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의 모든 생물은 대체로 천적이 있다. 생물은 언제나 많은 천적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로 인해 자연의 평형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천적관계는 비단 생물에 있어서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자판기 분야도 그 외부환경 요인이라든가 경쟁 대상 품목 등에 있어 천적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필수 불가결한 품목특성을 갖지 못하는 자판기 특성상 유난히 이러한 천적의 연결고리를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금호 기획취재에는 자판기의 천적 관계를 조명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천적관계도 산업의 발전을 막는 나쁜 면으로서 만이 아닌 싫든 좋든 공존 공생해야 하는 동반자적 관계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천적관계 조명을 통해 보다 자판기 산업의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함이 본란의 기획취지이다.
최근에 이르러 농약의 살포량 증가에 따른 여러가지 부작용이 대두되므로 무엇보다 살충제를 적게 살포하면서 해충방제의 효력을 경제적 수준 이상으로 높여보자는데 천적의 역할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듯 싶다. 따라서 작물 해충에 대한 천적들의 종류와 분포상황, 기존 천적들을 보호 증식하는 문제 또는 병원 미생물 천적을 배양하며 농약과 함께 살포하는 문제 등 다양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에 있다고 본다. 그러나 살충제를 살포하지 않고 순수 생물적 방제 수단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면 더없이 이상적인 작물재배가 되겠으나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증산은 필수적이므로 해충방제에 있어서 천적과 화학적 살충제를 동시에 적용하여 방제할 수 있는 종합방제가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되어 간략히 소개해본다.
우리나라의 천적 연구는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25여 년이 지난 지금 1990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응용곤충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은 약 130편으로 전체 약 1,550편의 8.4%가 천적에 관한 논문이었다. 이들 논문 중에는 1990년대에는 천적을 탐색하여 생물적 특성 연구에 관한 논문의 비율이 높았고, 2010년대에는 개발된 천적을 농가 현장에 적용하는 논문의 비율이 높았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로 국내 토착 천적이 24종, 도입 천적이 13종이 개발되어 총 37종의 우수 천적이 개발되었다. 또한 개발된 천적이 현장에 활용될 수 있도록 천적 활용 기술서 및 매뉴얼을 약 28종 이상 개발되었다. 이처럼 지금까지 천적 탐색, 생물적 특성 연구, 및 생산·이용 기술 측면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으나 앞으로 추진하여야 할 과제도 많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 농작물 재배상황에 맞는 우수 천적을 탐색하거나 도입하는 연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연중 대량생산 기술, 천적의 생산 및 유통 과정에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 및 천적과 저독성 작물보호제를 조화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등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천적유지식물은 재배지에 천적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필요한 비작물성 식물이다. 미끌애꽃노린재는 총채벌레 등 원예작물 해충의 주요 천적이지만, 재배지의 장기적인 유지를 위해서 효율적인 천적유지식물의 개발이 필요하다. 미끌애꽃노린재의 우수한 천적유지식물을 선발하기 위하여 다양한 화밀식물 7종류(돌나물, 채송화 그리고 국화 5 품종)를 대상으로 미끌애꽃노린재의 산란율을 비교해 본 결과, 노란색 꽃을 가진 국화 품종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는 총채벌레 방제를 위한 미끌애꽃노린재의 효과를 증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과원 잡초군락이 해충 및 천적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제초제를 살포하여 잡초를 제거한 구(제초구)와 수관하부까지 잡초를 키우면서 인력으로예초한 구(예초구)에서 수상의 해충 및 천적과 잡초상의 곤충류를 조사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응애류와 진딧물의 발생은 처리간에 유의성있는 차이는 없었으나, 응애류의 경우는 예초구에서 발생이 적은 경향이었다. 사과굴나방의 경우 예초구에서 1993년에는 피해엽률이 10% 정도 낮았고, 1994년은 4% 정도 낮은 발생을 보였다. 응애류와 진딧물의 천적류 발생은 쳬초구에서 높은 경향이었으나 큰 차이는 없었으며 사과굴나방의 기생청 천적류는 예초구에서 1993년에는 6~10%, 1994년에는 20~25% 높은 발생을 보였다. 사과원 잡초상에서 포충망을 이용 곤충류를 채집 조사한 결과, 사과해충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사과해충 천적류로서 좀벌류, 고치벌류, 애꽃노리재, 무당벌류, 풀잠자리류 등이 발견되었다. 사과생육기간중 잡초상 및 수상에서 군충군집변화는 상이하였다. 수상에서의 곤충군집형성에 약제살포가 큰 영향을 주었으나, 잡초상에서는 약제살포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군집이 유지되었다. 