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 나선특구 지정을 시작으로 추진한 북한의 경제특구 개발전략이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북한은 중국 베트남의 '점진적' 개혁 개방 또는 경제개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이 연구는 중국, 베트남, 북한의 경제특구 사례를 '맥락과 목적', '개발 관리제도', '입지와 인프라 공급'의 범주에서 비교 평가하였다. 사례비교 결과 북한의 경제특구 전략은 먼저 역사적 맥락과 추진 목적 측면에서 중국 베트남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국,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외자유치를 목적으로 하였지만, 북한의 경제특구는 '경제개혁(또는 시장도입) 없는 개방'이어서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특구가 가지는 '국가경제 전반의 개혁을 목표로 한 테스트베드로서 개방'과 그 성격을 달리한다. 이러한 차이가 소극적인 분권화 수준과 입지선택으로 귀결되었으며, 상대적으로 토지제도와 세제혜택 등에서 중국, 베트남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특구 전략이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사례비교를 통해 도출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의 경제특구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경제개발 계획 하에 경제특구 전략을 배치하여야 한다. 그것의 실내용은 외부 경제체제와 호환되는 '신뢰할 수 있는 시장경제'의 확대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북한은 정치 외교적 차원에서 체제안정을 확보해야 할 것이며, 역으로 그것이 외부에서 북한의 개방과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조건이 될 것이다. 둘째, 개발관리체계에서 분권화와 입지선택에서 더 과감한 시도를 해야 한다. 대도시 또는 외부와 연계가 용이한 지역의 노동력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전략, 분권화를 통해 창조적인 제도 실험이 가능하게 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셋째, 인프라건설자본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BOT 방식 등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