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환경논쟁에서 과학기술이 종종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지만 쟁점을 과학적 합리성의 문제로 틀 지움으로써 환경문제가 지닌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함의를 놓치게 할 수 있음을 새만금 간척사업을 사례로 논의하였다. 정부가 새만금 사업 재개를 결정하는데 분수령이 된 새만금 환경영향 민관공동조사단의 구성은 환경단체가 정부와 동등한 위치에서 사업을 재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나 이에 못지 않게 환경논쟁을 좁은 과학논쟁으로 한정시키는 데 기여했다. 논쟁의 양쪽 당사자가 전략적으로 비중을 둔 새만금 담수호의 장래 수질오염 논쟁은 불확실하고 가치와 관련된 갯벌보전 논란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이 가능한 수질문제로 환원시켰다. 나아가 이런 논쟁의 성격변화는 수질관련 데이터와 정책을 생산하는 정부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다. 민관공동조사단 활동 이후의 정부부처 협의과정은 수질 예측 모델링을 통해 미래의 수질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하려는 환경예측과학의 사회적 구성과정이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치적인 논리가 과학적인 예측을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관공동조사단 방식의 환경갈등 해결책은 환경운동단체의 의도와는 달리 논쟁의 폭을 좁히고 지역주민보다는 과학기술 전문가를 논쟁의 주요 당사자로 만듦으로써 운동의 제도화를 초래했다. 정부가 새만금 사업의 재개를 결정한 뒤 환경운동 내부에 성찰성과 현장성, 헌신성을 강조하는 삼보일배 등 생명평화운동이 대두한 배경에는 이처럼 환경단체가 과학적 합리성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 논문의 목적은 기술사의 관점에서 사회구성주의의 주요 이슈를 검토하고 평가하는 데 있다. 사회구성주의 기술학은 기술변화에 대한 대안적 설명으로서 다양한 비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가운데 자신의 논지를 발전시켜 왔다. 특히 사회구성주의와 기술사는 $\ulcorner$기술과 문화$\lrcorner$를 통해 서술과 이론에 관한 논쟁, 신뢰성과 퍼포먼스에 관한 논쟁, 자전거 변천과정의 사례에 관한 논쟁을 전개해 왔다. 기술사 연구자의 입장에서 볼 때 사회구성주의는 새로운 전문용어를 남용하고 있고 역사적 자료의 사용이 엄밀하지 못하며 연구 대상에 따른 제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 또한 사회구성주의를 한국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자료의 미비, 기술학습의 중요성, 관련사회집단의 특수성 등의 문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연구는 과학 관련 사회적 쟁점의 온라인 토론의 특징을 드러내고 이를 포스트모더니즘의 관점에서 해석하여 그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 내용은 광우병과 관련된 과학적 주장 및 사회, 경제, 정치적 쟁점 간의 연결 관계를 보여주며 텍스트의 독창성, 저자와 독자의 관계, 발화 목적에 따른 특징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온라인을 통한 사회적 논쟁의 대표적 사례인, 2008년 수입 쇠고기 논쟁을 중심으로 포털 사이트의 토론 게시판 66개의 글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텍스트는 광우병과 관련된 5가지 과학적 논쟁 - 광우병의 발병원인, 변형 프리온의 검출 위치, 변형 프리온 섭취량과 인간 광우병의 발병 관계, 광우병에 대한 한국인의 유전적 취약 여부, 치매환자 증가와 광우병 사이의 상관관계 - 을 담고 있었다. 각 주장은 국내 소고기 시장의 파급 효과, 수입소 위생 및 사육환경, 무역 보복 가능성 등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문제가 얽혀 있었다. 독창성의 관점에서 텍스트는 짜깁기와 '펌', 독자에 의한 간섭을 통해 저자의 권한이 약화되고 집단적 특징의 글쓰기를 보여주었다. 나아가 저자와 독자 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저자의 정체성이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텍스트 속에 소개되었다. 