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름기 이후 한국의 고지자기를 연구하기 위하여 영춘면 남쪽 단양 북쪽의 고방산층, 녹암층, 반송층군 및 하부남포층군, 충남탄전 일대의 하부남포층군, 왜관-경산 및 대구-고령사이의 경산누층군, 제주도 및 전곡의 현무암으로부터 577개의 암석시료를 133개의 지점에서 채취하였다. 각 지점으로부터 2~3개의 pilot specimen을 택하여 교류소자 실험과 열소자실험을 실시한 후 지질시대별 고지자기 방향을 구하였다. 페름기 이후 각 지질시대별 평균 고지자기 방향으로부터 apparent polar wandering path(APWP)를 구하였다. 본 연구로부터 얻은 APWP는 쥬라기말에 큰 불연속을 보였다. 페름기이후 고지자기자료에 의하면 한반도는 페름기에 북위 $13^{\circ}{\pm}7^{\circ}$, 쥬라기초의 북위 $25^{\circ}{\pm}9^{\circ}$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그후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여 쥬라기말에 아시아 대륙과 충돌 하였고, 이때 반시계 방향으로 약 $70^{\circ}$ 회전한 것으로 해석 되었다.
고려 중기 무신인 기홍수의 저택 퇴식재 경관을 읊은 시문 10여편이 수록된 '동국이상국집'을 분석, 고찰하여 당시 상류계층이 향유했던 원유 및 조경 문화적 특징을 추적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퇴식재'의 가주(家主)기홍수와 "퇴식재팔영"의 제영자 이규보는 8개의 경물(景物)(팔영(八詠))을 명명하여 <팔영 또는 팔경문화>의 대중적 향유개념을 사적 향유개념으로 재생산시킨 우리나라 최초의 인물로 평가된다. 둘째, 퇴식재 원유의 공간구성 체계는 산경지소(仙境之所)를 구축하여 소요유(逍遙遊)를 즐기고, 미래를 희원하며 생성-풍요-초월-회귀로 나아가는 기승전결의 경관짜임을 추적할 수 있다. 셋째, 원경(元景)(퇴식재), 동경(洞景)(영천동), 청경(淸景)(척서정), 명경(明景)(독락원), 진경(眞景)(연묵당), 시경(始景)(연의지), 영경(靈景)(녹균헌), 현경(玄景)(대호석)의 경물구성 체계는 팔채지경색(八采之景色)의 상징적 우주관이 함축되어 있으며, 건물(동(棟))과 뜰(정(庭))이 교차하며 음양의 접합과 같은 상화(相和)원리가 추출된다. 넷째, 원유에는 재(齋), 당(堂), 간(軒), 정(亭)이 도입되었고, 기화이목과 진금기수, 가산(假山)과 괴석 등 수목석(水木石) 및 동물 요소가 다채롭게 활용되고 있다. 다섯째, 퇴식재 원유에서는 신선지경(神仙之境)을 경영하며 유상곡수연회를 즐기고, 수심양성을 사유하며 소요유를 즐기는 '유(遊)와 식(息), 그리고 악(樂)'의 풍류미학을 발견하게 된다. 여섯째, 원유에는 부시(俯視)경관을 즐길 수 있는 축경형 정원을 조성하였고, 원경(遠景)을 차경하며, 은유지소(隱流之所)를 경영함은 물론 이상향을 추구하는 심상경관(心象景觀)의 향유 양상이 표출된다.
