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비타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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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휴먼시대의 인간다움 : 심미적 진정성 (Humanity in the Posthuman Era : Aesthetic authenticity)

  • 류도향
    • 철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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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4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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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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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이 글은 포스트휴먼이 단순히 과학기술의 효과가 아니라 인문학의 이념에 의해 제약될 수밖에 없다는 관점에서 포스트휴먼시대의 인간다움을 성찰하는 한 가지 시도이다. 필자는 휴머니즘 또는 인간중심주의(anthropocentricism)의 시각에 갇힌 근대성을 넘어선 새로운 인간에 대한 물음이 두 가지 의미에서 비판적으로 제기되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포스트휴먼은 근대의 계몽적 주체에 의해 억압된 타자인 신체, 감성, 자연, 여성의 목소리를 회복할 수 있는가? 둘째, 포스트휴먼은 인간의 본질이나 불변의 토대를 상정하지 않고 지금 이곳에서 비인간적인 것과 싸우면서 인간성을 보존할 수 있는가? 위 물음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근대의 계몽적 휴머니즘의 파국을 각기 다른 경로를 따라 동시에 겪었던 하이데거(M. Heidegger, 1889-1976), 벤야민(W. Benjamin, 1892-1940), 아도르노(Th. W. Adorno, 1903-1969)와 대화를 시도한다. 세 철학자는 근대 휴머니즘과 기술문명이 초래한 비인간적 세계상황을 목도하면서 계몽적 주체의 타자인 예술과 예술작품으로부터 인간 이후의 인간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필자는 세 철학자가 주장한 새로운 인간상을 '끊임없이 탈존하는 인간'(하이데거/ 2장), '신경감응을 통해 타자와의 유사성을 회복한 인간'(벤야민/ 3장), '비인간적인 사회를 규정적으로 부정하는 인간'(아도르노, 4장)으로 특징짓고, 각각의 현재성을 검토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4차산업혁명 시대가 인간의 감각, 충동, 무의식에 이르기까지 세계 전체를 더욱더 촘촘히 관리하고 통제하는 디지털 자본주의의 시스템으로 전개되는 한, 포스트휴먼시대 인간다움의 필요조건이 '심미적 진정성'(${\ddot{a}}sthetische$ $Authentizit{\ddot{a}t$)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영화 <버닝>과 윤리적 주체 (Burning and The Ethical Subject)

  • 곽한주
    • 대중서사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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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6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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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17-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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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영화 <버닝>(이창동, 2018)은 정교한 서사를 섬세한 영상으로 담아낸 작품으로서 근래 가장 주목받은 한국영화 중 한 편이다. 이 영화는 서로 다른 유형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단편적으로 제시되는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욕망이 뒤얽히는 다성성의 텍스트여서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텍스트이다. 이 글은 이 영화가 현대 한국 청년의 현실이라는 특정한 사회역사적 조건을 넘어서는 보편적이면서도 중대한 윤리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 <버닝>을 주인공 종수를 중심으로 하는 윤리적 담론으로 읽으려 한다. 종수가 처하는 상황과 이에 대한 그의 반응을 무엇보다도 종수의 윤리적 각성과 도약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종수는 현재를 사는 대한민국 비정규직 젊은 남성이라고 요약될 수 있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서 해미와 벤을 만나고 관계 맺으며 세상의 미스터리를 접하고 이를 파악하고자 한다. 영화가 촘촘히 보여주는 그의 궤적은 문예창작학과 출신 흙수저 청년의 혼란과 좌절이라는 사회역사적인 차원과 가족해체의 현실과 연인의 갑작스런 실종이라는 개인 심리적 차원이 필연적으로 교차한다. <버닝>은 종수가 비우호적인 조건, 즉 프레카리아트 청년의 처지, 현실 인식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직면하고 미스터리를 탐구하면서 '함께 삶'을 지향하는 윤리적 주체로 우뚝 서는 과정을 그린 감동적인 스토리로 읽힌다. 이 과정은 종수의 고통스런 성장담으로서 무기력했던 비정규직 배달노동자였던 종수가 '작가'가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버닝>은 자신에게 비우호적인 현실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고 무기력했던 청년이 타자들과의 만남을 겪은 뒤 나름대로 타자들과 세상을 파악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실천하는 윤리적 주체로 일어서는 과정을 그리며, 윤리적 사유를 자극하는 텍스트이다.

