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요약/키워드: 허구성

검색결과 101건 처리시간 0.025초

판타지의 리얼리티 전략과 서사적 감염 -소설 <흡혈귀>와 영화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을 중심으로 (Reality Strategies in Fantasy and Narrative Infections -Fiction Vampire and Movie The Grand Budapest Hotel)

  • 최성민
    • 대중서사연구
    • /
    • 제25권4호
    • /
    • pp.397-428
    • /
    • 2019
  • 판타지는 합리적 현실의 균열과 틈새에서 출현한다. 이탈로 칼비노는 "판타지는 독자가 텍스트에 빠져들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때 가능한 것"이라고 말한다. 판타지는 현실과 가장 먼 곳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허구 사이의 혼동에서 오는 것이다. 요컨대, 판타지는 사실성의 대척점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성의 경계에 존재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리얼리티와 판타지는 구조적으로 얽혀 있기도 하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부터가 판타지인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이다. 사실, 이 경우에 독자나 관객은 내가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인지 아닌지 혼란에 빠진다. 토도로프는 바로 이러한 경우를 '망설임'이라 표현하는데, 그에 따르면 이 망설임이 판타지의 핵심 요소이다. 이것이 잘 구현된 텍스트로 김영하의 단편소설 <흡혈귀>(1997),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2014) 두 편을 살펴볼 수 있다. 겉으로만 보면,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이 두 텍스트는 서사 구조적인 유사성을 띠고 있다. 그리고 독자와 관객을 사실과 판타지의 경계에서 혼란을 겪게 하면서, 흥미를 유발하는 공통적 특성을 갖고 있다. 김영하의 <흡혈귀>에서는 하나의 텍스트가 독자에게 전달되면서 판타지와 리얼리티 사이의 혼란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일종의 '서사적 감염'이 일어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영화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에서는 비현실적인 스토리를 역사 속의 사실인 것처럼 느끼게 만들려는 전략과 더불어, 소외 계층의 인물의 성공담이 현실화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의 '연대'의 의미가 판타지를 통해 부각되고 있다. 이 논문은 이 두 텍스트를 통해, 판타지가 어떻게 '리얼리티'를 만들어 내고, 독자에게 판타지를 느끼게 만들며, 어떻게 그것을 확산시키는가에 대한 연구이다.

<화문록>, 투기(妬忌) 불투기(不妬忌)의 서사 (, Narrative of Jealousy and Unjealousy)

  • 강문종
    • 동양고전연구
    • /
    • 제66호
    • /
    • pp.163-191
    • /
    • 2017
  • 서사가 시작되는 권1에서 비유 예측 암시 역설 등은 모두 이혜란과 호홍매의 관계와 그 의미를 보여준다. 특히 이러한 기법들은 작품의 핵심 내용이자 주제로 볼 수 있는 '투기(妬忌)'와 이에 충돌하는 '불투기(不妬忌)'가 구체화 되는 상황과 그 배경을 제시해 주고, 주요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그 관계 속에서 발생할 수많은 사건들의 특징을 미리 보여주는 서사적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두 명의 여성 주인공을 통하여 투기와 불투기를 보여주는데, 그 중 불투기의 모든 경우를 이혜란과 연결 지어 부덕(婦德)의 극치를 보여 주면서 서사를 이끌어간다. 반면 한 사람에 대한 사랑과 집착에서 발생하는 투기는 호홍매로 하여금 이성적인 판단을 불가능하게 하고, 질투심으로 인한 악행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결국 서사를 마무리 짓는 과정에서 투기의 문제를 집안의 문제로 인식하고, 투기 발생의 원인을 제가(齊家)에 충실하지 못한 가장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투기로 인해 발생한 일들의 해결 방안 역시 가장의 올바른 제가에 있음을 명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화문록>은 투기와 불투기가 서로 충돌하면서 서사가 진행되며, 허구의 세계에서 구현한 가장 완벽한 부덕(婦德)을 가진 인물과 그 부덕을 통하여 가장 극단적인 투기를 보여주는 인물을 회과(悔過)시키는 과정에서 윤리적 교훈성을 보여주는 소설로 볼 수 있다.

