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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loratory Study on the Specification of Content Knowledge Formation - Based on Analysis of University Writing Textbooks -

글쓰기 내용지식 구성의 세분화에 관한 탐색적 연구 - 대학 글쓰기교재 분석을 중심으로 -

  • 이란 (숭실사이버대학교 한국어교육과)
  • Received : 2022.04.04
  • Accepted : 2022.06.03
  • Published : 2022.07.28

Abstract

The aim of this study was to subdivide and present the units and the standards of knowledge integration in creating the students' integrated knowledge from content knowledge in college writing classes. For these, it analyzed three typical writing textbooks being used in colleges and examined the ways of presentation on forming integrated knowledge by text qualitative analysis methods. The analysis procedure and the presentation followed Creswell's spiral analysis model It is a method model which repeats the procedure from material collection and analysis to presentation circularly. This examination illustrates three dimensions of the units in forming content knowledge. Also, it suggested those should be all treated for the more systematic education: the units of the whole text, the paragraphs, and the sentences. In the next chapter, the standards and contents of knowledge integration were suggested in each process. For the process of knowledge selection, the suitability and the contradictoriness between the text materials and author's thesis were proposed as the standards and contents. For the process of organization and integration, the corresponsive integration, contradictive integration, background integration, synthetic integration were suggested. Finally the procedure knowledge such as correct expression and spelling, source indication were shown for the process of expression and citation. Furthermore, it showed, in terms of expression, the process of paraphrasing frequently practiced in writing textbooks needs to be exercised in the three dimensions including summarization, connection, and interpretation(or transformation). This result, however, calls for the further study about the subdividing processes to enhance the adequateness to writing textbooks in the level of universities and for a more refined syllabus on the systematic knowledge integration. Accordingly, it suggested the tasks mentioned above for further study.

본 연구의 목적은 대학 글쓰기 수업에서 내용지식으로부터 학생의 통합지식을 구성함에 있어 지식통합의 단위와 기준을 세분화하여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전형성 있는 대학 글쓰기 교재 세 권을 분석하고 내용지식의 구성에 대한 제시방법을 텍스트 질적 분석방법을 통해 살폈다. 분석 절차와 제시방법은 Creswell의 질적 연구에서의 나선형 분석 모델을 따랐다. 이는 자료 수집부터 분석, 제시까지 순환적으로 반복되는 자료 분석 방법이다. 이를 통해 내용지식 구성단위에는 글 전체 단위, 단락 단위, 문장 단위의 세 가지 차원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또한 내용지식 구성의 체계화된 교육을 위해서 이 세 가지 단위 차원을 모두 다루는 것이 바람직함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 지식통합의 과정별 기준과 교육내용을 제안하였다. 지식의 선별 과정에서는 논지와의 적합성과 보충성의 기준을, 지식의 조직과 통합과정에서는 통일적 통합, 모순적 통합, 배경적 통합, 종합적 통합 등의 기준과 내용을, 지식의 표현과 인용 과정에서는 정확한 표현과 표기법, 출처표시 등의 절차 지식을 제안하였다. 나아가 표현의 차원에서 일반 글쓰기 교재에서 빈번하게 연습되는 '바꿔 말하기' 과정도 '요약, 연계, 해석과 변용'이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연습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몇 차례 더 세분화의 과정을 거쳐야 대학 수준의 글쓰기 교재에 활용하기 적합하고 체계화된 지식통합의 요목들을 정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를 추후 연구의 과제로 남긴다.

Keywords

l. 서론

영국 중등학교의 LAC(Language across Curriculum, 는 미국 대학들의 WAC(Writing across Curriculum) 교육을 활성화시켰다. 이 대상을 달리한 두 커리큘럼의 공통점은 언어(글쓰기)를 통한 전공영역의 심화학습 그리고 한 학과목을 통한 두 가지 지식-기능적 효과의 생산이다[1]. 실제로 많은 대학들이 글쓰기 교육을 단순한기초교양교육이나 도구 학습으로만 여기지 않고 전공의 학과목들과 융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글쓰기의 사고력 신장 효과를 전공과목에 접목하려는 목적이기도 하나, 학과목 리터러시의 습득과 사용이 읽기만 아니라 쓰기를 통해서도 결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언어 주류 교수법 중에 하나인 내용중심 교수법은 언어를 학습할 때에 학생들의 전공내용을 중심으로 읽기자료와 내용지식을 커리큘럼화 하는 것을 의미한다[2]. 이러한 교수법이 주는 효과는 학생들이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와 그 내용 학습에 대한 동기유발, 흥미를 언어교육에도 전이시키는 것이다. 학생들은 자칫 지루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언어적 기능과 규칙 학습을 해당 내용에 대한 고양된 관심과 전공 내용의 내면화라는 현실적 필요 때문에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학습할 수가 있다.

국내 대학 교양과목의 글쓰기 교육에서도 이는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많은 글쓰기 교과목 교수자들은 글을 어떤 과정을 통해 조직하고 수사학적으로도 어떻게 하면 완성도 있는 글을 쓸 것인가에 대한 많은 지식들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에게 완결성 있는 글을 쓰도록 유도하는 실제에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3]. 이는 메시지의 내용 수집과 선정이라고 하는 큰 산을 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전공과목이 모두다 다르며 관심 분야들도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키워드를 주어도 내용은 전혀 다른 주제와 구도로 나오는 경우가 많음을 볼 수 있다. 이처럼 글쓰기 수업에서 자료수집과 선별은 보통 학습자 개인에게 맡겨져 있는 현실이다.

