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유기공방에서는 전통기술로 하나의 방짜유기 숟가락을 만들기 위해 10단계의 작업 공정을 거쳤으며, 형태 제작에 큰 영향을 주는 열간 단조는 3~4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열간 단조를 통해 방짜유기 숟가락의 미세조직은 수지형상의 ${\alpha}$상이 미세화되고 잘게 분산되었으며, 두드림이 가해진 부분의 ${\alpha}$상에는 쌍정이 생성되었다. 또한 ${\alpha}$상은 가해지는 망치질에 따라 점점 다각형에서 원형으로 변형되었다. 이 과정에서 서로 근접한 ${\alpha}$상은 합쳐지는 현상이 발생하였고, 담금질 후에도 합쳐진 상태로 존재하였다. 이처럼 여러 개의 ${\alpha}$상이 합쳐진 미세조직은 방짜조성의 청동유물에서도 관찰되는 것으로 기술체계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방짜조성의 Cu-22%Sn 합금을 대상으로 실시한 열간 단조 실험결과, 주조 당시 형성된 수지상의 감소율은 가공횟수에 따라 비례했으며, 두드림 작업에 의한 결정립의 미세화는 재질의 강도를 높이는 효과를 준 것으로 판단된다. 고대 유적에서 출토된 청동유물과 전통 유기공방에서 만든 방짜유기에서 동일하게 관찰되는 메자국은 문헌으로 남아 있지 않은 고대의 방짜유기 기술체계가 오늘날의 방짜유기 전통기술로 전승되었음을 보여준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팀에서는 동북아지석묘연구소에서 의뢰한 전라남도 여수 월내동 출토 비파형동검에 대한 보존처리를 실시하였다. 여수 월내동 비파형동검은 현재까지 출토된 비파형동검 중 가장 길이가 긴 동검에 해당되며, 1차적으로 보존처리가 이루어진 상태였다. 부식이 진행되어 매우 취약한 상태로 상단부와 하단부 2개체로 분리되어 있었고, 상단부는 표면에 노출된 형태로 하단부는 흙과 함께 응급 수습되었다. 보존과학팀에서는 흙 속에 있는 비파형동검 하단부를 노출시켜 상단부와 접합하고, 결실된 부위는 추정 복원하는 방법으로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보존처리 시 취약한 유물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유리섬유는 10 wt.% Paraloid B-72 (in Xylene)를 이용하였고, 성분을 확인하기 위해 X-선 형광분석기를 이용한 비파괴 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경주의 신라왕경 유적지에서 출토된 청동유물 8점의 금속학적 미세조직을 분석하여 이들의 제작에 적용된 청동기 기술의 변천과정을 추적하는 작업이 수행 되었다. 그 결과 합금의 조성 면에서는 주석함량이 22%를 지향하여 변화되고 있다는 사실과 의도적으로 납을 제외시킨 흔적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제작기법 면에서는 주조를 근간으로 하되 단순히 주조로만 이루어진 경우와, 주조와 단조 또는 주조와 담금질을 병행한 경우, 그리고 주조와 단조와 담금질을 모두 병행한 경우가 관찰되었다. 한편 비소를 함유하는 유물에서는 주석함량이 비교적 낮게 나타났으며 두드림 작업이 생략되고 있었다. 담금질처리가 수행된 점이나 합금원소에서 납을 제외시킨 점 그리고 비소가 함유된 유물에 두드림이 생략된 점은 모두 당대의 장인들이 합금의 조성과 제작기법 간의 상관관계를 이미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처리는 모두 주석함량이 높은 청동기에서 소재의 취성을 낮추기 위하여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이를 인식하여 실천할 때에 비로소 청동기 기술체계는 완숙한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본고에서는 왕경 출토 청동기에서 확인되는 다양한 수준의 제작기술을 제시함으로써 이 시기가 우리나라의 청동기 기술수준이 정점에 이르게 되는 변화의 시기였음을 보이고자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에서 시행 중인 화성 향남 2지구 동서간선도로 건설 부지 내에서 총 10개소(A~J) 유적지가 확인되었다. 화성 요리 고분군 유적은 H지점에 해당하는 곳으로 조사 결과, 다양한 삼국시대 고분군이 확인되었고 그중 목곽묘에서 금동식리와 금동관모 등이 출토되었다. 본 연구 대상 토기는 목곽묘에서 출토된 유일한 토제 유물로 태토는 연질이며, 적갈색의 느슨한 기질에 1 mm 미만의 석영, 장석이 비짐으로 첨가되었다. 토기의 소성 온도는 운모류가 소멸되지 않고 석영의 상전이 광물인 트리디마이트(tridimite)가 생성되지 않았으며, 800℃에서 견운모의 탈수 작용에 의한 흡열피크가 미약하게 확인되는 점으로 보아 800~870℃로 추정된다. 토기는 유적 위로 지층이 형성되면서 발생된 토압, 동결과 융해의 반복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매우 약화된 상태였다. 토기만 단독으로 수습하기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므로 토기를 고정하고 있던 주변 토양을 같이 수습하고 보존처리실로 이동하여 체계적으로 안전하게 보존처리하였다.
