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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트릴레마 양상의 변화 - 퍼지셋 이상형 분석의 적용 - (Revisiting the trilemma of modern welfare states - Application of the fuzzy-set ideal type analysis -)

  • 신동면;최영준
    • 한국사회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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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9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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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19-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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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 이 논문에서는 복지국가 트릴레마 개념이 최근 복지국가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 여전히 유효한 개념인가를 검토한다. 이를 위하여 퍼지셋 이상형 분석(fuzzy-set ideal type analysis)을 활용하여 1980년대부터 2010년까지 서비스경제에서 복지국가가 소득 평등, 고용 증대, 건전 재정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고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지난 30여 년 동안 복지국가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복지국가 트릴레마 -세 가지 목표 중에서 두 가지만을 선택하여 달성하고 나머지 한 가지는 희생시키는 상황가 서비스경제에서 복지국가가 추구하는 목표와 성과를 설명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단지, '자유주의 모형'에 속하는 국가들의 경우 소득 평등을 희생하고 고용 증가와 재정 건전성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트릴레마 개념이 설득력을 지녔다. 그러나 보수주의 복지체제에 속하는 국가들은 고용 확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에 더하여 1980년대 초반까지 양호한 성과를 기록하였던 소득 평등과 재정 건전성 문제가 악화되며 다양하게 분화하고 있다. 보수주의 복지체제에 속하는 대표적 국가인 독일은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파견직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고용이 증가하여 '자유주의 모형'으로 근접해 갔고, 프랑스는 소득 평등, 고용 증가, 건전 재정의 세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지 못하는 '위기 모형'으로 근접해 가며 최근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과 같은 모형으로 분류되고 있다. '사회민주주의 모형'에 속한 복지국가들은 2000년대에 들어와 재정 건전성을 달성하면서, 세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는 '완전 모형'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리고 세 가지 목표들 중에서 어느 한 가지만을 달성하고 나머지 두 개의 목표를 희생하는 복지국가들, 이 연구에서 '고용형 모형', '평등형 모형', '재정 건전형 모형'에 속한 국가들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Iversen & Wren이 서비스경제에서 복지국가들이 트릴레마 상황에 처해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복지국가 트릴레마는 서비스경제에서 복지국가의 목표와 분배정치의 결과를 설명하는 데 더 이상 적절한 개념이 될 수 없다.

말레이시아 선거권위주의 체제 붕괴의 정치적 함의 : 2018년 14대 총선을 중심으로 (The political implication of Malaysia's electoral authoritarian regime collapse: Focusing on the analysis of the 14th general election)

  • 황인원
    • 동남아시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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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8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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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13-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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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 2018년 5월 9일, 61년간 지속되던 말레이시아 집권연합인 국민전선(BN, Barisan Nasional)이 출범 2년차에 불과하던 야당연합인 희망연합(PH: Pakatan Harapan)에 의해 전격적으로 교체되었다. 총선에 출마했던 당사자들 조차 예측하지 못한 야당의 압승이었기에 1957년 독립 이후 최초로 이루어진 정권교체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총선에서 BN의 패배는, 북한과 중국을 제외하고, 현존하는 현대정치체제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패권적 집권세력의 몰락을 의미하였기에 세계적인 관심을 주목시켰다. 더욱이 이번 총선은 야권의 분열로 말미암아 1998년 개혁정국(reformasi) 이래 꾸준히 성사되었던 여야 간 일대일 대결이 무산되면서 모든 선거구에서 단일 여당 후보와 복수 야당 후보 간의 경선으로 치러졌기 때문에 그 결과는 더욱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결과가 일어날 수 있었는가? 특히 20년 가까이 지속된 야권의 공조에도 요원했던 정권교체가 야권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달성될 수 있었던 동인은 무엇인가? 2018년 총선 결과는 말레이시아의 정치변동과 민주화 가능성에 어떠한 정치적 함의를 제공하는가? 앞으로 말레이시아 정국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1998년 개혁정국이 조성된 이후 치러진 일련의 총선들이 말레이시아 정가에서 "쓰나미(tsunami)"의 연속에 빗대어 비유되는 경향이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쓰나미의 연속이라는 현상은, 비록 학계와 시민사회의 말레이시아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정부여당과 야권 내부에서조차도 이번 총선에서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예견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이번 총선에서의 정권교체가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라 지난 20년 간 지속된 말레이시아 유권자들의 선거를 통한 정치변동의 열망과 기대가 축적된 결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 연구는 2018년 총선 결과를 분석함에 있어서 독립 이후 최초로 정권교체가 달성될 수 있었던 특수한 상황적 요인과 함께, 1998년 개혁정국에 의해 촉발된 선거정치의 활성화가 결국 선거권위주의 체제의 붕괴로까지 귀결될 수 있었던 역학관계에 주목한다.