글쓰기에 필요한 지식 중 내용지식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관련 연구물들이 많으나 대학 교양 글쓰기 영역에서는 많지 않다. 다만 '내용지식'이라는 용어 자체는 빈번히 쓰이지 않으나 자료의 선정과 조직, 읽기-쓰기의 통합과 인용교육에 관한 연구들이 유사한 주제군(群)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4]. 어떤 개념어를 사용하던지 읽기 자료의 쓰기 활동에의 연합과 그 통합적 서술에 대해서는 중요성 인식을 공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글쓰기에서 이를 실현시키는 방법적 논의는 그리 많지 않다.

대상자가 누구이든 글쓰기 내용지식 교육에 관한 이론들은 서로 공유된다. 따라서 관련 이론에의 접근은 타 대상자들의 글쓰기 교육 영역에서 주로 논의된 개념들도 다수 포함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대학 내 전공내용과 글쓰기의 강도 높은(intensive) 통합교육이 제안되고 논의되는 현 시점에서[5] 내용지식 선정과 그 조직 방식을 세밀히 탐구해보는 것은 시기적절해 보인다.

이에 본 연구는 다양한 대학 글쓰기 연구물들과 교양과목 글쓰기 교재들을 살펴보는 것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대학 글쓰기에서는 내용지식 구성에 대하여 어떤 접근을 하고 있으며 어떤 방법적 구성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아 이후 글쓰기 교재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 지식 구성 차원의 교육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대학 글쓰기 교재들의 내용지식 구성방법 제시 및 설명에 관한 내용 분석을 통하여 내용지식 구성의 효과적 교육을 위한 하위 교육내용의 단위와 기준을 세분화하는 데에 있다.

II. 내용지식의 개념적 논의

Paul & Elder는 글쓰기에 작용하는 사고의 요소들을 목적(Purpose), 당면한 문제(Question at issue) 정보(Information), 해석과 추론(Interpretation, Inference), 개념(Concepts), 가정(Assumption), 함축과 결과(Implications and Consequences), 관점 (Point of View) 등으로 언급했다[6]. 이러한 요소들은 필자의 머릿속 지식과 외부의 지식들이 어우러져서 발생시키는 사고현상들인 것을 알 수 있다.

Paul & Elder는 글의 내용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자료를 읽고 그 일차적 아이디어를 이해해야 하고, 필자는 그 아이디어를 운용하는 데에 주도권을 가져야한다고 말한다[6]. 이처럼 이들은 자료 읽기'로부터 글쓰기절차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글의 내용을 결정하고 쓰기 위해서는 자료의 핵심을 잘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Johnson 역시 학술적글쓰기를 준비하는 가장 최적의 길이 폭넓은 독서라고 강조하는데 이는 언어구조에 대한 내적 감각을 강화시킬뿐 아니라 개념적 지식과 유창성, 이해력 등을 신장시키기 때문이다[7].

쓰기교육을 읽기교육의 연장으로 이해하거나 상호작용적인 모형으로 이해하려는 연구들이 있다. 이재기는 대학에서의 쓰기란 학술적 쓰기를 지칭하며 그 결과물은 관련 자료들에 대한 타자들의 해석을 내어놓는 자리이기 때문에 쓰기교육에서 읽기의 과정을 쓰기와 동일한 중요성을 가지고 다룰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읽기를 통한 쓰기에서 보편 청중 구성 능력의 신장은 곧 필자 자신이 한 명의 청중이 되어 기존의 담화 텍스트를 섭렵하고 그들의 담화 내용 안으로 집중력있게 뛰어들어 그들의 담화관습을 어느 정도 지지하면서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내어놓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다. 즉 내용지식이 장르지식 및 독자지식과 연동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에서라면 글쓰기는 청중을 구성하고 청중에게 기존의 담화들을 소개하는 가운데 자신의 입장과 주장을 내세워 이를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재정의해 볼수 있다. 자료의 활용이란 독자 집단을 담화 맥락 안으로 초청하는 것이라고 이해한 노명완의 설명도 같은 맥락에 있다[8].

읽기-쓰기 통합 지도의 중요성은 읽기를 위한 쓰기와 '쓰기를 위한 읽기'의 두 유형으로 나누어 접근하는 연구에서도 발견된다. 후자 유형에서 읽은 자료'가 학생 글쓰기의 모범문의 역할도 하게 되지만 내용지식 구성과 독자-텍스트-필자의 관계에 대한 메타전략의 발달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것을 강조한 최숙기의 연구도 동일한 주장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9].