죠셉 콘래드의 『어둠의 속』에 나타난 전체주의적 주체성의 형성 (Constructions of Totalitarian Subjectivity in Joseph Conrad's Heart of Darkness)

  • 구승본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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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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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79-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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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본 논문은 죠셉 콘래드의 "어둠의 속"에서 중심인물인 말로우가 자신의 아프리카 탐험을 바탕으로 한 서사를 통해서 스스로를 서구 계몽주의의 합리적 이성주체 그리고 진리주체로 드러내고자 하는 시도를 하고 있음을 고찰하고자 한다. 작품에서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와 성 이데올로기는 서구 계몽주의 합리적 이성주체를 구성하는 데 작동하고 있다. 말로우는 아프리카에서 커츠를 만나러 가는 여정과 그와의 만남을 통해 제국과 성의 이데올로기들이 외부 현실세계에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말로우는 자신의 현실인식 역시 타자를 억압하고 타자의 정체성을 소멸시키는 서구의 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 담론에 의해 침윤되어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주체이다. 말로우는 서구 계몽주의 주체인 동시에 계몽주의의 이분법적 위계서열을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이성에 의해 지배당하는 식민주체이다. 말로우는 자신이 제국주의의 본질이란 정치적 폭력과 경제적 수탈로 점철되는 현실이고 이것을 깨달은 진정한 계몽주체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그의 서사담론은 제국주의에서 발견되는 배타적이며 자기중심적 이데올로기와 성 이데올로기로 원주민을 비인간적 존재로 판단하고 여성을 이상화된 세계에 매몰된 존재로 파악하는 자기모순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겨울왕국>을 통해 본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환상성 (A Study on the fantasy of Disney animation )

  • 이혜원;김민정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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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권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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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07-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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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반으로 한 문화콘텐츠 산업이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애니메이션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산업으로 변함없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중 디즈니 스튜디오는 오랜 시간동안 쌓아온 전문 기술과 작품 노하우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 나가고 있는데, 여기에는 시대적 상황을 넘어서거나 혹은 변화에 맞춰진 그들만의 전략이 존재한다. 본 연구는 다시금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선두 자리에 올린 <겨울왕국>의 전달 메시지와 변형 요소를 환상성 중심으로 분석해보고 디즈니가 가족타깃의 애니메이션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용했던 요소들은 무엇인지 찾아보고자 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환상성 재현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현대 매체가 재현해 내는 환상표현은 실제와 다른 혹은 상상의 세계를 이미지로 보여주는 데 치중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환상성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징과 역할이 숨겨져 있다. 이런 환상성의 가치는 다양한 이론가들에 의해 연구되어 왔는데, 츠베탕 토도로프는 실제와 실제가 아닌 것 사이의 망설임을 시작으로 환상성을 문학에서 정의 내렸다. 문학 장르에서 그 존재를 인정받은 환상성은 잭슨에 의해 시대적 상황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어떤 의도를 가진 형태로 범위를 넓히며 그 사회적 역할과 의미가 강조되었다. 흄은 잭슨의 전복을 넘어서는 또 다른 목적으로서 환상의 영역을 확장시켰고 톨킨, 조아르스키, 보이어는 이것을 상위환상과 하위환상으로 나누어 묘사 대상과 방법에 따라 구분될 수 있는 환상의 종류를 이야기했다. 이를 정리하면 환상의 공간은 비현실, 탈현실, 초현실, 반현실로 나뉠 수 있고 인물은 주인공과 사회의 관계를 다루는 '나' 의 주제와 욕망의 상징인 타자의 이야기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다. 이렇게 목적에 따라 다르게 제공되는 환상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다양한 이미지와 요소들로 전달되는데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통해 분석된 요소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디즈니는 주인공의 성장여정에 따라 환상 공간을 세 종류로 나누어 제공한다. 그 첫 번째 공간은 주인공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현실 도피와 욕망 충족의 탈현실이고 두 번째 공간은 타자의 지배로 이루어진 반이데올로기적 성향의 반현실 공간이며 마지막 공간은 반현실의 전복 후 주인공이 제공하는 유토피아인 초현실 공간이다. 또한 디즈니는 인물 역시 '나'의 주제인 변신과 분신을 통해 주체의 성장을 강화시키고 다중화된 인격의 캐릭터 화를 통해 재미를 선사하며 '너'의 주제인 타자성의 적대자 배열로 전복의 탄력적 요소를 가미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렇게 디즈니가 제공하는 환상성들은 희생을 통해 가족의 완성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이렇게 디즈니는 자신들의 타깃 관객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이데올로기를 꾸준히 전달하면서도 시대적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탄력적 환상성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전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라캉의 시각의 타자성(대상 a)에 근거한 만화비평으로서의 주체와 응시 : 강도하의 큐브릭을 중심으로 (Cartoon Criticism; The subject and the gaze based on Lacan' s theory otherness of vision : focusing on KUBRICK of Kang, Do-Ha)

