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Attention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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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 불가능성 혹은 넘침 - 모스, 데리다, 리쾨르의 선물론 - (Paradox, Impossibility or Superabundance - Theories of Gift of Mauss, Derrida and Ricœur)

  • 변광배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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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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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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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선물'은 서양 문화의 이해에서 핵심적인 코드 중 하나이다. 이 글에서는 선물에 대한 연구에서 혁혁한 업적을 남긴 모스, 데리다, 리쾨르의 선물론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선물 자체에 대한 이해와 이 개념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용서' 개념의 이해를 위한 초석을 놓고자 한다. 모스에 따르면 선물은 없다. 선물은 주는 것, 받는 것, 갚는 것이라는 세 가지 의무의 지배를 받는 경제적 교환으로 이해된다. 다만 모스는 주는 것이 의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도덕 정립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데리다는 이론적으로 선물 이해의 폭을 최대한 확장시키고 있다. '시간'이라는 요소에 주목하면서 선물은 찰나적으로만 존재하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 경제적 교환이 되고 만다는 점, 곧 선물의 아포리아를 지적한다. 리쾨르는 선물 개념에 적용되는 등가성의 논리와 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정의'를 벗어나 넘침의 논리에 입각한 '사랑'과 '초윤리' 정립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리쾨르는 또한 이런 선물 개념을 토대로 '용서'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다수의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 윤리가 힘을 얻고, 도덕과 인간성이 회복되는 사회를 지향하는 기획에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프랑스 내 '베르베르인'의 이민 과정과 그 위상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Migration of the Berbers in France and their Current Status)

  • 임기대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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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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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31-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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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프랑스에서 이민자 문제는 늘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마그레브 지역 이민자 문제는 다문화 국가 프랑스에서 늘 대립과 갈등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문제의 소지를 주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마그레브 이민자 문제가 서구와 적대적 혹은 대립적 의미의 '아랍-이슬람' 영역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지역 출신자를 '아랍-마그레브인'으로 명명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그런데 적어도 마그레브 지역을 알고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명명 방식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마그레브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에는 마그레브 토착민인 베르베르인이 많기 때문이다. 여러 베르베르인 중에서도 카빌인이 많은데, 이들은 언어와 문화, 사고방식 등에 있어 아랍인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삶의 방식 등에서 여러 가지 다른 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수백 년 동안 아랍의 지배를 받으면서 저항으로 상징되는 반아랍적 정서가 이들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정서는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식민분할정책의 도구로도 활용되었다. 본고에서는 이와 같은 카빌인의 특징을 주목하면서 이들이 프랑스 내에서 정착해가는 과정에 대해 논하고자 하였다. 카빌인의 프랑스 내 이주는 마그레브 지역 출신으로는 첫 이민이었다. 본고에서는 이들의 이민 과정과 정체성 찾기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이를 통해 카빌인이 어떻게 공동체를 형성해 가며 문화운동의 주체로 거듭나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마그레브는 아랍 이슬람이다'라는 등식의 허구성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프랑스와 알제리 내에서 베르베르어 사용이 빈번해지고 그 위상이 높아진 데는 우연한 현상이 아닌 오랜 기간 프랑스 내 이민자의 정착 과정이나 문화운동과 전혀 무관치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했다.

구술기록의 수집과 아카이브 정책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Collecting Policy of Oral History Archives)

  • 조용성
    • 기록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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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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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33-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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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20세기 중반부터 일던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각 학문 영역에서도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탈피하여 다양한 역사 서술 및 사회 연구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으며, 구술사 연구 방법론은 이에 새로운 방법론적 대안으로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또한 최근 들어 구술사 방법론으로 생산된 다양한 주제영역에 걸친 구술기록은 l차 사료로서의 가지로 인하여 기록학계를 포함한 많은 학계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구술기록이 갖는 다양한 쟁점들과 기록이 함유하여야 할 다양한 가치 및 조건에 대한 논의를 구술기록 자체가 모두 해소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다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기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근현대 시기 역사의 총체적 재구성 및 각종 연구, 과거사 정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그 특수한 상황에서의 필요성으로 인하여 새로운 기록의 발굴, 역사의 재해석이라는 맥락에서 구술기록의 수집과 관리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또한 이에 발맞춰 통합적인 구술 아카이브 설립의 움직임 역시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 글은 이처럼 최근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구술기록에 대하여 기록학적 관점에서 효율적인 수집 개발을 도울 수 있는 아카이브 차원의 수집정책이 부재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발 하였다. 이에 구술기록이 일반적인 수집물과는 다른 특성 및 수집 방식에 주목하여, 그간 기록학계에서 진행되었던 수집정책에 대한 연구를 발전시켜 구술기록만을 위한 새로운 수집정책 구성요소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는 크게 기관의 사명 및 수집 목적 진술 부분, 수집 제반에 대한 정책 부분, 수집물 유지 및 활용에 대한 정의 부분, 수집 개발을 위한 지침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여기에 구술기록의 수집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부분을 구체화시켜 제언하고자 하였다.

