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한양 도성의 동부(東部)에 조성되었던 왕실 원유(苑?) 함춘원(含春苑)을 대상으로 조영 사실과 운용적 특징의 규명에 목적을 두고 있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성종(成宗) 연간에 창경궁이 건립된 이후 대비(大妃)들의 이어(移御)가 예정되면서 통망처(通望處)를 중심으로 논의된 차폐용 수목 식재가 동부 함춘원의 시원적 형태로 추정된다. 동부 함춘원은 창경궁 동측 궁장(宮墻)에 부속된 월근문(月覲門)부터 선인문(宣仁門)에 이르는 구간의 건너편 일대에 조영된 종방향의 원유(苑?)이었으며, 오늘날 서울대학교 병원 신축 본관의 서측 일대에 해당한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궁궐 내부에 조성된 원유만이 금원(禁苑)으로 불렸지만, 궁궐 외부에 조영되었던 동부 함춘원도 금원에 비견되는 상징적 위계적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동부 함춘원의 입지처(立地處)는 한양의 풍수지리 체계에서 내청룡(內靑龍)에 해당하는 요지(要地)였으며, 내청룡의 지맥(地脈) 보호를 위해 대규모의 토목공사는 허용되지 않았다. 인조(仁祖) 연간에 이르러 동부 함춘원의 일부는 마장(馬場)으로 분할되었다. 마장 일대는 마동산(馬東山), 방마원(放馬苑)으로도 불리었고, 휴식과 유락(遊樂)의 장소로 이용된 개방적 성격의 공간이었다. 동부 함춘원의 조성 초기에는 창경궁으로의 조망을 차폐하기 위해 속성수(速成樹)가 식재되었지만, 경모궁(景慕宮) 건립 이후에는 내청룡의 지기(地氣)를 보완하기 위해 대대적인 식목(植木) 공사가 이루어졌다. 특히 정조 연간에 유근문(?覲門)과 유첨문(?瞻門)이 건립된 이후 동부 함춘원은 궁궐(창경궁)-원유(함춘원)-사묘(경모궁)로 이어지는 전배(展拜) 동선의 거점으로 기능하였다.
2018년 6월 12일 충청북도 옥천군 소재 A고등학교에서 노로바이러스의 유행을 지연신고하는 사례가 발생하였고, 이에 대한 원인과 전파양식 등을 규명하고 예방 및 관리대책을 마련 하기 위하여 역학조사를 수행하였다. A고등학교 학생 1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환례자 60명, 조리종사자 10명을 대상으로 세균 10종 및 바이러스 5종에 대한 검체검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최초환자 발생일 6월 5일을 기준으로 3일 전인 6월 2일부터 12일까지의 식단을 이용하여 환자-대조군 조사를 시행하였다. 학생, 교직원, 조리종사자 785명 중 환례는 61명으로 노로바이러스의 발병률은 7.8% 이었다. 위험요인 분석에서 정수기 음용수가 유의한 변수이었다. 검체검사에서 학생 2명, 정수기 음용수, 환경검체에서 동일 유형의Norovirus GI-8이 검출되었다. 이번 유행의 원인으로 본관, 기숙사, 급식실 정수기 음용수가 오염되고 그로 인해 원인병원체 노로바이러스의 전파가 이루어졌다고 판단하였다. 이번 연구는 6월 5일 첫 환례자가 발생했음에도 신고가 7일이 경과한 6월 12일 지연신고 되어 장관감염증 확산 조기차단이 이루어지지 않아 환례자가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학교급식 시 발생하는 수인성 및 식품매개성질병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고 집단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 학생의 증상을 가장 우선적으로 파악이 가능한 담임선생님과 보건교사의 공조체제 개선, 보건교사 부재 시 대응방안, 보건교사의 학교 감염병 집단발생에 대한 인식제고를 위한 시스템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의 기본 역학조사서 서식에 지연신고에 대한 사유를 기록하는 항목을 추가하여 지연신고에 대한 원인에 대한 규명과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분청사기의 명문은 그릇에 대한 정보이자 관물(官物)의 공납(貢納)과 출납(出納)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다. 