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narrative represen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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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휴먼 시대의 젠더정치와 괴물-비체의 재현방식 - 김언희와 한강의 작품을 중심으로 - (Gender politics and the monster-abject representation method of the posthuman age. - Focused on works by Kim Eon-hee and Han-Kang -)

  • 백지연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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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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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7-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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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최근 문학작품에 나타나는 괴물의 형상화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 존재에 대한 비판적 상상력을 담고 있다. 특히 젠더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괴물-비체의 문학적 재현은 근대적인 폭력과 억압적인 가부장 세계에 대한 여성 주체의 비판을 담고 있다. 본고는 김언희의 시와 한강의 소설을 중심으로 '비체'와 '괴물'의 문학적 재현이 지닌 젠더적인 상상력에 주목하고자 한다. 두 작가의 작품은 괴물-비체의 상상력을 통해 혐오와 숭고, 경이로움과 기형성을 넘나드는 실천적인 젠더 전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김언희의 시가 보여주는 괴물-비체의 전략은 미러링의 서술화법과 절단된 신체의 상상력으로 요약될 수 있다. 남성 화자를 흉내내는 미러링의 발화법은 최근 여성혐오의 문제와 관련하여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김언희의 시에서 미러링의 화법을 통한 '남성 되기' '남성 흉내내기'는 육체를 해체하는 절단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이와 같이 혐오와 기괴함을 끌어내는 비체의 서술 전략은 가부장적 지배 이데올로기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담고 있다. 한강 소설이 보여주는 괴물-비체의 전략은 식물되기와 채식-거식의 과정을 통해 구체화된다. 한강 소설에서 억압되었던 비체의 세계는 신체의 상징을 통해 몸의 감각으로 귀환한다. 여성의 신체로 표현되는 병리적 증상을 통해 억눌린 욕망을 깨닫는 소설 인물들은 적극적인 변신을 감행한다. 소설에 나타난 신체의 감각과 변화는 단순히 동물-남성-문명의 세계를 거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탐문하는 급진적인 물음을 지향한다. 두 작가의 작품은 괴물-비체의 상상력이 기존의 젠더 범주를 거부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젠더 실천을 수행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1970년대 잡지 『여학생』의 소녀 담론과 만화 -강요된 모범과 만들어진 명랑 (The Discourse on Girls and the Comics in the 1970s Magazine, Schoolgirl - A Forced Model and the Invented Cheerfulness)

  • 김소원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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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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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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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본 논문의 목적은 만화 연구에서 소외되었던 1970년대 순정만화를 조명하는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1970년대의 잡지인 『여학생』의 기사와 연재만화를 분석하고 당시의 이상적인 소녀상을 고찰한다. 순정만화는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차이가 상당히 크다. 단행본 순정만화 분석만으로는 이러한 간극에 대해 설명되지 않는다. 만화 검열이 만화 전반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했지만 다른 장르의 만화와 비교했을 때 1970년대 순정만화의 정체는 지나치다. 순정만화와 함께 소녀를 대상으로 하는 대표적인 대중매체였던 잡지 연구를 통해 순정만화 변화의 원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잡지의 기사는 그 잡지의 편집방침과 특징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 시대의 가치관과 이념을 반영한다. 잡지에 실린 만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특히 잡지 만화는 검열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본 논문에서는 1970년대 소녀잡지의 기사와 만화가 당시의 소녀상을 어떻게 형성했는지 『여학생』의 특집 기사와 만화를 통해 분석했다. 『여학생』에 연재된 만화 중에서 엄희자의 <푸른 지대>와 방영진의 <미니 행진곡>을 살펴보았다. <푸른 지대>와 <미니 행진곡> 모두 『여학생』의 기사에서 강조한 이상적인 소녀상을 보여준다. <푸른 지대>는 가정 안의 성실하고 순종적인 딸의 모습을, <미니 행진곡>은 명랑하고 밝은 소녀의 모습을 그린다. 연구를 통해 1970년대 잡지는 사회에 순응하면서 화목한 가정을 돕는 소녀를 이상적인 소녀로 평가했다는 것 그리고, 잡지에서 끊임없이 주장했던 이상적인 소녀상은 순정만화의 검열과 창작의 기준이 되어 많은 작품의 내용과 표현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970년대는 만화 검열과 합동 출판사의 독과점 전횡으로 연구사적 의미에서 그 중요성이 희석된 시기이다. 검열의 틀에서 표현의 한계가 명확했고 그 결과 양질의 작품도 많지 않아 1970년대 한국만화 연구는 많은 부분이 공백으로 남아 있다. 본 연구는 1970년대 만화 연구의 공백을 채우는 데에 의미가 있다.