내용지식 구성은 자료기반 글쓰기(Source-based Writing)라는 담화로도 진행되고 있다. 공성수, 이요안은 쓰기를 위한 읽기의 기능을 축어적, 추론적/분석적, 평가적/비평적, 종합/창의적 기능으로 구분하였는데 [10] 이 중 마지막 종합/창의적 기능이 바로 자료를 자신의 말로 종합, 연결, 활용해 쓰는 능력이다. 이를 위한 글쓰기 핵심 요소로서 요약, 바꿔쓰기, 비평, 종합을 안내하면서 정의, 권위, 사례, 통계, 유추, 그래픽 등의 인용 기능 유형들을 소개하고 있다. 실제 글쓰기 센터에서 지도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자료 기반 글쓰기의 세부요소와 인용의 기능을 범박하게 요약해 보인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인용이 필요한 지점은 이보다 훨씬 포괄적이고 다각적이기 때문에 논증문에서 단락과 문장 간 논리적 관계의 면밀한 분석을 통한 인용 기능의 체계적인 위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글쓰기 교육이 수사학 교육이 아니라는 생각은 형식주의 교육관에서 인지주의 교육관으로 옮겨가면서 한 차례 발전된 개념이다. 완성된 텍스트의 형식보다 필자가 글을 구성하는 과정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자료를 인출하고 선별하며 통합 및 조직하는 과정에서의 사고방식들을 글쓰기 교육에 가져와 전략화 하였다[11]. 실제 필자의 사전지식은 글을 쓸 때 필요한 내용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사전지식이 부족할 때 외부에서 가져온 지식들을 글을 써나가는 과정 중에도 계속적으로 수집, 선별하고 조직해야한다. 이때 무엇을 써야하는가에 관계된 총합적 내·외의 지식이 내용지식이다.

Rubiaee et al.은 글쓰기 지식을 장르지식'으로 개념화시키고 이에 해당하는 지식들을 수사학지식, 내용 지식, 과정지식, 형식지식, 화제지식 등으로 구분하였다 [12]. 그러나 그는 글쓰기 지식을 필자 자신의 생각 속에 이미 가지고 있는 정보, 즉 사전지식으로만 규정한한계가 있다.

Tribble은 글쓰기 지식을 언어구조 지식(Language System Knowledge), 과정지식(Process Knowledge), 맥락지식(Context Knowledge), 내용지식(Content Knowledge)으로 요약했다[13]. 그에게 내용지식과 맥락지식은 모두 장르지식(Genre Knowledge)에 해당되는 것으로 예상 독자에 관한 지식과 필자가 쓴 글과 함께 읽혀질 동일 담화공동체의 다른 글들에 대한 지식과 특정 개념에 관한 지식들을 포함한다. 이중 Tribble 의 내용지식은 특정 주제의 개념(concepts)에 관한 지식을 지칭하며 Rubiaee가 말한 화제지식(사전지식과초인지전략)과 내용지식(외부자료)을 합한 개념이다.

글쓰기에서 내용지식에 대한 개념을 논의한 서수현은 '~인 것을 아는 것'을 의미하는 내용지식과 ~을할줄아는 것'을 의미하는 담화지식을 구분하고, 내용지식은 담화지식과 이분법적으로 논의될 수 없다고 규정하였다[14]. 그는 글쓰기에 필요한 지식을 특정 지식 그 자체, 특정 지식이 형성되는 탐구과정 및 원리, 일반 지식을 글쓰기에서 필요한 내용지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절차적 지식으로 분류하였다.

서수현의 연구[14]에서 '특정한 지식'은 필자의 사전지식이 외부자료와 통합되어 형성한 통합적 지식 자체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탐구과정 및 원리는 외부자료를 찾아 자신의 논지와 엮는 복합적 사고의 원리를 추상화한 개념이며, 절차적 지식은 이것을 진술하는 방식의 표현적 측면을 말한다. 그는 내용지식을 절차적 지식, 상황적 지식과 혼합한 포괄적인 개념으로 기술하고 있으며, 내용지식을 많이 알고 있다고 글을잘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그 지식을 사용하느냐의 지식과 함께 교육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지식'을 포괄적으로 개념화하여 실제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천적인 교육안으로 제시되지는 않았다. 필자의 사전지식과 외부자료의 지식들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특정 지식인 내용지식과 절차적 지식이 상호작용하는 영역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연합적 기술(description)의 세부화된 하위 요목, 관련 교수-학습활동 등의 내용이 분명히 규명될 필요가 있다.

최은지는 내용지식을 글의 주제와 관련된 내용에 대한 지식으로 개념화하고, 이는 머릿속 지식을 꺼내고 구조화하는 것, 사전지식이 부족할 때 새 지식을 인출하고 기존 지식과 결합, 통합하는 절차적 지식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하였다[3]. 그에 따르면 내용지식은 사전지식과 상호텍스트적 지식, 그리고 지식통합지식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서 지식통합지식이 지식을 인출, 선별하고 서로 연계하거나 통합하여 배열하는 것에 관한 절차적 지식이다. 그리고 상호텍스트적 지식은 문어뿐 아니라 구어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된 지식까지 의미하는데 정다운은 이를 동료들과의 협력적 쓰기와 연결해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본고는 문어로 구성된 교재를 다루고자 하므로 주로 읽기 자료를 어떻게 지식통합지식으로 구성하는가에 관한 내용에 중점을 두겠다.

이수정은 최은지의 논의를 바탕으로 자신의 논지를 펼쳤는데 통합적 지식에 관해서는 외부 텍스트에서 가져온 지식을 자신의 사전지식과 담화통합하여 만든 독자적 지식이라고 규정하였다[15]. 최은지는 지식통합지식을 절차적 지식으로 규정하였지만[3] 이수정은 통합적 지식을 절차적 지식이 아닌, 지식들의 통합을 통해서 최종 산출된 지식으로 정의한 것이다[15].