명문은 당시 그릇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뚜렷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분청사기 인화문 '능성내자(綾城內子)'명 발>(본관13808)은 명문이 뚜렷한 그릇이지만 명문의 내용이 일반적인 분청사기와 다르다. 분청사기에 표시한 명문은 대부분 그릇이 속한 관사명(官司名)이거나 그릇을 만든 지명(地名)이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에 표시된 '내자(內子)'명은 해당하는 관청이 없다. 그릇의 새긴 명문의 구성으로 볼 때 내자(內子)는 내자(內資)의 오자(誤字)인 것이다. '내자(內子)'명은 내자시의 그릇이라는 뜻이다. '내자(內子)'명은 내자(內資)의 틀린 글자이지만 음(音)이 같아 오자임에도 여전히 명문의 기능을 다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글자가 다르지만 음이 같은 동음오자(同音誤字) 명문이 최근 서울시내 발굴 조사에서 조금씩 출토되고 있다. 내자(內資)를 '내자(內子)'로 표시하고 인수(仁壽)를 '인수(仁守)'로 새긴 동음오자 명문의 분청사기는 작업자가 의도한 것이든 무지(無知)의 결과이든지 간에 실제 관물(官物)로 통용되었으므로 소비지인 서울의 유적에서 출토된 것이다. 동음오자 명문은 음은 같지만 획수가 적고 간단한 글자를 사용했고 글자의 엉성한 필획이 특징이다. '내자(內子)'와 '인수(仁守)'명을 표시한 그릇들 역시 일반 관사명 분청사기처럼 서울시내 유적에서 출토된다. 동음오자 명문은 조선 전기 공납 분청사기들에 명문을 필각하는 과정에 생긴 오류와 또 그러한 오류가 실제 유통되었음을 파악할 수 있는 사례이다.
이 연구에서 19세기 함경도 안변도호부의 부사 휘하 행정조직으로서 사족들이 참여하는 향청과 향리들의 작청조직의 직임과 인사관행을 분석하였다. 안변도호부의 신출(新出) '향청(鄕廳) 작청(作廳) 직임(職任) 명안(名案)' 문서를 통해 향청과 작청의 직임과 구성원의 역할, 인사관행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특히 실질적으로 이 연구에서 향청과 작청의 40개의 직임과 1848년부터 1853년 6년 동안 330여 명에 달하는 직임의 명단을 가지고 족보와 대조를 통해 개개인의 신분 및 가문을 추적하였다. 이들 성씨의 대동보(大同譜) 파보(派譜) 등을 무작위로 일일이 그 본관과 성명을 대조하여 그 중 19명의 가문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안변도호부의 향청 작청의 직임과 직역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지방행정 조직으로는 사족의 향청과 일반 행정 집행기관으로서의 작청(作廳)과 군사(軍事) 토포(討捕) 등의 업무로서의 장청(將廳)이 존재하는데, 안변에서는 장청의 기능을 향청의 감관과 작청의 호장이 분담하여 지휘하였다. 호장이 장청의 기능을 지휘함으로써 그 역할이 타 지역에 비해 높았다. 안변은 호장 이방 천총 중심의 운영으로 보여진다. 조세(租稅)수입을 보관하는 각창(各倉)은 일반적으로 향청 임원인 좌수(座首) 향소(鄕所)가 겸임하여 관리하는데 비해, 안변에서는 좌수 향소 이외에도 호장 이방 부이방 등이 겸직을 하기도 하고 역임 전후 겸임없이 각창(各倉) 감색(監色)을 단독으로 맡고 있다. 