멜로드라마 속의 사로잡힌 정동(Captive Affects), 탄력적 고통(Elastic Sufferings), 대리적 대상(Vicarious Objects) -어구스틴 잘조사의 멜로드라마 재고 (Captive Affects, Elastic Sufferings, Vicarious Objects in Melodrama -Refiguring Melodrama by Agustin Zarzosa)

  • 안민화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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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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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29-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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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고는 어구스틴 잘조사(Agustin Zarosa)의 2013년 저작, 『영화와 텔레비전 멜로드라마 재고하기: 사로잡힌 정동, 탄력적 고통, 대리적 대상』(Refiguring Melodrama in Film and Television: Captive Affects, Elastic Sufferings, Vicarious Objects)을 통해, 기존의 멜로드라마의 핵심 개념들로 다루어져 왔던 모드, 정동, 고통(히스테리아), 과잉에 대한 논의들을 계보학적으로 다시 논의하며, 동시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정동이론과 환경, 동물등과 포스트 휴머니즘 담론이 어떻게 멜로드라마 개념에 접목될 수 있는 지 논한다. 1장에서는, 모드를, 선과 악이 한 쌍이 되는 매커니즘 안에서, 사회 전체를 가로지르는 고통의 시각성을 재분배하는 장치로서의 멜로드라마의 개념으로 넓히며, 선과 악의 구별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고통을 드러내는 멜로드라마의 모드에 대한 브룩스의 논의를 반박한다. 2장은 들뢰즈식 형이상학의 관점으로부터 멜로드라마가 의미의 체계라기보다는 '특정화'(sepcification)의 탄력적 시스템임을 논한다. <언덕위의 집>(빈센트 미넬리)의 분석을 통해, 신체들간의 조우를 통해 생성된 정동과 -의미가 아닌-정동이 흐르는 장소로써의 미장센에 주목한다. 3장은 브룩스의 붕괴된 도덕적 질서를 회복시키는 멜로드라마의 역할에 대한 논의에 반대하며, 멜로드라마는 미해결로 남아 있는 (여성) 고통에 대한 인지 혹은 시각화를 위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세이프>(토드 헤인즈)는 환경으로 인한 여성 고통을 다루면서 기존의 여성 히스테리와 멜로드라마라는 논의에 생태비평주의적 관점을 더한다. 나머지 두 챕터들은 동물과 포스트휴먼 멜로드라마를 논의함으로써, 인간의 명제를 제한하고 확장하는 데 있어서의 멜로드라마의 역할을 연구한다. 희생과 과잉이라는 멜로드라마의 명제가 어떻게 -인간중심적인-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흐리게 하는 지 분석한다. 잘조사는 피터 브룩스의 논의에서 도출된 모드, 정동, 고통의 개념들을 일부분 받아들이면서도, 각각 들뢰즈주의, 페미니즘, 포스트휴머니즘(캐리 울프, 아키라 리핏)의 논의들을 부가하며, 브룩스의 정전화된 멜로드라마의 개념에 도전하고 있다.

1970년대 한국 영화와 타자들의 풍경 -'가족'과 '죽음' 모티프를 중심으로 (1970s Korean film and landscape of Others -with 'family community' and 'death' motif)