결론적으로 사과원 잡초는 수상의 사과해충 및 천적발생에 영향을 주고 있었으며, 사과굴나방 기생벌같은 기주특이적인 천적들은 수상이동에 의하여 밀도억제작용을 하였고, 잡초상에 먹이가 풍부하거나 또는 광식성인 천적들은 잡초상 곤충군집에 연관되어 수상의 해충밀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한국의 뽕나무 해충은 210종 이상이 기록되었다. 과거 4반세기 동안 다수의 합성농약이 농림해충 및 위생해충 방제에 큰 공헌을 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뽕나무의 해충에 대해서는 농약에 대한 내약력이 가장 약한 누에에 미칠 악영향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아서 외국에서도 잔효성이 짧은 TEPP 또는 DDVP등이 사용되고 있을 정도이다. 한국에서도 뽕나무순혹파리 방제를 위해서 초여름에 BHC 분제의 토양처리가 실천되어 왔으며 근래에는 뽕나무애바구미의 피해가 심해져서 몇 가지 살충제로 방제시험이 백에 의해서 이루어 졌을 뿐이다· 따라서 뽕나무해풍 방제를 위해서는 천적을 이용한 방제가 바람직하다 하겠다. 필자들은 우선 천적으로서의 거미의 분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수원시 소재 잠업시험장 뽕밭에서 1971-72년에 조사하였다. (Fig. 1) 조사된 뽕밭의 면적을 27a이었으며 9개의 조사구를 택하고 이것을 생태적 환경에 따라 3군으로 나누어 비교해 보았다. A, B 및 C구는 동쪽 가에 위치하며 가로등과 3개의 잠실의 등불의 영향을 받아 해충의 밀도가 높았으며 E, D 및 H구는 뽕밭의 중앙부이며 뽕나무 오갈병의 피해가 심하여 뽕나무가 작았고 또한 결주도 많았다. F, G 및 I구는 도로를 격하고 뽕밭 또는 초지에 면한 가장자리 이었 다. 이밖에 수시로 근처의 딴 뽕밭에서 채집한 것도 포함하여 4,987마리의 거미를 조사한 바 17과 47속 66종에 이르렀다. 이것을 Abe의 보고와 비교한 때 종수가 월등 많았으며 또한 Kayashima의 보고와는 달리 풀거미속(Agelena)거미가 훨씬 적은 것이 특이하였다. 채집된 거미를 그 생태에 기초하여 4군으로 나누어 천적으로서의 가치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A군 : 대형의 둥근 망을 치는 종류들로서 날으는 곤충을 잡아먹는데 천적으로서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다. 106주에서 245마리가 채집되었으며 (Tetragnatha squamata)가 우량종이었다. B군 : 소형의 둥근 망을 가지나 잎사이에 치는 종들로서 비록 몸은 작지만 가장 중요한 천적이다. 꼬마거미과 애접시거미과에 속하는 거미들이며 18종, 2,815마리가 잡혔다 우점종은 (Erigoridium raminicola),(Theridion octomaculata) (Enoplognatha spp.)이었다. C군 : 떠돌이거미로서 소형곤충을 잡아먹어 유력한 천적이다 26종 1,727마리가 잡혔으며 게거미과, 깡총거미과 및 염낭거미과의 거미들이 우점종이었다. D군 : 지상을 걸어다니는 떠돌이거미로서 늑대거미과가 약간 잡혔으나 천적으로서 중요한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앞으로 이들과 해충과의 관계를 조사구명 해야 할 것이다.
해충의 예찰 없이 작물 정식 초기에 천적을 먼저 적용할 수 있는 천적-서식처 혼합적용(Natural Enemy in First; NEF)기법의 방제효과를 확인하였다. 시설 딸기에서 조사 12주차에 NEF처리구와 천적 단독 처리구에서 친환경자재 처리구 대비 각 83%, 70%의 점박이응애 밀도 억제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예찰 없이 작물 정식 초기에 NEF를 적용한 처리구에서 천적 단독 처리구보다 3배 이상의 높은 천적 밀도를 확인하였다.
유자과원에 발생하는 주요해충인 귤응애의 생물적 방제를 위해 천적의 종류 및 주요 포식성 천적의 시기별 발생량을 '96년부터 '98년까지 3년동안 전남 고흥지역에서 조사하였다. 귤응애의 천적으로는 Oligota kashimirica benifica, 깨알반날개(O. yasumatsui), 꼬마무당벌래(Stethorus punctillum), 칠성풀잠자리붙이 (Chrysopa pallens), 꼬마남생이무당벌레(Propylea japonica), 애꽃노린재(Orius sauteri), 응애총채벌레(Scolothrips takahashii), 긴털이리응애(Amblyseius womersleyi) 그리고 관총채벌레류 1종으로 총 5목 7과 9종이 조사되었으며, 이 중 우점천적은 깨알반날개류와 꼬마 무당벌레였다. 유자과원에서 깨알반날개류는 5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발생하며 년 4~5세대를 경과하였고, 4세대인 9월 상순에 연중 최대발생량을 보였다. 꼬마무당별레는 5월 하순부터 10월 하순까지 발생하며 년 3세대 경과하였고 6월 하순~7월 중순에 발생최성기를 보였다. 먹이인 귤응애와 포식자인 천적의 시기별 밀도변동을 볼 때 9월까지는 귤응애의 발생상황에 따라서 포식자의 발생밀도도 증감하는 시기적 일치 경향을 보였으나, 10월 이후 귤응애의 밀도가 증가하는 반면에 포식자의 밀도는 급격히 감소하여 불일치 현상이 나타났다.
콩 재배지에 발생하는 주요해충 및 천적을 조사한 결과, 해충은 13과 23종, 천적은 13종이 분류 동정되었다. 콩 파종 후 발생하는 초기해충은 씨고자리파리, 두줄박이애잎벌레, 파밤나방, 콩진딧물이었고, 개화기 및 꼬투리 형성기인 7 월 중순에서 8 월 상순에는 알락수염노린재,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풀색노린재, 가로줄노린재, 썩덩나무노린재 순으로 발생하기 시작하여 수확기까지 지속되었으며, 8 월 이후에는 나방류 해충인 콩나방, 콩잎말이명나방, 빗줄애기자나방, 은무늬밤나방, 담배거세미나방 등이 발생하였다. 천적으로는 기생성 천적 7 종, 포식성 천적 5종, 곤충병원균 1종이 발생하였다. 주요해충의 천적으로는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난기생봉 2종, 콩잎말이병나방 기생봉 2종, 담배거세미나방과 콩진딧물의 천적이 각각 5종씩 조사되었다.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의 난기생봉 Gryon japonicum 과 Ooenyrtus nazarae는 국내 미기록종이며, 콩잎말이명나방의 Bethylidae는 국내 미기록과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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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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