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대한 기본 이해와 태도에 대하여 그의 저작이 전승된 과정에 주목하여 반성하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일관되고 통일된 하나의 체계로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이 철학이 가진 학문적 위상에 비춰볼 때 당연한 기대처럼 여겨진다. 특히 현재 우리에게 전승된 그의 저작은 논리학에서 출발하여 자연학, 형이상학, 윤리학과 정치학, 그리고 수사학과 시학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순서로 분류된다. 그리고 이것이 아리스토텔레스 자신의 이념에 기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저작이 전승되고 편집된 역사를 살펴보면 이러한 기대가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이해하기보다 오해하게 만든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부터 나는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의 초기 전승사, 특히 기원전 1세기경 최초의 아리스토텔레스 전집(Corpus Aristotelicum)의 편집자로 알려진 로도스 출신의 안드로니코스의 작업을 주목함으로써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이 가진 구성적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는 아리스토텔레스 저작 전승의 역사적 이해와 함께 전승된 저작에 대한 고전문헌학적 고찰, 그리고 그의 철학 전반에 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이해와 관련되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이 가지는 구성적 특징을 그의 저작이 전승된 과정에서 유심히 살펴봄으로써 '순수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완전한 복원과 재구성이 사실상 불가능함을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이 그의 철학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이미 삼천 년 전, 춘추(春秋)시대에 중국 철학자들은 형이상학에 관해 논의했다. 고대 중국 철학자들은 '형이상'의 문제를 '도(道)'라고 하였고, 이와 구분하여 구체적인 사물을 '기(器)'라고 하였다. 그리고 '도'의 의미로서 '길', '법칙', '진리' 등의 의미가 파생되어 나왔다. 이에 중국의 전통문화는 무형적인 이른바 '도' 문화의 특색을 지니게 되었다. 그 중에서 선진(先秦)시대의 유가와 도가의 '도'는 동한(東漢)시대에 고인도(古印度)로부터 전래된 불가의 '도'와 함께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2천년 동안 절대 다수의 중국인들의 가치관, 도덕표준, 사유형식에 있어서 3가지 무형의 역량을 이루게 되었다. 이 글은 중국 '도' 문화의 형성 과정을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그 주요 정신이 유가는 자득(自得), 도가는 자연(自然), 불가는 자재(自在)에 있음을 해명하였다.
현재에는 철학과 그 인접 학문들에서 근본 개념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책임이라는 개념은 19세기에 와서야 절대적인 자기선택 속에서만 자신을 의식하는 윤리성에 주목한 키에르케고어와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권적 개인의 책임을 강조한 니체를 통해 철학적 조명을 받기 시작한다. 니체는 그가 인류 최대의 병이라고 부른 인간의 왜소화가 유럽 전역을 강타하는 것을 철학적 숙고의 기초로 삼은 철학자이다. 유럽 허무주의의 도래와 그 극복을 둘러싼 그의 철학은 유럽의 미래에 대한 염려를 동인으로 가진다. 전통 형이상학과 기독교에 기초를 둔 선과 악의 도덕이 국제화라는 현대성이 가져오는 커다란 문제의 크기와 심연을 포착하지도 못하며 따라서 해결하지도 못할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고 대안을 준비한 철학자가 니체이다. 그는 이 옛 도덕의 제거에 인류의 미래가 걸려 있다는 것을 알리는 데 인생을 바친 자이다. 본고에서는 책임이라는 사태를 둘러 싼 니체의 사고를 추적하여 그의 사상에서 책임 개념이 가지는, 일반적인 규범과 가치의 저편에 놓인, 의미의 외연과 내용을 정리해 본다.
본 논문의 목적은 생명윤리에 대한 이론 윤리학이 갖는 의미를 탐색하는데 있다. 첫 번째로 싱어가 제시하고 있는 이익평등고려의 원칙과 선호공리주의가 생명윤리 분야 내에서 어떠한 의미와 한계점을 갖는지 살펴본다. 두 번째로 칸트 윤리학이 생명윤리 분야에서 갖는 중요성을 강조해 보고, 그럼에도 부족했던 관점을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덕윤리가 생명윤리로 실현되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인간 삶의 의미를 제언하고자 한다. 싱어의 주장은 기존 윤리학사(倫理學史)에서 고려하지 못했던 진화한 생명에 대한 새로운 화두를 던져준다. 그는 당연시 되었던 인간 존엄에 대해 부정할 수 없는 차원의 의견을 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생명 존중 대상에 대한 범위 확장을 합리적으로 이루었다고 평가할만하다. 이와 구분하여, 칸트 윤리학은 인간 존엄의 의미를 형이상학적 의미를 근거하여 설명한다. 더 나아가 인간 삶의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들의 주장을 수용함에도 결핍되었던 삶의 의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덕윤리의 적용을 통해 해소될 수 있을 듯하다. 인간을 비롯한 존재자의 삶의 의미는 생명, 더 나아가 존재 자체에 내재된 것일 수 있다.
