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토벽화 채색층 고착제로서의 도박풀 적용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내후성 실험에 따른 표면변화를 평가하였다. 내후성 실험에 대한 평가는 색차계(CR-400, MINOLTA)를 사용하였으며, 열화로 인한 변화가 특징적으로 나타난 주사 3% 조건은 반사투과장치(CARY-5000, AGILENT)를 사용하여 추가적인 평가를 실시하였다. 자외선 열화 실험 후, 대부분의 도박풀 도포 시료가 아교풀 도포 시료에 비해 색변화가 적었으며, 흡습 건조 열화시험 결과에서는 도박풀이 0.5%와 3% 조건에서 아교에 비해 색변화가 낮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열화 실험 후 반사 흡수도 측정결과, 아교에 비해 도박풀의 열화 후 반사 흡수도 변화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도박풀을 토벽화 고착제로 사용할 경우 열화에 따른 변색은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전통적으로 토벽화 마감층 제작에 사용된 것으로 여겨지는 천연 보강 매제인 아교, 전분풀, 도박풀을 3%, 5%, 7%, 10% 농도로 적용하여 흙 반죽의 작업성부터 완성된 마감층의 물성 및 내후성까지 전반적으로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 농도 5% 이하의 전분풀과 3%의 도박풀을 배합하였을 때 마감층의 제작에 유리하였다. 아교를 배합한 흙 반죽은 농도가 높을수록 건조하고 쉽게 부서져 작업성이 매우 떨어졌으나 저농도의 아교를 배합할 경우 표면 안정성이 높아 3% 이하의 저농도에서 보강 매제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전분풀은 작업성과 강도 보강의 효과가 뛰어났으나 7% 이상의 농도로 사용할 시 동결융해에 의한 표면 안정성이 떨어졌다. 도박풀의 경우 강도 보강의 효과가 있었으나 5% 농도 이상에서는 균열이 발생하였고 농도 3%의 경우에는 균열이 발생하지 않고 동결융해 후에도 표면이 안정하여 보강 매제로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으로 토벽화 마감층의 전통기술 및 재료를 복원하고 보강 매제의 용법을 제시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강토벽의 안정성을 증명하고, 경제성의 극대화를 도모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뒤채움재로 현지 점성토를 사용하고 보강재로 부직포와 직포 그리고 부직포와 지오그리드를 혼합 배치하여 일반적인 한계평형해석으로는 안전율이 1.3미만인 2개의 실물 보강토벽을 얕은 연약지반 상에 구축하여 보강재, 수평토압, 그리고 간극수압 등의 거동을 약 15개월 동안 계측 및 분석하였다. 보강재의 길이를 보강토벽 높이의 30%로 설계하였고, 그에 따라 일반적인 한계평형해석에 의한 보강토벽의 안전율이 1.3미만 임에도 불구하고 2개의 실물보강토벽이 얕은 연약지반 상에 안전하게 구축되었고, 분석결과 보강재의 최대변형은 보강재의 특성에 따라 2.3~6.0%로 안전하고, 간극수압은 강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수평토압은 안전율과 부등침하 등의 영향으로 보강토벽의 상 하부에서 주동토압과 정지토압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의 손상 부위를 대상으로 하는 보존 처리는 원 유물의 재료와 유사한 물질로 복원하고 재처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흙으로 구성된 우리나라의 사찰 벽화는 연질의 재질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그간 벽화의 균열과 박락 부위 보강에 사용되는 충전제(메움제)에 관한 연구들이 진행되었고, 전통 재료 활용의 적합성이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연구 결과만을 가지고 사찰 벽화 보존 처리 현장에서 적용하기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이는 충전제의 물리적 특성 연구가 부족하였으며 실제 보존 처리 시 요구되는 다양한 혼합 비율에 대한 규격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본고에서는 토벽화 충전제의 물리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1 차 실험은 토양 혼합비 및 유기매제를 달리한 12 조건의 의사시료를 제작하여 비교 분석을 실시하고, 2 차 실험은 1 차 실험에서의 안정적인 조건의 결과를 토대로 실제 보존 처리 대상의 벽체 조건에 맞는 충전제를 제작 및 테스트 후 보존 처리에 적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진도 쌍계사 대웅전 내부 벽화를 대상으로 현미경 조사, SEM-EDS, XRD, 입도분석 등을 통한 과학적 조사를 실시하여 벽화의 구조 및 재질특성을 파악하였다. 분석결과 벽체는 모래와 풍화토 등 토양을 사용하여 벽체를 제작하였으며, 초벽층, 중벽층, 그리고 마감층의 층위를 구성한 점들을 미루어 볼 때 전형적인 사찰벽화 토벽화 제작양식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토벽체 위에 석회로 마감층을 조성하고, 그 위에 징크 화이트를 사용하여 바탕칠한점 등의 특이점이 확인되었다. 또한 채색층의 균열 양상, 화면의 광택, 두께감 있는 붓 터치 등 유화 기법으로 제작된 회화 표면과 유사한 특징들이 관찰되었다. 연구 결과, 진도 쌍계사 대웅전 내부 벽화는 흙으로 벽체를 조성하였으나, 채색층은 건성유를 사용한 서양화 기법이 쓰인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국내 현존하는 사찰벽화에서 유화 기법이 사용된 최초 연구 사례로 볼 수 있다.
