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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the Development Process of Sign Language Interpreting Content in the Medical Setting

의료 환경의 수어통역 콘텐츠 개발 과정에 관한 연구

  • Received : 2021.08.03
  • Accepted : 2021.08.26
  • Published : 2021.12.28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develop sign language interpreting content in the medical setting that facilitates Deaf people's access to medical services in situations where professional and accurate medical sign language interpreting is insufficient. To achieve the purpose of this study, we conducted a literature review, individual interviews for Deaf people, on-site requirement surveys of sign language interpreters and sign language experts, and medical and sign language expert consultations. Based on this, we developed sign language interpreting content such as main care contextual scenarios, basic medical terms, and medical term descriptions. Through this study, we developed medical sign language content considering the situation and medical importance of Deaf people to promote expertise in the medial sign language area and developed a responsive website of sign language medical dictionary that effectively and efficiently delivers information to Deaf people and sign language interpreters; we realized the need and importance of sign language translation for Deaf people to be the main bodies.

본 연구는 전문적이면서 정확한 의료수어통역이 미흡한 상황에서 농인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원활하게 하는 의료 환경의 수어통역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문헌고찰, 농인 대상 개별 면접, 수어통역사 및 수어 전문가 대상 현장 요구도 조사, 의료 및 수어 전문가 자문을 진행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주된 진료 상황별 시나리오와 기본 의학용어, 의료용어 설명자료 등의 수어통역 콘텐츠를 개발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농인의 상황과 의료적 중요성을 고려한 의료수어 콘텐츠를 개발하여 의료수어 영역의 전문성을 고취시켰으며, 의료용어 및 의료 정보 학습 주체인 농인들과 수어통역사들에게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의학용어 수어사전 반응형 홈페이지를 개발하였고, 농인 당사자가 주체가 되는 수어번역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Keywords

I. 서 론

소리 중심의 음성언어에 기반한 청인 사회 속에서 시각언어인 수화언어를 주로 사용하는 소수의 농인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청각에 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 농인들은 청인 중심 사회의 전 영역에서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1][2]. 청각장애는 선천적 내지 후천적 원인으로 인해 청각이라는 감각 기능에 이상이 생겨 청력이 손상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소리를 듣지 못하는 장애를 말한다. 이와 같은 청각장애를 가진 농인은 자신의 청력손상으로 인해 청인인 상대방의 말소리를 듣지 못하여 말하는 것 또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청인과의 의사소통 장애로 이어지게 되며 청인 중심의 사회에 살고 있는 농인에게 사회적 참여의 기회를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3-5].

2020년 기준 전국의 등록 장애인은 약 263만 3천 명으로, 이 중 청각장애인은 약 15%인 39만 6천 명으로 전체 장애 유형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국수어의 활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청각장애인 중 주된 의사소통 방법을 수어로 사용하는 경우 가운데 무려 43.8%가 수어 통역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영역을 의료영역이라고 응답하였다. 또한 수어를 주된 의사소통 방법으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 중 57.3%는 수어통역사와 동행하여 수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으며, 수어를 주된 의사소통 방법으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의 88.4%가 병원에서 수어를 사용하여 의사소통 하기를 원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의료 영역에서 가장 의사소통 지원이 필요한 상황은 48.3%가 진료할 때라고 응답하였으며, 이어 접수할 때(14.9%), 응급실에서(14.2%), 건강 검진할 때(10.3%), 입원치료 중(6.4%), 기타(4.0%), 약국에서 (0.8%) 순으로 조사되어 병원 이용 전반에 걸쳐 의사소통 지원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6].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 제 2조 제3항, 제9조 제1항과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조 제1항에 의거하여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의료기관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와 이를 보장하기 위한 편의를 제공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인들은 의료 현장에서 전문 의료인과의 의사소통에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7]. 실제로 의료수어통역사를 고용하고 배치하고 있는 병원으로는 가톨릭대학교 부산성모병원,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아주대학교병원 등 3곳으로 극소수이며, 수어 구사가 가능한 전문 의료인이 아예 부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8][9]. 현재 수어통역과 관련해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전문 자격증으로는 청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공인 민간자격증인 수어통역사 자격증과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민간자격증 청각장애인 통역사 자격증이 있다. 그러나 수어통역의 욕구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는 의료영역에서의 수어 통역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수어통역 자격제도와 전문 교육과정은 전무한 것으로 파악된다[10]. 한편 보건의료용어 표준은 의료기관에서 다양하게 표현되는 의료용어에 대해 같은 의미로 분류될 수 있도록 개념화(대표어․ 동의어)하는 용어체계로 매년 개정 고시되고 있다. 하지만 농인을 위하여 한국수어의 다양한 표현을 약속된 형태로 정의하기 위한 표준 체계는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한국수어사전이 편찬됨에 따라 2015년 1 월 국립국어원에서 발간된 ‘한국수어 전문용어, 문화정보 구축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사용 빈도가 높은 전문용어의 표준화 작업을 시도한 바가 있다[11].

