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 논의하고 있는 애니메이션의 젠더담론은 동시대 관객과의 원활한 소통과 관련된 의미론적 치원이라고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젠더 문제는 관객과의 의미작용을 위한 언어적 요소가 구체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관객과의 소통 차원에서 상당히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상업적 성공은 먼저 작품이 보여주는 우수한 미학적 기법과 원리, 그리고 디즈니 스튜디오의 글로벌 마케팅 역량에서 그 요인을 찾아볼 수 있으나, 무엇보다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었던 여성 캐릭터의 젠더 표상에서 그 가치를 논의해 볼 수 있다. <겨울왕국>의 주요 여성 캐릭터 엘사와 안나의 젠더 표상은 동시대 관객들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시대정신과 이데올로기를 잘 반영함으로써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보편적인 의미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므로 애니메이션에서 보이는 캐릭터의 젠더 담론에 관한 고찰은 소통적 관점에서 작품을 풍요롭게 읽어내는 기초적인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할리우드의 최근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프로포즈(2009)>를 대상으로 하여 미국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장르적 관습이 관객에게 수용되는 데 있어 관객의 국적이나 젠더가 그 수용 양상의 차이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실증적으로 확인하고자 시도하였다.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대부분 남녀 배우가 드러내는 매력을 중심으로 하여, 이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어느 정도 관습화된 플롯 위에 전개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영화 <프로포즈> 역시 이러한 관습화된 플롯 구조를 한편으로는 따르면서, 한편으로는 변주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영화 <프로포즈>에 등장하는 '배우'와 '등장인물'이라는 요소와, 할리우드의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 플롯에서 '사랑의 완성'으로 제시되는 '결혼식'과 '프로포즈'라는 요소가 한국과 미국이라는 국적과, 남성과 여성이라는 젠더에 따라서 어떤 다른 선호가 나타나는가 하는 바를 관객 반응을 묻는 설문조사와 통계를 통해 살펴보았고, 관객이 지향하는 가치들 사이의 상관성 분석을 통해 드러나는 의미를 해명하였다.
본 논문은 우리사회의 성매매문제를 다루고 있는 한국 독립다큐멘터리 <언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언니>를 둘러싸고 이루어질 수 있는 다양한 담론 중 '영화의 정치성', '투쟁의 도구로서 한국 독립다큐멘터리', '영화의 사회적 영향력', '성매매문제와 성매매여성인권', '반성매매와 성노동 진영의 논쟁', '<언니>의 반성매매를 위한 내러티브 구성' 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학생 2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언니>를 통한 '관객의 인식변화'와 '참여적인 관객성'의 가능성에 관해 진단한다.
조선족에 대한 한국 대중의 시선을 분석한 본 연구는 2000년대 이후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조선족을 여성인물과 남성인물로 나눠 고찰하였다. 조선족 여성 인물들은 이주와 정착 과정에서 벌어지는 고난을 겪으며 관객의 연민과 동정을 유발한다. 인물의 이주 서사를 통해 한국 대중은 국외자로서의 조선족 여성이 연변을 떠나 한국에 이주하기까지의 어려움을 목도하며 조선족의 이주를 용인한다. 한편 조선족 남성 인물들은 범죄영화에서 관객들에게 야성과 공포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한국 대중은 조선족 남성에 대해 혐오감을 가지고 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서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이주가 한국 사회를 위협하고 불안하게 만든다고 여긴다. 한국 대중에게 조선족 여성과 조선족 남성은 각각 순수한 존재와 불결한 존재, 연약한 존재와 강력한 존재로 인식하고 이 과정에서 조선족은 한국인과의 경제-문화적 위계 속에서 타자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해무>는 한국의 노동자와 이주민 조선족이 모두 신자유주의적 경제 질서의 재편과정에서 희생될 수밖에 없는 경제적 약자임을 암시하며 조선족을 대하는 한국인의 윤리적 갈등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21세기 이주민에 대한 진일보한 인식을 보여주었다.
