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뉴턴의 아이디어가 정교화되면서 뉴턴역학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발견법의 요소로 고찰한다. 뉴턴이 사용한 발견법은 코헨에 의해 제안된 선행하는 여러 과학개념과 이론을 '변형재구성'하는 과정으로 집약될 수 있다. 뉴턴은 그의 역학이론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갈릴레오, 케플러 등의 선행 운동이론을 구성하는 개념과 구조들을 변형재구성한다. 뉴턴의 융합은 이전 자연철학자들의 아이디어 중 적절하고 유용한 아이디어를 신중히 선택하여 변형재구성된 이후에만 가능했다. 뉴턴은 선행이론을 구성하는 개념들을 점진적으로 변형재구성하며 이들 개념들을 도약적으로 통합한다. 그 결과 이들 변형재구성된 개념들은 뉴턴의 운동법칙과 시공간 개념으로 통합되며 뉴턴역학의 체계로 완성된다. 본 논문에서는 뉴턴역학의 발견 과정을 라카토슈 연구프로그램의 구성요소로 합리적으로 재구성한다. 이렇게 재구성된 결과를 토대로 뉴턴 역학의 발견과정을 과학이론 발견법의 요소인 변형재구성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이 논문은 풍우란(馮友蘭:1895~1990)의 신리학적 철학과학관을 해명하는 것이다. 풍우란은 과학의 역할과 중요성을 긍정하면서도, 철학의 독자적인 역할을 인정한 철학자이다. 그에 따르면 과학은 실제세계에 대한 구체적 적극적 지식을 추구하고, 철학은 '인생경지(경계(境界))의 고양'을 추구하며 나아가 정신의 '자유와 불멸'을 목표로 하는 학문이다. 과학과 철학은 학문의 대상 방법 목표가 상이한 별개의 학문이다. 그는 신실재론의 논리분석방법을 빌어 중국전통철학을 재해석하여 신리학적 철학체계를 수립함으로써 그 혼동을 정리하려했다. 과학은 구체적 객관세계[기(器)] 즉 실제(實際)에 관한 학문이고, 철학은 추상적 보편세계[이(理)] 즉 진제(眞際)에 대한 학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은 구체적인 실제세계에 대한 적극적[긍정적] 지식의 축적을 목표로 하고, 철학은 보편적 세계에 대한 이지적 분석 종합 해석을 목표로 한다. 가장 철학적인 철학인 형이상학은 인생의 경지를 드높이는 것을 추구한다. 철학은 최고의 인생경계 즉, 천지경계(天地境界)의 도달을 목표한다. 이를 위해 철학은 진제에 대한 개념적 논리적 분석을 통해 실제를 초월하는 네 가지 형이상학적 관념을 얻어 천지경계에 도달할 수 있다. 천지경계에 도달하는 형이상학적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정(正)의 방법으로 논리분석법인데, 경험에 대해 논리적 분석 종합 해석을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부(負)의 방법으로 중국화(中國畵)의 '홍운탁월(烘雲托月)'처럼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불가사의(不可思議), 불가언설(不可言說)) 방법이다. 형이상학은 이를 통해 인간의 삶에 자유와 불멸을 가져다줄 수 있다. 이런 형이상학적 활동은 과학이 목표로 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는 것이 풍우란의 견해이다. 이로서 풍우란은 참과 거짓을 밝힐 수 없는 무의미한 명제의 추방을 주장한 논리실증주의와 대립되는 철학관에 도달했다.
현대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시장경제하에서 우리의 교육은 다시 한 번 시장 경제의 논리로 고교 선택제가 생기고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서 대학을 위한 교육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러한 가운데 교권은 흔들리게 되었고, 학교의 교육방침은 그야말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런데 중국 고대의 철학자인 노자의 "도덕경"에서의 무위(無爲)사상과 신약성서 "빌립보서" 2장 6절-11절에 나오는 예수의 케노스(${\kappa}{\varepsilon}vo{\varsigma}$)의 사상은 우리 현대인들에게 주는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무위(無爲)란 작위(作爲)나 혹은 인위(人爲)의 반대의 개념으로서 자연의 도(道)인 자연스러운(nature) 상태대로 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작위로 가득 차 있는 위정자들의 정치와 인간 사회에서의 인위에서 돌이켜 자연의 순리를 역행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케노스의 의미는 미움과 시기로 가득 차 있는 인간 세상에서 자신을 내어놓은 예수의 죽음을 통하여 이제 인간의 사명을 깨닫고 그 사명을 위하여 사랑과 헌신을 하라는 귀한 성인의 교훈이며, 이러한 교훈은 우리 교육의 현실 속에서도 많은 의미를 주고 있다.