발화 목적의 관점에서는 체계적인 논리와 정보의 전달보다는 감정 표현이나 행동의 변화가 중심이 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논쟁거리를 가르치기 위해 많은 방법들이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그런 생명윤리 교수법이 윤리학 이론을 근거로 정당화되지 않았으며, 실용적 효용도 대부분 확인되지 않았다. 이 논문의 목적은 중 고등학교의 생명과학에 관련된 사회과학적 논쟁거리와 윤리적 이론에 적절한 생명윤리 교수법을 제안하고자 함이다. 이 논문에서는 지금까지 제시된 13가지의 생명윤리 교수-학습 방법 가운데에서 윤리학 이론에 비추어 타당하며 현행 우리나라 교육적 여건에 대한 실용성도 높다고 판단되는 아홉 가지의 생명윤리 교수-학습 방법의 특성을 적용하기 적절한 생명윤리 논쟁거리 또는 상황, 교수-학습 방법을 잘 설명하는 윤리학 이론과 법칙, 실례 등으로 기술하였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시대의 변화를 주도하는 현시대에, 본 연구는 학생들이 과학과 관련된 사회적 논쟁(SSI)에 대해 민주적이며 비판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소양을 지녀야 하며, 주체적이고 참여적인 시민으로서 위치되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지지한다. 그에 따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사회적인 실천을 강조하는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였으며, 학생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어떠한 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으로 위치짓는지/되는지, 또한 상충되는 위치짓기 양상은 무엇인지 탐색하였다. 이 연구에서 위치는 기후변화에 대해 어떠한 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권리와 의무의 집합으로 정의한다. 서울 소재 A초등학교 6학년 학생 11명을 대상으로 2019년 3-7월까지 46차 시에 걸쳐 활동이 수행되었으며, 비디오 및 오디오 자료, 인터뷰 자료 등이 지속적비교방법에 의해 분석되었다. 크게 세 스텝의 수업 과정에서 학생들은 다음과 같이 서로 다른 위치짓기를 나타냈다. 스텝 1의 지구온난화 모델링 활동에서 학생들은 '적극적인 학습자'로 위치되었으나 동시에 '견습생'으로서 제한적으로 위치되는 모순을 나타내기도 했다. 스텝 2의 학생주도연구 활동에서는 '연구를 설계하고 수행하는 과학자'이자 SSI 관련 지식의 논쟁적인 본성에 대해서는 결정을 '기피하는 자'로 위치되는 한계도 드러냈다. 스텝 3의 사회적인 실천과정에서는 '변화를 만들기 어려운 초등학생'이라는 위치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는 참여적인 시민'으로 새롭게 위치짓는 모습을 보였다. 본 연구는 과학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참여적이고 민주적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아울러 학생들이 드러냈던 위치짓기의 상충점과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학적인 방법을 논의했다.
본 연구의 목적은 기후변화 관련 사회적 논쟁 활동에서 신문기사 읽기에 따른 고등학생들의 소집단 의사결정 과정의 양상을 분석하는 것이다. 과학과 관련된 사회적 논쟁(SSI) 관련 수업 맥락에서 학생들이 접하는 정보는 절대적으로 신문이나 TV 등의 미디어 텍스트라는 점에서 텍스트와 의사결정 과정간의 관계를 밝히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연구에는 경기도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 2학년 학생 22명이 참여하였다. 학생들에게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대해 보도한 두 편의 신문기사가 제공되었으며, 파리기후변화 협정에 우리나라가 가입하는 것에 동의하는지에 대한 개인 및 소집단 의사결정을 요구하였다. 신문기사는 비판적 담화분석에 근거해 분석하였으며, 소집단 의사결정 과정은 문제인식과 대안 평가 및 선택에서 드러나는 특징에 주목했다. 신문기사 분석을 통해 기후변화협정은 각국의 경제적 이권과 패권의 추구라는 복잡한 이데올로기가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소집단의 문제인식 단계에서 기후변화협정에 대해 학생들이 지니는 상이한 프레임과 신문기사가 전경화한 주요 담론은 소집단이 논쟁점을 인식하는 데 주요한 변인이 됨을 알 수 있었다. 대안평가 및 선택 단계에서는 공정성과 공평성이 소집단 토의의 주요한 준거로 작용했는데, 이 역시 신문기사에서 강조된 담론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본 연구는 SSI 맥락에서 타당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줄 과학적 소양 교육의 필요성을 함의한다.
