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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 경전에 나타난 충효관 연구 - 『문창효경(文昌孝經)』과 『정명충효전서(淨明忠孝全書)』를 중심으로 - (A Study on the Concept of 'Loyalty and Filial Piety' in the Taoist Scriptures)

  • 조민환
    • 대순사상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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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5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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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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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 이 논문은 『문창효경(文昌孝經)』과 『정명충효전서(淨明忠孝全書)』에 나타난 충효관을 중심으로 하여 도교가 지향하는 충효관을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한대(漢代) 이후 유학이 지배 이데올로기로 작동한 이후 효 관념은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덕목으로서 황제에서부터 한 개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해당하였다. 도교에서도 충효를 강조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도교의 종파에 따라 효 그 자체를 중시하는 경우도 있고 효를 충과 함께 중시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도교를 '세속에서의 인간관계망에서 요구되는 바람직한 행동거지를 잊어버리고 삶을 살아가면서 맞닥트리는 다양한 사물과의 관계를 끊는 것[絶世遺物]'으로 규정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충과 효를 강조하는 '정명충효도(淨明忠孝道)'의 효도관 및 충효관은 유가의 충효관의 영향 관계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도교의 효도관과 충효관을 보여준다. 도교가 지향하는 가장 근본적인 것은 불로장생하는 신선 되기 혹은 우화등선(羽化登仙)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신선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충효(忠孝), 화순(和順), 인신(仁信)을 행할 것을 요구한다. 충효, 화순, 인신을 강조하는 것은 유가와 동일하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신선 되기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유가에서 신선을 부정하는 것과 차별화된 사유에 속한다. 특히 정명충효도에서는 '절세유물'로 이해되는 도교관을 거부함과 동시에 충효를 통한 제가(齊家)와 치국(治國)은 물론 모든 만물에까지 충효의 이념과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 유가의 효도관과 대비하여 본 도교 효도관의 특징은 세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도교가 추구하는 장수(長壽)하면서 성선(成仙)하는 것을 효와 매우 밀접하게 관련짓는다는 것이다. 이런 점은 장수성선(長壽成仙) 신앙을 가미해 유가의 효도관을 개조하고 제고시킨 점이 있다. 다른 하나는 도교의 효도관에는 천인감응(天人感應)의 사상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효행을 하면 천지신명과 감응한다는 도리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불효하고 불충한 경우 하늘로부터 재앙을 받는다는 사유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친소(親疏)의 구별을 하지 않고 부모부터 천지 만물에 이르기까지 효도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순진리회의 후천개벽 세계관 (The World View on the Recreation of the Later World in Daesoonjinrihoe)

  • 윤용복
    • 대순사상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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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7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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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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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이 연구는 대순진리회가 후천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목적이 있다. 현세가 아닌 내세의 행복을 추구하는 다른 종교들과는 달리 대순진리회는 현실세계의 개벽을 통한 지상천국건설을 목적으로 한다. 다른 세계로의 도피가 아닌 인간계 안에서의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다. 한국 신종교들의 특색은 한국중심, 그리고 세계의 지도자 역할 등 한반도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하는 선민사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대순진리회는 이런 의식이 다른 한국의 신종교들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는다. 대순진리회의 궁극적 목적은 전 인류를 구원하는 것이다. 종교적 다양성을 수용하는 모습은 오늘날 한국의 다종교사회에 대해 시사점을 줄 수 있는 모습이다. 대순진리회에서는 선천의 시대는 갔지만 아직 후천세계는 오지 않았고, 그곳을 가고 있는 중으로 본다. 인존의 시대라는 의미는 우리 고유의 인간 중심 개념과 통한다. 많은 신화전설을 보면 동물이나 신적 존재가 인간이 되려고 애쓰는 모습이 등장한다. 현실세계의 개벽과 인존이라는 대순진리회의 개념이 바로 여기에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천에 대한 해석이 명확하지 않았던 유교와 달리 대순진리회에서는 우주 구조로서의 천과 상제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보고 있다. 불교에서는 우주적 구조로서의 천이 따로 존재하고 초월존재로서의 붓다를 언급하지만 그 초월존재가 무엇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니다. 대순진리회는 구원의 길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현세에서의 후천선경을 말하고 또한 상제는 후천선경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을 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관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언급되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신의 관념과 관련해서 신과 신명 등에 대한 연구가 있었지만, 계통별 분류나 유형, 기능 등에 치중할 뿐 사실 신명, 신, 귀신, 혼백 등의 개념이 명확하게 구분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인간과는 어떤 관계인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든다면 인간이 신이 되고 신명도 된다면 인간을 호위한다는 신명은 어떤 존재인가와 같은 것이다. 세계의 구조는 도교와 구체적으로 비교할 문제이다.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부분들을 도교와의 비교로 추가적인 연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주문이나 법술, 그리고 여러 도교의 종파들과 비교해서 새로운 해석도 가능할 것이다.

