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창덕궁 후원 산단(山壇) 권역의 조영 특성과 공간성격을 구명하는 것으로서, 권역 내의 공간구성요소를 중심으로 조영개념, 경관설계기법 및 변화과정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이의 결과는 아래와 같다. 산단 권역에는 인조, 숙종, 순조 연간과 일제 강점기 및 근래의 보수공사 등 여러 시대에 걸친 경관 층위가 존재하고 있었다. 인조 연간에 취승정(聚勝亭)의 건립으로 개발된 산단 권역은 임금의 휴게시설로 조성되었고 이러한 용도는 숙종이 낙민정(樂民亭)을 건립할 때까지 지속되었다. 그렇지만 순조 연간, 즉 동궐도 제작 이전에 산단과 백운사(白雲社)가 건립되면서, 이 일대는 산신을 제사 지내는 제례공간의 성격으로 개편되었다. 이때 조성된 건축요소들은 당시 통용되던 토지신(后土神)에 대한 제례시설을 구비했던 것이거나 유교례로 해결될 수 없는 왕실의 신앙적 욕구를 충족시킬 필요성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며 이는 산단 권역의 성격을 규정지을 수 있는 특징으로 판단된다. 한편 일제 강점기에 제작된 창덕궁 평면도의 분석 결과, 일제 강점기까지 산단은 존치되어 있었으나 해방 후 어느 시점에 철거된 것을 알 수 있었다. 1970년대 초에는 이 일대가 '빙천'이라는 관람지로 개발되면서 대대적인 변형이 이루어졌다. 이때 빙천을 거치는 신작로의 공사가 병행되었는데, 현 상태는 당시 공사의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1970년대 빙천 보수공사에 참여한 관계자의 인터뷰 결과, 당시의 공사가 음용수를 위한 2개소의 배수시설을 신설할 목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옥류천 어정(御井)을 모방하여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선거수노수명목지는 조선총독부가 조선의 신목을 왜곡하기 위해 만든 자료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하였다.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첫째 조선거수노수명목지에는 64개 수종 3,170본의 목록이 기록되어 있다. 노거수에 신적 요소 고사 전설이 있으면 신목, 고사적 요소 고사 전설이 있으면 명목으로 분류되어 있다. 본수가 가장 많은 느티나무로부터 8번째로 많은 전나무까지 8수종 2,632본을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8개 수종별 신목과 명목의 평균 직경, 평균 수고, 평균 수령을 산출하였다. 8개 수종 중 7개 수종에서 명목의 직경과 수령이 신목보다 크고, 6개 수종에서 명목의 수고가 신목보다 컸다. 신목이 명목보다 왜소하고 볼품없는 크기의 나무라는 이 상식에 반하는 사실이 조선거수노수명목지에 기록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 본 고의 가설은 위의 사실 확인으로 증명되었다. 둘째 조선총독부는 신목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동제를 미신으로 타파하는 시책을 추진하였다. 신목이 작고 볼품없어야 미신이라고 주장하기 좋았을 것이다. 조선 신목의 신성성을 폄하하기 위한 설명자료 또는 증거자료로 조선거수노수명목지를 작성한 것이다. 셋째 조선의 신목이 명목보다 작고 왜소하다는 날조된 내용을 사실인양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조선거수노수명목지를 흉고직경순으로 편찬한 것이다.
