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고기능 자폐 아동들이 담화 주제어 연속성(topic continuity)을 어떻게 습득하는지에 대해 검토하였다. 연구의 목적을 위하여 세 고기능 자폐 아동(9;11-12:2)의 자연 발화를 관찰 분석하였다. 사전 연구에 의하면, 자폐아동들은 의사소통의 기본적인 규칙을 잘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사고와 기대 등에 민감하지 못하여 담화 주제를 적절히 유지하거나 전환하는(topic shift) 일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본 연구는 한국 자폐아동들이 주제어의 유지와 전환 등, 담화 화용적(discourse-pragmatic) 기능의 발달 양상을 규명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한다. 본 연구의 자료는 세 자폐 아동의 자연 발화 내용으로서 1주-2주에 한번씩 매번 방문 시 120분 동안 녹음하였다. 분석 결과 다음의 몇 가지 습득 양상을 발견하였다. 첫째, 세 자폐 아동들에게서 발견된 주제 유지 빈도는 정상 아동들에 비해 낮았다. 한편. 이 아이들은 가끔 화제를 자신의 담화 주제로 돌려 자신의 주제 중심으로 대화를 지속했다. 이 아동들은 대화 상대자의 주제에 대해서는 민감하지 않지만 자신의 주제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둘째, 개별 아동을 검토한 결과, 담화 주제의 지속성이 높은 발화를 하는 아동은 현재 담화 주제에 더 민감하고 반향어를 산출할 때에도 자기 자신의 말 반복과 담화 상대자의 말을 반복하는 빈도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 반면, 담화 주제의 지속성이 낮은 발화를 하는 아동은 이전 담화 주제에 더 민감하고, 반향어는 담화 상대자의 말 보다는 자기 자신의 말을 반복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본 연구의 결과는 자폐 아동들이 담화 주제를 지속하는 능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담화 주제의 연속성은 다른 발화 유형과 상호 작용을 하면서 발달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앞으로 자폐 아동의 연구가 집단 간의 연구뿐만 아니라 개별 아동의 발화에 쓰인 유형 간의 상호 관계를 주목함으로써 자폐 아동의 개별적 언어 치료에 새로운 시각을 심어 줄 가능성을 시사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이론연구에서 일반모델에 대한 섬세한 구상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는 커뮤니케이션 현상에 대한 이해를 위해 필요하다. 본 논문은 다양한 이론연구의 유형들 가운데 체계이론의 관점으로 이루어진 커뮤니케이션 모델에 대해 고찰하고, 이 모델에서 특히 중요한 성찰성 개념을 부각시켜보고자 한다. 의미전달과 상호이해의 관점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모델에는 여러 가지 논리적인 문제점이 있는데,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주체, 전달, 대화의 패러독스로 정리하였다. 체계이론의 성찰성 개념은 이러한 패러독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리고 하버마스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이 패러독스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지 아울러 알아보았는데, 여기에서 언어화용론을 중심으로 한 문제해결 방식에도 역시 논리적인 난점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학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루만의 모델은 하버마스의 이론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메르텐으로부터 시작되어 루만, 슈미트 그리고 그랜트에 의해 제시되는 체계이론과 구성주의적 이론은 다른 방식으로 패러독스의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방식을 성찰성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합리성론에 대해 비판적인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체계이론과 구성주의적 커뮤니케이션 이론은 각각의 경우에 약간의 상이한 점도 나타나지만, 성찰성 개념에 치중하여 커뮤니케이션의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해소하는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Objectives Our study aimed to present the distinctive correlates of formal thought disorder in patients with schizophrenia, using the Clinical Language Disorder Rating Scale (CLANG). Methods We compared clinical characteristics between schizophrenia patients with (n = 84) and without (n = 82) formal thought disorder. Psychometric scales including the CLANG, the Brief Psychiatric Rating Scale (BPRS), the Young Mania Rating Scale (YMRS), the Calgery Depression Scale for Schizophrenia (CDSS) and the Word Fluency Test (WFT) were used. Results After adjusting the effects of age, sex and total scores on the BPRS, YMRS and WFT, the subjects with disorganized speech presented significantly higher score on the abnormal syntax (p = 0.009), lack of semantic association (p = 0.005), discourse failure (p < 0.0001), pragmatics disorder (p = 0.001), dysarthria (p < 0.0001), and paraphasic error (p = 0.005) items than those without formal thought disorder. With defining the mentioned item scores as covariates, binary logistic regression model predicted that discourse failure (adjusted odds ratio [aOR] = 5.88, p < 0.0001) and pragmatics disorder (aOR = 2.17, p = 0.04) were distinctive correlates of formal thought disorder in patients with schizophrenia. Conclusions This study conducted Clinician Rated Dimensions of Psychosis Symptom Severity (CRDPSS) and CLANG scales on 166 hospitalized schizophrenia patients to explore the sub-items of the CLANG scale independently related to formal thought disorders in schizophrenia patients. Discourse failure and pragmatics disorder might be used as the distinctive indexes for formal thought disorder in patients with schizophrenia.