3차원 공간 모델링을 위한 수치고도자료의 특징 및 정확도 분석 (Characteristic and Accuracy Analysis of Digital Elevation Data for 3D Spatial Modeling)

  • 이근왕;박준규
    •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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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9권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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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4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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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현실 공간에 대한 정보화와 시각화 기술은 공간정보 구축을 위한 주요한 기술이며, 3차원 공간 모델링은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된 데이터로부터 공간정보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이다. 수치고도자료를 취득하는 방법은 주로 3차원 레이저 스캐너가 이용되어 왔다. 한편,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유망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무인항공기는 빠른 공간정보 취득을 위한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되고 있으며,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하지만 3차원 공간 모델링을 위한 자료구축 기술의 정량적인 작업 효율성과 데이터의 정확도에 대한 평가는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3차원 레이저 스캐너와 무인항공기로 취득되는 점군데이터의 특징, 작업공정, 정확도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을 수행하였다. 3D 레이저 스캐너 및 무인항공기로 연구대상지의 수치고도자료를 생성하고, 분석을 통해 특징을 파악하였다. 정확도 평가를 통해 3D 레이저 스캐너 및 UAV에 의한 수치고도자료가 최대 10cm 이내의 정확도를 나타냄을 확인하였으며, 공간정보 구축에 활용이 가능함을 제시하였다. 향후, 3D 레이저 스캐너와 무인항공기에 의한 수치고도자료는 효율적인 공간정보 구축 방안으로 활용이 기대된다.

증강현실 기반 모바일 앱을 활용한 수학 교수·학습 콘텐츠 개발과 구성주의적 수업방안 (On Developments of Teaching-Learning Contents and Constructivist Teaching Methods Using Mobile Applications Based on Augmented Reality in Mathematics Education)

  • 김병학;송진수;박예은;장요한;정영훈;안진희;김준혁;고은령;장인경
    • 한국수학교육학회지시리즈E:수학교육논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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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3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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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07-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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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수학과 교수 학습에 ICT기술을 접목한 수업의 시도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거꾸로 수업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수업의 필요성과 효율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교육현장에서 거꾸로 수업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수업 콘텐츠와 그 활용방안에 대한 수요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수업 콘텐츠의 개발과 수업 방안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교수 학습 유형을 분류하고, 구성주의 수학 교육 원리와 증강현실 기반 모바일 앱을 활용한 거꾸로 교실 수업 방안과 교수 학습 유형별 수학 교수 학습 콘텐츠를 개발하고 교수 학습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 및 수업지도안을 제시한다.

한국 기록관리와 '거버넌스'에 대한 역사적 접근 (A Historical Approach to the Development of Democracy and the Archival Society in Korea)