2003년 출시된 은나노 세탁기는 초기에 나노기술이 접목된 가전제품으로서 큰 관심을 끌었으나, 이후에는 은나노 없는 은나노 세탁기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나노기술의 규제와 관련하여 미국 환경보호청 역시도 일관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나노기술에 대한 규제 문제와 나노물질의 범주 설정 문제는 서로 결부된 모습을 보였는데, 본 논문은 은나노 세탁기를 둘러싼 논쟁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하면서 은이온과 은나노의 경계가 해당 물질에 대한 위험인식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변화했는지를 추적할 것이다. 논쟁의 초기에 두 물질 간의 경계는 한국과 미국의 맥락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의 위험인식을 거치면서 뚜렷해졌다. 하지만 미국의 환경 단체들은 은나노 물질에 대한 위험인식을 바탕으로 은나노 물질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안했고, 미국의 환경보호청과 한국의 환경부가 나노물질을 분류하는 기준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본 논문은 은나노 세탁기를 둘러싼 최근의 역사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단순히 은이온과 은나노라는 물질의 정의가 사회적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을 확인하는데 그치지 않고, 특정 물질에 대한 위험인식이 그 물질에 관한 존재론적 논의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과학 관련 사회적 쟁점(Socio-Scientific Issues, SSI)의 국내 프로그램 123개를 SSI 준거틀에 따라 분석하였다. 준거틀은 프로그램의 주제, 학교급, 도입, 과학적 증거, 사회적 내용, 과학적 지식의 사용, 갈등 수준, 평가와 성찰 등으로 구성된다.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나라 SSI 프로그램은 초등학교급 프로그램이 가장 많았고, 중학교급 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둘째, SSI 프로그램의 도입은 실제 상황과 픽션과 논픽션 상황이 주된 것으로 나타났고, 논쟁과 갈등이 포함된 상황은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셋째, SSI 프로그램은 과학적 증거에 기반하지만 개인의 가치, 인식 등에 따라 영향을 받는 내용이 주로 나타났다. 넷째, SSI 프로그램의 사회적 내용은 윤리/도덕/가치, 정치/사회생활/경제, 환경 내용이 주로 개발되었다. 다섯째, SSI 프로그램에서 과학적 지식의 사용은 과학적 의사결정, 과학적 비판적 사고, 정보 탐색이 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과학 탐구, 위험평가, 비용 효과는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과학적 탐구는 과학교육의 핵심이며, 과학과 교육과정의 핵심역량이다. SSI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관점을 경험하고, 평가하고, 반성하는 학습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최근 질병관련 영역 못지않게 유전정보 이용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분야가 개인식별 영역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범죄자유전자은행이 구축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군대, 이민국 등에서도 유전정보를 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친자확인, 사체확인, 범죄수사에 활용되고 있고 수사기관들은 신원확인을 위한 유전자정보은행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검사에 대한 높은 관심과는 달리 유전정보를 개인식별에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 관심이 별로 높지 않고 법적 윤리적 논의 또한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유전정보를 신원확인에 이용하는 과정에서도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유전정보의 오남용, 국가의 시민 감시체계확장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유전자 감식을 개별적으로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경우 더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그 동안 사회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신원확인 유전자정보은행(DNA databank)의 추진 현황과 사회적 쟁점을 국내 논의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유전정보의 특징과 수사기관이 추진하고 신원확인 유전자정보은행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어서 유전자정보은행 구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를 검토해 본 후 논쟁이 건설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이 연구에서는 비맥락적 상황과 맥락적 상황에서 예비화학교사들의 과학의 본성에 대한 인식을 비교하기 위하여 보일의 공기 펌프 실험과 이를 둘러싼 보일과 홉스의 진공에 관한 논쟁에 대한 과학사 소재를 개발하였다. 이 연구를 위하여 연구대상으로 충청북도에 있는 사범대학 재학 중인 예비화학교사 29명을 선정하였다. 이 연구에서 개발한 맥락적 상황과 관계가 있는 RFN 문항으로 '목표 및 가치', '과학적 기능', '교육적 응용 중 과학적 방법', '교육적 응용 중 사회-제도적 측면' 범주의 문항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RFN의 설문 문항을 통해 비맥락적 상황에 대한 예비교사들의 인식을 알아보았다. 그 후 예비교사들에게 보일의 진공 펌프 실험과 보일과 홉스의 진공에 관한 논쟁에 관련된 상황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RFN 문항과 관련된 맥락적 상황에서 예비교사들의 NOS 인식을 알아보았다. 자료로는 설문에 대한 응답과 보일의 법칙에 관련된 실험 결과, 조별 토론 자료, 인터뷰 자료 등을 수집하였다. 연구 결과, 비맥락적 설문의 대부분 항목에서 예비교사들은 정보에 입각한 견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으나, 맥락적 실험 상황에서는 순진한 견해나 혼재된 견해를 가진 사례들이 발견되었다. 이 연구는 NOS 관련 맥락적 상황의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비맥락적 상황과 맥락적 상황에 대한 예비교사들의 인식을 파악함으로써 예비화학교사들을 위한 NOS 교육에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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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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