The Eighteenth Century Shakespeare's Women Audiences: From Objects of Sexual Appetite to Ladies of Quality Abstract Younglim Han (Kyungpook National U) This paper aims to give an account of the eighteenth century Shakespeare's women audiences who marked a turning-point in the history of Shakespeare's popularity. The 1736 formation of the 'Shakespeare Ladies Club' as a leading group of the female audience encouraged the theater managers to perform more Shakespeare. Stage productions relied more than ever on the favorites of women audiences. The establishment of female patronage was associated with the popularity of Shakespeare's crossed-dressed comedies and actresses in 'breeches' part. The outstanding achievement of the Ladies was their contribution to the promotion of Shakespeare's status as an embodiment of British culture and the acknowledgement of the dignity of national literature. They were successful in securing the native sense of Shakespeare in place of Italian opera and Harlequin pantomime. The recognition of the national significance of Shakespeare led a campaign to erect his monument in Westminster Abbey. The female audience's claim to the respectable Shakespeare provided the stimulus for transforming his plays in the interests of family values such as marital duty and domestic morality. Marina (1738), George Lillo's adaptation of Pericles that was dedicated to the Ladies, was an exemplary case. The domestic versions of Shakespeare stressed the importance of women characters and the idealization of them. Thus the reception of Shakespeare in the eighteenth century was characteristic of formulating the women audiences-performers-characters association. The female yearning for a refined theater was a significant achievement, considering its influence on ways of establishing the canonical Shakespeare in the eighteenth century.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한국사회에서 나이 들어가는 여성의 삶, 나이 든 여성들의 삶을 여성의 눈으로 들여다보는 것은 여성 관객으로서의 노년층을 호명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한 <할머니와 란제리>(2006), 그리고 이번에 한국에서 <소중한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오리우매>(2002)를 통해 각각의 영화가 '나이듦'을 이해하고 나이든 여성을 재현하는 방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할머니와 란제리>는 바느질 솜씨를 살려 란제리 가게를 열기까지 마르타 할머니가 가족과 친구, 그리고 마을사람들과 벌이는 유쾌한 소동을 그렸다. <오리우매>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중심으로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잔인함, 그리고 '돌봄노동'의 의미를 성찰하는 작품이다. 스위스에서 만들어진 <할머니와 란제리>와 일본에서 만들어진 <오리우매>는 제작된 지역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끼리의 연대와 '늦었고 꺽어졌더라도 다시 피는 꽃'이라는 주제를 담아서 한 개인이 전 생애를 통해 한번 이상 새로운 주체로 다시 살 수 있는 사회에 대한 희망을 갖게 만든 것이 의미심장하다.
이 논문은 유신체제 출범 직전인 1972년 제작, 개봉된 <모범운전사 갑순이>와 <쥐띠부인>의 여성 재현방식을 분석하였다. 두 영화는 각각 관습화된 오락영화의 약호를 이용하여 대중에게 소구함으로써 유신체제 이후의 본격적인 국책영화와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실제 텍스트 내부를 보면, 지배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한 여성 주인공을 통해 급속한 근대화가 초래한 모순들을 봉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국가가 주도하는 근대화 기획이 요구하는 이상적 여성을 스테레오 타입화함으로써 여성관객들로 하여금 국가동원체제에 순응하는 새로운 집단 정체성을 구성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프레임에 나타난 사물들이 하나의 쇼트 안에서 어떻게 보이는 가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특히 프레임의 위치는 형식이 어떻게 실질적으로 내용이 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며 대상에 대한 특별한 느낌이나 분위기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암시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프레임 위치에서 나타난 상징성들은 등장인물들의 내러티브와 성격과 갈등과 관계에 어떻게 나타나는 지 살펴보고, 그에 따라 프레임 위치와 등장인물들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분석할 대상으로는 각기 다른 성격 연인들의 내러티브를 가지고 진행해 나간 <신사의 품격>을 선정하였다. 