  • 오항녕
    • 기록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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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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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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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 'Governance' is a subject that is widely discussed these days in the government and the academic world. I think that the new concept, 'governance', is a strategy to develop the democracy of the society in its institutional and functional aspects. When we are going to discuss about governance, public records and their relationships, without understanding the meaning of 'public' in Korea, we cannot expect to discuss the matter precisely. It is said that Korean public service sectors are awash with authoritarianism and unreasonableness, and that they are at the center of seething corruption and bribe scandals. It is the legacy that the regimes adopted in the aftermath of the Japanese colonial rule for 35 years. The colonial legacy included not simply the practice of the Japanese colony, but also people who had collaborated the Japanese. The American military government and Rhee, Sung-Man regime also appointed the same officials to government posts. As was the same case in other areas including economy, press, education, politics, law, etc. In this point of view, "Righting historical wrongs", a controversial issue now in Korea, aims at establishing the right relationships between an individual and the public, and eventually laying the foundation of democracy for future generation, a procedure of achieving good governance. Apparently, Korea has made progress in developing democracy, as well as in reforming the government policy and organization. Many independent commissions are performing the projects instead of the government institutions that mandated to do the job, but has not played their roles. The e-government projects in Korea was launched in 2001 by the former administration. However, the confusion of records-management after the promulgation of the act is the result of the lack of strategy and the inconsistency of the vision. Good record-keeping supports effective, transparent and accountable government. Accountability is a key element of good governance. It is a recognized fact that without information, there is no guidance for decision-making, and accountability. Thus without records, there is no accountability for the decisions of actions. Transparency means that the decisions taken and their enforcement are carried out based on led-out rules and regulations. When both accountability and transparency are non-existent, good governance is bound to fail. Archival institutions have to give an attention to inner-governance because of the new trend of archival practice, namely 'macro-appraisal'. This 'macro-appraisal' is a kind of a functions-based approach. However, macro-appraisal focuses not just on function, but on the three-way interaction of function, structure and citizen, which combined reflect the functioning of the state within civil society, that is to say, its governance. In conclusion, the public and democracy are major challenges in the Korean society. The so-called good governance requires good record management. In this respect, records managers are in the front line of instituting good governance, and achieving better public and democracy for future generation, a procedure of achieving good governance.

단기 강우 시 소규모유역에서 생태저류지의 유출 저감효과 분석 (An Analysis of the Outflow reduction effect of Bio-retention in Small watershed during Short-term rainfall)

  • 천종현;김재문;장영수;신현석
    •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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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0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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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3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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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도시 내 빈번히 발생하는 홍수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 방안으로 자연상태의 수문순환 체계를 회복하기 위한 저영향개발(Low Impact Development, LID) 기법이 대두되고 있다. LID 요소기술 중 하나인 생태저류지는 유역에서 발생하는 유출수를 저류 및 침투하여 우수 유출수 및 비점오염물질 저감효과를 갖는 시설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유출저감효과에 대한 분석은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수문 해석이 가능한 K-LIDM을 이용하여 소규모유역에서 생태저류지의 유출 저감효과를 분석하였다. 시나리오를 구성함에 있어 생태저류지의 저류용량을 증가시키거나 유역과 생태저류지를 분할하였고 확률강우량을 활용하여 단기강우를 모의하였다. 분석결과 저류용량 증가에 따라 20%, 분산형 시스템에서 5~15% 이상의 유출 저감효과를 나타냈으며 향후 생태저류지의 저류깊이, 지반의 침투능 및 유출부의 직경과 높이 등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연구가 수행된다면 생태저류지의 물순환 효율성에 관하여 보다 정량적인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합의 관점으로 본 보스니아 사회 통합 노력과 실천적 사례 분석 (An Analysis of Social Integration Effort and Cases in Bosnia from the view of Harmony)

  • 김철민
    • 국제지역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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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2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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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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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보스니아는 '데이턴 평화안(Dayton Peace Agreement)'에 따라 '1국가 2체제(One State-Two Systems)'란 독특한 정치, 사회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1995년 내전 종결 이후 보스니아내 민족 문제와 평화 정착은 단순히 발칸 반도란 지엽적 차원을 뛰어넘어 유럽 전체의 광역 개념을 지니며 관심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보스니아는 통상 유럽에서 대표적인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A Mosaic of Religion and Culture)'지역이며, 유럽의 다양한 종교-문화적 특징이 한데 모인 수도 사라예보(Sarajevo)는 '유럽의 예루살렘(Jerusalem in Europe)'으로 불린다. 이런 이유로 중세 이후로 보스니아는 갈등과 충돌의 역사를 반복해 왔다. 하지만, 20세기말 민족 간 내전을 겪기 이전까지 이 지역은 '동 서양의 종교와 문화, 다양한 민족 간 조화와 화합'의 경험 또한 지녀왔던 게 사실이다. EU 등 국제 사회는 보스니아 재건과 평화 정착을 추진하면서 이 점에 주목하여 왔다. 그리고 오늘날 보스니아에서 그 조화와 화합의 역사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본 연구에서는 내전 종결 20주년을 맞이해 과거 갈등 사례에 초점을 맞추었던 기존 일반적 연구 틀을 벗어나 보스니아 평화 정착과 민족 간 화합에 필요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들을 제시하고 그 실천적 사례들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첫째, 국제 사회의 적극적 개입과 지속적 관심을 의미하는 '보스니아의 EU 가입 추진', 둘째, 2017년 12월 ICTY 임무 종료를 통한 '전범 문제 해결 및 과거사 청산', 셋째, 스레브레니짜 학살 사건 재조명을 통한 '국제 사회 반성과 세르비아의 역사 화해 추진'.

