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소외계층 영재의 인지적 특성과 학습요구 탐색을 목적으로 한다. 일반영재 99명, 소외영재 43명, 일반학생 50명에게 지능, 창의성, 상위인지, 인식론적 신념, 과제 선호도, 개인시간 활용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였다. 소외영재는 지능 검사에서 다른 집단보다 점수 향상이 빠르게 나타나 추상화 능력이 뛰어남을 알 수 있었다. 소외영재는 토랜스 창의성 도형 검사에서 일반영재만큼 높은 점수를 보였으나, 언어 검사에서는 일반영재보다 낮은 점수를 보였다. 소외영재는 노력, 학습 능력, 전체 학습계획, 통합적 지식이 학습에서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였지만, 일반영재에 비해 학습관리와 책략 같은 상위인지 기술과 합리적인 작업의 가치에 대한 인식론적 신념이 낮고 학습시간도 적었다. 독창적인 과제는 선호하나 어려운 것을 기피하는 소외영재의 성향을 고려하여 다양하게 접근하는 과제를 활용하거나 과제를 단계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으며, 언어능력 신장, 학습내용의 실제 생활에의 적용, 상위인지 기술 개발 등이 소외계층 영재를 위한 지도 방안으로 제안된다.
형이공방(Keiji Kobo)은 독일 바우하우스의 교육활동이 그 정점에 있던 1928년에 결성되어 전쟁의 기운이 짙어져서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제2차 대전 직전까지의 약 10년 간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건축의 새로운 사조를 표방하는 근대디자인을 목표로 하여 여러 가지 활동을 한 희귀한 자생적 디자인 연구단체로써, 일본이 서구 디자인 사조를 흡수하여 현대 디자인의 장을 화려하게 펼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친 상징적 단체이다. 형이공방에서는 산업시대를 전제로 한 새 시대의 생활공예-합리적인 생활가구-를 추구함으로써 근대적 사고를 실천하기 위하여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 공방의 작업은 조사 시작(試作) 실험 연구 전시회 강습회 주문판매 광고 집필이라는 많은 영역에 걸쳐있다. 그 활동은 결코 상업적인 목적으로 변질되지 않은 진지한 것이었으며, 군국주의 일본이라는 당시의 특수한 시대적 배경에 비추어 보더라도 놀랍도록 기능주의 사고를 견지한 순수하고 투명한 이념을 가지고 있었다. 이 공방은 어슬프고 규모가 적은, 10년 남짓 활동했던 연구집단이었다. 그러나 조용했던 그 활동 속에는 불같은 의지가 숨어 있었으며, 오늘의 기준에서 보더라도 그 파급효과를 과소평가 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일본의 오늘과 같은 발전의 이면에는 무수한 선각자의 기여가 있었을 터인즉, 형이공방의 그것도 디자인분야에 관한 한 빠트릴 수 없는 것 중 하나이다. 미루어 짐작컨대, 당시의 일본 지식인들은 그들의 헌신과 활동이 대중의 삶의 질을 근대화시키는 데 하나의 기여가 되기를 하나같이 열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형이공방은 어떤 의미에서 일본에서의 꽃피다 만 작은 바우하우스라고 평가할 만하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정신장애인의 회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통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하여 메타분석을 시행하였다. 메타분석을 시행하기 위해서, 1999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에서 정신장애인의 회복과 관련된 학술연구 및 학위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검토하였으며, 총 24편을 선정하였다. Comprehensive Meta Analysis(CMA) 3.0 소프트웨어방법을 활용하여, 정신장애인의 회복과 관련된 변인들의 평균효과크기와 조절변수들을 분석하였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신장애인의 회복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은 총 16개 변인들로 나타났다. 둘째, 정신장애인의 회복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변인으로는 사회적지지 (r=.575), 임파워먼트(r=.555), 자기효능감(r=.544), 사회기술(r=.500), 전문가와 관계(r=.482), 낙인 (r=-.446), 가족지지(r=.418)으로 나타났다. 셋째, 중간정도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변인으로는 대인관계능력 (r=.391), 기관서비스만족도(r=.366), 병식 (r=.373), 증상(r=-.239)으로 나타났다. 넷째, 낮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변인은 직업경험유무(r=.188)이었다. 다섯째, 조절변수분석은 조사대상자의 거주상태(지역사회 혹은 정신병원)를 중심으로 실시하였다. 조절효과는 사회적 지지와 가족지지 변인에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국내 정신장애인의 회복과 관련된 이론적, 실천적 함의를 제시하였다.