  • 한영현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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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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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29-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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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이 글은 1970년대 한국 영화에 재현된 타자들의 존재 방식에 대해 분석했다. 당대의 사회 변화들, 가령 급속한 산업 근대화로 인한 도시화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근대화의 열매를 얻기 위해 산업 역군으로서의 주체 구성을 해 나갔지만, 이러한 주체 구성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양산되었던 타자들의 풍경은 그동안 젠더 및 청년 담론 속에서 제한적으로 분석되어 왔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이 글은 시각을 달리하여 1970년대적 타자들의 풍경을 추출해내는 데 목적을 두었다. 타자들의 존재 방식은 다음의 두 가지 구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첫째, 1970년대 영화에서 가족 공동체는 1960년대의 그것과는 달리 해체되고 균열된 상태로 존재하는데, 이는 타자들이 그 공동체에 진입할 수 없거나 이탈함으로써 발생한다. 가족 공동체는 더 이상 주체 구성의 안정된 토대 혹은 구심점으로 작용하지 못하는데, 안정감과 소속감을 가질 수 없다는 공동체에 대한 절망적 인식은 공동체 안팎을 배회하는 타자들의 존재 방식을 통해 잘 드러난다. 둘째, '죽음'은 1970년대 국가 이데올로기의 폭력과 일상화된 예외 상태 속에서 사회적 삶의 한 양태를 보여 주는 요소이다. 국가가 요청한 정상적 주체성에서 완벽하게 배제되고 추방된 타자들이 영화 안에서 죽는 방식은 일상화된 죽음 혹은 잠재적 죽음의 상태가 1970년대의 삶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를 통해 추구된 정상적 삶은 타자화된 존재들을 죽음에 이르도록 하지만, 실제 타자들의 존재 방식은 안정감과 소속감을 부여하는 국가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가 무색해진 1970년대 절망적 현실을 고발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1970년대 타자들의 풍경은 1970년대 산업 근대화가 그토록 지향했던 완벽한 중산층 가족 담론을 파괴하고 그것이 오히려 수많은 죽음을 초래하는 타자들을 양산하는 폭력적 현실을 드러낸다. 한국영화는 정권의 검열에도 불구하고, 재현의 우회로를 따라 1970년대가 가져온 삶의 폭력성을 대중적으로 폭로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디자인사 연구의 문화사적 접근을 향하여 -양갑조 할머니의 규방 공예품을 위한 변론- (Toward the Cultural Approach to the Discipline of Korean Design History: -A Plea for the Domestic Handcrafts of Yang, Gap-Jo-)

  • 고영란
    • 디자인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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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7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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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75-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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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
  • 한국 디자인사의 일반적 접근 경향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측면에서 근대화 문제와 관련된 거대 담론에 주로 연구 초점을 맞추어 왔다. 근대화 논의에는, 그러나,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자장 안에서 전개되는 공적, 제도적, 권력적 근대화 외에 일상적인 삶의 양식으로 발현되는 사적, 개인적, 문화적 근대화라는 두 측면이 내재되어 있다. 특히, 현실사회주의의 실패 이후 후자의 관점이 역사학계를 비롯한 제 분야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디자인 역사 연구가들의 근대적 디자인 현상에 대한 역사 인식은 일상적 현실 안에 존재하는 ‘아래로부터의 역사’이기보다는 현실 밖에 담론의 차원으로 존재하는 ‘위로부터의 역사’인 경우가 많았다. 이와 같은 엘리트 중심의 역사인식 틀에 균형감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보통 사람들의 자발적인 디자인 행위로 구현된 일상적 삶의 표상들을 연구대상으로 삼음으로써 한국 디자인의 역사를 일상 문화적인 시각을 통해 아래로부터 재구성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이 물음에 대한 한 가지 접근방법은 지순한 한국 어머니 상의 전형인 올해 87세의 양갑조 할머니가 일생동안 제작해 온 규방 공예품을 문화사적 시각으로 읽어내는 일이다. 한국 디자인사의 거시적 담론 속에 묻혀버린 민초들의 일사적인 삶의 구적들에 대한 역사적 반추 작업을 통해 작지만 다층적인 한국 디자인의 의미소들을 발굴해 냄으로써 문화사로서의 한국 디자인의 역사적 전망을 가늠해 보는 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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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기반 가상현실 영상의 특징과 주체 구성에 대한 연구 (Study on the Visual Characteristics and Subjectivity in the Live Action Based Virtual Reality)

  • 전경란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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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권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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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17-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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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상호작용 가능성은 인간의 표현 방식에 채택되어 디지털 기술의 역동적인 측면을 의미화구조와 통합함으로써 영상의 표현 범위는 물론 영상 수용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가상현실 영상은 얼마나 생생하게 현실을 모사하고 있는가와 같은 핍진성(verisimilitude)의 문제를 넘어 제작자-영상-관객으로 이어지는 영상의 제작과 수용의 일방향적 메커니즘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상현실 영상은 일방적으로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에 의해 구성되는 상호작용적 영상이다. 가상현실 영상을 본다는 것은 카메라가 비추는 것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현실 세계에서와 같은 시야를 확보하게 된다. 따라서 프레이밍을 통해 통제되던 영상이 이용자에 의해 적극적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변화한다. 이는 영상자체의 존재 양식의 변화는 물론 영상 수용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아울러 영상의 서술구조와 그 과정에서 구성되는 주체에 대해서도 새로운 논의를 요구하는 것이다. 가상현실 영상에서 이용자의 시선은 영상 안의 시선과 영상 밖의 시선이 융합된 것이다. 가상현실 영상에서 시선의 주체로서 이용자의 위치는 쇼트의 연결, 내레이션과 같은 담론의 장치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가상현실 영상의 의의는 미학적으로 완성도 높은 영상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이용자에 따라 영상이 재구성됨으로써 영상 속에 이용자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거기에 이용자를 참여시키는데 있다.

