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국가건축정책위원장 책임을 떠안는 것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작금 건축의 본질에 관해 꽤 진지하게 논하는 결정권자들이 많아진 상황에서 직을 맡은 이상 그냥 시간만 보내진 않을 겁니다. 평소 생각한 건축계의 부족한, 불합리한, 불비한 부분을 임기 중 완전히 고치진 못한다 하더라도 시작은 해놓고 끝내려 합니다." 작년 4월 취임한 승효상 대통령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이 국내 건축계 현안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그가 걸어온 삶의 궤적에는 건축의 공공성 문화적 가치라는 단어들이 새겨져 있으며, 이는 그가 활동해 온 건축계 여러 운동 모임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지식인으로서 마땅히 지녀야 할 건축사(Architect)의 책무에 관해서는 쓴소리도 서슴지 않았던 그다. 2014년 서울시 '초대 총괄건축가'로 선임돼 서울시의 도시정책과 건축문화, 공공 공간조성 등 도시계획 전반에 대해 역할을 했다면, 이젠 국가 건축정책의 목표와 관계 부처간 건축정책의 심의.조정까지 그 역할범위가 커졌다. 필드의 건축사라면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장에게 기대하는 바가 큰 게 사실이다. 실제 그의 취임 후 정부 내 국건위의 위상은 과거와 달라졌으며, 작년 9월 4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마을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민생활 SOC현장 방문, 동네 건축현장을 가다' 행사에 참석해 도서관, 체육관, 경로당 등 '생활 SOC 혁신의지'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정부세종신청사 설계공모 관련 논란에는 "국토부에 소관 설계공모 규정을 고쳐야 함을 권고했다. 고칠 거다! 안 고치면 안 되게 돼 있다!"며 목소리에 힘을 주어 재차 강조했다. 제5기 대통령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장으로 선임돼 지난해 4월부터 역할을 해온 승효상 건축사를 종로구 동숭동 (주)종합건축사사무소 이로재(履露齋)에서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