대순사상에서의 도(道) 개념과 사상적 특징에 관한 연구 (The Concept of Tao and Ideological Characteristics in Daesoon Thought)

  • 이지영;이경원
    • 대순사상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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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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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19-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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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도(道)'는 동아시아 종교 사상의 관점에서 '궁극적 실재'를 나타내는 주요한 용어이다. 대순사상이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도통진경에 이르기 위해서는 도(道)에 대한 개념의 이해가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전경(典經)』에는 금문(金文)에 처음 등장하는 '길'로서의 도에서부터 음양(陰陽)의 도, 인도(人道), 천도(天道) 등 각기 다양한 도의 개념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상도(常道), 천도(天道), 신도(神道), 인도(人道), 상생(相生)의 도 다섯 가지 '도'로 분류하였다. 우주만물의 생성과 성장, 소멸하는 모든 자연현상은 천지자연의 이치이다. 따라서 대순사상에서의 상도는 자연계와 신계뿐만 아니라 인간계에도 적용되는 영원불변의 진리이자 천지의 운행 법칙으로 인간의 행위에도 궁극적인 준칙이 된다. 천도(天道)는 천을 주재하고 통제 관장한다는 관점에서 구천상제의 '대순진리'이자 세상을 구제하는 '제세대도'라고 본다. 신도는 모사재천 성사재인에 의해 '신의 법칙과 뜻에 따라 인간이 일을 완성해야 하는 도' 즉 '상제의 천명에 의해 신과 인간이 인의예지를 지향점으로 함께 신인합일을 이루는 도'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이 우환과 위기에 빠졌을 때 요청되는 성인의 도를 『전경』에서는 요순의 도로 상징하고 있다. 진멸해 가는 세상에서 천하를 구하고 창생을 구제하는 대순사상의 성인의 도는 '제생 의세(濟生醫世)'라 한다. 제생의세는 구천상제의 천명인 제세대도를 따르는 인간의 도리라 할 수 있으며 대순사상의 인도(人道)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상생의 도는 '상도를 다시 세우고 제생의세의 인도를 펼치는 도'이며 남을 잘되게 해야 내가 사는 후천의 윤리로 상극적 세상을 바로 잡는 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종합하면 천계와 지계, 신계와 인간계 모든 곳에 치우침 없이 적용되고 작동되는 구천상제의 제세대도로서 대순진리라고 할 수 있다. 대순사상의 도는 그것이 등장한 시대적 배경과 사상적 특징을 담고 있다. 중국 고전에서 말하는 도와 동아시아의 사상을 대표하는 유·불·도에서 전개하는 도의 전통적 개념을 수용하면서도 특별히 신앙대상으로서의 상제의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수성을 보인다. 대순사상은 도 개념을 규정하는 과정에서 한국 근대의 민족종교사상이 지닌 보편성과 특수성의 양 갈래를 조화하고 발전시키면서 전개되어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순사상의 생명관과 인생관 (Views on Life and Humanity in Daesoon Thought)