국립김해박물관에서 발굴 조사가 이루어진 창원 다호리 유적에서 칠기검집에 철검이 끼워져 있는 상태의 칠초철검(漆鞘鐵劍)이 출토되어 이에 대한 보존처리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부식되어 상태가 취약한 청동제검심(劍鐔)은 강화제로 사용 중인 Incralac을 도포한 후 현미경을 이용하여 표면의 문양을 노출하였다. 칠기검집의 표면은 이물질을 제거함과 동시에 HPC 2% 수용액를 도포하여 피막을 보호하였다. 이물질 제거가 완료된 칠 표면에는 Caparol binder 5% 수용액를 2~3회 도포하여 보호피막을 형성한 다음 한지와 알루미늄 호일로 감싸 주었다. 이후 우레탄폼으로 유물을 안전하게 고정한 후 뒤집어 뒷면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보존처리를 실시하였다. 두께가 얇은 유물을 지지하기 위해 검집의 뒷면에 한지를 3겹으로 붙여 힘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으며, 내부의 철검은 검집에 도포한 HPC 2% 수용액를 주입하여 굳히는 정도로 마무리하였다. 이후 투명 아크릴 상자에 보관하여, 향후 전시 등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였다.
조선시대 복전총통은 문헌 기록이 없고 비교적 근래 실물로 알려진 총통이다. 그간 상세하게 언급되지 못했던 복전총통 12점의 제원, 형태, 명문, 성분 등을 비교하여 복전총통의 구조와 재료적 특징을 검토하였다. 복전총통은 제원과 형태에 있어 일정한 규격을 가지고 있었고, 제원과 문헌자료를 비교하여 발사체의 수도 추정하였다. 모병부에는 총통 명칭과 함께 외곽선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명문 외곽선은 다른 총통에서 볼 수 없는 복전총통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를 토대로 제작 과정 속 시문 원리도 살펴보았다. 한편 복전총통의 재료는 구리와 주석이 주성분이며 주석의 함량은 6wt%였다. 기 조사된 조선 청동 화약 무기의 평균 성분과 매우 유사하며, 중세 유럽의 청동 화포(Gun-metal)와도 유사한 경향임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화약 무기에 필요한 재료적 특성을 고려한 결과로 총통 재료는 합금 비율에 따른 기능을 우선한다고 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02년도에 구입한 동제금은입사향로는 전체적으로 표면의 부식이 심하여 은상감된 부분의 식별이 어려운 상태였으나, 알루미나를 이용한 Abrasive method로 상감된 화려한 문양들을 표출해 주었다. Abrasive method를 적용하기에 앞서 대상물질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고 유물에 손상이 적고 표면을 균일하게 표출할 수 있는 물질을 적용하였다. 또한 X-선 조사를 통하여 전체적인 향로의 상태를 점검하였고, 비파괴X-선형광분석을 실시하여 금·은입사 등의 성분조성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우리나라 금은입사향로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이 연구는 광주 효천 2지구 유적지에서 출토된 청동기시대 석기를 대상으로 재질분석과 석재의 원산지를 검토한 것이다. 연구대상 석기는 안산암제 굴지구 1점, 납석제 갈돌 1점, 편암제 석겸 1점, 점판암제 반제품 4점이다. 굴지구로 이용된 안산암은 이 유적지 일대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암석이다. 그러나 갈돌, 석겸 및 석촉이나 반제품으로 사용된 납석과 편암 및 점판암은 유적지에서 최소한 10km 이상 떨어진 화순군 동면 화순광업소 부근의 노두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분포지역도 비교적 넓다. 이들을 각각의 석기와 동일 근원암석으로 짝을 이루어 분석하였을 때, 석기와 추정산지 암석은 모두 재질 및 광물학적 특징이 거의 동일하였다. 원소의 거동과 부화 및 호정성과 불호정성을 이용하여 표준화하였을 때도, 석기와 추정산지 암석의 지구화학적 진화경향이 동일한 것으로 보아, 굴지구는 무등산으로부터 운반되어 온 유적지 주변에 분포하는 암석을 원료로 제작한 자급형 석기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한편 갈돌과 석겸 및 석촉이나 반제품 석기의 구성암석은 유적지에서 10km 이상 떨어진 화순광업소 부근에서 재료를 조달하여 제작한 외래형 석기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외래형 석기의 도입과정에 대하여는 당시 인류의 이동과 함께 전래되었을 가능성, 주변 부족간의 거래에 의한 확산, 전쟁을 통한 전리품 또는 노획품, 물자의 이동과 교역 등, 모든 가능성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는 고고학적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부여 능산리 서고분군 4차 발굴조사(2016년) 과정에서 석제용범이 1점 출토되었다. 