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대순사상의 공사(公私) 개념에 나타난 종교적 함의에 대한 논의를 다루었다. 이를 위해 논자는 먼저 동양 전통의 공·사 개념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대순사상에서는 동양 전통의 공·사 개념 중에 어떠한 내용이 강조되고 있는지 검토한 후 그 종교적 함의를 논하였다. 동양 전통에서 보면, 공과 사는 크게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이는 ①지배권력과 기구로서의 '공'과 개인 영역으로서의 '사', ②공동의 이익과 의견으로서 '공'과 개인의 이익과 의견으로서의 '사', ③공정한 윤리 원칙으로서의 '공'과 불공정한 비도덕적 의미로서의 '사' 등의 의미이다. 이중 대순사상에서는 윤리 원칙과 비도덕적인 측면의 공·사 개념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대순사상에서 공·사를 구분하여 수행하는 것은 후천선경이라는 대순진리회가 지향하는 새로운 삶의 질서를 열어가는 중요한 방법이 된다. 사를 억제하고 공을 지향하는 대순사상의 공사론(公私論)은 도덕의 실천을 통해 자신을 변혁하며 증산이 제시한 후천선경에 참여할 수 있는 수행의 견고한 방안이라 할 수 있다.
문화콘텐츠가 1990년대 후반 우리 사회에서 새롭게 부상하여 성장한 지 벌써 20년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문화콘텐츠 개념 규정 및 독립적인 학문으로 정립하기 위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으로 '문화콘텐츠'라는 말이 가진 폭넓은 의미의 자장을 포괄하면서도 핵심을 통어하는 주요 개념을 제시하지 못한 것을 들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문화콘텐츠는 21세기의 놀이학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놀이에서 문화콘텐츠학을 정초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이를 위해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문화콘텐츠의 의미와 관련이 깊다고 판단되는 세 가지 개념적 범주 즉, 모방, 미학, 권력을 중심으로 각각에서 놀이가 어떠한 의미를 획득하고 활용되는지를 살펴보았다. 결과적으로 놀이는 감성, 예술, 지각, 인식, 교육, 우연, 힘, 헤게모니, 계급, 종교, 의례, 육체 등과 같은 다양한 개념들과 연관되어 다채롭게 사용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놀이 개념의 이러한 다양한 활용법은 문화콘텐츠 연구자들에게 일정 부분 놀이의 관점에서 문화콘텐츠를 연구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글은 매체산업의 계급론을 복권하기 위한 시도이다. 한국사회가 계급적 질서에 따라 구성된 만큼 매체산업도 계급적 이해관계를 반영할 것인지를 입증하기 위해 매체 소유 집중, 경영과 편집권 지배, 내용 통제 등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매체산업은 재벌기업, 종교자본, 외국자본, 정보 통신자본 등 여러 형태의 자본이 매체산업에 진출하여 구조를 변동시키고 있다. 거대 자본에 의한 산업 지배는 언론의 독립적 기반을 위협하며, 매체 생산물도 자본의 압박에 따라 더 보수화, 상업화되는 추세이다. 그런데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매체는 계급간, 계층간 설득과 타협의 장으로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매체는 거대한 자본을 중심으로 집중되고, 지배 블록을 단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매체산업과 연관된 자본이나 정치 세력은 한 몸이 되어 국가 권력과 여론을 좌우한다. 그 정점에는 삼성그룹이 있다는 점을 이 연구에서 밝혔다.