  • 최치봉
    • 대순사상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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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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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19-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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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 본 논문에서는 세계만물과 생명 그리고 인간에 대해 단계적으로 언급함과 동시에 리·기·신에 대한 개념을 통해 대순사상에서의 생명관과 인생관을 정립하고자 하였다. 이에 기존에 연구된 대순사상의 생명관, 죽음관, 인생관을 대순사상의 원전과 검토하여 기존 연구의 한계점을 살펴보는 한편, 성리학의 본체론 및 발생론과 비교하여 대순사상에서의 특질을 밝히고자 한다. 전개에 있어 II장에서는 만물과 생명의 본원으로서 대순, 태극의 주재로서 상제, 만물의 구성을 논하였고, III장에서는 생명의 발생과 신과의 관계, 생명을 구성하는 생리와 생기, 생명의 목적을 언급하였으며, IV장에서는 생명의 한 범주인 인간과 이러한 인간이 삼계에서 가지는 존재론적 위상과 인생의 목적에 대하여 서술하였다. 생명에 관한 논의에 앞서, 태극과 상제를 대순의 개념으로 아울러 상정하고 이를 생명의 근원인 본체가 됨을 언급하였다. 개개 생물은 리·기·신을 통해 그 구조를 설명하였다. 또한 생리와 생기를 통해 그 생명의 속성과, 상제지심인 인을 구현하는 것으로 생명의 목적을 말하였다. 특히, 본 논문에서 기존의 생명에 대한 담론과 가장 차이나는 부분은 기존에 신을 생명 그 자체로 여겨 생명유무의 범주로 귀속시킨 것에 반하여, 기능과 작용적 측면의 본체로서 신을 상정하여, 존재를 그 존재로서 지속시키는 작용의 본체로 보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논의는 대순사상이 비록 성리학의 본체론과 발생론에 있어 유사성이 있지만, 신의 개념에 있어서 태극을 주재하는 인격적 상제를 상정하고 개개사물에 있어 리를 구현하는 신명들의 존재를 부각시킨다는 점에서 사상적 독창성을 언급한 것이다. 인간도 생물과 마찬가지로 생리와 생기를 갖추어 태어나며, 인간안의 내재신은 기를 주관하는 주체로서 작용한다. 인간은 세계를 구성하는 삼계의 한축을 담당하며 세계에 있어 중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한 대순사상에서 인간의 존귀성이 잘 드러나는 것은 하늘과 땅에 이어서 인간에 신이 봉해진다는 '신봉어인(神封於人)'의 개념이다. 이는 진멸지경의 인간을 천지가 요구하는 인간으로 고쳐 쓰기 위함으로, 궁극적으로 신인조화를 통해 신봉어인의 시대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인간에 있어 이러한 가능성은 마음에 신대를 가지고 있음으로 가능한 것이다. 수도에 있어 인간과 외재신과의 소통과 조화(調化)는 인간의 체질과 성격의 변화를 유도함이라고 볼 수 있지만 종국에는 그 인간의 기국에 알맞은 신명을 봉하기 위함이다. 상제의 명과 선령신의 공 그리고 천지의 기를 통해 인간은 태어났다. 인존시대와 천운구인시대를 맞이한 현 시대의 인간은 천지에 쓰임에 기여하기 위함을 인생의 목적으로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인간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자신의 성리를 온전히 실현하는 것이다. 자신의 성리를 실현함은 사회적으로 볼 때 남에게 덕을 베푸는 것으로 이는 상제의 천명인 생생지리를 구현함이다. 나와 타물, 나와 타인 그리고 인간과 신명사이의 상생은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으로 완성되며, 이렇게 자신의 본성을 지극히 하여 온전히 드러낼 때 심령에 통하게 되고, 인존의 경지에 오르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불교와 대순사상에 나타난 진묵설화의 차이점 (A Study on the Differences between Jinmuk Tales in Buddhism and Daesoon Thought)