메타버스와 메타피직스의 영화적 순환 (Cinematic Circulation of Meta-verse and Meta-physics)

  • 심광현
    • 트랜스-
    • /
    • 제12권
    • /
    • pp.81-106
    • /
    • 2022
  • 메타버스 시스템이 향후 초연결 사회의 촉매가 될 수 있을지는 인공지능 기술과 마찬가지로 연관 기술의 발전 속도와 사회적 활용 범위의 확장 여부에 달려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런 현실화 과정의 문제를 괄호치고, 기술 발전이 가속화될 경우 이 복합적인 기술-사회의 짝패구조가 영화의 미래와 연관된 인지생태학적 변화와 관련된 몇 가지 철학적-정치적 논점에 한정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흔히 메타버스의 핵심은 '몰입도'에 있다고 보지만 인지생태학적으로 보면 한 장의 그림이나 사진의 몰입도는 '재현의 정확성'보다는 그것이 주는 메시지의 맥락적 연결성에 달려 있다는 점을 환기해 보면 정확한 판단은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메타버스의 진정한 잠재력은 새로운 자연적-사회적-기술적 짝패구조의 형성 속에서 활성화될 인간 뇌의 다중지능적 연결 능력(증강-시뮬레이션, 외부-내부의 교차)의 변화라는 인지생태학적인 맥락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런 인지생태학적 잠재력은 이미 오래 전부터 [현실의 모순/갈등(M1)-->허구적 변형을 통한 영화적 해결책(M2)-->관객의 소원-성취 욕망에 의한 선택적 해석(M3)-->현실의 변화(M1']라는 삼중 미메시스의 영화적 순환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실현되어 왔다. 따라서 메타버스 시스템의 진정한 잠재력은 현실적인 분리/문제들과 이상적인 연결/해결 사이의 영화적 순환을 더욱 확장하고 심화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발전된 메타버스는 피직스-메타피직스의 이상적 순환의 현대적인 기술적 버전으로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드라마는 왜 로맨스를 필요로 하는가 -<미스터 션샤인>(2018)을 중심으로 (Why Does Historical Drama Need Romance? -Focused on the Television Drama Mr. Sunshine)

  • 양근애
    • 대중서사연구
    • /
    • 제26권2호
    • /
    • pp.123-153
    • /
    • 2020
  • 역사드라마에서 기록의 중요성이 약화되면서 다른 장르와의 결합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논문에서는 역사드라마에서 로맨스가 다루어지는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역사드라마가 취택하는 역사적 사건의 속성과 사랑의 모티프가 어떻게 연관되는지, 그리고 사랑과 연애의 서사가 역사효과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미스터 션샤인>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미스터 션샤인>은 김은숙 작가가 처음으로 쓴 역사드라마로, 의도적으로 재배치된 역사와 김은숙 작가 특유의 로맨스 문법이 결합되어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실패한 의병 운동은 자기부정성에 기반 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병치된다. 일본 제국주의의 폭압성과 조선의 독립을 다루고 있는 이 드라마는 주요 인물과 사건을 허구적으로 배치하여 사랑의 욕망을 애국에 대한 정념으로 비약시킨다. <미스터 션샤인>에서 로맨스는 역사적 사건의 비극성을 강조하는 촉매 역할을 하며 문화적 기억을 재구성한다. 역사드라마에서 로맨스라는 가공의 플롯은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는 역사 속에 놓인 인간의 삶을 성찰하도록 이끈다. 개인의 내밀한 감정은 역사의 재현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 이 논문은 역사드라마와 로맨스의 관련 양상을 다각도로 살펴보고자 하는 첫 시도로 의의를 가진다.

소설과 영화 속 '메피스토'의 사상성 미학 (The Aesthetics of Conviction in Novel and Film Mephisto)