석제용범은 초기철기시대의 동침 용범으로 보고되었지만 주형 형태로 보아 동침이 아닌 가랑비녀의 용범으로 추정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능산리 출토 석제용범에 대해 고고학적 분석을 통해 유물의 형태와 시기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자연과학적 분석을 통해 석재 재질 특성과 그 산지를 추정해 보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능산리 일대에서 가랑비녀 석제용범이 사용된 양상도 파악해 보았다. 용범은 평면 장방형(단면 장방형)에 가까운 형태로 석재의 표면에는 4줄로 나란하게 홈이 나 있다. 홈은 2줄씩 단측면 가까이에서 이어져 각각 좁은 ∩형을 이룬다. 주형 형태로 보아 용범은 각부 끝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의 가랑비녀를 제작했던 유물로 추정된다. 한반도에서 가랑비녀는 낙랑을 포함하여 원삼국시대부터 나타나 삼국시대(백제)에 소수 나타나고 통일신라시대를 거쳐 고려시대에 상당히 성행한다. 가랑비녀는 시대별 형태 차이가 뚜렷한 편인데, 능산리 용범은 주형 형태로 보아 고려시대에 제작되어 사용된 유물로 판단된다. 능산리 서고분군에서는 이와 관련되는 유구로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수혈유구도 확인되었다. 능산리 가랑비녀 용범을 제작한 석재는 녹니석, 각섬석, 활석을 주성분 광물로하는 녹니석편암으로 녹회색의 무르고 부드러운 석재이다. 이러한 암석은 인근의 부여 외산면, 청양, 공주, 예산지역 등에서 산출되는데 현장조사를 통해 능산리 용범과 가장 비슷한 것은 부여 외산면 지선리에서 예산 예산읍 수철리 일대에 이르는 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그리고 부여 능산리와 그 주변 지역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가랑비녀는 현재까지 70점 정도인데, 그 중 능산리 용범의 주형과 가장 비슷하게 제작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은 부여 송국리 유적 분묘 출토 청동제 가랑비녀 등이다. 그동안 남한 지역에서 출토된 가랑비녀 석제용범은 10점을 넘지 못하는데, 대부분 통일신라시대 유물이고 확실한 고려시대 유물은 매우 드물다. 능산리 석제용범으로 보아 고려시대에는 다양한 청동기 제작기술이 존재했겠지만 주조공정도 함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청동유물을 제작하기 위한 석제용범은 주형을 새기는 작업이 용이한 석재를 우선적으로 선택하고자 했을 것이다. 능산리 출토 가랑비녀 용범은 고려시대(전기)에 20~50km 정도 떨어진 인근 지역(부여 외산면 지선리에서 예산 예산읍 수철리 일대)에서 용범 제작이 용이한 석재를 가져다가 청동유물을 제작한 후 이를 인근 유적(부여 송국리 유적 등) 일대에 공급했던 양상과 함께 이 시기까지도 석제용범을 이용한 주조 기술이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고대의 거울은 청동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철제거울의 경우 국내에서 출토된 예를 찾아보기는 매우 드물다. 본 연구에서는 불명철기의 보존처리과정에서 원형을 찾아 그 대상이 철제거울임을 밝혀냈으며, 그 과정에서 부식되지 않은 시편을 채취하여 광학현미경과 미세경도시험기, SEM-EDS를 이용하여 미세조직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제작기법을 연구하였다. 그 결과 철제거울의 조직은 비금속개재물이 거의 없고 시편 일부에서 망상 시멘타이트 조직이 관찰되는 것으로 미루어 주철을 부어 만든 거울을 고체상태에서 탈탄시켜 탄소량을 낮춘 고체탈탄강으로 판단된다. 주조품의 백주철 조직은 높은 탄소 함량으로 우수한 경도를 가져 절삭이나 연마가 어렵다. 때문에 주조된 철제거울의 거친 경면을 연마할 수 있도록 CO 또는 $CO_2$를 차단하여 $850^{\circ}C$이하의 온도에서 탈탄시켜 주조품의 경도를 낮춘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탄소 함량에 따른 조직의 변화가 관찰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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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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