  • 이병욱
    • 대순사상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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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9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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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4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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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이 글에서는 한국불교의 진묵설화와 대순사상의 진묵설화를 비교하고자 한다. 자세히 말하자면, 『진묵조사유적고』와 『전경』의 진묵설화를 비교하고 그 차이점에 대해 검토하고자 한다. 2장에서는 『진묵조사유적고』에 나타난 진묵의 사상을 다음의 4가지로 나누어서 접근한다. 첫째, 진묵은 석가모니의 화신불이라는 것이다. 『진묵조사유적고』의 서문에서 초의(艸衣)는 진묵이 석가모니의 화신이라고 밝히고 있다. 둘째 무애행의 정신이고, 셋째 선교일치의 정신이며, 넷째 유불일치의 정신이다. 3장에서는 대순사상에 나타난 진묵설화에 관한 관점을 살펴보고, 『진묵조사유적고』의 진묵설화와 비교한다. 우선 『전경』에서 진묵의 설화는 천지공사와 해원상생의 관점에서 활용된다. 이것이 불교의 진묵설화와 가장 다른 점이다. 그 다음 진묵설화 가운데 『진묵조사유적고』와 『전경』에 공통된 주제를 말하는 것이 있는데, 그 설화들을 비교해보면 역시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러면 이러한 차이점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는 엘리아데의 신화이론에 근거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엘리아데는 신화는 그것을 전달하는 사람의 희망사항이 투영된 것이라고 한다. 이 이론에 근거해서 『진묵조사유적고』와 『전경』에 나타난 진묵설화의 차이점을 설명하면, 불교계의 『진묵조사유적고』에는 불교의 가치관이 투영된 진묵설화가 전승되었고, 대순사상의 『전경』에는 대순사상의 가치관이 반영된 진묵설화가 전승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한국불교와 대순사상은 서로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주제의 진묵설화라고 해도 전승된 내용에 차이점이 생겼다.

대순사상의 불도관 연구 (A Study on the Dao of Buddhism in Daesoon Thought)

  • 김귀만;이경원
    • 대순사상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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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9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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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0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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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한국은 삼국시대 이래로 '삼교(三敎)'의 영향아래 놓여있었다. 그러나 근대에 접어들면서 '삼교'라는 표현과 함께 '삼도(三道)'라는 술어가 한국의 신종교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대순사상에서는 '유불선'과 함께 '관왕(冠旺)'이라고 하는 종교적 경지에 대한 언급이 있어 주목된다. 이 연구는 '삼교'와 '삼도'를 구분하고 그 차이점에 착안하여, 대순사상에 나타난 '관왕'이라는 경지를 이해하며, '삼도관왕'의 관점에서 종교로서의 불교와 종교적 원리로서의 불도를 밝혀보고자 한다. II장에서는 먼저 동양전통에서 '도'와 '교' 그리고 서양전통의 '종교(Religion)' 개념을 확인하고, 근대 시기 한국의 종교가를 중심으로 퍼진 '삼도'라는 술어가 동양과 서양의 종교를 포괄적 원리로 말하기 위한 관점으로서의 '삼도론(三道論)'임을 규명하고자 한다. III장에서는 『전경』 전반에 걸쳐 언급되는 내용에서 불도 혹은 불교문화적인 의의를 불보살 신앙과 불교교리, 승려 그리고 사찰을 중심으로 다루었다. IV장에서는 대순사상의 불도관 특징을 불지형체(佛之形體)로서의 불도, 불지양생(佛之養生)으로서의 불도 그리고 불도 종장(宗長)으로서의 진묵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상에서 볼 때 대순사상의 불도관 연구는 대순사상의 정체성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관점을 제기하고 있다. 즉 대순사상의 위상은 불도나 불교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 불도가 지닌 '형체' 혹은 '양생'의 특징을 하나의 축으로 한 관왕의 경지를 지향하고 있으며, 오늘날의 종교현상으로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모습의 불교를 불도의 원리 하에서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시각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송남잡지(松南雜識)』에 기록된 '영산(靈山)'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Youngsan(靈山)' recorded in 『Songnamjabji(松南雜識)』)