벽화 보존처리에서 우선 시 되는 부분은 채색층에 대한 보존처리이다. 채색층이란 그림이 그려진 표면층을 말하며 안료층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채색 층의 보존을 위하여 인위적으로 고착제(固着劑, Fixative)를 사용한다. 고착제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접착제를 말하며 그 사용범위는 방대하다. 그 중에서 일부를 보완하여 벽화문화재 현장에서 적용하므로 그 목적성과 사용범위에 의해 고착제라 지칭하는 것이다. 이번 조사를 통하여 그간 유럽에서 사용된 벽화의 이상적인 고착제을 위한 연구성과에서 사용범위, 선택기준, 연구결과 등을 요약 기술하고 우리의 전통적인 접착제를 정리하였다. 현재 합성 수지를 이용한 고착제의 문제점이 과거 처리된 벽화 문화재에서 발생되고 이를 위한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특히 동양 벽화의 경우, 전통적인 방법을 통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연구 중이다. 우리의 전통 접착제 중, 도박과 같은 해초풀의 활용을 통한 보존처리 현장의 적용이 가능할 것이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험과 연구가 절실함을 알 수 있었다.
석록(Malachite)과 석청(Azurite)은 대표적인 구리계통 안료이며, 고대부터 벽화에 널리 사용되어왔다. 사찰 등의 벽화는 외부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대기가스의 영향으로 인해 채색층 손상이 발생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대기가스가 토벽화에 채색된 석록과 석청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의사시편을 제작하고 대기가스($NO_2$, $CO_2$, $SO_2$)에 의한 물질변화 양상을 분석하였다. 실험 결과, 석록과 석청은 $CO_2$와 $SO_2$환경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나타내지 않았으나 $NO_2$환경에서는 큰 변화를 보였다. 특히 $NO_2$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안료층의 박락현상이 두드러졌으며, 주사전자현미경 상에서는 안료입자에 기공이 형성되면서 더 작은 입자로 부스러지는 현상이 함께 관찰되었다. 또한 $NO_2$환경에 노출시킨 석록의 경우에는 XRD분석에서 새로운 화합물(Rouaite : dicopper(nitrate(V) trihydroxide, $Cu_2(NO_3)(OH)_3$))이 동정되어 $NO_2$가스가 석록과 석청에 대하여 화학적 변화를 동반한 박락 및 변색 현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조선시대 건축 공사 기록인 영건의궤에서 조선 후기 건물에 구성되었던 벽의 명칭과 유형을 살펴보고, 종묘 정전과 영녕전에 사용된 벽에 대해 고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벽의 명칭은 성격에 따라 방향·위치, 형상·기능, 재료, 복합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벽 앞에 성격을 의미하는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사용되었다. 둘째, 벽의 유형 중 재료와 관련된 일부 벽은 사용 시기에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18세기 이후 토벽의 사용은 줄고 목벽(판벽), 지벽의 사용이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셋째, 종묘 정전과 영녕전의 벽은 흙벽과 화방벽이 사용되었으며, 고주열 중인방 상부는 흙벽으로, 외부는 화방벽으로 구성되었다. 화방벽은 종묘 정전의 경우 기둥까지를 포함한 일체화된 모습으로 설치된 반면, 영녕전의 경우는 기둥과 기둥 사이에만 설치되었다. 넷째, 갑벽은 의궤 내 사용된 용례들과 현재 건물의 비교를 통해 '종묘 내 건축물 구성 시 사용된 중인방 상부에 설치한 벽'으로 정의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익숙한 까닭에 연구가 미비했던 벽을 중심으로 조선 후기에 사용되었던 벽의 명칭들과 용례를 기록과 실제 건물의 비교를 통해 살펴보고 갑벽의 정의를 밝히기 위해 시도하였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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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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