애니메이션과 기계: 감정 표현 로봇과 인간과의 상호작용 연구 (Animation and Machines: designing expressive robot-human interactions)

  • 장 파울로 스클리터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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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권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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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77-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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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만화와 종국적으로 애니메이션은 환상적 시나리오 시각화의 효과적인 방법이다. 본고 에서는 어떻게 애니메이션이 미래 현재(변모되어가고 있는 인공두뇌, 매개 사회) 아주 흔한, 그리고 필수불가결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는지 알아볼 것이다. 따라서 애니메이션은 인터페이스이거나 혹은 대변자로서 일시적 형태의 대상인 인간과 현실의 담화형태가 된다. 애니메이션 혹은 특히 애니메이트된 필름은 보통 단편, 실사영화, 픽션이나 논픽션의 캐릭터와 연결되어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전통적 영화 형식과 언어와는 거리가 있고 같은 이유로 디자인과 커뮤니케이션 역시 다른 영역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Vil{\acute{e}}m$ Flusser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같은 전제가 네트워크 문화 속 애니메이션에 적용된다. 애니메이션은 디자인 과정과 제작에 본질(모션 그래픽이나 인터페이스 디자인 그리고 3D 영상작업 등)로 자리한다. 비디오 게임, VR, map 기반 app과 소셜 네트워크 등은 확장된 우주인 우리의 네트워크 기반 문화에 자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것들은 애니메이션과 연결성이 증대된(세계공통어가 디지털 환경 속 멀티-컬처 상호작용에 적용된 것처럼) 디자인 제품과 미디어 훈련이다. 이러한 감각에서 애니메이션은 담론화 되었으며 같은 방법으로 Roland Barthes는 담화 형식의 신화를 묘사한다. 디자인 도구로서의 애니메이션 역할을 탐구하는 목적으로, 제안된 연구는 애니메이션을 사용하여 트렌스 미디어 창작의 이미지 전략을 네러티브와 유저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요리 및 식당'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구성과 재현의 의미와 문화 함축성 - tvN <윤식당1>과 <윤식당2>에 대한 기호학적 비교분석 ('Cook and Restaurant' reality program, structure, representation, and its cross-cultural implications: A comparative study between and of tvN)

  • 이지혜;백선기
    • 기호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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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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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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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본 연구는 tvN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윤식당>의 시즌1과 시즌2를 비교분석해 봄으로써 미디어를 통해 표현되는 음식과 요리 과정의 재현,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문화적 함의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론적 논의를 통해 '요리행위 - 음식제공 - 식사행위'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사회 문화적으로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지 살펴보았으며, 통합체 분석, 계열체 분석, 행위주 분석, 레비-스트로스의 요리 삼각형 개념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리얼리티 프로그램 <윤식당>이 외국에 한식당을 운영함으로써 소박한 일상과 여행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여유와 느림의 가치에 주목했는데 반해, 실제로는 한국음식의 소비태도와 이를 반영하기 위한 요리 및 음식 제공 행위의 변형된 의미가 발견되었다. 나아가 한국음식의 변용이 현지화 또는 세계화라는 이름에 감춰진 '한국음식의 혼종성과 비정체성'을 뜻하며 한식의 세계화를 내세웠지만 그로인해 한국음식의 고유성 훼손이라는 부작용을 낳게 되었다. 이는 오락성을 위해 한국음식을 변형하여 제공했으며, 역설적으로 한국 음식문화의 문화적 혼종성 및 정체성 훼손을 생성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했다.