본 연구는 유가 사상이 신화적 사유와의 상호 관계성 속에서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를 고찰한다. 특히 원시 사유체계 및 신화적 사고와 연관성에 주목하여 유가의 이상적 인격체인 성인의 형성도 그 원류가 신화적 사유와 상호 관계성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신화적 사유 속에서의 성의 의미를 검토하고, 이것이 유가의 성인으로 전환되는 의미 변화를 검토하였다. 고대 인류에서 부족장은 신들과 교류하여 종교적으로는 인간과 신들을 매개하여 신들의 말씀을 인간에게 전함과 동시에 인간의 염원도 신에게 전달하는 이중적이며 중간자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신을 대신하여 정치와 종교, 교육을 총 망라하여 수행하는 제정일치의 통치자는 점차 종교와 현세적 정치권력이 이원화되는데, 현세적 권능 대신 도덕적 정당성을 통한 권위를 부여받은 새로운 인격체가 유가의 성인이다. 유가에서는 공자에서부터 맹자, 순자에 이르기까지 현세에서 이룰 수 없는 높은 수준의 이상적 도덕군자에서 시작하여 누구나 노력에 의해 다다를 수 있는 가장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인간상으로까지 규정한다. 따라서 초기 유가의 성인 개념은 상대적으로 신화적 성인의 이상적인 권위에 주안점을 두어 인간이 다다를 수 없는 초절대적인 완성된 인간으로 상정되었다면, 이후의 유가에서는 점차 도덕적인 수양을 통해 누구나 다다를 수 있는 존재로 상정된다. 한편 문명을 전수하고 인간을 계도하는 역할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시 현세의 권위와 결합하여 도덕적 성인의 권위까지 부여한 새로운 존재자로 재탄생한다. 이상과 같이 이상적인 인간상으로서의 성인이라는 매개를 통해 유가 사상과 신화적 사유가 상호 관계성 속에서 형성되고 발전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성매매에서 탈출한 여성들의 적응과정을 생애사 연구방법으로 접근하여 그들의 사회적응을 도울 수 있는 실천적 개입 프로그램 마련에 기여하고자 수행되었다. 연구에는 성매매에서 탈출한 7명의 여성이 참여하였고, 이들은 눈덩이표집방법으로 선정했다. 수집된 자료는 Mandelbaum이 제안한 삶의 영역, 전환점, 적응의 3가지 개념틀로 분석했다. 분석결과 연구참여자들의 삶의 영역에서는 가정, 종교, 생업터전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은 "나와 남의 허물을 떠맡는 실존의 재구성이 이루어지는 장"으로 분석 되었다. 생업터전은 "성매매 재유입을 방지할 수 있는 견제수단"으로 분석되었다. 종교는 "자신의 잠재력과 고유성을 발현할 수 있는 질적인 전이의 현상학적 장"으로 분석되었다. 전환점 분석에서는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발견하였는데 이를 "몸의 저항을 통한 일상적 권력의 무력화"로 분석했다. 적응분석에서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나타난 공통주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를 "스스로 찍은 낙인을 안고 살아가기", "익명의 존재로 살며 도망가기", "사회적 지위 이동을 통한 과거의 수치 씻어내기"로 분석했다. 위와 같은 연구결과를 기초로 공익기금의 조성과 사후 지지 서비스의 확대를 제언했다.
인류역사의 초기에 한 사회의 통치그룹은 그들의 통치를 정당화할 명분 즉 통치이념을 필요로 했다. 중국의 경우 상고시대 통치이념의 중추는 원래 '제(帝)' 또는 '상제(上帝)'였는데, 이후 '천(天)'으로 대체되었다. 그래서 이 천이 통치명분을 준다는 주장이 있었다. 이것이 왕권을 '천이 준다'는 '천명(天命)'사상이며, 이 천명사상이 상대적으로 세련된 형태로 통치이념화한 것은 주(周)가 중앙정권을 차지하면서이다. 이 주(周)의 체제질서를 조직화한 것이 이른바 '주례(周禮)'이다. 이후 이 체제가 붕괴되었는데, 주례를 바람직한 사회질서로 인정하는 이들은 이 주례 붕괴 현상이 사회적으로 나타난 상황을 '난세(亂世)'로 본다. 이 상황을 종결 짓고, 당시의 중국천하를 통일한 나라가 진(秦)이다. 통일 후의 진왕조(秦王朝)가 급격하게 망한 후 그 뒤를 이어받은 왕조인 한조(漢朝)의 지배세력 역시 그들의 정권획득을 정당화할 통치이념을 수립할 필요가 있었다. 한조(漢朝)의 통치이념 확립에 기여한 대표자는 동중서(董仲舒)인데, 그의 기본적 사상은 공자(孔子)의 "춘추(春秋)"에 기반을 두는 유교사상이다. 그는 "춘추"의 한 해석인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에 따라 한조의 통치이념 마련에 기여하였다. 이 해석 관점은 종교적 천관념에 기반한다. 동중서(董仲舒)는 하늘과 사람 사이는 원래 교감, 소통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동중서(董仲舒)의 사상은 기본적으로는 통치자의 통치권의 근거를 하늘에 두려는 정치신학의 의미를 가진다. 또, 한편으로는 자연재이의 일차적 책임을 최고통치자에 둠으로써 최고통치자의 권력을 견제하려는 이론적 수단을 가지려는 의미도 있다.