이상 정리해 볼 때 서수현의 특정한 지식"은 사전지 식, 상호텍스트적 지식과의 통합을 통해 산출된 총합적 지식을 추상적으로 이해한 것이며, 그 외 탐구과정 및 원리나 절차적 지식 등은 다른 글쓰기 지식에 해당된다 [14]. 최은지의 이해에서는 지식통합지식이 곧 절차적 지식이다[3]. 이수정의 연구에서 절차적 지식은 내용지식과 함께 작동하지만 내용지식 자체는 아닌 원리지식 이다[15]. 또, 서수현이 '탐구과정 및 원리' '절차적 지식' '상황적 지식'이라고 명명한 지식들은[14] 최은지[3]와 이수정의 연구[15]에서는 모두 함께 절차적 지식으로 수렴된다.

표 1. 내용지식 이론 비교

위의 연구가들은 모두 절차적 지식이 내용지식의 일부이거나 유기적으로 함께 작동되어야 할 지식으로 이해한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그러나 절차적 지식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의미하며 수업현장 속에서는 어떻게 교육되면 좋은가 하는 것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공통점도 보인다.

본 연구는 절차적 지식과 주제 관련 지식을 내용지식의 하위 구성요소로 이원화하고, 절차적 지식을 사전지식의 인출과 외부 자료의 탐색, 수집과 선별, 조직과 통합, 인용법 등의 내용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특별히 주제와 관련된 지식을 글의 일부로 포섭하는 과정에서 어떤 절차적 기준과 세부 요목들이 글쓰기 교육의 내용에 포함되어야 하는지 탐색해보고자 한다.

표 2. 내용지식의 구성 과정

내용지식은 크게 절차적 지식과 주제관련 지식으로 구성되며 주제관련 지식은 사전지식과 n개의 상호텍스트적 지식을 결합하여 자신의 견해(재진술, 해석 및평가)인 +Q 값을 합쳐 만들어진 통합지식으로 구성된다. 이 α 값은 기존 값에 단순히 더해진 어떤 해석뿐 아니라 창조적 견해로서의 통합, 즉 기존 담화 지식에 대한 어떤 창의적 공헌을 의미한다[15]. 이 모든 과정에는 절차적 지식이 결합되는데 사전지식에서는 인출이, 상호텍스트적 지식에서는 수집 및 선별이, 자신의 견해를 더해 통합지식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조직과 통합이, 마지막으로 통합지식에서는 표현과 인용법이 적용된다. 본 연구는 논의의 폭을 제한하고자 사전지식 활용을 제외한 상호텍스트적 자료의 수집과 선별' 부터의 과정에 집중한다.

Ⅲ. 대학 글쓰기교재 내용지식 구성 분석

1. 분석 대상

국내 대학 글쓰기 교재로 편찬된 교재를 중심으로 글쓰기의 과정 중 상호텍스트적 지식을 수집, 선별하고 조직하는 방법과 관련된 단원이나 내용을 검토하였다. 교재 표집은 목적 표집으로서 대학 교양 글쓰기 교재 중에 실제 현장에서 원활히 사용되고 있는 인지도 있으며 전형적인 교재를 편의 표집하였다. 편의표집은 연구자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되는 대상을 주관적인 연구 맥락을 따라 목적 표집 하는 예에 해당된다[16].

A교재(연세대)117., B교재(경기대)118), C교재(서울대)[19]가 본 연구의 대상이다. 모두 각 대학 신입생이 필수적으로 학습해야 할 대학 글쓰기'의 기초 내용들을 교양교육 과정에 활용하도록 편집한 교재들이다. 이 교재들은 그 구성에 따라 내용지식을 다루는 단원의 배치나 설명적 관점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지만 대체로 ' 쓰기의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 가운데 본 연구에서 살펴볼 관련 텍스트들이 추출되는 공통점을 보였다. 내용의 생성과 조직' 이나 인용방법'에 관한 설명 부분, 그리고 논증, 보고서 장르 등의 '학술적 쓰기'를 다루는 부분에서 본 연구와 관련된 내용이 검토되었다. 이러한 내용들을 토대로 본 연구는 특별히 상호텍스트적 지식의 수집과 선별, 지식의 통합과 조직, 그리고 인용법 등의 내용지식의 구성이 각 교재에서 어떻게 설명되고 연습되고 있는지 살펴 분석을 시도하였다.

2. 분석 방법

분석은 텍스트 질적 분석의 방법이 활용되었다. 질적분석 방법은 연구자가 판단 중지를 실행하면서 본인의 편견 없는 주관적 해석을 가지고 텍스트 자체의 반복적 읽기를 통해 심층적이며 의미 있는 기술(in-depth & meaningful description)을을 추출하고 이를 '풍부한 서술(abundant narratives)'과 함께 제시하는 귀납적 '이론화(theorization)' 방법을 말한다.

질적 분석 방법에서 문서(텍스트)는 주요 분석의 원천 자료이다[16]. 질적 분석은 소수 사례의 심층 분석을 통해서 양적 분석이 구현하지 못 하는 특정 대상들에 대한 깊은 '찰찰'과 '의미'를 도출하고 이를 해석하는 방법이다. 본 연구의 분석 방법은 Creswell이 제안한 나선형 자료 분석 모델이다[20]. Creswell에 따르면 질적자료 분석은 선형적 접근보다 순환적으로 반복되는 비선형적 접근을 통해 수행된다[20]. 그 과정은 [표 3]과 같다.

표 3. 분석의 절차

질적 연구의 특성은 자료수집과 해석의 주요 도구로서의 연구자, 귀납적, 순환적 자료 분석, 유연한 설계해석적 탐구, 텍스트 자체로부터의 의미 있는 이론 도출 등으로 요약해볼 수 있다[20].