1960년대의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출발한 지역사 연구는 국가사 중심의 역사를 지양하고 다양성의 주체인 지역에 주목하였다. 지역화가 사회의 주요한 현상으로 등장하면서 지역사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으며 이를 문화콘텐츠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러한 지역사를 콘텐츠화 하는 사업에 비해 지역사 학습이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콘텐츠 개발은 미흡한 상태이다. 본 연구에서는 역사학습의 기본 도구인 기록물(사료)를 활용한 지역사 교육콘텐츠 개발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문헌연구, 해외사례분석,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을 통하여 기록물을 활용한 지역사 교육콘텐츠 개발 방안을 제시하였다. 문헌 연구에서는 지역사, 지역사 학습, 교육콘텐츠에 대한 연구를 검토하고 정리하였다. 해외사례분석에서는 지역사 교육콘텐츠를 활발하게 서비스하고 있는 미국, 영국, 호주의 주립기록보존소들의 지역사 교육콘텐츠를 분석하여 그 특징을 도출하였다. 이들 이론적 배경을 토대로 부산 지역의 중학교 역사 교사를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 지역사 교육콘텐츠 개발에 반영되어야 할 14개의 범주와 35개의 하위범주를 추출하였다. 이론적 토대와 사례분석, 면담을 통하여 지역사 교육콘텐츠의 개발 원칙과 절차를 제안하고 이 절차에 따라 부산의 지역사 교육콘텐츠 개발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 글에서는 정재 남대년(1887~1958)의 학문과 사상을 리기심성론에 관한 견해, 유교경전해석, 역대인물평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먼저 리기 심성론에 대한 정재의 견해를 살펴보면, 정재는 리무위(理無爲), 기유위(氣有爲)의 주장을 평생 견지하였다. 다음으로 스승 간재의 성사심제설(性師心弟說)에 대한 정재의 입장을 살펴보면, 그것이 공자와 맹자의 도통을 이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심의 주재성이라는 측면은 잘 드러내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심즉리설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였다. 정재의 유교경전해석을 살펴보면, "논어"와 "맹자"를 중심으로 하여 사서에 대한 해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는 사서를 중시했던 주자 이래의 성리학의 전통을 이은 것이라고 하겠다. 정재는 "논어"의 해석을 통해서는 인과 효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맹자"의 해석을 통해서는 사단과 사덕의 관계를 정밀하게 규명하고, 사(士)로서의 자의식을 보여주었다. 또한 "대학"의 자기설(自欺說), "중용"의 계구설(戒懼說)을 분석하기도 하였다. 또한 정재는 그의 "정재집"에서 중국과 우리나라의 여러 인물에 대한 평가도 진행하였는데, 그 평가의 기준은 절의와 식견이었다. 정재는 굴원과 노중련의 충성과 절의를 높이 평가하였으며, 진덕수는 학문적으로 뛰어난 분이었지만 출처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청의 육롱기와 장리상을 비교하면서, 육롱기가 이적의 나라인 청나라에서 벼슬을 한 것은 절의를 저버린 것이었다고 평가하였다. 정재는 우리나라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평가를 진행하였는데, 포은은 우리나라에서 리학을 연 분으로, 정암은 지치를 회복하려 한 분으로, 퇴계는 해외 주자의 적전(嫡傳)으로, 율곡은 내성외왕을 실천한 유학의 표준으로, 스승 간재는 당대의 진실한 학문을 지닌 분으로 평가하였다.