  • 양승규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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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권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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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9-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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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 본 논문은 라캉의 다원적 시각세계인 시각의 타자성에 근거한 응시의 개념을 만화에 적용하여 만화를 해석하고 분석하여 비평할 수 있는 기제로서의 가능성에 대해 모색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만화라는 매체가 그림과 언어라는 상징적인 요소로 이루어진 시각세계라는 점은 단지 법과 질서의 제1시니피앙으로서 작용해 주체의 욕망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를 빛의 지점에서 응시하여 가시적 세계에서 볼 수 없는 비가시적 세계의 결여 지점을 제시하고 욕망을 분출시키는 타자로서 기능한다. 결여의 주체, 욕망의 주체로서 실재를 맞이하는 응시가 컨템포러리 아트에서 경향을 분석하고 비평의 중요한 잣대로 작용한 점과 만화 역시 응시를 작품 속에 융화시켜 표출한다는 점은 예술작품과 만화는 동일선상에 놓여있음을 반증한다. 본고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인디 만화계에서 활동하며 쌓아올린 실험정신으로 인해 모호하고 난해한 형식을 구조화한 강도하 작가의 작품들 중에 "큐브릭"을 중심으로 비가시적 세계를 의미화 하고자 했다. 하여 "큐브릭"을 해석하고 분석함에 있어 라캉이 이론화한 시각세계에서의 욕망의 원인이자 대상인 응시를 은유와 환유, 모호적 상황표현, 의도적 감정적 오류, 개별성과 통합성의 구조, 의미가 초과되어 표출되는 긴장 등을 제시하였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의 존재를 표현하는 응시, 작가가 독자 혹은 대중들을 응시하며 드러내고자 했던 결여의 지점으로서의 응시, 비평가나 독자가 작품을 보고 작품의 이면을 분석하고 비평하는 응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응시의 개념을 활용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욕망의 법을 배반한 주체에게 난폭하고 잔인한 실재가 가면을 쓰고 유희의 놀이를 하도록 하는 장소인 스크린으로서 기능을 하는 만화에 분석과 비평의 눈으로 바라보고 표출하는 작가의 응시이다. 이는 만화가 단지 시각세계에 머물러 재미와 흥밋거리로만 전락하는 것을 억제하고 당당히 예술의 길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디스트릭트 9> 사회비평으로서의 공상과학 (District 9 : Science Fiction as Social Critique)

  • Cho, Peggy C.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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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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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0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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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이 연구는 2009년에 개봉한 영화 District 9이 인간과 외계인의 접촉을 주제로 삼는 SF 장르를 재작업하는 방식을 살펴본다. 같은 해에 개봉한 영화 Avatar처럼 District 9은 인간과 외계인 간의 갈등과 혼종성의 문제를 재고하고 인간과 대비되는 비인간들을 침략자가 아닌, 인간들의 억압과 잔인함의 대상으로 소개한다. 많은 공상과학 영화가 불분명한 미래의 시점에서 발생하는 반면, District 9 영화는 SF 장르의 경계를 넘어 도시 리얼리즘을 가까이 하며 현재의 도시 인구 문제들에 대한 비평을 제공한다. 외계 생명체는 인간의 기록된 과거의 한 부분으로 등장하게 되며 이 영화의 사건은 명확하게 확인되는 현재 시점과 요하네스버그라는 잘 알려진 도시에서 발생된다. 명백한 반-할리우드 영화인 District 9은 남아프리카의 대도시와 역사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분열과 갈등, 그리고 도시 빈곤과 불법 이민의 문제점들을 다루면서 타자와의 접촉에 대한 인간의 불안감을 탐구한다. 이 논문은 이 특정 배경이 어떻게 이 영화를 구성하는지 그리고 외계인들이 도시 슬럼가의 비참한 환경에서 인간 이주민들과 혼합체를 이루며 도시 인구 정책아래에 생존하는 과정을 그려내면서 남아프리카의 가장 큰 도시와 오늘날의 대도시들이 직면한 현대의 사회 문제점들의 현실적인 검토를 어떻게 유도하는지를 들여다본다. 또한 이 논문은 이 영화에서 나타난 인간과 외계생물체 간 이루어진 하이브리드를 통해 타자에 대한 인간의 착취에 저항하는 힘으로써의 잠재력에 대해 살펴본다. 비록 이 영화의 배경은 매우 지역적이지만, District 9은 영리를 추구하는 다국적기업의 명백한 착취의 관습을 그려냄으로써 보다 더 넓은 범위의 세계 관객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SF 영화이면서 도시 인구 충돌에 대해 사회 비평을 시도하는 영화 District 9은 불안정감과 타자에 대한 공포감이 가득한 불확실하고 잠재적 폭력성을 가진 현대 인간 세계를 그리고 있다.