영국의 로스차일드 가와 미국의 록펠러 가에서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많은 민간 기구를 설치하여 세계적인 인물들을 영입하고 그들의 입을 통하여 그들의 주장을 전 세계 영상미디어를 통하여 지구의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력을 끼쳤다. 그들이 하고자 하는 최고의 목표는 지구를 신 세계질서로 재편하려는 노력이다. 그들은 영상미디어를 통하여 자신들의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주장함으로 당연히 그렇다고 믿게 하려는 것이다. 그들은 정치, 경제, 종교에 걸쳐 많은 이미지를 영상 미디어를 통하여 사람들에게 전파하며 자신들의 존재가치와 그 효율성과 미래의 편리함을 전달한다. 이를 기독교 시각으로 바라보면 신의 위치를 자신들이 장악하고 신의 존재를 자신들의 권력으로 치환하여 이 지구를 신 세계질서로 재편하려는 욕망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이들의 욕망은 성서에서 적그리스도, 즉 사탄과 동일한 목적으로 보여 진다. 영상 미디어에 나타나는 현실을 기독교 시각으로 허구가 있음을 밝히고자 한다.
본 연구는 대순진리회의 '포덕' 개념의 특징을 해명하는데 목적을 둔다. 대순진리회의 '포덕'이라는 용어는 동양 전통의 포덕이라는 용어와 중첩되면서, 그에 대한 이해에서 다소간의 오해를 야기한다. 다시 말해, 전통적 사유에 익숙한 일반인들에게 대순진리회의 '포덕', '덕' 개념은 유교적 덕 개념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유교적 문화에 익숙한 대중들은 대순진리회의 포덕과 덕 개념을 도덕적 차원에서 이해하게 하거나, 유교적 개념을 대순진리회가 전용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게 만든다. 다른 한편 노자의 '덕' 개념과 대순진리회의 '포덕' 개념을 비교하더라도 비슷한 문제를 노정할 수 있다. 노자에서 '덕' 개념은 개별 존재자의 합목적성을 잘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때, 이때의 덕은 상생과 상생의 조건을 만드는 것까지 포함한다. 노자의 덕이 상생의 의미를 갖는다면, 대순진리회의 '포덕' 개념이 상생이라는 궁극적 가치를 향해 귀결되는 점에서 유사 개념 혹은 유사 이해를 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이러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전통 사상에서 덕 개념이 어떻게 탄생하고 어떤 의미였는지, 그것이 유교에서는 어떤 의미였는지, 노자에서는 어떻게 비판되며 새롭게 덕을 제시하는지를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정리를 통해 전통 사상에서 덕은 주나라가 천제로부터 천명을 받아 국가를 소유하는 과정에서 행해지던 종교적 의례와 그 의례의 진행을 의미하다가, 공자에 의해 도덕적 의미의 덕목, 규범으로 전환되었음을 살폈다. 이러한 도덕적 덕목과 규범은 노자에 의해 생체권력으로 비판받고, 노자에 의해 개인의 합목적성에 따른 살림 혹은 살아냄의 의미를 갖는 것임을 살펴보았다. 이와 달리 대순진리회의 덕과 전통 사상의 덕은 전혀 다른 이론적 신학적 토대 위에 서있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대순진리회의 덕 개념은 강증산의 해원공사와 그 해원공사로부터 해소된 상극, 그 상극이 해소되어 상생이 이루어진 후천선경의 진리를 실천하고 구현하는 덕이다. 따라서 대순진리회의 포덕은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을 전제할 때만이 성립하는 개념이자, 포덕의 종교적 실천도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을 실천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종교적 실천에서 발생하는 하위의 덕목들도 전통 사상의 덕목들이 아니라. 대순진리회의 우주적 법리에서 도출된 충효예도임을 알게 한다. 대순진리회의 덕목들은 차별의 상극적 덕목이 아니라, 건곤이 새롭게 정립된 상태에서 그 우주적 법리에서 도출된 합덕(合德), 조화(調化), 상생(相生)을 내용으로 하는 윤리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대순진리회의 '포덕' 개념은 대순진리회의 도인들에게 요구되는 신앙의 원리적 차원과 그 원리적 차원의 실천에서 전교와 수행에서 모두 요구되는 종교적 실천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동양 전통의 덕 개념이 아니라 상제님의 해원공사의 진리를 지상선경에서 구현해 가는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의 실천으로서 도인들에게 요구되는 종교적 진리인 것이다.