국립국어원 「한국수어사전」[12]의 의학용어에 따르면 표제어가 무려 1, 055개로 정리되어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 의료수어통역사들이 한국수어 전문용어를 활용할 때 막상 농인들의 사용 빈도가 많은 보건의료 용어를 확인하고 검색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무엇보다도 복잡하고 난해한 의료용어들이 표준화되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표 1]은 의학용어에 대한 표준화된 수어 표현이 부족한 현실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예시라고 볼 수 있다. 표준화된 수어 표현의 부족은 의료 수어 통역을 수행하는 수어통역사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실제 농인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다를 수 있으며, 의료용어에 대한 이해의 격차로 인해 의료통역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유추하게 한다.1

표 1. 의학용어에 대한 표준화된 수어 표현의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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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전문적이면서 정확한 의료수어통역이 미흡한 상황에서 청각장애를 갖고 있으면서 한국수어를 제1 언어로 사용하는 농인의 욕구에 부응하는 의료 환경의 수어 통역 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은 농인의 의료권리 보장을 위한 시급한 과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의료 수어 통역사와 수어통역서비스를 이용하는 농인들의 의료 관련 수어 용어 간의 이해 간격을 줄이고, 의료수어 통역사들 간의 표준화된 의료용어 사용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농인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원활하게 하는 의료 환경의 수어통역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을 핵심 목적으로 한다.

이에 따른 본 연구의 구체적인 연구 목표는 첫째, 농인이 의료 현장에서 경험하는 수어통역 장면별 실제적인 진료 상황을 담은 시나리오를 만든다. 둘째, 의료 현장에서 농인이 사용하는 의학용어 중 의학적으로 중요하며 수어통역 시 주로 사용되는 기본적인 의학용어를 우선순위에 맞게 정리한다. 셋째, 정리된 기본 의학용어를 농인이 정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의료용어설명자료를 제작한다.

Ⅱ. 의료 환경의 수어통역 콘텐츠에 관한 국내외 연구 동향

의료 환경의 수어통역 콘텐츠와 관련하여, 국내에서는 국립국어원이 편찬한 「한국수어사전」이 있다. 이 사전은 의료용어가 수록되어 있는 온라인 사전 형태이면서 의료용어 학습이 필요한 의료 수어통역사에게 접근성이 용이한 콘텐츠로 유일하다. 본래 「한국수어사전」 의 시초는 2005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한 국립국어원과 한국농아인협회의 협업 하에서 출간된 종이 사전인 「한국수화사전」이다. 이 사전은 한국수어 어휘의 표준화 및 보급화 측면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그러던 중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 시행에 힘입어 농인과 청인 모두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한국수어 어휘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취지에서 웹과 모바일앱 기반의 사전 형태로 구현되는 「한국수어사전」으로탈바꿈되었다[13].

여기서 「한국수어사전」은 ‘일상생활 수어, ’ ‘전문 용어 수어, ’ ‘문화정보 수어’ 등의 3가지 유형의 사전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일상생활 수어’는 총 3, 819개의 어휘, ‘전문용어 수어’는 총 10, 280개의 어휘, ‘문화정보 수어’ 는 총 1, 627개의 어휘를 수록하고 있다. 특히 2015년 6월 기준 ‘전문용어 수어’ 사전의 여러 범주들 중에 의학 분야가 있었으며 해당 용어들이 총 1, 055개로 수록되었다[12][14].

또한 이준우 등[15]에 의해 수행된 ‘한국수어 전문용어, 문화 정보 구축’은 한국수어 전문용어 자료를 구축함으로써 한국수어 전문용어의 다양한 보급을 통해 농인의 사회 진출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웹 사전 편찬의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국립국어원이 한국농아인협회와 합동으로 개발한 「한국수화 전문용어 사전」에서 우선적으로 제작 욕구가 반영되고 사용 빈도가 높은 단어들을 중심으로 전국 17개 시·도 협회 전문위원 회람 및 연구진 논의를 통해 ‘법률, 교통, 의학, 정보통신, 불교, 천주교, 기독교, 언어, 경제, 정치’ 등의 총 10개 분야의 단어 4, 000개를 선정한 후 그 선정된 단어를 포함한 총 10, 513개의 단어의 사진과 영상 자료를 제작하였다. 아울러 전국 시·도협회의 의견을 반영하여 22개의 신규 단어를 추가하였다. 여기에서 의학 분야 단어의 경우 ‘갱년기, ’ ‘야뇨증, ’ ‘요양병원’ 등의 3개의 신규 단어들이 포함되었고, 기존의 단어들 중 의미 분화가 이뤄진 경우들을 합쳐 총 1, 183개의 표제어가 2016년에 수록되었다.