태국 2016: 푸미폰 국왕의 서거와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Thailand in 2016: The Death of King Bhumibol Adulyadej and the Uncertainty in Political Economy)

  • 김홍구;이미지
    • 동남아시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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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권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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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45-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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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이 글의 목적은 2016년 한 해 동안 태국의 정치 경제 외교 분야의 주요 특징과 변화를 살펴보고 평가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2016년 가결된 새 헌법에 대해 살펴보고, 새 헌법을 둘러싼 정치 세력간 대립과 군사정권의 동향, 새 국왕의 즉위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성을 검토했다. 그리고 군사정권 하의 태국 경제와 대외관계의 변화, 한국과의 관계를 파악하고, 푸미폰 국왕의 서거가 정치 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과 향후 전망을 제시하고자 했다. 2016년 태국정치는 민정이양이 한걸음 진전됨과 동시에 권위주의적 체제를 위한 발판이 마련된 한 해였다. 민주적이라고 할 수 없는 새 헌법 초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하면서, 총선 후에도 군부의 지속적인 정치 개입이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이번 새 헌법은 단순히 탁씬파 정당의 견제에 머물지 않고, 정당정치 권력 자체를 축소시키면서 군부와 정당과의 지속적인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치적 안정에 결정적 역할을 해왔던 푸미폰 국왕의 부재와 새 국왕의 즉위는 정치불안을 가속화 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쿠데타 후 지속되고 있는 정정불안은 대외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태국은 현 군사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미국과 EU를 비롯한 서방국가와는 거리를 두고, 대신 중국과 급속도로 긴밀한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2016년 태국경제는 큰 폭으로 성장하기 보다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푸미폰 국왕의 서거가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개인 소비와 관광 등에 한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경제 침체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정이양을 위한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대립이 격화되면 경제 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서유기』에 나타난 유불도의 특징과 삼교회통론 (The Character of Confucianism, Buddhism and Taoism and Intermixture of Three Religions in Journey to the West)

  • 김경수
    • 동양고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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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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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9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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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본 연구는 "서유기"에 나타난 유교 불교 도교 각각의 특징과 더불어 세 종교가 함께 어울려 드러내는 삼교회통의 성격을 살펴보는데 목적이 있다. 풍자와 해학이 중심을 이루면서도 감동과 희망 그리고 대리만족이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이 소설은 민중들에게 하나의 도피처라고 할 수 있는데, 도교적 수련을 통하여 얻게 되는 불교적 깨달음의 경지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서유기"인 것이다. 천계에서도 여러 신들이 모두 완전한 존재는 아니며 종종 실수를 범한다. 이러한 이야기 속에서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는 존재들의 실수쯤이야 그야말로 하찮은 것이다. 이 세상의 삶의 구조와 다를 것이 없는 것이 여전히 천성의 세계인 것이다. 세상은 지상에서나 천상에서나 어디든 부조리와 모순이 난무하고 있다. "서유기"에 나타나는 삼교회통의 특징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삼장법사의 여행은 단순히 불법의 깨달음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보다 큰 의미의 도를 구하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깨달음을 얻기 위한 방편은 굳이 어느 하나가 좋다든가 옳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셋째,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민중들을 위한 자비와 선행 그리고 생명존중정신은 모든 종교에 공통하는 요소이다. 넷째, 이 이야기는 처음 시작부터 이미 모든 것은 마음의 문제임을 암시하고 있다. 사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모든 요괴나 고난들은 다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일 뿐이다. 다섯째, 이 소설에서 나타나는 유불도 삼교의 논리는 모두 '예정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삶은 어쩌면 숙명처럼 예정된 길을 가고 있는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모든 종교가 그러하듯이, 설사 그 길이 예정된 길이라고 할지라도 묵묵히 자기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살아가는 자세 그것이 또한 삶의 길임을 "서유기"는 강하게 그리고 설득력 있게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삶'과 맹자(孟子)의 인정론(仁政論) ('Good life', 'good politics' and Mencius)

