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안압지에서 출토된 10점의 금동제 판불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이다. 우선 X-선 형광분석(XRF)기를 이용하여 판불의 성분을 확인하였고, X-선회절분석기(XRD)를 사용하여 판불 표면을 덮고 있는 부식물의 종류를 규명하였다. 그리고 실체현미경과 주사전자현미경(SEM/EDS)을 이용하여 판불의 미세부분 및 도금 층 조사를 수행하였고, 판불의 내부 상태 조사를 위하여 X-선 투과 촬영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안압지 판불의 재질은 구리(86~95%)와 주석(4~12%)이 주성분인 Cu-Sn 이원계 청동합금제이며, 금이 도금된 금동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금동판불의 붉은색 부식물은 산화구리(cuprite, Cu2O), 검은색 부식물에서는 황화구리(chalcocite, Cu2S)가 검출되었다. 현미경을 통한 미세 구조 관찰 결과 밀랍주조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도금층의 두께가 불균일하며, 바탕의 패인 부분을 메운 것으로 보아 아말감도금 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수은이 검출되지 않은 점은 의문으로 남는다. 마지막으로 X-선 투과 조사로 주조과정에서 발생한 기공으로 추정되는 작은 원형의 반점들이 존재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전북 완주 신풍유적 출토 고려시대 슬래그와 송풍관을 대상으로 신풍유적의 야동기술(冶銅技術)성격을 확인하고, 납 원료산지를 추정하기 위해 납동위원소비를 실시하여 알아보았다. 성분분석 결과, Cu-Sn-Pb 삼원계 합금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슬래그와 송풍관으로 해석되었다. 금속현미경과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y-energy dispersive spectrometer) 분석결과, 동괴와 주석괴에 방연석을 첨가하여 완제품 제작을 위한 중간소재를 생성하는 합금단계에서 발생한 부산물로 추정된다. 납동위원소비분석 결과, 한국 남부 Zone III 지역의 광산에서 채굴된 방연석을 사용하여 합금한 것으로 판단된다. 송풍관은 송풍관의 외측으로 갈수록 Mullite가 검출되어, 1,000℃ 내외에서 조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공공 예술 조각품과 야외 조형물에 대한 관심과 함께 미술품 보존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야외 조각작품의 경우, 장기간 대기 중에 노출되어 대기오염물과 자연재해 등의 이유로 부식과 열화 등의 손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국립현대미술관 야외조각공원에 전시중인 김찬식의 '정' 역시 부식으로 인해 작품표면의 파티나층이 손상되었다. 따라서 상태조사, 표면연마, 재파티네이션, 왁스코팅 등의 보존처리를 진행하였으며, 그 결과 원형에 가까운 복원을 이룰 수 있었다. 작품의 재질특성에 대한 분석 결과, 구리, 주석, 아연, 납으로 주조된 미술 공예용 청동임을 확인하였다. 작품 표면연마 후 관찰되는 용접, 균열, 밝은 얼룩의 재질 특성 중, 용접부위는 바탕금속보다 구리를 제외한 나머지 주요원소의 함량이 비교적 적은 경향을 보였으며, 밝은 얼룩은 주석과 납의 함량이 13.0 wt%, 10.5 wt%로 바탕금속(주석: 7.0 wt%, 납: 4.4wt%)보다 높게 측정되었다. 또한 미세조직 관찰결과, 작품의 제작은 열처리를 비롯한 인위적인 가공이 가해지지 않은 주조기법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성남 판교에서 출토된 청동보살상 2점의 제작기법을 알아보기 위해 CT촬영, ICP-AES, 금속현미경, SEM-EDS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원료의 산지는 TIMS(납동위원소비)를 이용하여 알아보았다. CT촬영결과 2점의 청동보살상 모두 중공식 밀납법을 사용하여 제작되었으며, 내부의 철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분 및 미세조직 관찰 결과 두 점 모두 Cu-Sn-Pb의 삼원계 합금으로 열처리를 비롯한 인공적인 가공 없이 주조로 제작되었다. 납동위원소비 분석 결과 2점의 청동보살상은 한반도 남부 경기지괴의 방연석을 사용하여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조선시대 최초의 동전은 조선통보이며 1423년에 주조되었다. 