한편 국외 선진국에서는 20여년 전부터 수어사전 구축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는데 먼저 미국의 경우 미국 수어사전[16]이 있으며 이 사전은 약 7, 590개의 표제어와 영어 알파벳 순서에 따른 검색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당연히 의학 분야의 용어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해당 어휘들은 미국수어 영상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각 어휘의 뜻풀이와 용례는 모두 미국수어가 아닌 영어로 제시되고 있다. 또 다른 한편, 로체스터 공과대학(RIT: Rochester Institute of Technology)의 과학기술공학 수학 수어영상사전(STEM Sign Video Dictionary)[17]은 이공계 농인 재학생들과 교육통역사들을 위한 교육용 자료로 자체 개발되었다. 이 사전에는 과학, IT, 공학, 수학 등 다양한 이과 분야의 내용들이 범주별로 관련 수어 어휘들을 수록하고 있으며 각 어휘마다 뜻풀이와 용례를 미국수어 영상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다만 과학이라는 범주 하에서 일부 의료 관련 용어들이 포함되어 있으나 의료 관련 총 단어는 극소수인 실정이다.

호주의 경우 Signbank라는 호주수어사전[18]이 있으며 총 4, 790개의 호주수어 어휘 영상들이 수록되어있다. 그 중 의학용어 수어영상들이 포함되어 있으나 해당 용어의 뜻과 예시 등의 각 설명은 영어로 제시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도 New Zealand Sign Language Dictionary[19]라는 수어사전이 구축되어있다. 이 사전 내 50개 정도의 다양한 주제별 단어들 중 의료 관련 용어 수어영상들로는 총 247개가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각 영상에서 단어와 예시만 뉴질랜드 수어와 영어로 제시되어 있고 수어로 번역된 뜻풀이는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은 Horizon 2020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유럽 내 6개 수어에 대한 자유로운 통번역 환경을 구축하였는데 이러한 시스템을 SIMAX라 한다. 이는 음성언어나 문자언어에 의한 문장이 입력될 때 딥러닝으로 AI, 즉 인공지능이 해당 문장을 수화언어로 번역하여 3D 아바타를 통해 송출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향후 이 기술의 활용이 의료 영역으로 확장될 시, 농인들을 위한 의료 환경 접근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20][21].

이상 의료 환경의 수어통역 콘텐츠 구축에 관련된 국내외 사례들을 감안할 때 의료 영역에서의 수어 콘텐츠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수어 콘텐츠들이 의료수어통역 장면에서 활용되게끔 하지 못한다면 농인이든 수어통역사든 의료 분야에서 한국수어를 원활하게 사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명료하면서도 농인의 삶과 문화가 반영된 농인이 이해하기 쉬운 의료 관련 수어 용어 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할 필요가 있다.

Ⅲ. 연구 방법

본 연구에서는 농인을 대상으로 하는 주된 진료 상황별 시나리오와 기본 의학용어, 의료용어 설명자료 등의 수어 통역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하여 문헌고찰, 농인 대상 개별 면접, 수어통역사 및 수어 전문가 대상 현장 요구도 조사, 의료 및 수어 전문가 자문을 진행하였다.

1. 문헌고찰

문헌고찰은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졌다. 먼저 대표적인 의료 상황별 진료 시나리오를 작성하기 위하여 한국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에서 발간한 ‘기본 진료수행 지침’과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서 발간한 ‘의료통역사양성과정 1. 공통과목 표준교재 4-4 국제진료 시나리오’ 등을 참고하였다. 또한 농인의 욕구와 의학적 중요도에 맞는 기본적인 의료용어를 선정하기 위해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서 발간한 ‘의료통역사양성과정 교재’ 중 ‘1. 공통과목 표준교재 5-3 기초의학의 이해 II’를 고찰하였다. 마지막으로 의료용어 설명자료를 제작하기 위해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등을 참고하였다.