  • 안외순
    • 동양고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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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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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4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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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 정치사상의 고전적인 질문은 '무엇이 진정으로 좋은 삶인가'에 대한 추구였다. 그만큼 '좋은 삶'과 '좋은 정치'는 필연적인 관계에 있다. 맹자(孟子: B.C.385 - 303/302)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그의 사상 전반이 담긴 "맹자(孟子)"는 좋은 삶과 정치에 대한 새로운 정의(定義)로 시작하여 그것이 왜 좋은 삶이고 옳은 것인지를 논증하는 것으로 책 전체를 할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글은 맹자가 바라본 '좋은 삶'에 대하여 정치사상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맹자의 사숙(私淑) 스승 공자(孔子)는 인간다운 인간의 길이야 말로 가장 좋은 삶으로서 문명적 삶인데, 그것은 '인(仁)'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역설하면서 기존의 삶과 차별화를 선언하였다. 그리고 맹자는 이러한 공자의 주창에 대해 그것이 옳은 것이었으며, 나아가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특히 정치적 실천이 따라야 한다고 보았다. 맹자에게 있어서 '좋은 삶'은 1) 지배자가 즐거움을 독점하는 삶이 아니라 백성과 함께하는 '여민동락(與民同樂)' 혹은 '여민해락(與民偕樂)'의 삶이고 2) 이를 토대로 각자 구성원들의 사회적 몫이 상호 보장되는 '오륜(五倫)'적 삶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좋은 삶의 실현을 위해, 맹자는 한편으로는 가능성 차원에서 '사단(四端)'으로 확인되는 '사덕(四德)'의 선한 인간본성을 논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의 실천을 위해 '인정(仁政)'이라는 정치적 장치를 고안하였다. 나아가 좋은 정치인 인정의 일차적 조건으로 양민론(養民論)을, 최종적 조건으로 교민론(敎民論)을 역설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좋은 삶을 위한 공자의 노력을 맹자가 인정(仁政) 이론으로 계승했듯이, 맹자의 그것은 특히 150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른바 주자학자들에 의해 '수기치인(修己治人)' 이론으로 계승되었다.

근대적 예술 개념으로서의 서예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Caligraphy as a modern concept of art)