본 연구는 종묘(宗廟)의 지당(池塘)을 대상으로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기까지 진행된 변천과정의 규명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 따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종묘 지당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세종실록"에서 확인된다. 세종 25년(1443)에 조성 중이던 지당은 지금의 상지(上池)를 가리키며, "국조오례의" "종묘전도"에 따르면 중도(中島)가 없는 형태의 방지(方池)였다. 숙종대의 중지(中池)에는 쌍도(雙島)가 조성되어 있었고, 중도(中島) 내에는 단풍나무, 박달나무 등을 비롯한 여러 수목이 식재되어 있었다. 또한 중지 내에는 무성한 연꽃도 자라고 있었다. 특히 쌍도 형식이었던 중지의 중도는 이후 단도(單島) 형식으로 변화하였는데, 영조(英祖) 연간에 이루어진 지당의 확장공사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근현대기에 이르러 이원적(二元的) 배치의 하지(下池)가 조성되면서 종묘의 지당은 본격적인 변형국면에 접어들었다. 근대기의 항공사진에 의하면 하지는 적어도 1947년 이전에 조성되었는데, 1980년대 중반에 이르러 이원적 배치의 하지 가운데 우측 하지가 매립되면서 일원화된 형태의 하지가 나타나게 되었다. 한편 "종묘배치도"와 국가기록원 소장 사진첩에 의하면 상지와 중지의 호안(護岸)은 본래 토축(土築)으로 조성되었지만 이후의 어느 시점에 석축(石築)으로 개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논문은 남겨진 조선총독부 기록의 잔존성을 중심으로 전시체제기 일제에 의해 조직적으로 실행된 '의도된' 기록 폐기 문제를 검토하였다. 일제 내각에서의 결정이 일본 본토와 식민지 등 제국 전역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공문서를 대상으로 실행된 역사적 개연성을 보다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었으며, 1930년대 후반 이후 아시아·태평양 전쟁으로 확전되고 전황이 악화되는 상황을 배경으로 공문서 감축과 정리, 종이자원의 재활용 등 이미 기록 폐기를 위한 시스템이 준비된 사실을 확인하였다. 또한, 조선총독부 기밀문서취급규정과 경찰서 처무규정 검토를 통해서 총동원계획과 관련한 기밀(비밀) 문서, 고등경찰 업무와 관련한 다양한 비밀문서의 존재, 그리고 이러한 비밀문서 중 상당수가 영구 또는 10년 이상 보존 기록에 해당된 사실도 확인하였다. 동시에 처무규정상 남아 있어야 할 문서현황이나 보존현황을 알 수 있는 각종 대장(부책)이 단 한 책도 존재하지 않는 현상을 밝히고 이를 패전 직후 조선총독부의 대대적인 공문서 폐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파악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공동체 관련 요소 9개 곧 향약, 두레, 품앗이, 동제, 관례, 혼례, 상례, 제례, 새마을운동 등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웰에이징, 웰다잉의 관련성을 밝혀 더 나은 한국 사회를 조성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공동체 항목 9개에 관한 유의미한 접근을 시도한 2016년~2021년에 발행된 논문 45편을 조사하고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45건의 사례 중에서 조선시대와 연결되는 경우가 22건, 현대사회와 관련되는 경우가 15건이었다. 또한 삶과 죽음의 대비적 기준으로 분류하였을 때 9개 항목 중 6개 항목은 삶과 결속되었고 3개 항목은 죽음과 삶을 포괄하였다. 그리고 웰에이징, 웰다잉과의 관련성을 기준으로 A유형~D유형으로 구체화하였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융복합적 시각을 차용하여 우리 사회가 호혜와 연대의 원리로 사회통합을 이루고 모두의 이익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공동체가 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 한국의 자생 신종교의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 증산 강일순, 소태산 박중빈 등은 모두 몰락한 양반 출신의 '잔반'(殘班)으로서, 본격적인 종교활동에 앞서 시골 서당의 훈장, 농민, 장사꾼, 술사(術士) 등의 활동을 통해 생계를 꾸려나갔으며, 상층 양반으로부터 하층 상놈으로 전락하여 주변화된 서발턴적 위상으로 인해 다양한 서발턴들의 표현할 수 없는 염원과 원한을 종교적으로 대표/재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성 질서의 질곡을 폭로하고 일탈하면서도 새로운 대안 질서를 이념으로 제시하지 않았던 조선 후기 '밀레니엄적 주변종교' 운동과는 달리, 이들은 모두 지배층의 서발턴적 규제와 억압을 전복시키고 기성질서를 대체할 수 있는 '후천개벽'의 새로운 대안적 비전을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실천한 '유토피아적 대안종교'로서 탈-서발턴(post-subaltern)적 종교를 제시하였다. 이 글에서는 이들의 사상이 서발턴을 대표/재현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종교적-사회적 주체로서 탈-서발턴의 사회적 비전을 구현하는 다양한 양상을 비교하여 분석함으로써 근대 한국의 자생적 신종교가 유토피아적 대안종교 사상임을 논증하였다.