  • 조석연
    • 공연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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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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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269-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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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일반적으로 영산은 판소리 단가(허두가)를 가리키는 용어로 알려져 있으나 『송남잡지(松南雜識)』의 기록은 다르다. 조재삼은 『송남잡지』에 '영산'에 관련된 내용 따로 두어 설명하고 있다. <신광수의 시>, <백호 임제의 시>, <김명원의 시> 세 종류 시(詩)를 예시가 그것이다. 첫째, <신광수의 시>에 등장하는 '우조 영산'은 춘면곡에 앞서 부른 노래이다. 신광수가 <제원창선>(1750)을 쓴 시기는 유진한의 『만화집(晩華集)』(1754)이 발표된 시기로 판소리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조 영산'을 판소리 단가로 볼 수는 없다. 둘째, <백호 임제의 시>와 연결된 '영산 도두음'은 피리와 도드리장단이 사용되었다. 이러한 흔적으로 보아 기악곡인 영산회상과 연결된다. 영산은 불교적인 것에서 비롯되었으며, 불교용어를 가진 영산회상은 민간 뿐 아니라 궁중에서도 계속 사용되었다. 셋째, <김명원의 시> '월하정인'을 영산 항목에 등장 시키며 '타령'이라 칭하였다. 당시 타령의 용어 쓰임새가 판소리와 정가 모두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후 신재효의 <광대가>등 19세기 자료 대부분 '영산'의 용어는 판소리 단가와 같이 본격적인 판소리를 하기 앞서 목을 풀기 위한 용도로 기록되었다. 『송남잡지』에서 기록된 초창기의 영산은 불교적인 성격을 지닌 용어로 영산 회상, 가사와 같은 도드리장단이 중심이 되는 독립된 음악 양식이었으며, 『송남잡지』가 쓰여진 1855년 당시 영산은 타령이라는 용어로 변모하면서 창부음악과 가객음악 모두를 포함하여 지칭하는 말로 영산과 타령 두 용어가 혼재하였다. 그리고 판소리가 성행하면서 '타령'이라는 용어는 판소리를, '영산'은 판소리 단가를 가리키는 용어로 불리게 된 것이다. 따라서 모든 기록의 영산을 판소리 단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상황은 종교 및 사회적 변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숭유억불정책은 불교적인 영산이라는 용어를 배척하였고 불교가 탄압받던 조선중기에는 영산과 타령이 혼재하거나 영산 대신 타령이 사용되다가, 조선 후기 불교가 재성장되면서 판소리의 등장과 함께 또 다른 의미인 단가의 뜻으로 영산이라는 용어가 새롭게 재정착된 것으로 보여진다. 19세기 이르러 판소리가 등장하며 영산이 단가로 사용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사회적. 종교적인 변화양상에 따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 불교음악의 역사적 전개 고찰과 전망 (Consideration and Prospect of the Historical Development of The Korean Buddhist music)

  • 송지원
    • 공연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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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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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77-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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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 한국에서 전개된 불교음악의 역사를 살펴보려면 이 땅에 불교가 처음 유입된 고구려 소수림왕 2년(372)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기까지를 모두 아울러야 할 것이다. 이는 1,600년이 넘는 시간 속의 전개 양상을 고찰해야 하는 일이라 연구 범위가 넓다는 한계를 지닌다. 그럼에도 이 글은 그 긴 시간 동안 펼쳐진 한국 불교음악의 역사적 전개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고찰함으로써 21세기 이후 불교음악이 이 땅에서 어떠한 양상으로 펼쳐져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삼국시대 이후 고려, 조선을 거쳐 일제강점기, 현재에 이르는 동안 펼쳐진 불교음악의 역사는 '불교 성쇄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며 전개되어 왔다. 왕실의 비호가 있던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불교음악의 양상과 억불숭유정책이 펼쳐진 조선시대, 그리고 불교가 탄압의 대상이 되었던 일제강점기, 대중 포교를 위해 불교음악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현재의 불교음악은 그 긴 시간만큼이나 역사적 전개 양상도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이는 각 시기별로 불교음악의 주요한 관점과 과제가 무엇이었는지 구분해서 시대별 특징을 밝혀야 하는 작업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 글은 좁은 의미의 불교음악을 통칭하는 '범패'의 역사만이 아닌, 이 땅에서 소통된 '불교적 성격을 띤 불교음악'을 모두 포함시키고, 20세기 이후 새롭게 만들어진 찬불가 계통의 음악까지를 모두 대상으로 하여 이 땅에서 펼쳐진 '불교와 관련된 음악의 역사적 전개'에 대해 살펴본 것이다. 조선 전기의 승려들이 부른 명칭가곡, 조선시대에 대중 포교를 위해 만든 음악, '화청'의 존재 의미, 조선시대 음악에 남이 있는 불교음악의 흔적을 파악해 보는 일도 이 글의 과제가 될 것이다.