역량(capacity)이란 진술된 목표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므로, 목표란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역량의 구체적 요소, 양, 질, 그리고 역량의 소재를 결정한다. 건강증진이란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한, 그리고 조직이나 사람들이 그들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응용과학으로 발전되어 왔다. 문제를 분석하고, 문제의 원인이나 결정요인들을 파악하고, 그리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는데 있어 효과적인 방법론이 중요하다는 점도 또한 밝혀졌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건강증진의 토대가 되는 방법론은 건강을 증진을 위한 역량으로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목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평균 기대수명을 향상시키는데 요구되는 능력은 생물학적인 그리고 행동적 건강위험을 감소시키는데 필요한 능력과는 다르다. 그리고 질병의 발생을 예방하고, 또는 상해를 예방하거나 모든 사람들이 좋은 건강상태를 얻고 유지하는데 동등한 기회를 갖는 환경을 조성하는 능력도 다른 특성을 지닌다. 방콕헌장은 현 단계의 건강증진을 위하여 건강에 대한 사회적 결정요인에 대한 해결책과 더불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여 건강형평성을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건강증진을 위한 역량에 대하여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이러한 역량을 기르고 확대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도전과제가 되며, 비록 우리가 성취한 것이 많지는 않을지라도,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는 점은 명백해졌다. 우리는 좀 더 야심 찬 목적을 가져야 하며, 이러한 목적달성을 위하려 좀더 의욕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전문분야로서 건강증진은 다른 사람들에 의하여 발생된 문제에 대한 대책이나 반응에만 중점을 둔 이방인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우리가 도전해야 할 과제는 좀 더 새롭고, 더욱 야심 찬 활동계획을 설정하고 우리가 건강해지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생활환경, 작업환경, 여가환경, 영적 환경을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족,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가 있는 세계를 만드는 우리사회의 능력들을 신장하는 것이다. 방콕 헌장은 건강증진을 위한 새로운 일련의 목표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역량을 기르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 되었다. 이는 원하는 활동수준을 달성하기 위한 역량을 조율하고 확장시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기존의 건강증진효과성에 관한 증거들을 좀더 큰 규모의 사업으로 확대시키는 것, 공공정책을 개발하고 건강증진 상태를 평가하는 데 다양한 지역사회의 참여를 촉진시키는 능력, 언어, 인종, 성, 종교, 장애 등과 관련된 건강형평성의 문제를 파악하고 제거하는 노력, 그리고 정책결정과 인구집단의 건강과의 관련성에 대한 증거수집, 국가와 지역차원에서 사회적 의사결정 과정에의 적극적 참여, 다른 부문과의 건강증진을 위한 협력 등이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본 논문은 방콕헌장을 분석함으로써 이러한 역량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토론과 논쟁을 위하여 제시된 것이다. 명백한 것은 건강증진을 위한 역량은 전략이나 기술적인 능력 뿐 만이 아니라 정치적 능력이나 개인적인 능력도 포함된다는 점이다. 가치와 증거들이 정책이나 권력과 함께 결합되어야하며, 정치적인 논쟁 속에서 연마되어야 한다. 우리세계의 미래는 역량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니체의 그리스도교에 대한 입장을 주제로 한다. 니체는 유럽지성사에서 가장 격렬한 그리스도교 비판자로 알려져 있다. 니체의 그리스도교에 대한 격렬한 저항은 그리스도교가 하나의 종교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는 유럽형이상학과 도덕의 근간일 뿐만 아니라 문화의 원천이다. 따라서 니체가 니힐리즘의 도래와 유럽문화의 몰락에 대한 근거로 그리스도교적 가치관에서 찾는 것은 온당하다. 그렇다면 그리스도교적 가치는 누구에게서 비롯되었는가? 니체는 그리스도교와 예수를 분리한다. 니체에 따르면 제도화된 그리스도교와 예수는 무관하다. 그에게 그리스도교의 진정한 창시자는 사도 바울이다. 천재 바울은 그리스 로마적인 강자와 현세 중심의 가치관을 죄, 심판, 그리고 천국을 통해 전도시키고 교회가 권력의 중심에 서게 했다. 니체는 이 순간을 '도덕에서 노예의 반란'으로 표현한다. 니체에 따르면 바울의 교회가 세상에 등장한 후 유럽의 문화는 몰락의 길을 가게 된다. 니체에게 또한 근대의 가치들은 교회의 가치를 세속화시킨 것에 불과하다. 근대와 니힐리즘의 극복을 철학적 과제로 설정한 니체가 바울을 향해 '목숨을 건 전쟁'을 선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논문은 다음의 질문에 답한다. 첫째, 니체에게 그리스도교는 무엇인가? 니체는 예수와 바울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니체의 저서를 통해 상론할 것이다. 둘째, 니체와 예수, 바울의 관계를 야스퍼스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야스퍼스의 "니체와 그리스도교"를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셋째, 니체의 그리스도교 비판은 정당한가? 이 질문에 대해 야스퍼스의 실존철학의 핵심개념인 '포괄자'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야스퍼스의 니체 해석이 가진 문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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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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