본 연구를 통해 필자는 러시아어와 한국어에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본원적인 감정 중 하나인 "기쁨"이 어떻게 언어적으로 구현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그 과정에서 특히 "기쁨"이라는 개념이 러시아와 한국어에서 어떻게 기술되는지, 그리고 그러한 기술이 문화적 맥락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러시아어와 한국어에서 "기쁨"이 가지는 의미적, 화용적 특징들을 규명해 보고자 하였다. 기쁨은 러시아어에서 주로 радость [기쁨]과 удовольствие [즐거움(만족)] 으로 기술되며, 전자가 보다 넓은 종교적, 정신적, 지속적, 문화적 맥락과 후자는 보다 구체적, 육체적, 순간적 맥락과 관련된다. 전자가 보다 거시적 맥락에서 의미와 투영대상을 찾는다면 후자는 보다 일상적인 맥락에서 욕망이 구체적으로 투영될 대상을 찾는다는 것이 전통적인 설명방식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이러한 대립관계는 점차 약화되고, 기쁨의 대상이 되는 존재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그 존재의 실존적 관계에 보다 집중하는지 아니면 일상의 디테일에서 즉각적으로 느끼는 기쁨에 보다 초점을 맞추는지의 대립으로 전환되어 감을 알 수 있었다. 반면에 한국어에서 기쁨은 주로 "기쁨"과 "즐거움"이라는 두 개의 어휘로 구현되는데, 전자가 보다 정신적인 작용과 관련을 가지며, 그 유발하는 원인과 그 결과 사이의 논리적 관계에 대한 추론이 기저에 깔려있는 반면, 후자는 화자가 참여자로서 해당 상황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즉각적으로 느끼는 감정과 연관된다. "기쁨"이 화자가 사전에 가졌던 기대와 계획, 예상과의 부합 혹은 충족으로 인한 흡족함에서 오는 것이라면 "즐거움"은 상황속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하는 화자에게서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이다. 따라서 러시아어의 기쁨의 부차적인 개념 "즐거움(만족)(удовольствие)"과 한국어의 "즐거움"은 매우 중요한 의미적 자질을 공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두 언어 모두 화자가 대상에 대하여 어떠한 태도와 입장을 취하는지에 따라 기쁨에 대한 2개의 변별적인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언어는 정보교환이라는 사회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60년대 이래로 언어학자들의 관심이 언어의 정보전달 기능, 즉 어떠한 의미가 어떤 형식을 통하여 어떻게 전달되는가 하는, 의미, 형식, 기능의 관계에 점차 집중되게 되었다. 이러한 관계는 문장분석보다는 담화분석을 통하여 더욱 명백하게 파악된다. 본 연구는 한국 설화문에서 사용되는 화제표현의 방법과 표현된 화제의 연속성을 측정함으로 효율적인 정보교환의 방법을 살펴보았다. 분석된 문법구조들은 영대용, 인칭대명사, 지시대명사, 고유대명사, 지시사 뒤에 오는 명사, 소유격을 따르는 명사, 한정적 명사 그리고 비한정적 명사, 모두 8가지이다. 본 연구의 결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할수 있다. 첫째, 한국 설화문에서 '인간임'(humanness)이 가장 강한 화제의 연속성을 나타낸다. 인간지시 논항들은 주로 행위자 또는 경엄자를 나타내기 때문에 절이난 담화의 화제역학을 한다. 둘째, 이들 문법구조들은 각기 다른 화제표현의 연속성 정도를 나타낸다. 연속성 정도가 높은 구조일수록 표현이 간단하며, 연속성의 정도가 낮을수록 표현이 복잡하다. 셋째, 화제표현의 연속성은 구조들의 통사적 특성 이외에 사회적문화적 요인들과 작가의 화용상의 목적 등에 좌우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실질적인 정보교환의 방법을 파악하기 위하여, 구어체와 문어체 담화문을 비교분석하여 화제표현의 효율적 방법을 고찰할 것을 제의한다.