이 논문의 목적은 집단적 의사형성 및 의사결정의 모델을 검토하고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에 적합한 의사형성 및 의사결정의 모델을 제안하는 것이다. 하버마스는 이런 의사형성 및 의사결정의 모델을 그 정당화 유형에 따라 자유주의적 모델, 공화주의적 모델, 심의정치적 모델로 구분하고, 호네트는 자유주의, 공화주의, 절차주의의 세 가지 모델로 구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논자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능한 의사결정의 모델을 그 특징에 따라 다시 세 가지, 즉 힘에 의한 모델과 절차에 따른 모델, 공화주의적 모델로 구별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이런 구별을 통해 각각의 의사결정이 가진 특징을 뚜렷이 부각시키며 이와 더불어 각각의 장단점을 파악하고자하기 때문이다. 이런 장단점에 대한 분석은 결국 올바른 의사형성 및 의사결정의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의도를 반영한다. 그러나 올바른 의사결정의 방법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오늘날 의사결정의 목표가 무엇인지 또한 밝혀져야 한다. 따라서 집단적 의사형성 및 의사결정의 목표는 사회적 행복에 있음을 해명하며, 이 사회적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을 때 집단적 의사결정은 정당화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회적 행복을 도모하기 위한 정당한 의사결정의 방법은 오늘날 현대 사회의 조건에 대한 분석을 또한 요구한다. 따라서 현대 탈형이상학적 시대와 다원주의 사회에서 정당한 의사형성 및 의사결정이 되기 위한 조건에 대한 분석도 시도될 것이다.
본 논문은 후기 하이데거의 사유를 전통 신비주의 사상과의 공통성과 차이성을 통해 해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이데거는 전통 형이상학 및 인식론적 담론을 극복하고 새롭게 존재물음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시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요소들을 수용한다. 이런 점에서 하이데거가가 전유한 신비주의적 요소에 대한 연구는 그의 철학이 가진 고유함을 드러내기 위해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이러한 연구를 본 논문은 신비주의적 체험이나 종교적 의미에서가 아니라 존재 자체의 의미해명을 통해 인간과 존재의 근원적 연관을 드러내는 철학적 신비주의의 관점에서 다룰 것이다. 이를 위해 표상적 사고의 근거율을 넘어서는 탈-근거적 사유, 존재자 전체가 개방되는 터로서 존재의 밝음과 거기에 내-존하는 탈-존적 인간, 그리고 기술시대에서 세계와 인간의 본질을 새롭게 사유하기 위해 요청되는 초연함과 회역과 같은 신비주의적 요소들이 전통 신비주의 사상과의 연관에서 해명될 것이다.