우리나라 노인요양시설의 산림복지서비스 인프라 및 서비스 실태, 관련 인식을 조사하여 산림복지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제시한 횡단적 조사연구이다. 전국 노인요양시설을 대상으로 2016년 8월 한 달간 우편설문조사를 통해 수집한 123개 기관의 설문지를 분석하였고, 응답자는 대부분 원장 혹은 사무국장이었다(75.0%). 복합건물의 일부 층을 사용 중인 노인요양시설(16.3%)은 시설 내에 산림복지서비스 인프라를 갖추기 힘들 것으로 사료되고, 인근에 숲이 없는 경우(약 30%)와 숲이 있더라도 휠체어나 경사로가 없는 경우가 많아 이용에 제약이 많았다. 노인요양시설 운영자들도 산림복지서비스가 노인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인식하지만, 장기요양보험 급여의 필수항목은 아니고, 비용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면서도 낙상, 이식증 등 사고위험이 있어 수행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노인요양시설을 평가할 때, 숲 등 산림치유적 요소를 갖추었는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시설 내 정원에 화장실 접근성을 높이고, 시설 인근 숲에 휠체어 진입이 가능한 통로와 리프트 이동로, 안전손잡이를 설치하는 등 산림복지서비스가 가능한 환경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는 노인요양시설 산림복지서비스 가이드라인을 개발 보급하여 시설 내외부에서 간편하게 따라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생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노인요양시설 입소노인에게 신체적 정신적 편안함과 적절한 인지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논문은 1989년 체제 전환 이전과 이후에 발표된 드라마 가운데 '디아스포라'를 소재로 한 두 편의 텍스트를 선정하여 연구·분석해봄으로써 각기 다른 정치체제(사회주의 체제와 자본주의 체제)에 귀속된 폴란드 이민자들이 조국을 떠나 타지에서 경험하게 되는 갈등과 혼란의 구체적인 양상을 비교하려는 목적으로 집필되었다. 체제전환 이전의 작품으로는 스와보미르 므로젝(Sławomir Mrożek)의 『이민자들(Emigranci)』(1974)을, 체제전환 이후의 작품으로는 야누쉬 그워바츠키(Janusz Głowacki)의 『뉴욕 안티고네(Antygonaw Nowym Yorku)』(1992)를 선정하였다. 연구대상으로 선정된 이 두 편의 드라마는 집필 시기는 다르지만, 폴란드 문학사에서 전후(戰後) '이주문학(literatura emigracyjna)'의 대표작으로 인정받는 상당히 중요한 작품들이다. 므로젝과 그워바츠키는 각기 자신의 작품 속에서 2차 대전 이후 '구(舊) 소련의 위성국가'이자 '약소국' 혹은 '후진국'이라는 멍에를 짊어진 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주를 선택해야만 했고, 냉전 체제 이후에는 보다 나은 경제 조건을 찾아 서방으로 떠났던 폴란드 이민자들이 낯선 이국땅에서 '경계인'이자 '이방인'으로 겪어야만 했던 냉혹한 현실, 그로 인한 심리적 방황과 고민,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노스탤지어, 정체성 혹은 민족성에 대한 탐구 등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세계 제 2차 대전과 냉전시대를 겪으며 사회주의 체제와 자본주의 체제를 모두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유달리 많은 해외 이민자를 배출한 폴란드는 문학 작품을 통해서 폴란드 이민자들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상실감 등을 정교하게 그려냈다. 특히 혹독한 검열로 인해 문학이 정치 이데올로기의 도구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주의 체제 당시 (1948~1989), 폴란드 디아스포라 공동체는 20세기 폴란드 문학의 정전(正典)으로 손꼽히는 여러 편의 명작들을 해외에서 출간함으로써 고유한 문학적 전통을 계승해나가는데 이바지했다. 그러므로 '이주문학(literatura emigracyjna)'은 20세기 폴란드 문학이 역사적 격동기를 겪으며 일구어 낸 소중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1970년대 한국 영화에 재현된 타자들의 존재 방식에 대해 분석했다. 당대의 사회 변화들, 가령 급속한 산업 근대화로 인한 도시화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근대화의 열매를 얻기 위해 산업 역군으로서의 주체 구성을 해 나갔지만, 이러한 주체 구성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양산되었던 타자들의 풍경은 그동안 젠더 및 청년 담론 속에서 제한적으로 분석되어 왔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이 글은 시각을 달리하여 1970년대적 타자들의 풍경을 추출해내는 데 목적을 두었다. 타자들의 존재 방식은 다음의 두 가지 구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첫째, 1970년대 영화에서 가족 공동체는 1960년대의 그것과는 달리 해체되고 균열된 상태로 존재하는데, 이는 타자들이 그 공동체에 진입할 수 없거나 이탈함으로써 발생한다. 가족 공동체는 더 이상 주체 구성의 안정된 토대 혹은 구심점으로 작용하지 못하는데, 안정감과 소속감을 가질 수 없다는 공동체에 대한 절망적 인식은 공동체 안팎을 배회하는 타자들의 존재 방식을 통해 잘 드러난다. 둘째, '죽음'은 1970년대 국가 이데올로기의 폭력과 일상화된 예외 상태 속에서 사회적 삶의 한 양태를 보여 주는 요소이다. 국가가 요청한 정상적 주체성에서 완벽하게 배제되고 추방된 타자들이 영화 안에서 죽는 방식은 일상화된 죽음 혹은 잠재적 죽음의 상태가 1970년대의 삶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를 통해 추구된 정상적 삶은 타자화된 존재들을 죽음에 이르도록 하지만, 실제 타자들의 존재 방식은 안정감과 소속감을 부여하는 국가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가 무색해진 1970년대 절망적 현실을 고발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1970년대 타자들의 풍경은 1970년대 산업 근대화가 그토록 지향했던 완벽한 중산층 가족 담론을 파괴하고 그것이 오히려 수많은 죽음을 초래하는 타자들을 양산하는 폭력적 현실을 드러낸다. 한국영화는 정권의 검열에도 불구하고, 재현의 우회로를 따라 1970년대가 가져온 삶의 폭력성을 대중적으로 폭로하고 있었던 것이다.