Bonny Method of Guided Imagery and Music(BMGIM)은 음악에 의해 떠오른 심상경험을 통해 자기인식에 이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개인 심리치료법이다. BMGIM에서는 심상을 다룰 때 내담자의 통찰에 중점을 두지만, 내담자들이 때로는 심상경험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치료사와 내담자들은 BMGIM의 경험을 인과적-환원적 관점에서 보는 경향이 있다. 이 논문은 BMGIM 심상경험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심상을 상징으로 보고, 목적의미를 중시하는 융 학파의 관점에서 심상경험을 해석해 본 것이다. 먼저 BMGIM의 정의와 절차를 다루어 보았고, 그 다음에 BMGIM의 구성 요소로서의 음악과 심상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 여성 내담자의 BMGIM 심상의 상징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치료사와 내담자 모두 심상경험을 보다 깊이 살펴봄으로써 심상의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내담자의 상처와 고통의 목적의미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고, 특히 다음 세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로, BMGIM도 꿈이나 적극적 명상과 마찬가지로 정신의 자발적 내용을 다룬다는 것이다. 둘째로, BMGIM에서도 인격의 발전, 치유와 전체성을 지향하는 객체정신의 자율성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융 학파의 관점이 심상경험의 의미를 보다 깊고 풍부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BMGIM도 꿈 분석이나 적극적 명상처럼 무의식을 다루는, 유용한 치료적 도구가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본 연구에서는 건강신념모델(HBM) 구조를 통해 자외선차단제 사용에 대한 국내 인구의 태도를 평가하였으며, 자외선차단제 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을 조사하였다. 이를 위해 2023년 11월 1일부터 2024년 1월 1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총 303명의 자료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데이터는 SPSS v. 25.0 program을 이용하여 Cronbach's 𝛼, 빈도분석, 기술통계분석, 상관관계분석, 독립표본 t-test, One way ANOVA, Scheffe's test, 그리고 다중회귀분석이 실시되었다. 연구 결과 자외선차단제 사용에 대한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3.26±1.384로 나타났으며 건강신념모델 변수와 자외선차단제 사용 간에는 서로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1). 성별, 연령, 피부색에도 각 변수들 간에 차이가 있었으며 그중 여성, 연장자, 밝은 피부색을 가진 집단에서 자외선 보호에 적극적인 성향을 보였다. 다중회귀분석 결과 건강신념모델의 하위요인별 자기효능감(𝛽=.629, p<.001), 인지된 취약성(𝛽=.139, p<.001)이 자외선차단제 사용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인지된 장벽(𝛽=-.261, p<.001)은 자외선차단제 사용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자외선 차단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사회적 요인들을 제공함으로써, 자외선차단제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과학 교사의 교사 효능감 관련 요인을 탐색하기 위하여 중등 과학교사 서른세 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실행하였다. Strauss와 Corbin(1998)의 근거이론 연구 방법을 이용하여 학교 현장에서 과학 교사의 교사 효능감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탐색하고, 교사의 다양한 경험이 과학 교사 효능감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탐구함으로써, 과학 교사 효능감 형성 과정에 대한 이론적 모형을 개발하여 과학 교사 효능감에 대한 이해의 기초를 마련하고자 한다. 개방 코딩 분석과정을 통해 과학 교사의 교사 효능감과 관련하여 125개의 개념으로부터 38개의 하위 범주와 16개의 범주가 도출되었다. 이러한 범주화를 통하여 과학 교사의 교사 효능감이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드러나며, 무엇에 영향을 받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중심 현상인 '과학 교사 효능감의 형성'의 하위 범주로 과학 수업 현장, 학생과의 관계, 학교 행정 업무가 도출되었고, 이러한 현상을 일으키거나 발전시키는 사건인 인과적 조건은 '교사가 되고 싶음'이다. 또한, 현상이 나타나는 구체적인 상황이나 문제를 만들어내는 특수한 조건의 집합인 맥락적 조건으로는 '교사로서 나를 인식함', '교사를 바라보는 시선을 인식함'이 있다. 진행되고 있는 현상에 영향을 주는 광범위한 구조적 상황으로서 중재적 조건은 '사회 분위기', '교직 풍토', '개인 상황'으로 나타났고, 본 연구에서는 과학 교사 효능감 형성 과정에서 '능력 계발을 위한 교사의 노력'을 작용/상호작용 전략으로 파악하고, 효능감 수준에 따라 교사들이 사용하는 전략의 유형과 전략 사용에 대한 태도를 탐색하였다. 전략을 사용하는 행동으로는 '받아들이기', '내 방식 찾기', '자기 계발하기', '교육 현장 개선하기'가 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작용/상호작용 전략을 취하여 나타난 '과학 교사 효능감 형성 결과 교사의 모습'으로 '교사의 모습을 재인식함', '변화를 모색함', '안정속에 머무르기'를 도출하였다. 또한, 본 모형의 중심 범주인 '과학 교사 효능감의 형성'을 중심으로 이야기 윤곽의 전개를 통해, 다른 범주를 통합시키고 정교화 함으로써 과학 교사의 경험이 과학 교사 효능감의 형성과 어떤 관계가 있으며,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 교사 효능감을 특수한 학교 현장에서 과학 교수, 학생과의 관계 형성, 학교 행정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필요한 행동 과정을 조직하고, 실행하는 능력에 대한 신념으로 정의하고 과학 교사 효능감 척도 개발의 가능성 및 활용 방안을 제안하였다.