In der vorliegenden Arbeit wurde versucht, eine $ad\"{a}quate\;Basis\;f\"{u}r$ die Untersuchung der indirekten Sprachhandlung dadurch zu schaffen, die das $Indirektheitsph\"{a}nomen$ konstituierenden sozial-kommunikativen Faktoren ans Licht zu bringen. Dazu $mu{\ss}ten\;zun\"{a}chst$ einige Unstimmigkeiten der Searleschen Theorie der indirekten Sprechakte, die lange Zeit in der linguistischen Pragmatik dominierte, auf ihre $Erkl\"{a}rungskraft$ sowie ihre Haltbarkeit hin $\"{u}berpr\"{u}ft$ werden. In dieser Theorie wird davon ausgegangen, mit einer indirekten $\"{A}u{\ss}erung\;w\"{u}rden zwei\;illokution\"{a}re$ Akte gleichzeitig realisiert. Diese Annahme beruht ihrerseits auf der Auffassung, dem Satz wohne eine $illokution\"{a}re$ Rolle inne, wie z.B. dem Interrogativsatz die Rolle der FRAGE. So ist die bei Tisch oft verwendete $\"{A}u{\ss}$erung 'Kannst du mir das Salz reichen?' einerseits aufgrund des Fragesatztyps FRAGE und andererseits aufgrund der ihr konventionell zuzuordnenden Funktion eine BITTE. Die Frage ist, ob dem sog. $sekund\"{a}r\;illokution\"{a}ren$ Akt, also in diesem Fall der FRAGE, der Handlungscharakter verliehen werden kann. Denn die Handlungsintention des Sprechers liegt eindeutig darin, vom $H\"{o}rer$ das Salz $\"{u}berreicht$ zu bekommen, und nicht darin, sich vom $H\"{o}rer$ etwa uber seine $F\"{a}higkeit$ zum Salzreichen zu informieren. Die schwerwiegendsten $M\"{a}ngel$ der Searleschen Analyse der Indirektheit liegen z.T. darin, bei der Bestimmung des kommunikativen Zwecks einer $\"{A}u{\ss}erung$ von den sprachlichen Eigenschaften des Satzes ausgegangen zu sein und nicht von dem $Proze{\ss}$ der gemeinsamen Sinnkonstituierung durch die Kommunikationsteilnehmer, wie etwa durch die gegenseitige Annahme und die reflexive Intention. In diesem Zusammenhang erweisen sich die-von Grice so genanntenpartikularisierten konversationellen Implikaturen als das Musterbeispiel $f\"{u}r$ die Entstehung und Interpretation der indirekten $\"{A}u{\ss}erung$. Hier wird man vor allem - wenigstens auf der abstraktiven Ebene der Gegenstandsanalyse - der kommunikativen $Realit\"{a}t$ gerecht. Die kommunikative Indirektheit in der Alltagskommunikation, so $hei{\ss}t$ der allgemeinere Begriff als etwa die Indirektheit auf der $illokution\"{a}ren$ Ebene, zeichnet sich dadurch aus, $da{\ss}$ sie eine in besonderem $Ma{\ss}e$ partnerorientierte, kooperative und auf die $Intersubjektivit\"{a}t$ unter den Kommunikationsteilnehmem abzielende Handlungsweise darstellt.
양태는 화자의 심리적 태도이다. 언어마다 사용된 문장은 양태를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양태는 인식양태와 의무양태로 분류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한국어 양태 이론을 개관하고 이를 토대로 양태의 개념과 하위분류를 선정하였다. 아울러 본격적인 양태 표현의 의미, 기능 대조를 위해 한국어와 중국어의 양태 실현 양상을 밝혔다. 또한, 한국어의 양태 표현 '-(으)ㄹ 수 있다'와 이에 대응되는 중국어의 양태 조동사 '능(能)'을 통사적, 의미적, 화용적 측면에서 대조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태 표현의 효과적인 교수·학습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국어 양태 표현은 화자의 주관적 태도를 나타내는 문법 요소로서 한국어 교재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며 많은 문법 항목이 이 양태에 속한다. 한국어의 양태 표현은 유사점이 많고 의미와 기능이 다양하기 때문에 중국인 학습자들이 학습했더라도 사용하기 어려운 문법이다. 따라서 본고는 대조 분석을 통해 중국인 학습자를 위한 효과적인 교수·학습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활용한 한국어 양태 표현의 실제 교수·학습 모형을 구안하였다. 