후(後)구조주의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는 감각과 신체에 대한 논의를 심층적으로 전개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들뢰즈의 신체 미학의 핵심 사상, 즉, 기관 없는 신체이론을 기초로 현대 패션과 그 신체와의 관계를 재해석한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관 없는 신체는 그 강도에 따라 '충만한 기관 없는 신체'와 '텅 빈 기관 없는 신체' 그리고 '암적인 기관 없는 신체'의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둘째, 현대 패션은 착용 방식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신체관계를 창조할 수 있고 충만한 기관 없는 신체를 형성할 수 있다. 셋째, 텅 빈 기관 없는 신체 상태에서는 옷을 훼손함으로써 부정적인 의미의 암적인 기관 없는 신체를 만들 수 있다. 현대 패션디자인에 반영된 들뢰즈의 기관 없는 신체론과 강도 분석을 통해, 신체와 의복의 상관관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이를 통해 패션디자이너들의 창의적 표현의 근간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의 한국교회와 신학은 제대로 된 성찰의 부재로 한국 사회로부터 신뢰성 하락과 소통의 부재를 경험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회는 생존의 문제를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하였다. 또한 교회와 신학은 시민사회로부터 믿음의 공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신학적 과제가 기독교교육에서 전개될 수 있는가? 교회의 공공성 회복은 공공신학에 관심하게 하며, 교육이 공론장의 중요한 영역이라면 이제 기독교교육은 공공성과 시민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 철학적 기반을 제공하였던 교육철학자들에게 관심하게 된다. 루소는 근대 교육철학을 연 교육학자로서 18세기에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명제를 통해 어린이의 존재에 대해 발견하고 시민사회를 열어가고 있다. 본 연구는 루소의 저서 『에밀』, 『불평등기원론』, 『사회계약론』등에 나타난 그의 교육 철학적 내용을 검토한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공공영역과 시민사회를 위해 기독교 공공교육론을 위한 교육 철학적 단초로 전개할 수 있다.
본 논문은 프랑스의 언론인이자 철학자인 디디에 에리봉이 미술사학자 에른스트 곰브리치를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기초로 1991년 처음 출간되었던 『이미지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의 한국판 새 번역을 앞두고 이 책이 시사하는 학문의 대중적 서사로서의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리봉은 앞서 뒤메질, 레비스트로스와의 기념비적 대담을 출판한 바 있는데, 이들의 지적 사유와 문제의식을 명철한 질문을 통해 대화 형식(dialogue)으로 쉽게 풀어냈다. 곰브리치라는 인물이 학문으로서 미술사가 자리 잡은 과정에서 수행한 독보적인 역할과 고유의 업적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을 가로지르는 시대적 상황과 지성사의 흐름을 짚어내는 해당 저서는 학문이 이용하는 특수한 방법론, 공식과 용어, 특정한 정신 상태를 대화라는 친근한 서사를 빌려 해설한다. 여기에 주목하여 본 논문은 역사가로서 곰브리치 특유의 언어를 간략히 분석하고 이를 통해 미술사라는 학문이 의존하는 서사적 방법론을 논한 후, 책에서 에리봉이 던지는 질문과 답변을 정리하는 방식을 탐구하여 아카데미아와 그 해설이라는 두 가지 영역의 융합을 학제적 측면에서 살펴본다. 이러한 분석은 에리봉이 곰브리치라는 학자에게서 찾은 학자이면서 대중을 끌어안은 이야기꾼으로서의 이중의 정체성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이로써 미술사라는 학문을 텍스트로서 재조명하고, 대화라는 새로운 장르와의 결합 가능성을 타진해보고자 한다.
이 논문의 목적은 고유수용성 감각(proprioception)이 자신의 신체와 신체적 행위(physical action)에 대해 소유감(sense of ownership)을 부여하는 것을 검토하는 데 있다. 고유수용성 감각은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는 외수용기가 아닌 신체 내부의 신경조직인 내수용기에 의존하는 감각으로, 신체 부분(bodily parts)의 존재, 위치, 움직임을 아는데 있어 인식적으로 중요하다. 본고에서는 고유수용성 감각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일인칭성에 주목하여 슈메이커의 '오식별 오류에의 면역성Immunity to Error through Misidentification(이하 IEM)'이 고유수용성 감각에 적용할 수 있음을 논증하고자 한다. 필자는 다음 두 가지 주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심리철학자 마르셀이 제기하는 병리적 반증사례를 차례대로 모두 격파함으로써 두 주장을 공고히 한다. 첫째, 고유수용성 감각은 내 신체와 신체적 행위에 관한 소유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오류불가능하다. 둘째, 고유수용성 감각은 내 신체와 신체적 행위의 소유감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칼 융의 심리학은 "종교의 시녀"(제임스 하이직)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인간의 무의식을 종교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융의 접근을 잘 나타내는 말일 것이다. 융에 의하면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이분법은 세계의 여러 종교에 등장하는 상징들에 의해서 극복된다. 또한 그는 종교적 상징은 상징적인 방식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종교적인 상징이 문자적이고 교의적으로 이해된다면, 상징들은 인간에게 구원을 가져다줄 수 있는 그들의 역동적인 힘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 소론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배타성에 대한 상징적이고 직관적인 이해에 대해서 논하였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유일회적으로 모든 인류에게 구원을 가져다 준다는 기독교의 고백은 상징적이고 직관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는 그가 구원자로 고백될 때마다 언제나 새로운 존재로서 이해되어야 하는 것이다. 상징으로서의 그리스도는 결코 역사적인 과거태가 될 수 없다. 이 논문에서는 일본의 불교철학자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의 부처이해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이를 통해서 그리스도에 대한 상징적이고 직관적인 이해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를 논구하기 위함이다.
