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풍탁(風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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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풍탁(風鐸)의 전개와 독창성 (The Development and Originality of Wind Chimes of the Goryeo Dynasty)

  • 이영선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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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2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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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9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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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불교에서는 부처의 위엄, 부처의 세계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방편으로 불상과 그 주변을 아름답게 꾸몄다. 여기에 이용된 각종 불구를 장엄구라고 한다. 장엄구는 불상을 꾸미는 장신구, 광배, 보개, 번 등 다양하며, 건물 밖에 걸었던 풍탁 또한 불교 장엄구의 일종이다. 풍탁은 지금까지도 사원에서 널리 쓰이는 불교 장엄구이다. 중국에서는 낙양 영녕사 목탑, 둔황석굴 등으로 미루어 보아 적어도 6세기 무렵에는 이미 풍탁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불교사원은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불교가 전래한 것과 동시에 지어졌으므로 사원 건물에 매다는 풍탁도 사원 조성과 그 시작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존하는 가장 이른 풍탁은 백제 미륵사지 <금동풍탁>이다. 우리나라 풍탁은 입면에 따라 종형과 제형으로 구분된다. 이는 옆 변의 형태에 따라 세분화할 수 있다. 종형과 제형 풍탁은 시대가 흐르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는데, 이러한 모습이 고려시대 풍탁에 가장 잘 드러나고 있다. 고려시대 풍탁은 이전의 형식, 구조, 의장 등을 계승하면서도 기술적으로 발전을 도모하고, 자유로우면서도 과하지 않은 의장을 표현하였다. 특히 고려 소종의 입상연판문대(立狀蓮瓣文帶), 왕실의 위엄을 드러내는 불문(?文), 고려 향로 속 삼환문(三環文)과 범자문(梵字文), 석조물의 창호문(窓戶文) 등 동 시기의 불교 미술품과의 교류를 짐작하게 하는 의장은 고려시대 풍탁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이처럼 고려 풍탁은 특정한 규격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그 역할에 충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지금까지 확인된 우리나라 풍탁을 조사한 결과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이 가장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시작되었다. 풍탁 연구는 다른 불교 장엄구에 비해 미진한 실정이기에 가장 많은 고려시대 풍탁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풍탁이 왜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 풍탁의 형식을 알아보겠다. 이를 토대로 고려시대 풍탁의 시기별 전개와 특징을 고찰하고자 한다.

자연과학적 분석을 통한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論山 灌燭寺 石造彌勒菩薩立像) 청동풍탁(靑銅風鐸)의 제작 기법 연구 (The Manufacturing Techniques of the Stone Standing Maitreya Bodhisattva Bronze Wind Chimes of Gwanchoksa Temple, Nonsan)

  • 이소연;정광용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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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4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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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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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풍탁은 한국, 중국, 일본에서 오랜 기간 사용되고 있는 불교 장엄구이다. 하지만 풍탁은 제작 시기를 추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유물의 수가 많지 않아 기초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미술사적 연구를 참고하여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의 보개에 장식되어 있는 청동풍탁 8점을 형태학적으로 분류하였으며, 이에 따른 제작 기법 및 제작 시기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규명하였다. 연구 결과를 종합해볼 때 보개의 위치에 따라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청동풍탁은 형태 및 제작 기법의 특징이 나타났다. 대형인 하부 보개 청동풍탁 4점은 Cu-Sn-Pb 삼원계 합금을 주조 기법으로 제작하였으며, 서산 출토 동제풍탁과 형태가 매우 흡사하여 고려 전기에 조성된 것으로 확인된다. 중형인 상부 보개 북측 청동풍탁 2점은 Cu-Sn 또는 Cu-Sn-Pb 합금을 단조 기법으로 제작하였으며, 고려 후기~조선시대에 나타나는 원통형 풍탁과 형태가 유사하다. 소형인 상부 보개 남측 청동풍탁 2점은 미량의 아연(Zn)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Cu-Sn-Pb 삼원계 합금을 주조 기법으로 제작하였으며, 합금 성분 및 치게의 형태 등을 통해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미세조직 관찰 및 성분 분석을 통해 하부 보개 청동풍탁 2점은 Cu:Sn:Pb≒80:15:5의 합금비를 지닌 삼원계 합금을 주조 후 서냉하여 제작하였음을 알 수 있다. 상부 보개 동북측 청동풍탁은 방짜유기와 유사한 합금비인 Cu-Sn 이원계 합금을 소재로 단조 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된다. 이를 국내 풍탁의 선행 연구와 비교·분석한 결과, 하부 보개 동측 청동풍탁 2점은 타명기에 적합한 주석 함유량을 지닌 고려시대에 제작된 강진 월남사지 출토 금동풍탁의 합금 조성비와 유사하게 확인된다. 방짜유기와 유사한 합금비를 지닌 상부 보개 동북측 청동풍탁은 현재까지 연구된 풍탁 중 유일하게 단조 기법으로 제작된 사례이다. 본 연구를 통해 풍탁의 제작 시기를 형태학적 특징으로 구분하는 데 있어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보다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경주 왕경지구 금동풍탁(金銅風鐸)의 성분조성과 납동위원소비 (Chemical Composition and Lead Isotope Ratio of Poong-Tag(Wind Bell) from Winggyeong Site, Cyeongju)