표 2. 문헌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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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된 진료 상황별 시나리오 작성

본 연구에서는 농인이 마주하는 주된 진료 상황에 맞는 시나리오를 작성하기 위해 문헌고찰을 통해 기본적인 시나리오 초안을 작성하였다. 작성된 시나리오는 4 월부터 7월까지 총 16회 동안 의학 전문가 2인의 자문을 받아 검토 및 수정되었으며, 의료 접근 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는 농인 당사자 11명을 대상으로 개별면접의 내용을 반영하여 완성하였다.

3. 기본 의학용어 선정

본 연구에서는 의학적 중요성과 의료 수어통역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본적인 의학용어를 정리하기 위하여 먼저 문헌고찰을 통해 기본 용어를 선정한 후, 한국수어사전에 수어 표제어와 수어 해설 자료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였다. 이어 연구진과 수어 전문가가 각각 의학적 중요도와 현장의 요구에 따라 중요성을 ‘상’, ‘중’, ‘하’로 평가하도록 하여, 전체 용어 중 의학적 중요도가 ‘상’ 또는 ‘중’이면서 동시에 현장의 요구도가 3인 중 2인 이상이 ‘상’으로 표시한 용어를 해설이 필요한 용어로 선정하였다. 마지막으로 기본 용어 이외에 의료현장의 요구도가 높은 용어를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추가하여 최종적인 기본 용어를 선정하였다. 본 기본 의학용어 선정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서면자문과 대면 자문을 각각 3회씩 참여하였다.

4. 의료용어 설명자료 제작

본 연구에서는 구성된 기본 의료용어를 바탕으로 용어를 설명하는 설명자료를 제작하였다. 문헌고찰을 통해 의료용어의 설명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구성된 의료용어 해설을 수어에 맞게통번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 전문 수어통역사와 농인의 수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 농인 수어 통역사 등 총 3인을 수어통역 및 번역가로 섭외하였다. 이들은 기본 의료용어의 해설을 검토하며 용어를 수어로 통번역하였으며, 용어 및 해설 영상 제작까지 참여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진료일반, 건강검진, 만성질환, 임신출산, 청각장애, 치과진료 시나리오 제작

대표적인 상황별 진료 시나리오 초안 작성에 앞서 의료 서비스를 경험한 농인 당사자 11명을 대상으로 ‘농인이 의료 접근 시 어려운 점’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였으며 취합한 총 16개의 의견 내용을 2개의 대주제와 8개의 소주제 범주로 분류하여 도출된 의견은 [표 3]과 같다.

표 3. 농인이 의료 접근 시 느끼는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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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의견뿐만 아니라 한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장협회,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국립암센터, 대한고혈압학회 등의 여러 의료 관련 기관들에서 발간한 지침 및 표준교재 등을 참고하여 대표적인 상황별 진료시나리오 초안을 작성하였으며 가정의학 분야와 산부인과 분야 전문의들에게 자문을 받아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완성했다. 이에 따라 농인들이 진료에 참여하게 되는 대표적이고 필수적인 의료 상황들로는 진료 일반, 건강검진, 만성질환, 임신출산, 청각장애, 치과 진료 등이 포함된 총 6개 유형의 상황들과 상황별 의사의 질문‧설명‧지시 등의 내용들로 구성되었다.

첫째, 진료일반 시나리오는 가장 흔하게 병원을 찾게 되는 원인인 통증에 대한 진료에 관련되며 진료 과정이 단계별로 이루어지는 상황들은 면담 시작, 병력청취, 신체 진찰, 환자교육 순으로 나열된다. 특히 농인을 대상으로 병력을 청취하는 상황은 주 증상 확인, 통증의 원인감별, 유발요인의 병태생리 파악 및 원인 질환 감별 등의 상황들로, 환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제공하는 상황은 주사 치료, 약물치료, 운동 교육 등이 필요한 상황들로 각각 세부적으로 구성되었다.

둘째, 건강검진 시나리오는 건강검진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어 동선이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농인이 제대로 된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고려하여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자문을 거쳐 작성되었으며 이 시나리오에는 문진 후의 검진 진행에 관한 안내문과 신체계측실, 혈압측정, 시력검사, 청력검사, 구강검진, 채혈실, 흉부 방사선 촬영실,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자궁경부암 검사, 간암검진, 유방암검진 등의 총 12개 유형의 검사를 받는 상황마다 의사가 질문‧설명‧지시 등을 하는 내용들로 구성되었다. 여기서 채혈실의 경우 검사 유형은 채혈검사와 소변검사로 2개가 있으며,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의 경우 일반 내시경 검사와 수면 내시경 검사가 있으며 각 검사를 실시하는 상황마다 환자에게 전달되는 검사 안내, 검사 당일, 검사 후 등의 내용들로 구성되었다.