플라톤의 정치사상은 <국가>, <정치가>, <법률>이라는 세 대화편에서 전개된다. 당시의 혼란스런 정치적 상황에서, 그는 모든 시민이 행복할 수 있는 '정의로운 나라'를 염원하면서 <국가>에서 이상국가의 설계도를 제시한다. 그런데 이상적인 나라의 핵심요소는 철인왕이다. 플라톤은 철학적 이성과 통치 권력이 결합되지 않는 한, '아름다운 나라'가 건설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보여준 그의 형이상학, 영혼론, 교육론 등은 모두 이 철인왕 통치를 위해서 동원된 수단들이다. 다시 말해 철인왕 안에서 그의 모든 철학적 이론들이 용해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이상적 통치자의 등장이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정치가>의 과도기를 거쳐 <법률>에서 법률로 다스려지는 차선의 국가를 모색하게 된다. 그렇다면 플라톤은 이상국가의 꿈을 완전히 저버렸는가, 아니면 완전한 실현은 아닐지라도 법을 통해 이에 근접하고자 했는가? 또한 통치자와 법은 상호대립의 관계에 있는가, 아니면 상호 보완의 관계에 있는가? 이러한 문제들을 본 논문에서 고찰하고자 하며, 마지막으로 플라톤의 이상국가와 철인왕을 성경의 저자들이 증거 하는 하나님나라 및 예수와 비교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프랑스의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 폴 엘뤼아르와 한국의 이상의 시에 나타나는 상형적인 시어들에 대한 비교 분석이다. 그들은 글꼴이나 문장의 모양과 행간을 회화적으로 배열하는 타이포그라피 기법을 응용하고, 알파벳의 철자, 수학적 기호, 원이나 점, 선 등의 도형적 요소들을 혼용하여 특징적인 시화를 펼쳐 보인다. 시각적인 서정으로 평가되는 그들의 작품은 반시어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기존의 시어나 문법의 규범을 벗어난 글자와 기호들의 자유로운 구사는 병렬적이고 대립적인 특성을 보여준다. 그들의 상형적 시어들은 공간의 확장과 같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불러오고, 이상의 기하학적인 기호들을 응용한 상형적 시어들은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인 그림시로 형상화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분석한 세 시인들의 상형적인 시어들은 조형의 미학으로 귀결된다. 변형된 글자와 암호와 같은 기호의 회화적 구성은 시적공간의 확장이 불러오는 입체적 미학을 구현하고 있다. 나아가 세 시인의 상형적인 시어들은 프랑스와 한국의 현대 시문학에 파격적인 표현기법으로 당대의 새로운 예술정신과 해방정신을 실현한 전위적인 시적 언어들로 평가할 수 있다.
본 논문은 마야인의 성서라고 일컬어지는 "포폴 부"를 심층생태학(Deep ecology)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작업으로 준비되었다. 기존의 "포폴 부" 연구가 신화 연구 중심으로 이루어져왔고 무엇보다 마야의 창조 신화에 대한 우화적 요소를 소개하는 형태로 전개되어온 만큼 "포폴 부"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 연구에서 찾기 어려운 생태학점 관점에서 마야-키체의 경전을 다시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신화에 가려진 포폴 부의 민낯을 찾아가는 궤적이 될 것이다. 생태학 혹은 심층 생태학적으로 작품을 고찰하고자 한 것은 무엇 보다 "포폴 부"가 다른 문화권의 창조 신화와는 층위가 다른 생태인식을 배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심층생태학은 기존의 환경운동을 표층생태학이라고 비판하면서 태동한 개념으로, 자연을 대하는 인간 자신의 도덕적, 윤리적 변화를 촉구하는데, 이 때문에 필연적으로 '형이상학적' 차원의 성격을 띠게 된다. 이렇듯 심층 생태학은 무엇보다 근대 이후의 인간중심주의, 이분법적 사고, 이성중심주의를 탈피할 것을 주창한다. 마야의 "포폴 부"도 이러한 인식을 담아낸 텍스트로 심층생태학적 분석을 통해 이 작품에 내재한 유토피아적 세계관을 살펴보았다.
장식은 주희 여조겸과 함께 동남삼현으로 불리울 만큼 저명한 학자이다. 그는 주희와의 사상적 교류를 통해 영향을 주고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그에 비해 그의 사상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미비한 상황이다. 본 논고는 장식의 수양 공부를 연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삼아 그의 사상철학 전반을 이해하고자 한다. 그의 수양 공부는 형이상학적 정초(定礎)위에서 심성론을 수립하여 천인합일을 이루는 경로에서 심의 주체성을 특히나 강조한다. 이러한 그의 사상적 경향에서 그의 수양 공부론을 연구하는 것은 매우 유의미한 작업이 될 것이다. 본 논고는 천인합일사상을 근거로 삼아 천도와 인도를 합치하는 과정을 토대로 수양 공부 방법에 접근하는 방식을 취한다. 우선 장식에게 있어서 천(天)과 인(人)의 의미를 고찰하고 두 가지 범주의 관계성 속에서 합일경로로서 수양공부 방법을 제시한다. 이는 천인합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심의 주체성을 강조할 뿐 아니라 인간이 하늘에 합치할 가능성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이러한 연구는 장식의 독자적인 철학체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연구 작업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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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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