세병관(국보 제305호)은 통영 삼도수군통제영에 위치하며, 1605년에 창건한 이래 최근까지 수차례의 중건, 중수, 보수 및 복원을 거쳤다. 연구대상인 세병관 초석은 모두 50개로 다양한 표면손상이 나타난다. 이 초석은 총 6개의 암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부분은 석영안산암질 래피리 응회암이다. 보수용 대체석 수급을 위한 산지해석 결과, 대부분의 암석은 초석과 산출상태, 기재적, 광물학적 및 전암대자율 등 암석학적으로 높은 동질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석의 손상유형 중에는 표면의 박리와 박락이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무기오염물 분석을 통한 손상메커니즘으로 볼 때 해풍 및 복합적인 환경에 의한 염풍화가 주된 원인으로 판단된다. 초석의 기계적 내구성으로 보아 현재 물성 저하로 부재의 교체가 필요한 것은 없으나 표면적인 손상을 늦추기 위한 보존처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초석은 표면에 발생한 물리적 손상과 내부 결함을 유발하는 암석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다. 따라서 세병관의 장기적 보존을 위해서는 주기적인 상태 진단과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이 글은 그레마스의 행위소 모형과 에니어그램 인물유형론을 적용하여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인물 유형을 분석하고 그 이미지텔링 방법을 고찰하려는 것이다. 한류 드라마가 중요한 콘텐츠가 되고 있는 오늘날 그 등장인물의 유형과 묘사방법에 관한 연구가 필요해진다. 드라마의 영향력에 있어서 인물은 핵심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인물 유형 분류를 위해 인물의 작중 내 역할에 주목하는 행위소 모형에 <미스터 션샤인>을 적용한 결과 주체는 유진 초이와 고애신, 원조자는 주체를 돕는 많은 이들, 대립자는 친일파 인물들, 발령자는 고종, 수령자는 조선의 국민들로 나타났다. 이를 인물 성격 유형인 에니어그램으로 분석한 결과 주체는 3, 5유형, 원조자는 다양한 유형, 대립자는 3유형, 발령자 5유형, 수령자 모든 유형이라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특정 역할, 특정 성격을 드라마에서 어떻게 이미지텔링하는가가 이 글의 또 다른 관건이었는데, <미스터 션샤인>의 경우 주체는 내레이터를 통한 내면 보이기, 서사 진행 등 자신을 설명하는 이미지텔링 방법을 사용했다. 원조자 일부, 발령자는 내면 보여주기의 이미지텔링 방법도 아울러 사용했다. 하지만 대립자는 간접적 보여주기로만 이미지텔링되었다. 이로써 드라마 인물 유형별 이미지텔링 방법상의 차이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논문에서는 한국고전문학을 활용한 체험형 게임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하는 과정의 첫 번째 시도로써 중인가객 김수장과 그의 가집 『해동가요』를 대상으로 1차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를 위하여 관광콘텐츠로서 체험형 게임과 한국고전문학의 가치에 대한 이론적 검토를 먼저 진행하였다. 이후 프로그램의 수요층을 가족, MZ 세대 및 연인, 외국인의 세 분류로 설정하였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각 수요층의 성격 및 프로그램 선호도를 확인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가집 『해동가요』와 김수장이 창작한 7수의 시조 작품에서 분석틀에 따라 각각의 역사문화자원으로서의 주요 가치를 발굴하고, 대상과 관련된 수요층의 선호를 분석하였다. 이에 따라 가족 단위는 모험플롯으로, MZ세대 및 연인의 경우에는 사랑플롯으로, 외국인의 경우에는 모험과 사랑을 혼합한 플롯으로 구성하여 각 수요층에 맞게 서사구조를 차별적으로 조직하였다. 이 글은 스토리텔링적인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잘 활용되지 못한 한국고전문학, 그 중에서도 김수장이라는 인물과 그의 작품에서 스토리를 발굴하고, 이를 체험형 게임 관광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킴으로써 한국고전문학의 측면에서도, 관광학의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하였다. 이후로도 다양한 조선의 문학인들을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스토리텔링을 진행한다면 고전 문학 기행 콘셉트의 여행상품군의 활성화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 소개할 자료는 1970년 청와대 비서실에서 작성된 「고이박사 재산처리」의 첨부문서인 「이박사(李博士) 재산태장(財産台帳)」이다. 이 자료는 1970년 2월 청와대에서 소장하고 있던 집기와 미술품을 이승만 전대통령의 유족에게 인계하면서 작성된 목록으로 총 311점이 기술되어 있다. 이 자료가 작성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1960년 4·19이후 이화장에 소장되어 있던 미술품을 포함한 동산은 이후 조사가 진행되었고 한때 국립박물관으로 이관을 검토하였으나 일괄하여 청와대에서 활용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1963년 이를 다시 국립박물관으로 이관하라는 지시가 내려지자 이 중 사유물로 분류된 것은 이화장으로 반환한다. 1970년에는 청와대에서 소장하고 있던 집기·미술품에 대해서도 이화장으로 반환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이 「이박사(李博士) 재산태장(財産台帳)」은 당시 작성된 목록이다. 본 대장에는 조선시대부터 당대를 아우르는 작가의 작품이 망라되어 있으나 사진이 첨부되어 있지 않고 기술사항도 소략하여 개개작품을 식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1960년 전후 경무대·이화장 소장 미술품의 규모를 일정부분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또 이들 미술품의 소유권 귀속을 둘러싼 시비와 그 전개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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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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