  • 정영동;강형태;허일권;조남철
    • 보존과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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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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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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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
  • 경주 왕경지역에서 출토된 금동풍탁의 성분조성과 납동위원소비를 분석하였다. 유도결합플라즈마분광분석법(ICP)으로 주성분 및 미량성분 10개 원소를 분석한 결과 풍탁의 소지는 Cu와 Sn의 합금으로서 조성비는 92:4 이었다. 그외 8종(Pb, Zn, Fe, Ag, Ni, As, Sb, Co)의 미량성분은 모두 0.2% 이하로서 검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Cu와 Sn 광석을 고순도로 정련하여 풍탁을 제조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풍탁의 납동위원소비는 열이온화질량분석기(TIMS)로 측정하였고, 기존의 한국, 중국 및 일본의 납광석의 산지별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풍탁 제조에 사용한 원료 산지를 추정하였다. 그 결과 납동위원소비에 의한 원료광석의 산지는 일치하지 않고 있어 판단이 어려워 단정적으로 기술할 수 없었다. 향후 연구과제로 남겨 놓고자 한다. 또한 풍탁의 미세조직을 관찰한 결과 일반적인 주조조직에서 볼 수 있는 dendrite조직이 잘 발달되어 있었으며 특별한 열처리 공정은 발견되지 않았다. 풍탁에 대한 이러한 일련의 과학 분석 결과는 향후 시대적, 지역적으로 풍탁의 비교 연구를 위한 기초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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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하송리 출토 금속유물 보존처리 및 제작기법 연구 (Production Techniques for the Metal Artifacts Excavated in Hasong-ri, Yeongwol and Their Conservation Treatment)

  • 이병훈;고형순;김수기
    • 박물관보존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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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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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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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 연구는 강원도 영월 하송리 유적에서 출토된 금속유물의 보존처리 과정과 표면성분분석 결과를 제시하였다. 금동소형풍탁 1점, 풍설 2점, 호리병 형태 소형 청동병 1점을 대상으로 XRF를 이용한 표면 성분분석을 진행하였고, 호리병 형태 소형청동병은 X-ray를 통한 내부구조관찰을 실시하였다. 금동소형풍탁과 풍설은 같은 위치에서 출토되었으나, 금동소형풍탁은 도금층이 확인되는데 반해, 풍설은 부식층이 표면에 고착되어 가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분석결과 금동소형풍탁은 Cu-Sn-Pb 3원계 합금 청동소지에 Au를 수은 아말감으로 도금하여 제작하였음을 확인하였다. 풍설은 소지가 구리이며, 소량의 금성분이 검출되었다, 호리병 형태 소형 청동병은 형태적으로 비슷한 고려시대 화폐인 은병(銀甁)인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표면 성분분석과 함께 X-ray 촬영을 실시하였다. X-ray 촬영 결과 저부의 가운데 부분에 작은 구멍을 막았던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확인되었으며, 전체적인 표면분석 결과에서는 은이 검출되지 않아 은병이 아닌 청동유물임을 알 수 있었다.

강진 월남사지(月南寺址) 출토 금동풍탁(金銅風鐸)에 대하여 (About a Wind-chime excavated from WolnamSaji(月南寺址) in GangJin)