이 연구에서는 위의 특징을 활용하여 표 3의 주어진 분석 절차를 밟아가면서 교재들이 표현하고 있는 내용지식의 구성과정을 텍스트 자체로부터 질적으로 추출하고 그 분석 결과를 풍부한 설명과 함께 제시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교재 편찬의 대안적 관점은 IV에서 담화 단위, 지식통합 기준, 바꿔 말하기 차원 등 세 가지 범주로 요약하여 시각적으로 제시하였다.

3. 분석 결고

A교재의 경우 자료탐색'이라는 단원에 절차적 지식은 자료의 종류 => 자료 탐색 방법 -> 인용방법(직접 간접, 참고문헌)의 순서로 내용이 진행되고 있다. A교재는 전체적으로 절차적 지식에 치중되고 있다. 단원의 도입 부분에서 자료탐색은 글쓰기 전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밝히고, 글 전체 차원에서 자료를 첨가하는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

'예시글' 은 학생의 글이 두 번에 걸친 자료탐색을 통하여 점차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 예로서 ~충'이라는 말의 언어적 의미와 사용을 주제로 하는 학생글을 제시하고 있는데, 단순한 언어 사용에 대한 설명 수준에 있던 1차 초고가 보충적 자료탐색을 통해 `한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규명하는 글로 주제가 확장되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표 4. A교재의 내용지식 구성

교재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글쓰기 과정 중에 발생한 필요에 의해 두 차례 자료 탐색이 이루어지는 순환적 과정의 효과이다. 특이하게도 단락 중심의 지식 통합이 아니라 글 전체 차원의 논리 흐름 속에서 지식 통합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단순화하여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글 전체 논리의 흐름에 대한 지식통합적 접근은 '단락'을 형성하는 수준에서 시도하는 지식통합적 접근보다 더 설명하기 힘든 범위에 있다. 예시글은 있지만 어떠한 경우에 내용지식 통합을 시도하고 결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세부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학습자들이 명제지식을 더 추가해야 할 상황의 기준을 확보할 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또한 이때 세 가지 추가한 자료들이 모두 다 철학자들의 대전제 성격의 소견 논거로서, 정작 필자가 주장하는 논지와는 다소 거리가 먼 상황적 지식으로만 사용되었다는 점은 학생들에게 상호 텍스트적 지식의 기능을 한 가지로만 규정하게 하는편견을 가져올 수 있다. 다양한 예와 기준의 요목화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용지식의 첨가가 단순한 인용이 아니며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논지의 흐름에 맞추어서 지식을 항시 검색, 선별하여 통합해 나가는 과정'임을 전체적인 구도를 통해 이해할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 특별히 명제지식의 검색어'를 지시해 준 것은 도움이 되는 접근이라 생각된다.

B교재의 경우는 학술적 글쓰기의 논문작성 단원에서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절차적 지식은 주제문 정하기->자료검색, 수집, 정리 ->개요, 요지 작성 -> 초안작성 ->서론, 본론, 결론 작성(자료 인용) ->참고문헌의 순으로 소개되고 있으며 과정중심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이 교재는 자료정리의 체계적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료정리가 끝난 후 본격적인 글을 쓰기 전 논문 핵심의 추론과정을 자유기술하면서 미리 체계적으로 준비된 자료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예시를 보여준다.

절차적 지식 즉, 자료의 종류, 자료정리, 각주, 인용표시, 참고문헌 등을 따로 다루지 않고 글쓰기 과정 안에 포함시켜 각 단계마다 함께 설명해가는 전개가 특이한 점이다. 이는 절차적 지식과 명제지식이 결코 분리되어 글쓰기 과정에 투입될 수 없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표 5. B교재의 내용지식 구성

지식통합을 위하여 글을 쓰기 전에 미리 자료들을 찾았고 이 자료들을 단순히 문맥상 수사학적인 배열을 통해서가 아니라 전체 논지의 큰 흐름 속에 배치한 점은 좋게 평가된다. 미리 확정한 자신의 논지를 어떤 부가적 지식을 가지고 강화시켜야 하는지 그 전략을 학습할 수 있는 좋은 예가 될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글 전체 수준에서 다루고 있으며 자료의 선별과 통합의 기준이 세분화되지 않아 여전히 구체성이 아쉽다. 자신의 논지를 어떤 지식을 통해 왜, 언제강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요목들과 설명, 연습들이 필요할 것이다. 이것은 글 전체 차원, 단락, 문장차원에서 각각 논해져야만 한다.

근거 자료로서 활용한 상호텍스트적 지식들도 모두 수치화된 실태조사 통계나 실증적 연구 논문들로서 자료의 다양성이 부족하며, 어떤 실태'를 통한 사안의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데에서만 외부지식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줄수 있다.