  • 김희정
    • 동양고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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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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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9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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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 본 논문을 '근대적 예술 개념으로서의 서예'를 정의해 보고자하는 글이다. 근대성의 지표로서의 '자율성'에 근거하여 '순수예술로서의 서예성'과 배치되는 요소들을 제거해 봄으로써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시대의 서예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반추해보자는 의미이다. 근대예술 개념으로서의 서예를 '글자를 쓰는 예술'로 정의하고, 이를 성격과 형식, 내용적 측면으로 분류하여 논의하였다. 먼저 성격적 측면에서 서예는 마땅히 공간예술이어야 하지만, 시간의 추이와 함께 창작되고 감상되는 시간예술적 속성도 또한 지닌다. 따라서 공간예술 가운데 2차원적 공간예술인 회화와 가장 유사하며, 시간예술 가운데 리듬성(운동성)과 추이성을 내재한 음악과 유사하여 시공간예술로서의 무용과 유사함을 설명하였다. 따라서 서예는 '회화와 같이 눈에 보이는 글자를 음악과 같이 시간의 추이에 따라 (평면)공간에 써가는 사이에 살아있는 작가의 생명감이 표현되는' 무용과 같은 '시공간 예술'이라 하였다. 형식적 측면에서는 서예를 전각 서각 문자디자인과의 비교를 통해 동이점을 도출함으로써 '순수예술'로서의 서예 개념을 도출하였다. 서예의 내용적 측면은 문학과의 비교를 통해서 동이점을 논설하였다. 근대예술 개념으로서의 서예, 즉 서예의 자율성 문제는 순수예술이냐 응용예술(실용예술)이냐의 문제와 어울려 서예의 소재인 문자의 가독성(可讀性)과 문의(文意) 문제를 들었다. 문자의 가독성과 문의는 서예를 존재케 하는 요소임과 동시에 서예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일종의 파라독스다. 즉 문자의 가독성과 문의의 수용 여부는 서예를 응용예술 혹은 문학예술의 부용으로서의 서예인가, 순수조형예술인가의 가름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연관하여 서예의 창작과 감상 부분에서는 2차원적 공간예술인 회화와 시간적 예술인 음악과 대비시킴으로서 문의로부터 자유로운 '순수조형예술로서의 서예'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예(禮)의 본질(本質)과 일상성(日常性) - 율곡(栗谷) 예교(禮敎)의 실학적(實學的) 성격(性格)과 일상성(日常性)을 중심으로 - (A study on the essence of Ye and its usualness - With focus on Shirak's feature of Yulkok's Yegyo)

  • 이행훈
    • 동양고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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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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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6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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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 유학 특히 주자 성리학의 예(禮)는 절대적 보편적 이치로서 천이(天理)와 상대적 관계적 규범 형식으로서 절문(節文)과 의칙(儀則)으로 개념 규정된다. 예의 본질은 이렇게 두 가지 의미로 구분되는데, 절대성과 상대성이 중층적으로 혼합되어 있지만 단순한 양가성(兩價性)으로 해석되어서는 곤란하다. 예가 발현되는 과정에는 천리(天理)와 인성(人性)이라는 본질 외에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이라는 일상성(日常性)이 매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자가 서로 조화를 이루었을 때 예(禮)의 현실적 효용이 극대화될 수 있다. 물론 예(禮)는 구분의 원리이고, 악(樂)은 조화의 기능을 수행하여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예의 본질은 신분, 계급, 귀천 등 현실적 차이 속에서도 쌍무호혜적(雙務互惠的) 성격을 특징으로 한다. 유학은 일반인은 물론 최고 통치자에게도 엄격한 도덕성과 윤리를 요구하며 이를 상실한 인군(人君)은 일개 필부(匹夫)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한다. 예를 제정하는 주체가 통치자가 아니라 성인(聖人)인 것도 동일한 맥락에서이다. 예의 현실적 효용은 '예교(禮敎)'를 실현하는 것이다. 예교는 예의 본질과 일상성이 발현되는 개인적 사회적 정치적 기제이다. 구득된 인간 본성의 발현, 주체와 타자의 소통을 매개하는 문화의 형성, 윤리 도덕적 규범에 기초한 정치행위 등이 활발한 사회가 예교가 지향하는 유교적 공동체의 본모습이다. 유교적 공동체의 원리로서 예교의 특징을 민본성(民本性)과 시의성(時宜性)을 중심으로 고찰한 이유는 예의 본질이 구현되는 일상성(日常性)의 측면에 착안한 것이다. 이는 유교가 지닌 본원적 특질인 동시에 천리(天理)와 인성(人性) 자체에 대한 원리적 탐구에 머물지 않고 인정(人情)과 시속(時俗)이라는 현실을 실천의 장으로 고민하는 실학적(實學的) 성격인 것이다. 16, 7세기를 거치며 조선사회에서는 예의 일상화(日常化)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데, 세종조 이후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가 지속적으로 보급되어 도덕수신서(道德修身書)로 활용되었고 도덕성과 호혜성에 기반한 향촌자치규약인 향약(鄕約)이 보급 시행되었다. 율곡 이이는 중국의 여씨향약(呂氏鄕約)을 전범으로 하여 해주향약(海州鄕約)을 완성하였는데, 예교의 본질을 일상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실학적 특성으로 평가할 수 있다.