따라서 한국어 교육에서 양태 표현의 문법 교육 내용을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목적 : 본 연구는 아동의 놀이 향상을 위한 작업치료 중재에 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임상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 Pubmed, ProQuest, EBSCOhost, Scopus, RISS, KISS, 국립중앙도서관을 통하여 2007년 1월부터 2017년 4월까지의 논문을 검색하였다. 검색용어는 "Play AND Occupational Therapy AND(Intervention OR Treatment)"를 사용하였다. 2차 분류를 통하여 최종적으로 총 11편의 논문을 본 연구의 분석 대상으로 사용하였다. 결과 : 분석 대상 연구의 근거 수준은 단일 집단 비무작위 연구가 가장 많았으며, 중재 방법은 중재 목표로서의 놀이 중 놀이 중심 중재를 가장 많이 적용하였다. 중재가 적용된 환경은 가정과 치료 세팅에서 동시에 적용된 것을 가장 많이 시행하였다.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ADHD)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가장 많았으며, 평가도구는 Test of Playfulness(ToP)를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였다. 놀이와 동시에 측정된 종속변인으로는 언어 기술, 사회적 상호작용 기술, 의사소통 및 화용 기술, 문제-해결 기술, 양육자 반응성, 부모-아동 상호작용이었다. 결론 : 본 연구는 아동의 놀이 향상을 위한 작업치료 중재에 대해 종합적으로 알아봄으로써 작업치료에서의 놀이 사용의 현황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추후에 놀이 향상을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언어적 패러다임 전환'을 겪은 이후 오늘날의 철학적 문제 상황에서 시도되는 모든 탈선험화의 과정이 이미 '냉소적' 단초에 도달함으로써 상대주의 특수주의 회의주의가 강화되고, 그 결과 이성과 진리의 이념에 대한 비판, 거부 그리고 무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시대적 징후를 문제삼는다. 때문에 필자는 역설적으로 바로 이 지점에서 '도덕적 이성의 현실성' 회복의 긴급성과 절박성을 생각한다. 따라서 이 글의 목적은 도덕적 이성의 현실성 회복과 관련해서 실제로 어떤 이론적 인식 및 도덕적 인식이 참된 것, 즉 '객관적으로 타당한 것'으로 '증명'된 논증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필자는 이를 위해서 먼저 철학적으로 상대주의적 회의주의적 단초들의 문제를 짚고(2), 이 단초의 극복을 위한 합리적 도덕적인 근거의 정당화 작업을 시도할 것이다(3). 이어서 이 정당화 작업이 궁극적으로는 현대의 최종근거지음의 문제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음을 살펴보고(4), 이것은 결국 오류주의테제와의 대결을 통해서 인식이론적인 객관적 타당성을 획득하게 됨을 짚은 뒤에(5) 이 글을 마무리할 것이다(6).
<오! 수정>은 내용의 관점에서 보면 남성중심주의의 이데올로기를 확대 재생산하는 영화이다. 남성중심주의는 의미의 초점이 전제내용, 즉 /재훈은 부자이고 수정은 순종적이며 처녀이다/에 맞추어질 때 발생한다. 언어의 다성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전제 내용은 집단의 목소리이다. 때문에 집단적 가치를 대변하고 강요하는 모든 문화는 이 전제내용에 의미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내용의 측면이 아니라 디에제스를 제시하는 방식의 관점에서 <오! 수정>을 보면, 이 영화는 오히려 남성중심주의를 조롱하고 비판하고 전복시키고 있다. 이 말은 이 영화가 바로 이 전제내용을 아이러니화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제내용의 아이러니화는 언술 자체가 무효화될 때 발생하는데, 마찬가지로 <오! 수정>의 아이러니화도 디에제스 자체, 즉 /재훈과 수정이 연인관계가 되었다/가 무효화될 때 발생한다. 아이러니는 언술에 아무런 의미론적 표시가 없기 때문에 순수 화용론적 방법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오! 수정>의 아이러니도 내부의 목소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외부의 목소리에 의해서 해석된다. 외부의 목소리란 디에제스가 구축되는 방식, 즉 초점화와 시각화와 청각화의 문제들이거나, 디에제스가 제시되는 방식, 즉 순서와 반복 또는 플롯의 문제들을 말한다. <오! 수정>은 재훈의 기억과 수정의 기억이 순차적으로 재생되는 반복의 구조를 갖고 있는데, 이 반복은 동일한 반복이 아니라 차이를 동반한 반복이다. 차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의 디에제스에 대하여 나름대로의 지식 체계를 구축하게 한다. 하지만 곧 재훈과 수정 사이에 누구의 기억이 옳은지 판단할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하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지식을 의심하게 한다. 반복은 동일자를 부정하는 무한반복에 의하여 디에제스 자체를 무효화시키고 관객의 지식도 무효화시킨다. <오! 수정>은, 디에제스를 통해 구축된 관객의 지식이 반복과 차이의 구조에 의한 무효화되면서, 의미의 아이러니화가 일어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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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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