C교재는 자료수집과 선별, 주장과 논거, 보고서 쓰기가 각각 단원이 분리되어 기술되어 있다. 먼저 자료를수집하는 설명에서는 자료를 사실논거와 소견논거로 나누고 각각에 해당되는 자료종류를 밝히고 있고, 선별에 관해서는 중요한 내용(인용할만한)과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구분하는 법을 간단히 다루고 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자료선별의 과정에서 자료의 '요약표현'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인용 표현에서 필요한'바꿔 말하기(paraphrasing)'의 기초 연습을 시키는 것이겠으나 글 전체 수준에서 감행하고 있어 초보 학습자들에게는 처음부터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C교재는 지식통합 절차에 관한 설명에 주력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장과 논거'를 설명하는 단원에서 주장과 논거를 연결하는 방식에 대한 언급은 지식통합에 대한 구체적 설명에 해당할 수 있다. 여기서는 그 연결방식에 있어 직렬적 구성과 병렬적 구성으로 나누고 `병렬적 구성'이란 주장+논거+논거.. 식으로 하나의 주장에 관한 논거를 다양하게 나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이때 논거들은 다양한 지식들을 의미하는데 이런 구성은 논지를 강화시키기는 하나 글을 단순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교재가 제안하는 방법은 직렬적 구성과 병렬적 구성의 혼합이다. 즉, 주장이 제기되면 그것에 대한 논거가, 그리고 그 논거의 전제가 되는 제2의 논거가 계속적으로 뒷받침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제시하고 있는 논리 전개방법은 다음과 같다.

표 6. C교재의 내용지식구성

즉,이 글은 핵심 주장에 대한 근거만 다루는 쓰기연습보다는 자신이 말한 수많은 작은 논지들에 대하여도 근거를 밝혀 적어나가는 개념으로서의 글 전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문장의 흐름이란 결국 앞의 문장에 대한 증명들이 꼬리를 물고 전개되는 것이라는 점을 피력한다. 글 전체 차원의 자료 수집과 선별은 글쓰기 초기에 이루어지지만, 문장 차원에서의 근거 자료는 글 쓰는 과정 중에도 몇 차례 반복적으로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인다.

위에서 살펴본 교재들의 내용지식 구성에 관한 내용의 종합을 표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위에서 살펴보면 절차적 지식과 주제관련 지식이 통합적으로 제시된 교재는 B교재임을 보여주고 있고, 외부자료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C자료가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글쓰기 초기 글 전체 논지를 위한 주요 논거 확보와 배치는 B교재가 참고할만하지만, 자료 찾기의 순환성이나 계속성은 A와 C교재에서 인지하기 쉽다. 특히 C교재는 문장 차원의 접근성이 강점으로서 문장 차원의 "바꿔 쓰기(paraphrasing) 를 따로 연습시키고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라 할수 있다. 글 전체 차원(A, B) 과문장 차원(C)의 논지 전개는 교재 안에서 모두 다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위의 발견들을 종합해 볼 때, 각 교재들은 지식통합 과정의 이론적 체계성을 갖추고 이를 단계적으로 하나하나 교육하지 못 하고 있으며 지식 통합 훈련의 전체 그림 중 부분적인 설명에만 집중하고 있어 학습자들이 부닥칠 수 있는 글쓰기의 전체 사례에 대한 포괄적이고도 효과적인 접근법을 제시하지 못 하고 있다. 특히, 지식통합의 '방법'은 있으나 그 지식 통합의 필요성' 즉, 언제 왜 하는가'에 대한 바른 혜안을 근본적이며 교육적방식으로 제안하지 못 하고 있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IV. 대학 글쓰기 교재의 내용지식 세분화

위의 교재들은 다양한 상호텍스트적 자료를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자료 유형들을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으나 실제 예시글이나 연습 등에서는 특정 유형의 자료에 편중됨으로써 다양한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 또한 지식통합의 단위가 문장, 글 전체 등 하나의 단위에만 집중하고 있어 과정중심의 단계적 학습이 이루어지지 못 하고 있다. 하나의 예시글에 여러 유형의 자료들이 의도적으로 포함되도록 배치하고, 지식통합의 단위도 큰 담화 단위에서 점차 작은 단위로 단계화하여 위계적인 연습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된다.

교재가 이렇게 구성되는 이유는 내용지식의 통합적 구성을 위한 기준의 세분화가 사전에 분명하게 명시화되지 않은 데서 오는 결과일 수도 있다. 여기서는 대학글쓰기 교재의 내용지식의 구성과 통합의 기준을 위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다 세분화, 범주화한 후 제시하여 이후 글쓰기 교재 편찬에 활용될 수 있는 기초적인 이해를 마련하고자 한다.

1. 수집과 선별: 담화단위의 세분화

상호텍스트적 지식을 통합지식으로 구성하는 것에는 문장, 단락, 글의 세 가지 담화단위에서 연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위에서 살펴본 A, B교재는 글 전체 단위에서의 상호텍스트성 지식의 수집과 배열을 다루고, C교재는 문장 수준의 세부적 논지의 지식통합적 연계를 다룬다. 이외에도 단락 단위에서의 지식의 수집과 연결이 다루어져야 한다. 즉, 세 가지 단위 수준에서의 지식통합의 방식이 교재에서 체계적으로 다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의 순서는 글 전체에서 단락, 그리고 문장 순서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므로 서수현[8]이 제안한 언제, 어떻게 내용 지식이 활용되는가에 대한 절차적 지식의 적용 범위는 다음 표와 같이 담화 단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문장 단위에서는 바로 전 문장의 논지에 대한 세부 논거의 제시가 필요할 때 내용지식이 첨부될 수 있으며, 단락 단위에서는 통일성, 일관성, 완결성이 있는 단락의 구성을 위하여 뒷받침 문장을 보충할 때 내용지식이 활용될 것이다. 글 전체 단위에서는 전체 담화의 논리적 흐름의 자연스러움을 위해 외부자료가 포함된 담화의 보충이 필요할 것이다.

표 7. 담화단위별 지식통합 상황과 이유

2. 통합과 조직: 지식통합 기준의 세분화

그러면 이처럼 여러 차원의 담화단위에 담긴 주제에 관한 자료들을 선별, 통합, 표현하는 과정에 어떠한 기준들을 적용할지 제안해보기로 한다.