분석 결과, 등장인물들은 프레임의 윗부분에 주로 나타났는데 프레임 위 중앙(UC)은 자기주장이 강한 캐릭터가 주로 나타났고, 위 오른쪽(UR)은 자신의 입장을 뭔가 표현하기 불편한 캐릭터들이 상대방을 주로 바라보거나 상대방에게 공격을 하거나 트러블이 생기는 경향을 보였다. 위 왼쪽(UL)은 상대방에게 주도적으로 어떠한 행동을 당하거나 자신이 숨기고 있던 마음을 읽히거나 하는 캐릭터가 위치하였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캐릭터는 우측에 나타난 반면, 부정적이거나 불가항력적인 캐릭터는 좌측에 나타났다. 여성과 남성으로 분류해서 위치를 살펴본 결과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위쪽 중앙(UC)에 위치하는 장면이 적었다. 중앙에서 남성은 여성에게 주도적인 행동을 하거나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나타났으나 여성은 남성에 의해 행동을 당하는 장면이나 자신의 마음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관객과 소통하는 장면에서 사용되었다. 커플의 내러티브와 관련이 깊게 나타났는데 커플간의 관계에 트라우마나 단절되는 관계에서는 좌측 위치에 많이 나타났고, 긍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커플은 우측에 주로 나타났으며, 사랑의 권력 관계에 따라 중앙에 위치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프레임 위치에 따라 나타난 상징성과 다양한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내러티브와 트라우마들을 비교한 결과 프레임 위치가 캐릭터의 성격을 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관객들의 관심 속에 소개된 두 편의 영화 <귀향>과 <눈길>은 모두 '위안부' 소녀들의 우정을 다루면서 살아 돌아 온자가 살아 돌아오지 못한 자를 고향과 저승으로 보내는 해원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기존의 '위안부' 서사들과는 다르게, 이 두 영화는 '위안부' 여성의 전장에서의 로맨스 플롯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일종의 여성공간을 구축하고 있다. 현실에서의 새로운 젊은 여성의 존재는 개인적 우정의 이야기를 자매애의 공동체 차원으로 확장시킨다. 특히 <눈길>은 '위안부' 할머니가 새로운 후속 세대 여성에게 증언을 전수하는 증언작업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영화적 현재에서는, 이렇듯 일본군 '위안부' 서사를 여성주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과거 식민지 시절의 재현은 많은 부분 기존의 가부장제적인 민족주의적 관점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주인공들이 여전히 '순수하고 순결한' 조선소녀들로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 시대의 대중에게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허구의 세계 역시 관객과 공유할 수 있는 가치관을 가져야하므로, 여러 번 영화화된 이야기의 주인공 캐릭터들은 당대 관객의 최대공감을 얻기 위해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거친다. 본 논문은 다양한 신데렐라 동화와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천되어 왔는가를 살펴보았다. 20세기 중반까지 제작된 신데렐라 영화의 주인공은 페로 버전의 동화 원전이 그랬듯 유약하며 소극적이고 순종적 성격으로 묘사되다가 70년대가 넘어가면서 자신의 감정과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는 신데렐라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1990년대 이후에는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책임질 수 있도록 강인하게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주인공을 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부족한대로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 왕자 캐릭터 역시 비슷한 변천을 겪는다. 비교적 초기에 만들어진 신데렐라 버전들에서 왕자는 그저 왕자라는 이유로 모든 여성이 선망하고 있다는 것이 당연시 될 뿐 거의 실체가 없는 막연한 존재다. 70년대 이후 만들어진 영화들에서는 나름의 고민과 감정을 가진 왕자가 묘사되기 시작하며 최근에는 점차 철부지 도련님에서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아는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이 영화에 담기고 있다. 현대 사회에 들어와 상대적으로 여성들에게 사회적 기회가 늘어나면서 더 이상 여성의 신분상승이 남성과의 관계에서만 얻어지지는 않는다. 그에 따라 신데렐라 이야기는 과거만큼의 인기를 누리고 있지는 않으며, 누군가가 신데렐라를 꿈꾼다고 하면 사회적 질타의 대상이 되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성의 역할을 떠나 신데렐라는 현 상태에서 자신에게 성공의 가능성이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이 꿈꿀 수 있는 희망이고, 따라서 그러한 사회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한 신데렐라 이야기의 변주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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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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