본 논문의 취지는 창조신화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흑암/혼돈 천지개벽/분리, 육지/산 창조 관련 신화의 심리학적 의미를 임상현장에서 관찰한 꿈, 적극적 상상 및 예술작업과 연관하여 무의식의 창조성과 치유적인 기능을 드러내는 것에 있다. 먼저 창조신화가 개인사나 인류사에서 혼돈에서 새로운 질서를 필요로 할 때 무의식의 창조성에 의하여 저절로 만들어지는 원형적인 투사 현상으로서 자아의 태도에 따라 새로운 의식의 도약(재건)의 조짐이 될 수도 있고 자아의식의 침범이 될 수 있음을 논하고, 융, 폰 프란츠, 노이만, 하딩, 에딘져 및 국내의 연구현황과 연구자의 선행연구를 소개하면서 사례를 연관시켜서 연구하게 된 배경을 밝힌다. 창조신화의 흑암/원초적인 혼돈(massa confusa)'의 심리학적 의미에서 '흑암'은 어두워서 보지 못하는 무의식 상태로 보고 어둠속에서 기어다니는 에스키모의 창조자와 어둠속에 있거나 보는 것에 문제가 있는 꿈들과 상황을 소개하면서 연금술의 니그레도(nigredo)공정과 연관하였다. '원초적인 혼돈'은 하나 속에 모든 것이 들어있는 우로보로스, 플레로마, 유아기의 경험 또는 근원적인 자궁의 의미를 가지며 창조의 전조이기도 하지만 심연(abyss)에 갇힌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관련된다고 보는 꿈과 상황을 함께 논한다. '천지개벽(분리)'은 무의식적인 내용이 의식이 되기 전에 의식의 문턱을 건드릴 때 두 개로 쪼개지는 것과 관련되고 의식의 진보가 있을 때 나타난다고 보면서 관련신화로서 '천지에 간극이 생겨서 만들어지는 세상', '천상의 존재가 지상으로 내려와 만들어지는 세상', '산 이동 설화'를 소개하고 각 신화가 가지는 심리학적 의미를 관련 사례와 함께 논한다. 관련문헌을 토대로 천지분리가 자체적으로 일어난다는 것과 창조자의 외로움, 불안함 등 정서적인 부분이 개입한다는 것, 그리고 지연된 분리가 크레아투라(creatur 창조물)의 죽음이 되고 성급한 분리가 천재 혼돈의 죽음이 된다는 것이 임상에서 시사하는 바를 논한다. '천지개벽'을 연금술의 분리(separatio)공정과 연관하면서 흑암/혼돈/무의식에서 빛/의식성을 획득해 가는 과정과 동일하다고 보았다. '육지 창조'는 무의식의 내용물이 자아의 영역으로 구체화되는 의식성의 출현을 의미하며. 관련 신화로서 메르쿠리우스 영의 육화라고 볼 수 있는 '괴물/거신의 몸이 육지가 되는 신화', '흙을 가지고 오는 등 창조자의 부단한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육지'와 '저절로 만들어지는 육지'에 관련되는 신화와 관련 사례를 소개한다. '육지 창조'를 연금술의 땅처럼 구체화되는 응고(coagulatio)와 연관시키면서 적극적 상상 및 미술, 음악, 무용 등의 창조적인 작업이 추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심상을 자아영역으로 구체화한다는 점에서 무의식의 치유적 기능을 허용 내지 활성화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한다. 마지막으로 세계멸망 후 다시 떠오른 육지관련 신화를 '자아의 재구축'의 의미로 보고 관련 임상 자료를 소개하면서 분석가/치료사/임상감독자의 무의식이 임상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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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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