  • 신사빈
    • 대중서사연구
    • /
    • 제25권1호
    • /
    • pp.217-247
    • /
    • 2019
  • 이 글은 클라우스 만(Klaus Mann)의 소설 『메피스토(Mephisto)』(1936)와 이슈트반 사보(István Szabó)의 영화 <메피스토>(1981)의 상호텍스트성을 살펴보고, 원형 콘텐츠(소설)에서 드러난 도식적인 사상성 미학(Gesinnungsästhetik)을 파생 콘텐츠(영화)에서 어떻게 수용하고, 또 극복하는지를 모색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흔히 사상성 미학은 독일의 제3제국 시절 예술가들의 국가사회주의에 대한 태도나 통일 이전 동독 예술가들의 체제에 대한 태도를 편파적인 도덕성의 잣대로 부정적인 평가를 할 때 적용된다. 『메피스토』도 그런 사상성 미학을 지니고 있어서, 클라우스 만의 대척점에 선 현실 속 실제 인물(구스타프 그륀트겐스)과 소설 속 허구 인물(헨드릭 회프겐) 사이의 유형적 유사성과 차이점을 시대 비평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때 상호텍스트성을 통하여 내재비평(內在批評)을 한다면 대척에 선 두 인물 사이에 미적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전제에 있어, 이슈트반 사보의 영상 미학은 원작의 도식주의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소설과 영화에서 나타난 '메피스토'라는 사상성은 나치 시대 국가사회주의와 타협한-불가항력의 역사 앞에 굴복한-인물의 인식과 태도의 문제다. 클라우스 만은 메피스토 유형의 회프겐(현실의 그륀트겐스)을 망명문학(Exilliteratur)의 관점에서 '악으로 기우는 메피스토'라고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이때 비판을 통한 공격에는 풍자와 희화, 조롱, 패러디, 아이러니 등 다양한 표현 수단이 동원된다. 고발과 비판에 있어 자기반성이 없고 '유토피아적인 것(das Utopische)'도 배제되어 있어서 예술의 자유가 인격권을 침해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이에 비교해 이슈트반 사보는 메피스토 유형의 회프겐을 수용함은 물론 햄릿 유형의 회프겐, 즉 '선으로, 악으로 기우는 파우스트'를 추가로 등장시켜 (단순한 선과 악의 이분법 잣대가 아닌) 악의 두 유형(메피스토의 악과 파우스트의 악)을 이원적으로 접근한다. 그렇다고 '메피스토와 햄릿(파우스트)'이 혼재된 유형의 인물을 연민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훨씬 더 강화된 비극적 결말로서 사회적 책임을 추궁한다. 그래서 소설이 한 개인의 자서전에 가깝다면, 영화는 한 세대의 자서전에 가깝다. 소설과 영화에서 나타난 상호텍스트성의 아이러니로 인하여 메피스토의 사상성 미학은 역사관의 한계와 텍스트의 편중을 극복하였다. 역사가 개인이 넘어설 수 없는 거대한 '운명의 힘'이더라도 '삶의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마저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상성의 문제는 비단 독일의 나치 시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이데올로기와도 연상될 문제다. 우리에게 어떤 이분법의 잣대로 비판만 일삼기에는 역사의 뿌리가 너무 깊이 박혀 있어서, 역사와 개인의 관계에서만은 중립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이 글은 우리의 메피스토와 햄릿을 찾는데 실마리를 제공한다면 또 하나의 의의를 지닐 것이다.

알랭 레네 영화로 본 재현의 윤리 연구 -<밤과 안개>, <히로시마 내 사랑>, <뮤리엘>을 중심으로 (A Study on the Ethics of Reproduction in Alain Resnais's Film -Focusing on , , and )

  • 최은정
    • 대중서사연구
    • /
    • 제25권1호
    • /
    • pp.393-425
    • /
    • 2019
  • 본고는 알랭 레네의 대표작인 <밤과 안개>(Night and Fog, 1955), <히로시마 내 사랑>(Hiroshima, Mon Amour, 1959), <뮤리엘>(Muriel, ou Le temps d'un retour, 1963)을 중심으로, 그가 기억의 문제를 영화적 형식으로 어떻게 구현해냈는지 분석한다. 이 세 영화는 홀로코스트, 히로시마 원폭과 제 2차 세계 대전, 알제리 전쟁과 같은 미학적 재현이 불가능해 보이는 참혹한 기억들을 다룬다. 특히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 사건의 재현은 자연스럽게 윤리적 문제와 연결된다. 이러한 사건의 기억은 감히 인간의 언어로 설명 할 수 없기에 재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타인의 고통에 침범하지 않기 위해서나 그 고통을 스펙터클로 전시하지 않기 위해서도 재현은 불가능한 것이다. 레네는 트라우마적 사건의 사실적 재현이 애초에 불가능하다면 영화적 형식을 통해 진정성에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 감독이었다. 따라서 그는 영화적 형식을 통해 재현의 불가능성 문제를 극복하고자 여러 차례 시도한다. 우선 그는 다큐멘터리의 외설성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극영화로 이행하는데, 이는 윤리적인 시도로 볼 수 있다. 타인의 고통을 <밤과 안개>에서는 과거 독일군이 촬영한 수용소 기록 영상으로 보여준 반면, <히로시마 내 사랑>에서는 허구적 형식의 재현물로 전환하여 보여주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는 최초의 극영화 <히로시마 내 사랑>에서 플래시백을 통해 트라우마적 사건이 주인공의 정체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구현한다. 하지만 플래시백은 트라우마적 사건이 주인공에게 끼치는 영향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타인의 고통을 침범하여 향유하는 외설성을 내포한다. 따라서 이후 작품인 <뮤리엘>에서 레네는 플래시백의 부재를 통해 트라우마적 기억에 잠식당한 주인공을 그리기에 이른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플래시백의 부재는 재현의 불가능성 그 자체를 부각시킨다. 재현의 불가능성에 무기력하게 침묵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다가가는 것, 즉 이러한 불가능성 주변을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맴도는 태도는 재현의 불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윤리적인 형식이다. 동시에 이것이 레네가 영화를 통해 보여주는 재현의 윤리일 것이다.