풍납토성 라-19호 출토 토양과 토기의 재료학적 특성 (Material Properties of Soil and Potteries Excavated From Ra-No.19 Site of Pung-nap Mudcastle)

  • 허준수;김조윤;한지선;김수경;이한형;문은정;유영미;한민수;서민석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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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5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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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9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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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 풍납토성은 한성백제시기에 해당하는 주거지와 토기 등이 다량으로 확인되고, 고고학과 자연과학적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유적이다. 특히 근래에 발굴 조사된 풍납토성 라-19호 주거지 바닥에서 주거지 토양과는 특성이 상이한 점토성분의 토양이 확인되었는데, 이 토양은 토기를 제작하기에 적합한 정도의 점성을 가지며, 혼입물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볼 때 고고학적 입장에서는 토기제작을 위한 태토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동일 유적지 경질무문토기 2점과 광물학적, 지구화학적 분석결과 구성광물이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주성분원소와 미량원소, 희토류원소의 거동패턴 또한 매우 유사하여 토기제작에 사용된 토양일 가능성을 가진다. 또한 온도별 소성시편을 제작하였으며, 광물학적 특성을 이용하여 소성온도를 추정하였다. 토기의 소성온도 추정결과 붉은색토기는 $550{\sim}600^{\circ}C$, 갈색토기는 $900{\sim}1,000^{\circ}C$로 추정되고 있다.

소치 허련(1808~1893)의 사의(寫意) 묵란화 (A Study on Xieyi (寫意) Ink Orchid Paintings by Sochi Heo Ryun)

  • 강영주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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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2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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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70-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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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소치 허련(小癡 許鍊,1808~893)은 조선 말기 대표적 남종 문인서화가이며 남도 문인화의 시조로,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의 문하에서 문인의 학문적 면모와 화원의 능숙한 화법을 모두 체득해 '사의화(寫意畵)'를 이룬 직업형 문인화가였다. 허련의 산수화는 그의 화격을 높이 산 김정희의 지도에 의해 형성되었으나, 추사 사후 그의 나이 70세경에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묵란화는 '추사란(秋史蘭)'의 양식과는 관련이 없고, 전체적으로는 고법(古法)을 따르면서도 거칠고 호방한 필치의 사의성을 띠고 있어 주목된다. 허련의 묵란화는 사군자류 중 화란법(畵蘭法)을 남길 만큼 관심을 가졌던 분야임에도 전체적인 작품의 조사나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화란법과 제발(題跋), 인문(印文)에 나타난 난화관(蘭畵觀)을 통해 그의 묵란화 인식을 살피고, 화보를 임방하고 당대 화풍을 수용하면서도 개성적인 필묵의 운용으로 형성된 소치란(小癡蘭)의 면모를 파악해보고자 한다. 특히 허련은 당시 묵란화의 대가인 이하응이나 조희룡과 화우(畵友)로 지내지만 난 그림에 있어서는 김정희의 난화론을 바탕으로 삼아 초기 지두란(指頭蘭)을 그리는 등 자신만의 화란법을 형성하고 예술세계를 구축한다. 또한 난화는 유가적 전고(典故)를 바탕으로 그리지만 제발과 인장의 내용을 통해서는 유가적 성격뿐만 아니라 도가 불가적 의미까지 더해져 허련의 인생 지향과 사유세계를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복합적이고 다양한 철학과 심미의식이 반영된 허련의 묵란화는 시기에 따라 변화 과정을 거치며 만년에 사의 묵란화를 형성한다. 즉 그는 직업형 화가였음에도 말년에 더욱 활발히 제작했던 사의란을 통해 조선 사대부의 이상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려 했음을 알 수 있고, 소치란은 문인의 표상을 실현하려는 사의적 시각과 의지의 발로였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