삶의 윤리적 과제가 짙어지고 있는 동시대에 문화예술교육과 무용이 추구하는 교육적 특질은 삶의 성찰을 위한 경험이다. 삶을 위한 예술로서 미적 경험이 일상의 영역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것이다. 무용교육은 문화예술교육 정책 등장과 맞물려 일반인들을 위한 교육으로 확산되었고 다양한 교육적 예술적 실험과 도전이 진행되고 있다. 그렇기에 오늘날 문화예술교육과 무용의 지향점이 어떤 관계 속에서 구성되고 있는지 그리고 문화예술교육 정책영역에서 무용교육은 어떤 모습으로 묘사될 수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의제로서 공동체에 필요한 내용으로 제시되는 정책은 사회적 기능이 강화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 그리고 때로는 정책에서 추구하는 필요에 의해 교육내용으로 담겨지는 무용의 역할이 규정되기도 한다. 필요와 실행의 방식에 따라 각기 다른 방향으로 엮이며 무용은 단위사업 목표를 이끌 수 있는 역할로 제시되기도 하는 것이다. 문화예술교육 정책이 점차 더 다양한 대상으로, 전 생애를 주기로, 일상(생활문화)으로 방향성이 확장되고 있는 현재, 무용은 특정한 무용 형태와 형식으로, 개인의 자기표현을 위한 방법으로, 혹은 사회적 문제 해결과 예방을 위한 전략으로 실천되고 있다. 이와 같은 관계에서 무용의 가능성, 즉 문화예술교육 내에서의 범위와 역할을 살펴봄으로써 무용교육의 기능을 탐색하고자 한 본 연구는 개념적 접근을 시작으로 정책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무용교육의 내용과 방법의 범위를 사업단위를 기준으로 탐색함으로써 오늘날 문화예술교육에서의 무용교육의 지형을 살펴보는데 의의가 있다.
본 논문은 한국과 중국의 신문화운동 시기, 양수명과 이돈화의 근대화에 대한 견해 및 그 철학적 근거에 대해 비교, 검토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 시기 두 인물의 한중 양국 신문화운동에 대한 적극성은 달랐지만 서구적 근대화에 대한 태도 및 이 태도를 정당화하는 생명철학적 근거에는 많은 유사점이 있다. 양수명은 서구적 근대화에 찬동하면서 서구에서 과학과 민주가 발전할 수 있었던 정신적 동력의 문제에 대해 삶의 세 가지 근본문제, 그에 대한 인간의 세 가지 태도, 이로부터 유형화한 세 가지 문화 및 그것의 3단계 재현설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답변했고 생명의 자기중심성에 대한 주목에서 출발해 자기와 타자의 분리를 전제로 이성을 동원해 대상을 계산하고 개조하는 삶의 태도를 서양의 정신으로 규정함으로써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의 첨예성을 드러냈다. 한편 이돈화는 서구적 근대화에 대해 기본적으로 찬동하면서도 처음부터 서구적 근대의 병폐를 지적하고 이를 천도교의 인내천(人乃天)주의로 극복하려 했다. 근대 과학을 수용하면서도 신비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 진화론을 수용하면서도 이것이 천도교 식 창조론과 모순되지 않는다는 주장, 서구의 생철학적 개념을 사용하면서도 동학의 교의에 입각해 생명의 타자 연관성, 협동성, 연대성을 강조하는 점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근대를 수용하면서도 근대를 넘어서려는 그의 태도는 양수명보다 한발 앞선 것 같지만, 아쉽게도 그에게는 서양의 정신에 대한 첨예한 문제의식이 보이지 않으며, 그로 인해 그의 서구 근대에 대한 비판은 양수명처럼 이성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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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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