노론의 연원과 전개, 철학사상과 현실인식 (An origin and development, the thought and understanding of actual world of Noron)

  • 김문준
    • 한국철학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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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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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9-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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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 노론(老論)은 숙종대에 결성된 이후 조선의 정국을 주도한 집권 세력으로서 조선이 멸망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조선의 정국을 주도했다. 노론의 학문과 사상의 전개는 크게 네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17세기 후기에서 18세기 초에 이르는 숙종대의 붕당 정치 시기, 둘째 18세기 중기에서 후기에 이르는 영정조대의 탕평 시기, 셋째 19세기 이후의 세도 정치 시기, 넷째 19세기 후기에서 구한말에 이르는 시기 등이다. 이렇게 구분하여 노론의 연원과 전개 양상을 개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노론의 전반적인 특징은 노론의 정신적 지주로 송시열을 존숭하였고, 존주자 양이적을 추구하는 조선중화론에 의한 군자당론을 주장하였으며, 일도설(一途說)과 기질지성(氣質之性)에 관한 학설에 대해 율곡 성리학을 보완적으로 계승하였고, 이단 배척과 정학 수호를 중시하여, 결국 천주교 탄압으로 표출된 양상으로 요약 정리할 수 있다. 노론계의 특징적인 학자로는 학문과 정치 양 측면에서 보았을 때 수암(遂庵) 권상하(權尙夏)(1641~1721), 농암(農巖) 김창협(金昌協)(1651~1708), 도암(陶庵) 이재(李縡)(1680~1746) 등이 주목되는 인물이다. 17세기 이후의 치열한 권력 쟁탈 가운데에 사상적 맥락이나 학문사상이 정국 변화의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조광조의 지치주의 이후 조선시대 공론(公論)은 누구나 동의하는 보편적인 논의를 지칭하지만 사림이 분열한 이후에는 당파적 이해를 반영하는 당론(黨論)과 구분하기 어려워지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송시열을 추숭한 노론 계열의 학자들은 존주자(尊朱子) 양이적(攘夷狄)을 기치로 삼고 왕이나 권세가들의 권력 남용을 제어하고 강력한 정치적 통일을 이루어 도의(道義) 사회를 구현하려고 했다. 그러나 점차 17세기에 수립한 당시의 정치적 동기와 목표는 상실하고 결국 탕평에 반대한 노론 벽파가 정조(正祖) 사후에 세도정권(勢道政權)을 만들어 내면서 정국을 장악하고 권세를 전횡하는 폐해로 귀결되었다. 노론의 현실 대응 논리와 행적은 정학일치(政學一致)라는 한국 도학정치의 특성이 극단화되어 표출된 모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근대적 절대군주제와 국왕모독죄: 타이 정치체제 재검토 (Modern Form of Absolute Monarchy and Lèse-Majesté Law: Thai Political Regime Reconsidered)