향청 작청 인사는 1주년(周年) 교체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연임(連任)이 많으며, 격년(隔年)으로 맡거나, 다음 해에는 타 직임으로 전보(轉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6년 동안 330여 명의 직임을 171명이 맡은 데에서도 알 수 있다. 족보에서 찾은 19명을 중심으로 보면, 각 직임에 취임하는 나이는 좌수는 5-60대, 향소는 3-40대, 호장 육방들은 비교적 4-50대에, 각창의 색리들은 4-50대이고, 수통인은 20대에 직임을 맡는 것으로 파악된다. 군사(軍事) 토포(討捕) 등의 경찰 업무는 비교적 전문직으로서 자체 순환하여 맡고 있었다. 통상 상천(常賤)이 맡는 각 창의 색리는 감(監)과 색(色)으로 복수로 구성하여, 향청의 향소나 작청의 호장 육방이(六房吏)가 겸임하기도 하고 단독으로 맡기도 하여 신분에 구애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사운영의 전반적 특징은 향청 임원은 창감(倉監)을 겸임하기도 하지만 향청내에서만 순환하였다. 반면 작청의 상급 향리인 호장과 이방 직임은 서로 순환하여 맡을 수 있지만 특정 가문이라기보다는 신(申) 이(李) 박(朴) 3개 성씨만이 맡고 있다. 다른 향리들은 상하 구분없이 각색(各色)과 각창(各倉)의 감(監)과 색(色)을 겸임 또는 순환하여 맡고 있다. 경상 호남지역과 달리 향청이나 향리 직임을 몇몇 가문이 세전(世傳)하지 않고, 여러 성씨들이 직임을 돌려 가면서 직역을 분담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고는 석탄 이신의의 "대학차록(大學箚錄)"을 통해, "대학"을 바라보는 그의 독창적 안목을 고찰하는 작업이다. 이신의(李?儀, 1551-1627)는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정치가로, 본관은 전의(全義)이고 자는 경칙(景則)이며 호는 석탄(石灘), 시호는 문정(文貞)이다. 그의 "대학차록"은 "대학장구"를 읽고 체득한 내용을 수시로 적은 기록으로 석탄이 정치지도자로서 기초를 다지는 학문의 초기 과정에서 저술되었다. 석탄은 "대학장구"의 체제인 장(章)과 구(句)의 의미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분석적 학문방법론의 새 지평을 열었다. "대학장구""서"에서는 대학의 핵심이 경(敬)에 있음을 강조하였고, "대학"이 심(心)과 성(性)을 함께 다루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대학(장구)대전"의 경문(經文) 독해에서는 삼강령(三綱領)의 핵심을 명(明)과 신(新)과 지(止)에 달려 있다고 보고, 대학의 '도(道)', '명(明)'과 '덕(德)'의 맥락을 구체적으로 해석하였다. 또한 명명덕(明明德)과 신민(新民)을 비롯한 "대학"의 여러 개념과 의미를 지(知)와 행(行), 체(體)와 용(用)의 관계로 읽어내며, 성리학을 한층 발전시켰다. "대학장구" 전문(傳文) 독해의 경우, 전 10장 전체에 걸쳐 50여구 하나하나를 분석적으로 검토하였다. 주자의 격물(格物) 이론이 담겨 있는 전5장의 경우, 세 부분으로 나누어 해독하면서, 이치의 궁구와 개별 사물에 대한 격물치지(格物致知), 모든 사물에 대한 물격지지(物格知至)로 나누어 '이치-공부-효험'의 순서로 정돈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치사상의 핵심을 보여준 전10장에서는 혈구(?矩)의 길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며, 그것이 목민관의 제일 덕목임을 일러주고 있다.