  • 성윤길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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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0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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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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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강진 월남사지는 그 동안 3층석탑과 파괴된 비석이 남아있었던 소규모 폐사지였다. 하지만 사역 입구쪽에 있던 파괴된 비가 고려시대 신앙결사운동의 한 축을 담당했던 수선사 제2세인 진각국사 혜심의 것으로 밝혀졌고, 그 이후 최근의 발굴조사를 통해 백제 사비도읍기로 추정되는 연화문수막새가 수습되면서 다시 한 번 주목받게 되었다. 특히 2012년 출토된 금동풍탁은 높이 23cm에 이르는 대형급에 속할 뿐 아니라, 탁신 네 면에 비교적 큰 범자가 장식되어 이채롭다. 이에 더해 풍탁 보존처리 과정에서 '개천(盖天)'으로 추정되는 음각 명문도 확인되었다. 월남사지 출토 금동풍탁의 범자는 '옴'( , oṃ), '아'( , a), 훔( , hūṃ), 브룸( , bhrūṃ)이다. '옴'( , oṃ), '아'( , a), 훔( hūṃ)은 삼밀진언으로 알려졌고, 브룸( , bhrūṃ)은 최상의 존격을 의미한다. 또한 삼밀진언은 그 수행법을 통해서 우주 근본 원리인 법신불과 감응하여 진리를 깨닫도록 하고, 브룸( , bhrūṃ)은 일체 결합의 의미가 있다. 결국 금동풍탁 네 면을 장식하고 있는 범자의 의미는 불교의 교조(敎祖)인 부처님이 설한 '법(法)[교리]' 혹은 그 자체로서 최상의 존격인 '佛(불)'과 결합되기를 갈망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탁신에 새겨진 '개천(盖天)'의 명문은 풍탁 제작과 관련된 인명으로 볼 수도 있으나, 고려시대 향완, 반자, 향로 등에 새겨진 명문과 그 위치가 쉽게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명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결국 풍탁이 지니고 있는 본래의 기능을 생각할 수 있다. 즉 법음(法音)으로 상징되는 풍탁의 소리가 하늘을 덮어 시방세계에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을 상징적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월남사지 출토 금동풍탁은 폐사지에서 출토된 풍탁과의 비교, 고려후기 역사적 상황, 밀교 관련 경전 발행연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13세기 중후반에 제작되었다고 생각된다.

고대 건축의 지붕부에 사용된 금속장식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Ornamental Metal Used in the Roof of Ancient Architecture in Korea)

  • 윤일이
    • 대한건축학회논문집:계획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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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6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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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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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In the ancient Buddhist temple area, various metal artifacts are still excavated. Therefore, the aim of this study is to approach the characteristics of ancient architecture through ancient metal artifacts. First, metal decoration of ancient architecture appears for the purpose of structure, decoration, arson. Then, as the method of wood structure is developed, the application is separated into structural, functional and decorative purposes. In ancient times, metal decoration has reduced the role of structure, but its decorative role has expanded. Second, various metallic ornaments were used on the roof of ancient architecture. As the wooden technology developed, the metal decoration was gradually omitted while applying the curve to the roof. Third, the metal ornaments used on the roof of ancient architectures include the ridge central decoration, roof top decoration, a nine-ring decoration, gable board Ornamental Metal, corner flower decoration, eaves nail, wind bell. And subsequent research requires a terminology that can link the results of archeology and Buddhist art through excavation as a result of architecture.

수종사(水鍾寺) 석조(石造) 부도내(浮屠內) 금동제구층탑(金銅製九層塔)(보물(寶物) 제(第)259-2호(號))의 비파괴(非破壞) 분석조사(分析調査) (Nondestructive Analysis on Miniature Pagoda of Sarira Reliquary (Treasure No. 259-2) from Sujong-sa Temple)

  • 권혁남;유혜선;강형태
    • 박물관보존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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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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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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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
  •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수종사의 부도에서 고려시대 청자유개호와 금동제구층탑, 은제도금육각감 등이 발견되었다. 이들 중 금동제구층탑은 표면의 많은 부분이 구리 빛을 띄고 있고 기단부에 국부적으로 청동부식물이 관찰되므로 금동제로 알려져 있으며 문화재청에 등록된 공식 명칭 역시 '금동제'로 되어 있다. 그러나 표면 빛깔, 표면 상태, 청동부식물의 발생 정도 및 풍탁을 연결한 금속사 등 여러 측면에서 금제로 판단되어 과학적인 조사를 통하여 재질은 밝혀낼 필요성이 제시되었다. 이에 비파괴적인 방법으로 조사하였으며 그 결과 표면의 여러부분에서 가공 흔적이 관찰되고 도금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XRF 분석 결과 금과 은(16%)이 주성분을 이루고 불순물로 구리, 철 등이 포함되어 있어 금제로 판단되었다.