지식을 선별할 때는 논지와의 적합성과 보충성을 기준으로 선별하는 것이 좋다. 필자의 논지와 외부지식의 핵심내용(core ideas)이 서로 일치하는지(일치성) 그리고 논지와 외부지식의 간학문적 거리가 근접성(proximity)이 있는지(근접성) 살펴보아야 한다. 가져온 정보가 논지의 내용과 특정 주제에 관하여 항상 견해가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 주제에 대하여 모순된 내용을 제안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보강해야할 필요도 있고(모순성), 자신의 견해가 가진 제한을 극복해줄만한 보충적이거나 대안적인 자료를 선별할 필요도 있다(대안성).

지식을 통합할 때는 통일적 통합성(논지 강화 목적), 모순적 통합성(논지의 재강조를 위한 반대 의견의 일시적 진술), 배경적 통합성(문제제기나 글의 배경, 관련이론의 진술), 종합적 통합성(논리적 흐름의 보충, 여러 사례들의 일반화, 여러 정의로부터 해당 글에 맞춘 조작적 정의, 서론/결론에서 진술하는 현안에 관한 유비와 환기) 등에서 그 적합성을 다음과 같이 기준화 할 수 있다. 즉, 이 모든 내용들은 지식통합이 시도될 때 논지와의 관련성에 대한 자료사용의 맥락적 상황(언제)과통합의 방법(어떻게)을 위한 기준으로 작동할 것이다.

다음 표는 주제지식의 선별, 통합과 인용의 과정에서 지식통합의 기준과 교육내용이 어떠한 체계여야 하는지 요목화하여 관련된 절차지식과 함께 정리하였다. 지식 통합과 조직의 기준을 찾는 것이 본고의 목적이므로 지식의 선별' 과정부터 기준에 적용하였다.

표 8. 지식통합의 과정별 기준과 교육내용

위의 표에서 마지막 과정인 지식의 표현과 인용'은 대부분의 글쓰기 교재에서 자세하게 다루는 내용이다. 인용의 방법이나 참고문헌 표기법에 대해서는 교재마다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나 앞으로 더 강조되어야 할영역은 지식통합의 과정을 거친 후 자신의 독자적 지식을 어떻게 정확하게 표현해내느냐 하는 것이다. 필자의 머릿속에 통합적으로 구조화된 독자적 지식과 가스트성해낸 담화 사이에 의미의 간격이 없을수록 좋은 글이될 것이다. 이러한 분야에 대해서도 연구가 더 필요하다 하겠다.

3. 표현: 바꿔 말하기 차원의 세분화

통합된 지식의 표현 차원에서는 "바꿔 말하기"의 방식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이는 절차적 지식과 통합지식을 연결해준다. 바꿔 말하기가 글 전체 요약으로만 훈련되기보다 단계적으로 문장 바꾸기 -> 단락 -> 글순서로 연습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바꿔 말하기(paraphrasing)"는 지식통합적 표현의 가장 초보적인 단계다. 지식통합'은 단순한 인용을 넘어 자신의 관점과 생각이 들어간 표현으로 진술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지식 통합적 표현'을 '바꿔 말하기'와 동일한 개념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즉, '바꿔 말하기' 의 개념을 보다 포괄적으로 재정의한다.

'지식통합적 표현', 즉 '바꿔 말하기'는 자신이 읽은 외부자료에 대한 일종의 해석이며, 자신의 논지와 연결하여 재구성한 내용의 가장 최종적인 진술이다. 필자가'바꿔 말하기'를 실시할 때 객관적으로 재기술한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단어 배열만 바꾸어도 의미가 완전히 같은 문장은 없다. 예를 들어, 강조하고 싶은 단어의 위치를 문두에 배치하거나 동의어 중에 외연의 범위가 큰 어휘로 대체하면 담화의 뜻은 쉽게 달라진다. 말하자면 지식통합적 표현이란 단순한 요약이 아닌 자신의 논지를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재구성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료의 '바꿔 말하기'가 단순한 요약 수준의 연습이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논지와 무관하게, 맥락화되지 않은 개별 문장 또는 문단 단위로 문맥으로부터 독립하여 연습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이 읽은 자료를 자신의 논지에 부합하도록 연계하거나 해석, 변용하여 표현하는 것까지 연습될 필요가 있다.

'요약하기(summarizing)'와 '바꿔 말하기(paraphrasing) 는 기본적으로 다른 진술법이다. '요약하기'는 적당한 길이로 정보를 줄이는(reduce) 목적으로 시행되는 글쓰기이고, '바꿔 말하기'는 관련 정보를 자신의 이해에 따라 재진술(restate)하는 것이다[20]. 그러나 우리가 글을 써 나가다 보면 외부 자료의 정보량을 줄이는 목적으로 재진술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여기서는 요약을 바꿔 말하기의 한 하위 분야로 포함시켜 논의하겠다. 그리고 이것은 문장, 단락, 글의 세 가지 수준에서 모두 가능하다.

Bailey는 효과적인 "바꿔 말하기"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21]. 원자료와 다른 문장구조, 서로 다른 핵심 단어, 동일한 의미의 포함, 원자료로부터의 어떤 구의 공통된 포함(따옴표 사용) 등이다. 여기서 "바꿔말하기"란 요약을 포함하여 정보를 자신의 논리의 흐름에 맞추어 연계(지지)하거나 해석, 평가하는 재진술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살펴보겠다.