이 논문은 "운수연방선생안"을 통해 조선후기 전라도 임실현 향리층의 존재양태를 살펴보기 위해 작성되었다. "운수연방선생안"에는 경종 4년(1724)부터 작성하기 시작하여 20세기 초반까지 작성한 임실현 향리들의 명단을 수록하고 있다. "운수연방선생안"에는 모두 704명의 향리들이 확인된다. 김씨 119명, 엄씨 103명, 진씨 103명, 박씨 87명, 문씨 86명, 이씨 66명, 백씨 31명, 황씨 27명, 태씨 17명 등이다. 이외에도 12개의 성씨가 확인되는데, 10명 미만의 향리를 배출할 따름이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향리 성씨를 전체 점유율 순으로 추정해본다면, 김씨, 엄씨, 진씨, 박씨, 문씨, 이씨 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전씨와 양씨가 19세기에 들어와서 전혀 향리를 배출하지 못한 반면, 황씨가 19세기에 들어와 5%대의 향리를 배출하고 있으며, 진씨가 10%이상대의 점유율을 보이며 약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몇 몇 향리 성씨가 향리 사회를 주도함에도 불구하고 그 내부에는 약간의 변화들이 늘 상존했음을 보여준다. 이들 성씨들의 본관을 "노소계안"을 통해 살펴본 결과, 이들은 경주 김씨, 영월 엄씨, 남원 진씨, 함양 박씨, 남평 문씨, 경주 이씨였다. 다음으로 "운수연방선생안"에 호장 직역을 역임한 것으로 기재된 76명의 호장 성씨를 통해 상층 향리를 배출한 성관도 위의 성관과 동일한 지 살펴보았다. 향리의 최상층 직임인 호장을 다수 배출한 성관과 향리를 가장 많이 배출한 성관은 전체적으로 보면 거의 일치하나, 시기에 따른 차이가 있었다. 18세기에는 6개 성관이 비슷한 비율로 호장을 배출했다면, 19세기에 와서는 남원 진씨에서 13명, 남평 문씨 9명, 영월 엄씨 6명 등 3개 성관만이 10명 이상의 호장을 배출하고 있다. 19세기의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변화는 한 명의 호장이 두 번 이상 호장을 역임하는 빈도수가 18세기에 비해 급격히 늘어났고, 특정 성관으로 집중된다는 사실이다. 이같이 조선후기 임실현의 향리 사회는 6개 성관이 다수의 향리를 배출하며 공존하는 양상이나, 내부적으로는 시기에 따른 상층 향리 성관의 변화가 일부 확인되며, 특정 성관이 향리 사회를 주도하는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양아록(養兒錄)"은 묵재(默齋) 이문건(李文楗)(1494-1567)이 손자를 양육하면서 남긴 기록물이다. "양아록"의 저자인 이문건은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성주(星州), 자는 자발(子發), 호는 묵재(默齋), 휴수(休?)이다. 그는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의 문인으로 기묘사화와 을사사화를 겪었으며, 그 과정에서 경북 성주에 20여 년간 유배되었다가 결국 그곳에서 생을 마쳤다. 16년간의 기록인 "양아록"은 크게 3단 구성을 보인다. 먼저 제1단에서는 묵재 본인의 자서(自序)와 손자 출생 시의 기쁨을 담은 율시 한 수, 출생 당시의 상황과 개명(改名)에 대해 언급한 산문 한 편, 성주 목사와 조카 이섬(李?)이 보내준 축시가 등장하며, 제2단에서는 본격적인 양아의 내용을 35제의 시로 담아냈다. 그리고 마지막 제3단에서는 음주에 대한 경계, 가족에 대한 소개, 세계(世系), 축원문, 자신의 성품에 대해 자책하는 글로 마무리 했다. 본고에서는 "양아록"에 나타난 조부와 손자의 갈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양아록"의 여러 측면 가운데 유독 조손 간의 갈등에 초점을 둔 것은 서술의 주체인 묵재의 마음에 자리한 애증의 양가감정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양아록"에는 묵재의 심리적 추이가 잘 나타나 있는데, 특히 손자에 대한 사랑과 기대가 갈등과 실망으로 이행되는 모습을 보노라면, 인간관계에 존재하는 애증(愛憎)의 거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연구 목적에 맞는 정확한 논의를 위해 제2장에서는 조손 갈등의 근본적 발생 요인에 대해 살펴보았으며, 제3장에서는 조손 갈등의 구체적 양상에 대해 고찰했다. 갈등의 원인과 양상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제4장에서는 성찰의 자료로서 "양아록"이 현대인들에게 주는 전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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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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