현대 미인에 나타난 노자적 미학의 표현양상: 화장품 광고를 중심으로 (Contemporary Beauty Expressions from the Perspective of Lao-tzu's Philosophy: Focusing on Cosmetics Advertisement)

  • 이수인
    • 패션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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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8권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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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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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 The aim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patterns of expressing contemporary beauty from the perspective of Laotzu's philosophy in order to suggest its concept and characteristics and to suggest specific cases through cosmetics advertisement. In doing so, the study attempted to understand that contemporary beauty is more humanistic and liberal in terms of expression patterns than in any other time period. The research results are as below. The frame concept of Laotzu's philosophy includes 1. Naturalness, 2. coexistence in Conflict, and 3. Non-otherness. The characteristics of contemporary beauty are natural and healthy, People can foresee changing beauty by the cycle of life and, by admitting this philosophy, people can understand one's individuality and discover self-esteemed beauty. Also, the results from the cases of cosmetics advertisement are as below: 1. Naturalness was remarkable. Such phenomenon was common in representative brands of the research subjects. Expression pattern was based on soft, natural make-up and hair style. 2. For conflict and coexistence, they introduced the ancient image of the situation, and the situational image using food and herbs demonstrated a functional, situational image, which was used for the cosmetics advertisement based on the mutual coexistence concept instead of dichotomy of period or material. 3. Non-otherness advertisement, of which there was none, we expected that maximized marketing effect would be achieved if non-otherness cosmetics advertisement expressed the contemporary beauty because it could solicit sympathy form many consumers.

지역학습에 있어서 민족정체성과 지역정체성의 관계 - 제주 지역교과서 분석은 사례로 - (The Relation between Regional Identity and National Identity in Regional Learning - A Case Study of Regional Textbook in Jeju Province -)

  • 남호엽;김일기
    • 대한지리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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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6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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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83-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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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
  • 본 연구는 지역교과서에 나타난 민족정체성과 지역정체성의 관계를 분의하고 있다. 지역교과서는 지역학습의 자원이며, 다른 지역과의 영역적 차이를 기본 전제로 하면서 지역정체성을 재현한다. 교육과정 수준에서 지역학습의 교육인간상은 지역정체성의 함양을 추구하지만, 민족국가로서의 정치적 단일성을 고려하고 있다. 이른바 민족적 단일성은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이 융합된 양상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다른 지역에 비해 고유성이 상대적으로 강한 사례 지역의 교과서에서는 민족과 지역 간의 상보성이 왜곡되어 있다. 예컨대, 지역의 통상적인 담론세계에서 유교문화경관은 타자이지만, 학교 교과서에서는 동일자이다. 또한 지역교과서에서 대외적인 영역화의 경계는 주로 지역이라기 보다는 민족이고. 민족의 변방으로 지역에 대한 장소감을 낳고 있다. 즉, 제주 지역교과서에서 지역정체성은 민족정체성을 고려하여 제한적으로 재현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지역학습에서 온당하게 다루어져 할 지역정체성의 추구가 주변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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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만 존재 않는 타자들의 공간 영화 <죽여주는 여자>의 담론 공간을 중심으로 (Existent, but Non-existent Spaces for Others Focusing on Discourse-spaces of a Korean Movie (2016))