셋째, 만성질환 시나리오는 가정의학 분야의 전문의의 자문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이 시나리오에는 유병률이 높은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의 3개의 만성질환 초진을 받는 상황에 관련된 내용들로 구성되었다. 각 초진마다 면담 시작, 병력 청취, 신체 진찰, 환자(보호자) 교육 등의 단계별 상황에 따른 안내‧질문‧설명‧지시 등의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병력을 청취하는 상황은 고혈압의 경우 고혈압 확인‧일차와 이차 고혈압 구분‧심혈관질환의 위험도 평가로, 당뇨의 경우 고혈당 확인‧병태생리 구분‧원인질환 감별‧만성 합병증 유무에 대한 평가‧심혈관질환의 위험도 평가로,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이상지질혈증 확인‧일차와 이차 이상지질혈증 감별‧이차 이상지질혈증의 원인 감별‧심뇌혈관질환의 위험도 평가로 각각 구분되어 있다.

넷째, 임신출산 시나리오는 산부인과 분야의 전문의의 자문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임신 확인, 분만(진통), 출산 후 산모 관리 등의 3개의 상황과 안내‧질문‧설명‧지시 등을 비롯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임신 확인은 출산력에 대한 확인‧임신 주수의 확인‧이전과 현재 건강 상태의 확인‧신체 검진‧초음파 검사‧실험실 검사 등으로, 분만(진통)은 진통의 확인‧초기 평가‧분만 제 1기의 관리‧분만 제 2기의 관리‧분만 제 3기의 관리‧출산 직후 관리 등으로, 출산 후 산모 관리는 출산 후 관리‧수유 ‧퇴원 후 집에서 관리 등으로 각 세부 상황이 구분되어있다.

다섯째, 청각장애 시나리오는 처음 진료를 받는 상황과 청력 검사를 하는 과정에 관한 상황으로 구분되도록 작성되었다. 이 시나리오에는 각 상황에서 전문의가 전달하는 안내‧질문‧설명‧지시 등의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섯째, 치과진료 시나리오는 치과진료 과정이 포함되도록 작성되었으며 치과진료 과정은 면담 시작, 진찰 시작, 치료 관련, 방사선 검사 관련(파노라마 방사선 사진), 방사선 검사 관련(치근단 사진) 등으로 구분되어있으며 담당 전문의와 방사선사가 전달하는 질문‧설명‧ 지시 등의 내용들로 구성되었다.

위와 같이 기술한 대표적인 의료 상황 6개에 대한 시나리오와 시나리오별 상황 및 내용을 도표화하면 다음 [표 4]와 같다.

표 4. 6개 의료 상황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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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대표적인 의료 상황 6개에 대한 시나리오가 수어 통역사를 위한 교육 및 정보제공용으로 제작될 수 있었으며 이는 수어통역사가 의료 현장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도모할 뿐만 아니라 더욱 효과적인 수어 통역을 위해 필요한 문장을 미리 고민하여 준비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시나리오는 전문의사 차원에 의해서만 한국어로 제작되어 보급되어 실질적으로는 한국어로 된 모든 시나리오의 내용을 한국수어로 직접 번역하여 수어 영상물로 형성하지는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이준우 [14]에 의하면 수어번역은 이미 존재하는 음성 언어적 정보 내용을 농인 독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권리적 작업이다. 즉 농인들에게는 의료 현장에서 통역 지원을 받더라도 안전하고 원활한 의료 서비스 이용을 위해 최대한 자립적으로 다양한 의료상황에 관한 정보를 농인이 즉각적으로 접하고 알아야 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어로 제시된 시나리오가 농인들의 의료정보 접근성을 충분하게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한국수어로 변환하는 수어번역과 통역작업이 요구된다.

2. 의료수어통역사를 위한 대표 의료용어 선정 및 설명자료 제작

의료수어통역사를 위한 대표 의료용어를 선정하는 초기 단계에서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서 발간한 의료통역사양성과정 교재 중에서 “1. 공통과목 표준교재, 5-3 기초의학의 이해 II”를 참고한 결과, 분야별로 중복되는 용어가 제외되고 총 427개의 기본 용어들이 선정되었으며 그 모든 단어를 목록으로 정리하였다.