휠체어 탄 인공지능: 자율적 기술에서 상호의존과 돌봄의 기술로 (Artificial Intelligence In Wheelchair: From Technology for Autonomy to Technology for Interdependence and Care)

  • 하대청
    • 과학기술학연구
    • /
    • 제19권2호
    • /
    • pp.169-206
    • /
    • 2019
  • 이 글은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문화적 상상을 분석하면서 기술과 인간 사이의 새로운 윤리를 모색한다. 과학기술을 돌봄물(matter of care)로 이해하는 페미니스트 과학기술학 연구(Puig de la Bellacas, 2011)에 기댄 이 글은 우선 인공지능이 자율성을 문화적 상상으로 강력하게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스스로의 경험과 학습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 이 자율성은 기술적 영역을 넘어 이상적인 인간상을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에 기반한 딥러닝 기법과 무장한 무인 비행기가 예증하듯, 인공지능 기술은 보이지 않는 인간노동과 복잡한 물질적 장치에 의존하고 있으며, 자율성은 허구에 가깝다. 또한 이른바 '조수 기술 (assistant technology)'이 보여주듯, 가사노동을 부불노동화하는 우리 사회의 오래된 젠더화된 노동인식에 기초해 수많은 인간의 돌봄 노동은 비가시화되는 반면, 기계의 돌봄노동은 적극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의 문화적 상상은 자율성과 행위능력을 이상적인 인간의 특질로 정의하면서 장애의 몸과 이 몸이 갖는 가치인 연약함과 의존성의 연대는 가치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인공지능과 그 문화적 상상은 능력이 있는 몸(abled-bodies)을 이상화하고 기술의 자율성을 우선 가치로 삼으면서 서로 의존하는 인간과 기술의 현실적 관계를 삭제하고 있다. 결론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은 타자의 비정형적인 몸과 인간의 돌봄노동을 가치 없게 여기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그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임 있게 응답하는 기술은 주변화된 존재들에 공감하고 의존성을 긍정하고 연약성 사이의 연대를 촉진하는 것이어야 한다. 저자는 이런 대안적인 기술을 형상화하기 위해 예술가 수 오스틴의 퍼포먼스에서 영감을 얻어 '휠체어 탄 인공지능'을 제안한다. '휠체어 탄 인공지능'은 자율성을 과시하기보다는 타자의 몸과 노동을 부정하지 않고 이들의 존재론적 가능성을 함께 만들어가려 노력하는 상호의존과 돌봄의 기술이다.

영화화된 <신데렐라> 캐릭터들의 통시적 비교분석 (A Diachronic Analysis of Characters in Movie Versions of Cinderella)

  • 이윤희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 /
    • 통권40호
    • /
    • pp.315-336
    • /
    • 2015
  • 그 시대의 대중에게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허구의 세계 역시 관객과 공유할 수 있는 가치관을 가져야하므로, 여러 번 영화화된 이야기의 주인공 캐릭터들은 당대 관객의 최대공감을 얻기 위해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거친다. 본 논문은 다양한 신데렐라 동화와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천되어 왔는가를 살펴보았다. 20세기 중반까지 제작된 신데렐라 영화의 주인공은 페로 버전의 동화 원전이 그랬듯 유약하며 소극적이고 순종적 성격으로 묘사되다가 70년대가 넘어가면서 자신의 감정과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는 신데렐라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1990년대 이후에는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책임질 수 있도록 강인하게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주인공을 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부족한대로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주인공을 만나게 된다. 왕자 캐릭터 역시 비슷한 변천을 겪는다. 비교적 초기에 만들어진 신데렐라 버전들에서 왕자는 그저 왕자라는 이유로 모든 여성이 선망하고 있다는 것이 당연시 될 뿐 거의 실체가 없는 막연한 존재다. 70년대 이후 만들어진 영화들에서는 나름의 고민과 감정을 가진 왕자가 묘사되기 시작하며 최근에는 점차 철부지 도련님에서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아는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이 영화에 담기고 있다. 현대 사회에 들어와 상대적으로 여성들에게 사회적 기회가 늘어나면서 더 이상 여성의 신분상승이 남성과의 관계에서만 얻어지지는 않는다. 그에 따라 신데렐라 이야기는 과거만큼의 인기를 누리고 있지는 않으며, 누군가가 신데렐라를 꿈꾼다고 하면 사회적 질타의 대상이 되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성의 역할을 떠나 신데렐라는 현 상태에서 자신에게 성공의 가능성이 없다는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이 꿈꿀 수 있는 희망이고, 따라서 그러한 사회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한 신데렐라 이야기의 변주는 계속될 것이다.