조선통보 2점을 입수하여 원자흡수분광분석법 및 중성자방사화분석법으로 모두 9종의 성분함량을 결정하였고 열이온화질량분석법으로 납동위원소비를 결정하여 원료의 산지를 추정하였다. 조선통보의 성분조성은 $Cu\;90\%,\;Pb\;3\~4\%,\;Sn\;2\~3\%$ 로서 중국과 일본의 동전과는 다른 조성을 나타내었다. 납동위원소비 분석결과 중국남부 방연석 분포범위에 속하였으며 통계적 분석법으로서 선형판별식분석법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현재 통일신라 범종은 한국에 6점, 일본에 5점, 기타 2점 등 총 13점이 알려져 있으며, 이중 3점은 형태추정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형태추정이 가능한 10점을 이용하여 범종의 형식을 구분하고, 이중 운천동 종의 조사 자료를 토대로 기존에 과학적 조사가 이루어진 통일신라 청동범종과의 연계성을 찾아보고 조성비를 중심으로 한 제작기술의 접근을 시도해 보았다. 통일신라 범종의 도상분석은 2가지 형식으로 나누었는데, I형식은 좌우대칭 비천과 정형성의 문양 배치구조를 갖는 전기종의 모습이며, II형식은 좌우비대칭 비천과 비정형성의 문양 배치구조를 띄는 후기종의 모습이다. 특히 운천동(雲泉洞) 종은 9세기 고묘지(光明寺) 종과 매우 흡사한 문양형태를 보이는 후기 종으로, 통일신라주악비천에서 전혀 보이지 않았던 종적(縱笛)을 연주하고 있는 것이 특이할 만하다. 통일신라 범종은 대부분 합금배합구성이 Cu-Sn, Cu-Sn-Ph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8세기와 9세기에 걸쳐 구리, 주석, 납을 골고루 사용하여 주종(鑄鐘)하였고, 고대 중국 "주례(周禮)" "고공기(考工記)"의 청동합금비와 근접하게 나타났다. 특히 운천동 종은 Cu-Sn-Ph-As 구성을 이루고 있으며 통일신라 범종에서 자주 사용되지 않은 As가 검출되어 이에 대한 관련 자료를 제시하였다. As는 Pb사용 성격과 유사하나 재질의 특성상 고온에서 쉽게 휘발되기 때문에 사용상에 어려움이 있으나, 제품을 단단하게 하여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Ph는 주물의 유동성을 좋게 하여 문양을 잘 표현하게 하고, As는 제품의 강도를 높여줄 수 있다. 납동위원소비 분석결과 구체적 산지추정은 어려웠으나 시료의 분석 결과를 통하여 종 제작에 있어 한 광상의 재료를 사용했다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고려시대 금동제십일면천수관음보살좌상(金銅製十一面千手觀音菩薩坐像)을 대고려 특별전 전시를 위해 보존처리 하였다. 보존처리를 위해 성분분석(XRF)과 제작기법(CT)을 조사하였으며, 그 결과 관음보살상은 Cu-Sn-Pb 삼원계 청동으로 합금하였고, 들떠 있는 도금 층을 제외한 표면은 수은 아말감법으로 도금하였다. 관음보살상의 몸체와 좌 우측팔, 손목(지물을 든 손 포함)을 별도로 주조하여 붙였다. 특히 각각의 지물을 정교하게 표현하기 위하여 손목을 하나하나 별도로 주조하여 끼워서 철 못으로 고정하였다. 관음보살상 내부에는 5개의 철심[머리(2), 왼쪽 팔꿈치(1), 오른쪽 가슴(1), 오른쪽 허리(1)]이 확인되었다. 보존처리는 바탕 금속을 보호하고 들떠 있는 도금 층을 접착하기 위하여 천연접착제[우뭇가사리, 아교(20%)]와 알코올을 혼합하여 접착하였다. 관음보살상의 손상된 부분은 합성수지(CDK 520+SN-시트)를 사용하여 불상과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복원하였다. 재질 분석과 보존처리를 통하여 천수관음보살좌상의 안전한 상태로 연구와 전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고문헌 조사를 토대로 밀랍주조법을 이용한 사전실험, 재현실험을 통해 청동반가사유상의 복원 연구를 실시하였다. 복원대상은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으로, 이에 대한 과학적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합금비, 주조방법 등을 설정하였다. 사전실험에서 합금비는 구리:주석:납=95.5:4.0:0.5로 설정하였으나, 본실험에서는 기화량을 감안하여 납과 주석을 각각 2.5%씩 증량하여 장입하였다. 밀랍주조법을 적용하였으며, 본실험에서는 밀랍 경도 실험을 실시하여 송진 30%를 투입하였을 때 적정 강도를 가짐을 알 수 있었다. 미세조직은 일반적인 주조조직(α-Cu, δ)이 확인되었고, 성분분석 결과 선행연구와 유사한 양상을 나타내었다. 거푸집 분석결과, 구조적 안정성과 내화성을 위해 석영 비짐을 넣었으며, 다수의 유기물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가 향후 청동반가사유상의 전통주조법과 복원기술 연구에 대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을 기대한다.