  • 장은미;한희정
    • 한국언론정보학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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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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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99-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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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본 연구는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영화 <죽여주는 여자>가 구성하는 공간을 헤테로토피아의 개념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젠더, 계급, 연령, 국가, 섹슈얼리티, 민족, 직업의 정치학이 상호 교차하면서 다음과 같은 공간을 구성하였다. 첫째, 나이 듦과 죽음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요양 병원, 달동네 쪽방촌, 북한산 바위, 호텔, 교도소 등을 통해 구성되는 이 공간은 죽음에 대한 역설과 모순을 불러일으키면서 죽음에 작동하는 가부장적 시선에 이의를 제기한다. 둘째, 밥벌이로서의 성매매 노동 공간으로 싸구려 여관과 녹음 짙은 야외 공원으로 대비되는 장소들이다. 낡은 여관방은 가부장적 성규범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성매매 여성' 소영이 늙은 몸이 되면서 비체화되고 타자화되는 순간을 드러낸다. 셋째, 끊임없이 소환되는 모성 공간은 자식을 버린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영의 일상을 통해 구성된다. 민호에 대한 과한 돌봄과 남성노인들에 대한 과도한 연민은 모성 결핍과 연결되면서, 모성 집착의 서사는 영화 내 다른 시선들과 충돌한다. 넷째, '다문화 소수자 유사가족 공간'은 이태원을 중심으로 경계 바깥의 구성원들이 모여 사는 공간이다. 이곳은 이성애 기반의 혈연 중심 '정상 가족'의 동질성에 균열을 내고 정상성 바깥의 섹슈얼리티를 가시화시키는 이질적 공간이다. 다섯째, 하위주체로서의 소영의 말하기 공간이다. 하위주체인 소영의 영화적 재현이 '말 걸기'라면 영화 텍스트 내에서 소영은 '말하기'의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응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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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비선택적 공거와 주디스 버틀러의 프레카리티 정치학: 몸의 정치학과 윤리적 의무 (Unchosen Cohabitation of Hannah Arendt and Precarity Politics of Judith Butler: Based on Body Politic and Ethical Obligation)

  • 조현준
    • 비교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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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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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61-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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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이 논문은 미국의 젠더 이론가이자 퀴어 학자로 알려진 주디스 버틀러의 후기의 정치윤리 사상, 그중에서도 '프레카리티' 정치윤리 사상을 한나 아렌트의 '비선택적 공거'와 연결해서 최신저서 "집회의 수행성 이론 소고"(2015)를 중심으로 고찰하려 한다. 점점 제한된 사회적 정치적 불안정에 놓이게 되는 지구상 모든 인구의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려는 버틀러의 프레카리티 정치 사상은 레비나스의 타자 윤리학과 아렌트의 정치철학의 영향을 받아 윤리와 정치를 결합하고자 한다. 우선 인간은 인간의 조건인 이 지구상에서 자신이 누구와 살지를 결정할 수 없다. 이런 '비선택적 공거'는 한나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에서 주장하는 '행위'의 근본적 조건인 '다원성'과 관련된다. 인간의 모든 측면이 정치에 어느 정도 관련되지만 다원성은 특히 정치적 삶의 필요조건일 뿐 아니라 가능조건이라는 면에서 절대 조건이다. 두 번째로 버틀러에게 유대적 선민사상을 부정하는 비선택적 공거는 내가 모르는 다른 여러 타인들과 함께 사는 삶의 가능성, 모두가 근본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상호의존속에 살아가는 보편적 프레카리티의 정치로 연결될 수 있다. 다원적 인간이 지구상에 공존한다는 사실은 인간의 몸이 가지는 근본적 취약성과 상호 의존성에 근간한 '몸의 정치학'을 가능케한다. 불안정성과 구분되는 '프레카리티'는 지구상에 디아스포라처럼 확산되는 다양한 인간의 불확실한 삶에서 평등과 자유를 확장할 수 있기에 윤리적이다. 프레카리티에 입각한 윤리적 의무 개념은 버틀러가 "불확실한 삶" 이후 "갈림길"뿐 아니라 "전쟁의 틀"에서도 강조한 개념이다. 누구든 사회세계의 프레카리티를 피할 수 없으며 그럼 점에서 프레카리티의 보편적 차원이 우리 모두의 비토대적 연결점이 된다. 버틀러가 주장하는 상호의존성은 평등의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상호의존성을 양성하기 위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형식의 투쟁이며, 평등을 향한 윤리적 요구는 근거리와 원거리의 가역성에 달려있다. 다시 말해 상호의존성이 비선택적 공거의 특징이라면 원근의 가역성은 프레카리티 시대의 윤리적 의무다. 윤리적 요구는 비선택적 공거, 비의도적 근접성이라는 조건 때문에 모르는 사람의 삶도 존중해야하고, 이런 의무는 정치적 삶의 사회적 조건속에 있으며, 이는 아렌트의 평등 및 레비나스의 노출과 맞닿는다. '비선택적 공거'와 '비의도적 근접성'에 입각한 버틀러의 프레카리티 정치는 정치와 윤리의 접합이자 보편 주체의 비토대적 연결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