그 다음으로 해당 용어들에 대하여 국립국어원 한국수어사전에 수어 표제어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선정된 기본 의료용어 총 427개 중에서 국립국어원 한국수어사전에 등재된 용어는 137개로 나타났으나, 나머지는 등재되어 있지 않았다. 더욱이 총 427개의 의료용어별 의미를 한국수어로 해설하는 동영상 자료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다음 단계에서 서울대학교병원의 의료진이 발생율과유병율, 청각장애를 초래하는 원인질환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기본 의료용어에 대한 의학적 중요도를 평가하고 한국농아인협회 추천 농인당사자 1명과 의료수어 통역사 2명이 포함된 전문가 3인이 기본 의료용어에 대한 현장의 요구도를 평가한 결과, 먼저 서울대학교병원의 의료진이 평가한 의학적 중요도는 ‘상’ 또는 ‘중’이면서도 현장 요구도 중에서 전문가 3인 중 2인 이상이 ‘상’으로 표시하여 종합적으로 우선순위가 높은 용어를 선택하였는데 선택된 총 용어수는 241개였다. 아울러 기본 용어 외에도 추가되어야 할 용어를 제안하는 단계에서 전문가 3인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총 30개의 용어를 추천받을 수 있었으며, 나아가 연구진 회의를 통해 추천받은 총 30개의 용어 중에서 22개를 목록에 추가하였다. 이로써 총 263개의 의료용어가 최종적으로 선정되었다. 의료수어통역사를 위한 대표 의료용어를 선정하는 전체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 [표 5]와 같다.

표 5. 의료용어 선정 전체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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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선정된 263개의 의료용어에 대한 설명자료(해설문)를 작성하기에 앞서 한국어로 알기 쉽게 풀이한 의료용어나 의학정보 등의 자료를 참고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의료용어 설명자료 제작에 대한 지침(원칙)을 작성하였다. 지침 작성과 관련하여 부연 설명하면, 해설의 주체, 대상, 해설의 난이도, 해설 문장의 형식, 해설의 분량 등의 6가지 세부 지침 사항이 포함되도록 구성하였다. 여섯 가지 세부 지침에 따르면, 첫째, 해설의 주체는 의료수어통역사이며 의료용어를 직접 해설하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둘째, 대상은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으로 하였으며 셋째, 해설의 난이도는 의학이나 보건계열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성인이 별도의 자료를 참조하지 않아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하였다. 넷째, 해설 문장의 형식은 진료 현장에서 의료수어 통역사가 환자에게 설명하듯이 구어체를 최대한 살려 표현하는 방식으로 정하였다. 다섯째, 해설의 분량은 세 문장 이하면서도 글자 150자 이내로 한정하였다. 이상의 의료용어 설명자료 제작 지침은 다음 [표 6]과 같다.

표 6. 의료용어 설명자료 제작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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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지침대로 총 263개의 의료용어의 설명자료를 정리하였으며 그 다음으로 의료 전문 수어통역사 1인과 농인의 수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 1인 그리고 수어통역사로 전문교육도 병행하는 전문가 1인 등이 포함된 전문가 3인을 대상으로 자문회의를 진행하여 정리된 각 의료용어에 대한 설명 내용이 타당성 있고 알기 쉽게 구성되고 수어번역 표현으로 알맞게 구성되었는지 심도 있는 논의와 검토를 거쳤다. 이 자문을 바탕으로 수정‧보완하여 의료용어의 설명자료를 완성시켜 나갔다. 완성된 총 263개의 의료용어의 설명자료에는 건강검진, 이비인후과‧청각장애, 생식‧비뇨기계 진료 및 임신‧출산, 호흡기계 진료, 순환기-심혈관계, 소화기계 진료, 신경계 진료, 근골격계 진료, 치과진료, 기타 (피부과‧안과‧내분비내과) 진료 등의 관련 용어들이 범주별로 나열되어 있으며 각 용어 마다 설명 내용이 제시되어있다. 의료용어 설명자료의 예시는 다음 [표 7]과 같다.

표 7. 의료용어 설명자료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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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의료용어 설명자료에서 전문가 3인의 자문 의견을 토대로 특정 의료용어를 수어로 번역 시 고려할 점들이 도출되었는데, 이와 관련하여 고려할 부분의 대표적인 예로는 ‘혈당’이란 용어의 경우 ‘고혈당’, ‘저혈당’, ‘당뇨병’, ‘경구혈당강하제’ 등의 다른 4개의 용어의 의미가 혈당의 수치 정도와 인과성 그리고 관련 치료제에 따라 ‘혈당’의 의미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각 용어를 수어로 설명할 때 ‘혈당’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나, ‘전산화단층촬영(CT)’이란 용어의 경우 지화와 함께 사용하여 표현해야 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수어 번역 시 고려할 점은 건강검진 관련 용어 7개, 이비인후과‧청각장애 관련 용어 4개, 생식‧비뇨기계 진료 및 임신‧출산 관련 용어 19개, 호흡기계 진료 관련 용어 10 개, 순환기-심혈관계 관련 용어 1개, 소화기계 진료 관련 용어 18개, 신경계 진료 관련 용어 1개, 근골격계 진료 관련 용어 7개, 치과진료 관련 용어 8개, 기타(피부과‧안과‧내분비내과) 진료 관련 용어 11개로 총 86개가 도출되었다.