『세종실록(世宗實錄)』, 「오례(五禮)」에 기록된 배표의 절차와 복식 연구 (A Study on the Bapyo Ritual Procedures and Costumes Recorded in the Five rituals of Sejong-Silok)

  • 김진홍;조우현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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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6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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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4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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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 배표의(拜表儀)는 황제에게 보내는 외교문서인 표문(表文)에 치르던 의례로, 세종 대에 행하여진 배표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직책과 그에 따른 복식을 살펴보았다. 의례 주체자인 왕은 최고 법복인 면복을 착용하였고, 면복은 구류평천관에 구장복으로 구성된다. 왕세자와 종친, 문무백관은 조복인 양관과 적라의를 착용하였다. 왕세자의 조복은 세종 10년에 오량관에서 육량관으로 바뀌었고, 문종 즉위년에 왕세자의 면복을 받아서 단종 이후에는 팔류평천관과 칠장곤복을 착용하였다. 사행원인 사자와 종사관은 상복을 착용하였다. 사자가 착용한 상복은 사모에 흑단령, 서대, 협금화이고, 종사관이 착용한 상복은 사모에 흑단령, 흑각대, 흑피화이다. 왕의 측근에서 시종하는 별감은 공복과 상복을 착용하였다. 공복은 자건에 청단령과 흑피화, 상복은 주황초립과 직령에 조아, 흑피화로 구성되었다. 의장군은 황의장과 왕의 의장이 진열되었고, 산과 개, 수정장, 금월부를 들고 있는 자는 자건에 청의를, 전도황기는 피모자에 청의를 착용하였다. 선과 금은횡과·금은입과·금은장도는 피모자에 홍의를 착용하였다. 시위군은 갑옷과 투구에 검 또는 궁시를 갖추어 착용하였다. 공인 중 악사의 복식은 복두에 비공복, 금동혁대, 비백대대, 오피리로 구성되었고, 악생은 개책에 비수란삼, 협고, 말대, 말, 오피리로 구성되었다. 이상의 결과로 세종 대에 의례복식이 의제화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표의에 참여하는 왕 이하 왕세자, 문무백관, 사자, 별감, 시위군, 공인 모두 각 품계에 맞는 최고 등급의 예복을 착용하였다. 세종은 유교를 바탕으로 한 국가를 건설하고자 거듭된 논의를 거쳐 각 의례와 그에 따른 복식을 정비하였고, 배표의 복식도 직책별로 체계적으로 갖추어졌다. 세종 대에 정리된 의례복식은 예전에 규정화되어 조선 후기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기틀이 되었다.

유가 공부론과 명상 - 퇴계 활인심방(活人心方)을 응용한 수양치료 모형 - (Confucian Cultivation of Mind and Meditation - The Care Model of Cultivation Applied by Toe-gye' 『The Method on Preservation of Human mind (活人心方)』)

  • 이연도
    • 한국철학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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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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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363-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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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 이 논문은 유가 공부론과 명상의 관계에 대해 살펴본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마음의 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흔히 세계관과 인생관, 가치관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서 비롯된 마음의 병은 정신의학적 방법으로 치료될 수 없다는 점에서 신경정신과적 질병과는 구분된다. 철학을 비롯하여 문학, 예술 등 다양한 인문학을 활용한 대체치료가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명상 또한 이들 가운데 하나이다. '명상'은 흔히 불교에서 발전해 온 것으로 생각되지만, 유학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불교의 명상은 현실의 삶을 부정하지만, 유가의 명상 철학은 현실과 자아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 또한 유가의 수양론과 명상 철학은 방법론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정신치료나 심리치료는 그 방법이 대개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대화치료(talking cure)'는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현 상황을 인지하고, 그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일반적으로 현재 인문학을 응용한 치료가 대상으로 삼고 있는 교정기관이나 군부대와 같은 특수기관 수용자에게는 사용하기에도 적합한 방법이 아니다. 이 점에서 '마음 다스리기'를 강조한 유가의 공부론과 명상법은 응용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여기에서는 유가 공부론과 명상의 관계가 이론적으로 어떤 관계인가를 살펴보고, 퇴계의 『활인심방』을 응용하여 인문치료의 한 모형을 제시하였다. 동양의 수양론이 '마음의 병'에 대해 의미있는 이론을 제시하고 있긴 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현장에서 응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수양론 자체가 일생을 두고 수행해야 할 지침이며, 그 성격상 일시적인 수행이나 실습을 통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제시하는 수양 치료 모형은 이러한 한계를 전제로 한 것으로, 인문치료의 한국적 모형 개발이라는 목적에 따른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