경주 은령총에서 출토된 청동제 합은 과거 접합되었다가 파손된 상태로 본체의 경우 전체의 절반 정도만이 남아있어 보존 및 전시를 위해서 보존처리 하였다. 이물질 및 열화된 접착제의 제거 후 재접합 하였는데, 비교적 많은 부분이 남아있는 뚜껑은 복원부위를 쉽게 분리할 수 있는 가역적인 방법으로 처리하였다. 본체의 경우 복원부위가 많기 때문에 유물의 하중을 잘 견딜 수 있도록 에폭시수지를 사용하여 접합하였다. 합을 비파괴 조사한 결과 주조품 이었으며 재질은 Cu-Sn-Pb의 3원계 합금으로 나타났다.
완구(碗口)란 유통식 화기로 발사체 장전 부분이 사발(碗) 형태인 화포이다. 발사체로는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나 단석(團石) 등을 사용하였다. 『화포식언해(火砲式諺解)』(이서(李曙), 1635)에 의하면, 대·중·소·소소완구 등 총 4종으로 구분되며, 실물은 대완구 1점(보물 제857호), 중완구 2점(보물 제858호, 제859호) 등 총 3점이 전한다. 본 연구에서는 임진왜란기에 제작된 국립진주박물관 소장 중완구(보물 제858호)와 해군사관학교 박물관 소장 중완구(보물 제859호)의 과학적 조사를 토대로 제작 기술을 확인하였다. 첫 번째로 국내 현전하는 중완구가 단 두점인 만큼 정밀 3D 스캐닝 정보를 바탕으로 세부 제원을 서로 비교하고, 동 시기의 문헌 기록 수치와 함께 검토하였다. 전체 크기차는 근소하나 중량에서 5,507g의 차이를 보이고, 세부적으로 심지구멍 위치와 손잡이 길이가 상이하다. 한편 현전 중완구는 『화포식언해』의 중완구 제원과 가장 유사하다. 두 번째로는 중완구의 성분을 분석하고 기존 청동제 화약 무기와 함께 검토하였다. 표면 성분 분석결과, 중완구는 Cu-Sn-Pb의 삼원계 합금이며, 평균 함량(wt%)은 Cu 85.24 : Sn 10.16 : Pb 2.98이다. 중완구의 재료 성분은 기존에 조사된 조선 청동 화약 무기의 평균 성분과 매우 유사하며, 중세 유럽의 청동제 화포 재료(Gun-metal)와도 유사한 경향임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중완구 표면의 주조 결함(casting defect)과 CT 상을 토대로 주조 기법을 추정하였다. 측면의 주조분할선으로 보아 주형을 반으로 나눈 분할 제작(piece mold)이며, 용탕의 주입은 약실끝 부분으로 포구가 바닥에 오는 수직 주형 설계로 추정한다. 특히 포신 기벽에서 주형과 코어를 고정하는 보조 장치인 채플릿(chaplets)이 확인되므로 이는 기벽을 일정하게 형성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한편 보물 제858호와 제859호 중완구 두 점은 외형이 매우 유사하지만, 채플릿의 수량과 배치가 상이하여 주형 설계 일부가 달랐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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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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