3. 수어번역 동영상 제작 및 반응형 웹페이지 구축

수어번역 동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기존의 전문가 3인이 최종 완성된 의료용어 및 해당 용어에 대한 설명 내용을 수어번안으로 정리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그런 다음 한국수어와 한국어에 능통한 농인 모델 1인, PD, 촬영감독, 모니터요원 등과의 협업 하에 수어번역 동영상 촬영을 진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1회차에 의료용어 수어 번역 표현 샘플 동영상을 제작하였으며 전문가 3인의 수어번역 표현 검수를 거친 후 2회차에 최종적으로 선정된 의료용어 수어번역 표현 동영상 60개를 제작하였다. 이후 계속해서 3회차에 남은 의료용어 수어 번역표현 동영상 203개를 제작하였으며, 나아가 농인을 위한 영상 콘텐츠를 주로 제작해 온 업체에서 1차 편집 검수를 한 후 2차 편집하여 최종 수어번역 동영상을 완성하였다.

여기서 수어번역 동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에 참여한 자문 및 검수위원, 모델, PD, 촬영감독, 모니터요원 등은 한국수어를 주된 언어로 사용하는 농인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의료통역 영역을 포함한 수어통역 분야 청인 전문가들이었다. 그러나 수어번역의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는 실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농인 당사자, 의료 현장에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는 농인통역사, 수어학 및 수어번역학 분야 농인 전문가들을 추가적으로 광범위하게 포함하지 못했다. 아울러 개발된 수어번역 동영상에 대한 자문의견을 구하고 콘텐츠 개발자가 아닌 외부 전문가에 의한 검수를 받는 과정도 미흡했다고 본다. 향후에 이를 보완하여 더욱 질 높은 수어번역물을 제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의료 관련 수어번역 동영상과 의료상황별 시나리오 접근이 확대되어야 할 필요성을 고려하여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반응형 웹페이지(http://www.signlanguage-dic.org) 를 개발하였다.

이 개발 과정에서 먼저 확정된 UX/UI 기획서를 바탕으로 UX/UI 디자인을 제작하였으며, 그 다음으로 구현기능 개발을 위해 원하는 용어나 시나리오를 검색할 수 있고 의료 상황별로 범주화하여 특정 용어를 직접 클릭하고 검색할 수 있는 기능과 시나리오 다운로드 게시판을 구축함은 물론 유튜브와 연계하여 수어번역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런 다음 검수 실시를 통해임시적으로 제작한 반응형 웹사이트를 수정‧보완하여 가독성과 완성도를 더욱 높게끔 개발시켜 나갔다. 해당 반응형 웹페이지는 다음 [그림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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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의학용어수어사전 반응형 웹페이지 예시

국립국어원 「한국수어사전」을 비롯한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기존 국내외 수어사전의 웹페이지에서는 다양한 의료 상황별로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되어있지 않았다. 이와 달리 최종 개발된 의학용어 수어사전 반응형 홈페이지는 자신이 원하는 용어 또는 시나리오나 의료 상황 범주별로 특정 용어를 직접 클릭하고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의료 관련 정보에 궁금해하는 농인들의 의료 정보를 제공하여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처럼 의학용어 수어사전 반응형 홈페이지의 모든 검색 방식은 한국어를 직접 입력하여 한국수어로 표현된 해당 의료용어를 찾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준우[14]는 한국어 문장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농인들의 경우 한국어로 검색하는 기능을 사용하여도 어떠한 매체에서든지 자신이 알고자 하는 정보를 신속하고도 정확하게 접근하는 데에 한계가 잇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였으며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2016년에 구축한 국립국어원 「수형 기반 한국수어사전」에서 한국어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농인들이 한국수어의 수어 소로 쉽게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한국어로 검색하는 기능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방법을 제안하였다. 이를 적용함으로써 의학용어 수어사전 반응형 웹페이지에 수형, 수위 등의 다양한 수어소로 검색하는 기능을 추가하여 농인 대상 의료용어의 접근성과 활용도를 더욱 높이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겠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전문적이면서 정확한 의료수어통역이 미흡한 상황에서 농인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원활하게 하는 의료 환경의 수어통역 콘텐츠를 개발하여 한국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농인 당사자의 욕구에 부응하고, 농인들의 의료 관련 수어 용어 간의 이해 간격을 줄이며, 의료수어통역사들 간의 표준화된 의료용어 사용을 도모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문헌고찰, 농인 대상 개별 면접, 수어통역사 및 수어 전문가 대상 현장 요구도 조사, 의료 및 수어 전문가 자문을 진행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농인을 대상으로 하는 주된 진료 상황별 시나리오와 기본 의학용어, 의료용어 설명자료 등의 수어 통역 콘텐츠를 개발하였다.

