으로 주요 메시지와 특징을 분석했다. 비숍은 한국에서 '인간' 중심의 작품을 촬영했다. 특히 '전쟁지역에서 민간인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주제의식을 가졌다. 비숍은 1차 종군에서 전쟁에 휘말린 민간인의 고통과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자 산양리 주민을 카메라에 담았다. 2차 종군에서는 최초 재정적 이유로 인해 마지못해 종군하였으나 포로수용소에서 이뤄지는 이념재교육의 실상과 포로들의 생활상을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담아냈다. 흑백의 뚜렷한 대비, 인물 중심의 이미지 배열, 뛰어난 시선 처리 등의 특징을 보였다. 그의 종군은 한국전쟁 중 일어나는 민간인의 피해와 인본주의적 탐색에 배경을 두고 있었으며, 이러한 주제의식은 당시 종군한 여느 종군기자들과는 결이 다른 것으로 시대를 관통하는 특징을 갖는다.
신활력사업은 전국 234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인구, 재정, 산업 등의 지표를 바탕으로 낙후된 하위 30%에 해당하는 70개 시 군의 혁신역량을 제고하고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취지로 시작된 새로운 낙후지역발전정책이다. 그러나 신활력사업계획의 수립과정은 지역혁신에 기초한 지역발전 논리나 거버넌스 구축 과정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활력사업은 그 취지 상 지역 스스로 지역의 주도하에 숙의(熟議) 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를 통해 사업을 추진해야만 한다. 그러나 실제 추진 과정에서 진정한 의미의 자율적 지방화의 성격을 띠기보다는, 지역을 믿지 못하고 성과에 집착하는 조급한 중앙정부에 의한 타율적 지방화의 모습이 노정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신활력사업계획 수립 및 추진과정은 능동적으로 지방화를 하기 보다는 수동적으로 지방화를 당하는 측면이 적지 않다고 평가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신활력사업계획의 수립 및 추진과정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의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본 연구는 서구 중심의 개발담론에 내재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지속가능한 개발로서 포스트개발의 방향을 모색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연구는 개발담론의 형성과 변화를 역사적 과정을 통해 살펴보았다. 개발은 후진성을 극복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고, 글로벌 남부는 글로벌 북부의 개발모델이 필요한 곳으로 주변화 되었다. 국가주도 개발담론(케인스주의 개발담론)에서는 산업화를 통한 성장이 개발의 핵심이었고, 글로벌 남부는 저개발을 극복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다. 신자유주의 개발담론에서는 시장원리에 따른 경쟁이 개발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선택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개발담론은 권력의 집중과 계층 간 불균형을 야기한다고 비판을 받게 되었고, 성장보다는 분배와 삶의 가치를 강조하는 포스트개발 논의가 대두되었다. 본 연구는 포스트개발의 방향을 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하지만, 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 담론은 신자유주의 개발담론에 포섭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향후 포스트개발은 시장과 자본에 의한 권력으로부터 벗어나고 재분배를 지향하는 개발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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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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