경주 계림로 14호분 장식보검 금립의 접합방법에 관한 고찰 (Ornamented Dagger Sheath from Gyerim-ro Tomb No.14, Gyeongju: On the Joining Process of Gold Granules)

  • 유혜선
    • 박물관보존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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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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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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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출토된 누금세공유물의 접합방법을 살펴보면 금과 은을 합금한 재료를 사용한 금납법으로 접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주 보문동합장분 출토 금제태환이식(국보 제90호), 호암미술관 소장 금제세환이식과 금제태환이식(보물 제557호) 그리고 통일신라시대 감은사지 동삼층석탑 출토 금제풍탁(金製風鐸) 등에서 확인되었다. 그러나 경주 계림로 14호묘 출토 장식보검(裝飾寶劍)의 금립 접합방법은 지금까지 확인된 방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SEM-EDS 분석으로 알 수 있었다. 계림로 장식보검의 금립은 크기와 형태가 매우 고르고, 표면에 수지상 조직(樹枝狀組織)을 갖고 있다. 순수한 금속에서는 이 수지상 조직이 나타나지 않으며, 합금된 물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금립의 조성은 Au 77wt%, Ag 18wt%, Cu 4wt%의 3원계 합금물질이다. 이 성분 특성(합금 금속)으로 인하여 순수한 금의 녹는점인 1064℃ 보다 훨씬 더 낮은 온도인 1000℃ 미만(약 980℃)에서도 금속의 용해가 가능하게 된다. 그러므로 금땜이나 다른 매개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순간적으로 고온을 가하게 되면 금립의 접합이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SEM 이미지 관찰에서도 땜의 흔적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것으로 보아 융접법에 의한 접합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 강화 보문사 마애관음보살좌상 연구 (A Study of the Japanese Colonial Era Rock-Carved Seated Avalokiteśvara Statue at Ganghwa Bomunsa Temple)

  • 이주민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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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3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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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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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강화 보문사 마애관음보살좌상은 일제강점기였던 1928년에 조성된 거대한 규모의 마애불상으로 한국 근대 불교 조각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기년명 불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근대 불교 조각에 대한 연구 부진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본고에서는 보문사 마애관음보살좌상이 근대기 불상으로서 갖는 의미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기 위해 마애불 주변에 있는 명문을 판독하여 조성 연대와 제작자 및 후원자를 확인하였으며, 바위의 형태와 지형이 불상의 조형성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보기 위해 제작자와 참배객의 시점(視點)을 비교 분석하였다. 또한 제작자 후손들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불상 조성 당시의 구체적 정황을 파악해 보았다. 보문사 마애관음보살좌상의 제작에는 금강산 승려 이화응(李華應)이 화주(化主)겸 화사(畫師)를 맡았고, 불상 조성이 시작되는 1928년에는 100여 명이 넘는 시주자가 공동으로 후원하였으며, 1937년 참배공간을 확장할 때는 간송 전형필(澗松 全鎣弼)이 단독 후원하였다. 이 마애불 조성을 계기로 강화 보문사는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과 더불어 우리 나라 3대 관음 도량으로 손꼽히게 되었다. 불상의 제작 기간은 약 3개월이 소요되었으며 초(草)는 화주를 맡았던 이화응이 그리고 조각은 운송학(雲松學) 등 다섯 명의 강화 지역 석수가 참여하였는데, 화승이 그린 초를 바탕으로 조각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마애불 곳곳에서 선묘적 기법이 발견된다. 화사로서 이화응의 면모가 밝혀짐에 따라 석옹철유(石翁喆有)-화응형진(華應亨眞)-일옹혜각(一翁慧覺)으로 이어지는 화맥의 단초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보문사 마애관음보살좌상은 보관을 쓰고 정병을 든 전형적인 관음보살로 방형의 큰 얼굴에 목이 짧고 전체적으로 투박하여 경직된 인상을 준다. 제작자는 높이 10m에 40°가량 기울어져 있는 바위에 마애불을 왜곡 없이 보이기 위해 최대한 동작을 절제하고 대칭성을 강조하여 세부 표현을 생략하였고, 머리와 신체 비례는 1:1에 가깝게 조정하여 시각적 왜곡 문제를 해결하였다. 특히, 본고에서는 보문사 마애관음보살좌상처럼 별도의 불단을 만들지 않는 '불상과 불단의 일체화'된 형식을 근대기 불교 조각의 특징으로 상정하였다. 그 외에 광배에 새겨진 6글자의 범자(梵字)를 그동안 육자대명왕진언(六字大明王眞言)으로 해석했으나, 정법계진언(淨法界眞言)과 사방진언(四方眞言)이 조합된 것임을 새롭게 밝혔다. 아울러 처마 바위에 박혀 있는 3개의 쇠고리는 제작 과정에서 다림추를 달아 초를 그릴 때 기준점으로 활용하였고, 이후에는 고리에 풍탁을 달아 보살상을 장엄하는 용도로 사용한 것을 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