영화 속 '고귀한 야만인 Noble Savage'에 대한 연구: <정글북>과 <타잔>을 중심으로 (A Study on "Noble Savage" in Films: Focused on The Jungle Book and Tarzan)

  • 이윤희
    • 만화애니메이션 연구
    • /
    • 통권34호
    • /
    • pp.219-235
    • /
    • 2014
  • '고귀한 야만인'이란 계몽주의 시대를 풍미했던 이상화된 인간 본성의 전형으로서, 문명의 때가 전혀 묻지 않은 채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순수하며 고결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야생 아이로 자라나 고귀한 야만인이 된다는 설정은 주인공을 가장 극단적으로 문명과 격리시키기 위한 장치로, 19세기 이후 나타났다. <정글북>과 <타잔>은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 받았던 허구적 야생 아이/고귀한 야만인 캐릭터로, 소설의 성공에 힘입어 20세기 초부터 시각화되어 왔으며 현재까지도 영화나 TV 시리즈 등으로 반복하여 재생산되고 있다. 영화에서 나타나는 고귀한 야만인 캐릭터들은 알포트와 포스트먼이 주장했던 정보의 평탄화, 첨예화, 동화 과정이 강하게 일어나 있는 경향을 보이는데, 영화라는 매체 자체가 대중에게 쉽게 이해되어야한다는 상업적인 속성이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평탄화, 첨예화, 동화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상업적 영화는 사회적 스테레오 타입을 되풀이하는 동화 현상 때문에 그것이 제작된 시기의 대중적인 생각과 편견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글북>과 <타잔>같이 시기적 차이를 두고 여러 번에 걸쳐 영화화된 작품들을 비교해보면 그 시대의 남자와 여자의 성 역할의 차이와 대표적인 사회의 악 등 사회적 통념의 변화를 볼 수 있다.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과 뉴스 보도의 내러티브 분석 (Intercultural Communication and Narrative Analysis of News)

  • 윤선희
    • 한국언론정보학보
    • /
    • 제36권
    • /
    • pp.162-197
    • /
    • 2006
  • 우리 사회가 날로 개방되고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국제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전통적으로 가진 단일민족의 이데올로기와 자문화 중심주의가 발전적인 국제 관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 사회에 만연되고 있는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의 장애요소를 진단하기 위해 뉴스 보도를 분석하고자 한다. 분석을 위해 올해 상반기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 관련 뉴스로 가장 빈번히 보도된 '한류'와 '하인스 워드 신드롬'으로 불린 인종 문제 보도를 대상으로 하였다. 분석 대상은 2006년 1월부터 4월 15일까지 4개월간 일간지로는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과 매일경제, 방송 뉴스로는 KBS, MBC, SBS의 9시, 8시 메인 뉴스를 대상으로 하였다. 이들 언론사의 한류와 인종관련 보도 전체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총 495개의 기사를 분석하였다. 이들 언론 보도에 나타난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문화 연구 중 활발한 성과를 낸 내러티브 이론을 도입하여 분석하였다. 내러티브 이론은 한류와 인종 보도의 내면에 작용하는 허구성과 권력의 측면을 간파할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레비-스트로스의 구조 이론과 그레마스의 의미론을 중심으로 한 내러티브 분석을 통해 한류와 인종 보도가 보이는 탈문화적 팽창주의와 정체성의 문제를 밝혀 낼 수 있었다. 이들 문제는 보다 더 심층적 차원에서 우리 사회에 작용하는 욕망과 권력의 문제를 드러내는데, 포스트식민주의 이론을 도입하여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 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