표 9. 바꿔 말하기의 세가지 차원과 교육내용

왼쪽의 다이아그램에서'요약'은 B와 C에 중심이 있고, '연계'는 B에 초점이 있으며 '해석과 변용은 A와 B에 초점이 놓인다고 볼수 있다.

'요약은 상호텍스트적 자료의 의미를 잘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해한 내용의 의미를 핵심만 간추려 진술하되 문장 구조의 변화, 동의어의 사용 등의 원칙을 지켜 정확하게 표현한다.

연계'의 차원은 논지와 외부 자료를 연결하는 것에 관계된다. 기본적으로 상호텍스트적 자료는 자신의 논지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으므로 자신의 논지와 가져온 자료의 관계를 분명하게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할 때는 그 두 논지 사이의 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규명 작업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예시를 거론하는 것이라면 '령령, 그 예로 등의 담화표지를 사용하는 것이 교육되어야 할 것이다. 귀납적으로 사례들을 모아 결론적인 진술을 해야 할 때는 '따라서, 그러므로 등의 접속사가 연계의 기능을 도와야 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외부자료를 가져올 때 그 자료의 전체 내용이 필자의 논지와 관련성이 먼 경우 자료 글 전체의 요약은 필요하지 않다. 필자의 논지에 필요한 부분만 가져와 자신의 논지와의 공통분모에 대한 효과적인 연계적 진술이 교육되면 된다.

'해석과 변용'은 가져온 상호텍스트 자료의 단순한 요약과 연계, 그 이상의 것이다. 반드시 연계의 결과을 지고 있어야 하지만 그 내용이 필자의 논지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때는 그것을 보는 관점, 모순, 표현방식 등을 수정하거나 비평하면서 자신의 논지를 위한 발판이 되게 한다. 예를 들면 변증법적인 전개를 할 때, 자신의 논지와 모순을 일으킬 어떤 사례나 의견을 들고 이것을 논평한 후 자신의 논지와 합하여 보다 적용가능성이 높은 가치로 끌어올릴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외부 자료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나 비평을 더하는 정도만으로도 자신의 논지를 강화할 수 있다.

Ⅴ. 결론

이 연구는 내용지식이 글쓰기 수업 중 어떻게 효과적으로 교육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선행연구 검토 결과 그러한 문제가 인지된 이유는 '내용지식 통합의 과정과 방법'에 관한 세부적인 요목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되었다.

본고는 대학 글쓰기 교육에서의 내용지식 교육 내용을 세부화하기 위하여 대학 글쓰기교재를 질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교재들의 내용지식 통합에 관한 지식과 활동이 특정 담화 단위에만 치중되어 있고 지식통합에 관한 세부적 요목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체계적 교육에 어려움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분석 내용을 가지고 내용지식을 주제와 관련한 지식과 절차적 지식으로 나누고 주제와 관련한 상호텍스트적 지식이 필자의 논지에 통합되는 과정에서의 지식통합의 단위와 기준을 세분화하였다. 내용지식의 교육적 세부화 내용은 담화 차원, 지식통합의 차원, 바꿔 말하기의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교재 편찬의 방향성을 제안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담화 차원에서 살펴보면 글 전체에서 자료의 거시적 통합, 단락 내에서 자료의 문단 구성요건적 통합, 문장 사이의 세부 논리 연결을 위한 미시적 통합 등의 세 가지 지식 통합적 차원이 글쓰기 교재에 모두 체계적으로 기술되어야 함을 제안한다. 둘째, 지식이 통합될 때 '언제, 왜' 통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요목이 교재에 기술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논지와 일치하는 자료가 필요한 경우와 대조되는 자료가 필요한 경우 등을 분리하여 각각 사례별로 연습할 수 있도록 구조화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바꿔 말하기", 즉 인용한 자료의 '표현'이다. 단순히 자료의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바꾸는 연습만이 필요하지 않으며 글 전체의 내용을 단순히 길이를 줄여 요약하는 경우와 자신의 논지 흐름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채택하여 자신의 논지에 적합하도록 변형, 제시하는 경우로 나누어 교육해야 하는데 이 둘을 연계하는 방식과 절차도 병행하여 교육할 것을 제안한다. 위의 두 경우에서 연계의 방식은 칼로 자른 듯이 이분화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쪽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노련한 통찰이 요구된다는 측면에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연습될 필요가 있다.

지면의 한계로 본고가 진행시킨 세분화' 작업은 보다 실제적이고 실천적인 요목화를 향하여 몇 차례 더 진행되어야 하는 숙제를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내용지식 교육의 어려움을 실감하고 내용지식이라고 하는 개념적 이해를 정교화하는 데에 그친 기존연구의 탐색적 사례들에 주목하였다. 교재는 글쓰기 교육의 가장 구체적인 지침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22], 대학 교양 글쓰기 교육에서 내용지식 교수의 실용화를 위해 실제 활용 중인 교재를 분석한 점은 고무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그 비판적 분석을 통해 실제교육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실증적으로 검토하고교육에서의 활용성을 증진하기 위해 교육의 세부 요목을 구체화하여 제시한 점에서 공헌도가 있다고 판단된다. 추후로는 이러한 내용지식통합에 관한 세분화된 요목들이 교재에 어떤 방식과 활동으로 기술되고 구현되어야 하는지 그 기술적 구성과 제시 방안들을 발전적으로 제안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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