프랭크 무리스의 콜라주 애니메이션 <프랭크 필름>(1973)에 나타난 내적 표현 : 발터 벤야민의 변증법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The Internal Representations of (1973) as seen through Walter Benjamin's Dialectical Images)

  • 김영옥;문재철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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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권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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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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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 19세기와 20세기에 걸친 산업화된 사회에서 이미지들은 욕망의 집적물로서 또는 자아실현의 한 방편으로서 끊임없이 과잉 생산되고 소비되며 그 패턴을 반복해 나갔다. 미국의 독립 애니메이션 작가 프랭크 무리스 Frank Mouris 는 그의 작품 <프랭크 필름 Frank Film>(1973)에서 20세기 중반 미국의 소비사회를 지내온 그의 자전적 이야기들을 산업화된 이미지의 무한한 중첩, 병렬, 교차 등을 통해 끊임없이 강렬한 시각적 흐름으로 담아낸다. 전통 애니메이션의 내러티브와 관습적 형식을 철저히 파괴한 이 작품은 1974년 아카데미 시상식과 앙시 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혁신적 아트 애니메이션으로서 평가 받았고, 그 '문화적, 역사적, 미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국의회도서관에 미국국가영상으로 보존된 바 있다. 본 연구는 프랭크 무리스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해 수집한 오십만 개의 이미지들과 그 구성이 비단 연대기적인 시간적 흐름 속에서 일률적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 발터 벤야민이 정의하는 파편적이고 불연속적인 '변증법적 이미지'의 개념을 통해 그 해석의 지평을 넓혀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작가의 내적 재현으로서의 <프랭크 필름>을 탐색한다. 통상적으로 변증법이란 모순 또는 대립을 근본원리로 결국 모순들의 화해를 추구하지만, 벤야민의 변증법적 이미지는 오히려 각각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것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관계들을 그려낸다. 또한 이러한 과거의 이미지들이 더 이상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그 고유성을 유지하며 그것을 바라보는 현재와 만났을 때 이것이 비로소 벤야민이 주장하는 '변증법적 이미지'가 된다. 과거와 현재를 연속적 관점이 아닌 각각 독립적인 가치를 지닌 시간으로 이해했던 벤야민의 관점에서 새로운 관계적 가치들을 담아내는 시공간으로서의 <프랭크 필름>은 꼴라주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의 실험적 미학을 제시하는 동시에 동시대 문화와 사회상을 담아내며 깊이 있는 분석 자료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또한 자전적 애니메이션의 관습적 표현을 탈피한 자유로운 미적 표현과 벤야민의 개념을 통한 이론적 연구는 실험애니메이션 연구의 새로운 관점을 확보, 확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존재하지만 존재 않는 타자들의 공간 영화 <죽여주는 여자>의 담론 공간을 중심으로 (Existent, but Non-existent Spaces for Others Focusing on Discourse-spaces of a Korean Movie (2016))

  • 장은미;한희정
    • 한국언론정보학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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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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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99-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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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본 연구는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영화 <죽여주는 여자>가 구성하는 공간을 헤테로토피아의 개념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젠더, 계급, 연령, 국가, 섹슈얼리티, 민족, 직업의 정치학이 상호 교차하면서 다음과 같은 공간을 구성하였다. 첫째, 나이 듦과 죽음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요양 병원, 달동네 쪽방촌, 북한산 바위, 호텔, 교도소 등을 통해 구성되는 이 공간은 죽음에 대한 역설과 모순을 불러일으키면서 죽음에 작동하는 가부장적 시선에 이의를 제기한다. 둘째, 밥벌이로서의 성매매 노동 공간으로 싸구려 여관과 녹음 짙은 야외 공원으로 대비되는 장소들이다. 낡은 여관방은 가부장적 성규범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성매매 여성' 소영이 늙은 몸이 되면서 비체화되고 타자화되는 순간을 드러낸다. 셋째, 끊임없이 소환되는 모성 공간은 자식을 버린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영의 일상을 통해 구성된다. 민호에 대한 과한 돌봄과 남성노인들에 대한 과도한 연민은 모성 결핍과 연결되면서, 모성 집착의 서사는 영화 내 다른 시선들과 충돌한다. 넷째, '다문화 소수자 유사가족 공간'은 이태원을 중심으로 경계 바깥의 구성원들이 모여 사는 공간이다. 이곳은 이성애 기반의 혈연 중심 '정상 가족'의 동질성에 균열을 내고 정상성 바깥의 섹슈얼리티를 가시화시키는 이질적 공간이다. 다섯째, 하위주체로서의 소영의 말하기 공간이다. 하위주체인 소영의 영화적 재현이 '말 걸기'라면 영화 텍스트 내에서 소영은 '말하기'의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응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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