1. 시사점

본 연구의 결과에 기초하여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전문적이고 통일된 체계가 전무하다고 볼 수 있는 의료수어영역에서 농인의 상황과 의료적 중요성을 고려한 의료수어 콘텐츠를 개발하여 의료수어 영역의 전문성을 고취시켰다는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작성된 6가지 진료 상황별 시나리오는 농인이 의료 현장에서 겪게 될 진료 상황을 사전에 경험하게 하여 의료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수어통역사가 통역에 필요한 문장을 미리 고민하여 준비할 수 있도록 하여 전문성 있는 의료수어통역을 제공할 수 있게끔 하는데 기여하였다. 또한 의료수어통역현장 요구와 의학적 중요성에 맞는 263개의 기본 의료용어를 정리하였고, 이에 대한 설명자료를 제작하여 의료수어영역의 통일된 체계를 갖추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둘째,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의학용어 수어사전 반응형 홈페이지는 의료용어 및 의료 정보 학습 주체인 농인들과 수어통역사들에게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반응형 홈페이지의 시스템은 혁신적인 형태로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환경에서 쉽게 접근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구현되었다. 아울러 모든 용어와 용어의 의미 및 설명 내용 등이 한국어와 한국수어로 모두 제시되어 있음은 물론 모든 용어 영상 속 수어 모델이 1차적으로 정면으로 해당 용어를 수어로 표현할 뿐만 아니라 2차적으로 45도 정면으로 그 수어표현을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각 용어마다 동적인 자료인 영상을 비롯하여 정적인 자료인 그림을 추가적으로 제시하였다. 이 같은 특징을 포함한 의학용어 수어사전은 기존의 국내외 의학용어 수어사전들과는 차별화 된다. 이는 농인과 수어통역사의 의료정보로의 용이한 접근을 위한 혁신적인 변화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의가 있다.

셋째, 농인 당사자가 주체가 되는 수어번역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어 번역은 “수어번안에 따른 1차 수어번역 → 1차 번역된 수어 결과물을 농인 당사자들의 검토에 의한 ‘역번역’을 통해 번역의 품질 평가 → 수어모델을 통한 수어번역물 산출 → 번역 결과물에 대한 다수의 농인 당사자들로부터의 확인”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수어 촬영, 편집, 자문 및 검수 등이 이뤄질 수 있다. 본 연구과정에서는 이처럼 농인 당사자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한국수어에 대한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부재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농인 당사자 중심의 수어번역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수어연구의 방향성에 기여했다는 큰 의의가 있다.

2. 연구의 한계와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

본 연구의 미흡한 한계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농인 당사자가 수어번역 과정에 참여하였으나 농인 당사자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한국수어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미흡하게 이뤄졌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향후 연구에서는 수어번역 과정에서 농인 당사자가 주체가 되어 수어번역, 역번역, 검토 및 논의 등의 단계별 수어번역 과정을 거쳐 보다 높은 신뢰성과 타당성이 확보된 수어번역물을 완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6가지 진료 상황별 시나리오와 263개의 기본 의료용어를 정리하였으나 이는 부분적으로 연구되어 보다 다양한 의료분야를 아우르는 전체적인 의료현장에서 사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향후 연구에서는 의료현장에서 활용되는 의학용어들을 추가 수집하여 본 연구에서 개발한 의학용어 수어사전의 내용을 충실하게 보다 보완해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의료현장에서 실제 사용을 통해 그 유용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 소개한 수어번역 및 콘텐츠 개발과정을 비판적으로 면밀히 분석하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즉 본 연구의 주요 결과물인 ‘의학용어 수어사전 반응형 홈페이지’에 대한 농인 당사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수렴함으로써 기존의 수어 번역과 수어콘텐츠 개발 과정에서의 한계들을 세밀하게 파악하여 향후에는 농인 당사자 중심의 수준 높은 수어 번역과정 수행을 위한 대안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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