현대 산업사회사회에서 인간을 다루고 있는 생물학, 의학, 심리학, 사회학 등 개별학문은 사람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미리 갖고 있거나, 인간의 자명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인간 존재의 전(全)모습을 파악하는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현대 철학적 인간학의 대표자인 셸러는 이러한 개별과학의 인간 이해를 경계하며, 우리가 먼저 자신을 인간으로 체험하고 이해하면서 인간 존재가 무엇인가를 앎으로써 인간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셸러의 인간관은 인간의 본질을 규명함으로써 진정한 인간다움의 면모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현대 산업사회의 비인간화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자유를 행사하는 주체이자 정신의 유일한 존재 형태가 인격이며, '인간'이 되게 하는 유일한 것은 인간의 생명에 대립하고 있는 정신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정신을 생명의 차원에서 구별해내고 분리시킬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서 본 글은 동 시대의 철학자 슈타인과 셸러, 모두 현상학적 방법을 통하여 인간에 접근했던 슈타인과 셸러를 통하여 그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데 그 출발점이 있다. 그 결과 슈타인의 인간학은 첫째, '열린-존재'($Ge{\ddot{o}}ffnet$-Sein)로서의 인간학이다. 둘째, '감정-존재'($Gef{\ddot{u}}hlen$-Sein)로서의 인간학이다. 셋째, '단일-존재'(Einheit-Sein)로서의 인간학임을 밝혀낸다. 그리고 세 번째 '단일-존재'로서의 인간학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슈타인의 인간관과 셸러의 그것과의 차이성을 타진한다. 이러한 차이성을 바탕으로 본 글은 한편으로 인간의 본질적 측면과 존재적 측면을 분리시키지 않고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슈타인의 존재론적 인간관이 근대의 인간이해(이원론적 인간관)를 비판하며 등장한 현대 철학적 인간학의 기본정신에 보다 충실해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더 나아가 슈타인의 인간관에서는 인간의 몸에서 물질적 사물과 같은 육체적인 부분까지 포함된 단일체로서의 존재가 진정한 인간 존재로 제시되는데, 바로 이 지점이 셸러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인간의 육체적인 부분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필자는 오늘날 인간 존엄성에 대한 여러 논의들(식물상태의 환자, 안락사, 초기배아 등), 생명공학과 생명과학의 발전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간 존엄성 훼손에 대한 하나의 유의미한 이론으로 슈타인의 존재론적 인간학의 가능성을 개진할 수 있었으며, 또한 에디트 슈타인이라는 현대 철학자의 인간학을 무엇보다도 '존재론적'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본 글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철학에 이르러 많은 철학자들이 근대철학을 흔히 주체철학, 의식철학으로 규정하고, 이 철학의 유아론적인 면을 극복하기 위해 의사소통이론, 해석학, 해체론 등을 통해 다양한 모색을 하고 있다. 실천철학의 영역에서도 이들, 특히 공동체주의자들은 근대 자유주의 철학이 주체의 자유와 권리만을 정당화하는 고립된 자율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따라서 타자와의 관계도 형식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전통적인 공동체의 연대성을 붕괴시키고 말았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칸트철학에 대해서도 똑 같은 맥락에서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칸트는 자기 이전의 근대 주체철학이나 자유주의 철학을 그대로 추구하지 않고 이들의 한계를 비판하고 극복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는 주체성에 머물러 있는 철학자가 아니라 주체와 주체 사이의 소통 가능성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공통감'을 다루는 부분이다. 그는 이곳에서 상상력의 자유로운 놀이를 통한 지성과의 합치를 취미판단과 연관을 짓고, 또 이 취미판단의 보편적 타당성의 가능 근거로서 공통감을 요청하고, 이것을 취미판단에 대한 당위적 원리이자 이념으로 설정하고 있다. 취미판단의 주관적 원리로서의 이 공통감은 '판단 주체의 자기 내적 관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적 감각의 이념'으로서 '판단 주체들 사이의 소통 가능성'에도 관계한다. 공통감을 통해 공동체 구성원들의 조화를 모색하는 그의 이러한 시도는 오늘날 자유주의가 중시하는 자율성과 공동체주의가 중시하는 연대성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립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준다. 특히, 그의 공통감 이론이 '비판적 해석학'과 '관계적 자율성'의 이론으로 발전될 경우, 그의 이론은 전통사회와 근대사회의 부정적 요소를 극복하고 현대사회의 고립적 자아들 사이의 갈등을 넘어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길에 이바지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칸트 공통감 이론은 현대철학, 특히 자율성과 연대성을 둘러싸고 논의되는 오늘날의 실천철학에서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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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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