  • 박은홍
    • 동남아시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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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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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5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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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타이 정치체제가 관료적 정체(bureaucratic polity) 혹은 반민주주의(semi-democracy)로 회귀하였다고 얘기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각은 국왕의 자문기구인 추밀원(Privy Council)의 정치적 개입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논문은 근대적 절대군주제라는 분석적 개념을 통해 타이식 입헌군주제의 독특한 특징을 밝히고 있다. 요컨대 '네트워크 정치'(network politics)에 기반하는 타이식 입헌군주제(Thai way of constitutional monarchy)는 "국왕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라는 규범에 토대한 전형적인 입헌군주제와 배치된다. 이는 타이 국왕이 실제로는 정치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 안에 있음을, 또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고 군주제를 보위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에 개입하였음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국왕은 불교의 교리를 실천하는 반인반신이자 국가통합의 중심으로 추앙되었다. 심지어 왕실이 관여된 1976년 10월 6일 유혈참사 이후에도 국왕의 신성한 지위는 도전을 받지 않았고 국왕모독죄는 더욱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되었다. 그 이후 국왕모독죄는 군부 쿠태타의 주된 명분이 되었다. 특히 군주 네트워크와 근대화 과정에서 성장한 탁신 네트워크에 기반한 부르주아 정체 간의 대격돌로부터 야기된 2006년 쿠테타와 이후 친탁신계 정부를 전복한 2014년 쿠테타를 계기로 국왕모독죄 사례가 급증하였다. 관료적 정체, 반민주주의, 민주주의를 포괄하는 타이에서의 근대적 절대군주제는 군부, 지식인, 민주당, 심지어 일부 시민사회조직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국왕모독죄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

노주(老洲) 오희상(吳熙常)의 성리설(性理說) 연구(硏究) - 19세기 전반기의 호락논쟁에 유의하여 - (A Study on Noju Oh Hui-sang's account of Nature and Principle(songli性理) - focusing on Horak Controversy in the early 19th century)

  • 박학래
    • 동양고전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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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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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49-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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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 노주(老洲) 오희상(吳熙常)(1763-1833)은 18세기 후반기부터 19세기 전반에 걸쳐 홍직필(洪直弼)과 더불어 당시 기호 낙론을 대표하는 산림학자이다. 그는 율곡(栗谷)으로부터 비롯되는 기호학파의 학설을 충실히 계승하는 한편, 김창협(金昌協)으로부터 연원하는 낙학의 이론적 입장을 보다 명확히 하면서 낙론의 종지를 확고히 하였다. 호락논쟁의 연장선상에서 호론(湖論)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제시하는 것은 물론, 18세기 중반 이후 낙론 내부에서 제기된 이설(異說)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제시하며 낙론의 학문적 입장을 굳건히 하고자 하였다. 본고에서는 오희상의 성리설을 사상사적인 맥락을 중심으로 그 내용과 위상을 확인하고, 그의 학문 활동이 주로 호락논쟁의 연장선상에서 놓여 있었던 만큼 그의 호론에 대한 비판적 견해에 유의하면서 그의 성리설 체계를 고찰하였다. 그가 가졌던 문제의식의 중심에는 인간 도덕성 실현을 위한 현실적 근거의 체계화가 자리하고 있다. 인간의 순선한 도덕성의 실재성과 이의 구체적인 실천을 정초하기 위해 세계 구성과 도덕의 실천을 리기론적으로 해명하고자 하였다. 그는 특히 도덕 실천의 근거로서 리의 순선성과 실재성을 확인하고, 그것의 현실적 실현을 위한 주체의 정초를 위해 리기 관계의 상함성에 주목하였다. 그가 심성에 대한 리기론적 이해를 통해 심성의 논리적 관계와 가치적 측면에 대한 해명을 제시한 것은 순선한 도덕성의 현실적 기반 구축과 이것의 실현, 즉 수양의 체계를 수립하는 데로 이어졌다. 따라서 오희상의 논의는 적어도 원리적 차원에서 만큼은 순선한 도덕성의 실재성과 본선한 도덕 주체의 확립을 이끌어 내고자 하는 방향이었으며, 현실적 측면에서도 이를 담보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갔다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