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는 '데이턴 평화안(Dayton Peace Agreement)'에 따라 '1국가 2체제(One State-Two Systems)'란 독특한 정치, 사회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1995년 내전 종결 이후 보스니아내 민족 문제와 평화 정착은 단순히 발칸 반도란 지엽적 차원을 뛰어넘어 유럽 전체의 광역 개념을 지니며 관심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보스니아는 통상 유럽에서 대표적인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A Mosaic of Religion and Culture)'지역이며, 유럽의 다양한 종교-문화적 특징이 한데 모인 수도 사라예보(Sarajevo)는 '유럽의 예루살렘(Jerusalem in Europe)'으로 불린다. 이런 이유로 중세 이후로 보스니아는 갈등과 충돌의 역사를 반복해 왔다. 하지만, 20세기말 민족 간 내전을 겪기 이전까지 이 지역은 '동 서양의 종교와 문화, 다양한 민족 간 조화와 화합'의 경험 또한 지녀왔던 게 사실이다. EU 등 국제 사회는 보스니아 재건과 평화 정착을 추진하면서 이 점에 주목하여 왔다. 그리고 오늘날 보스니아에서 그 조화와 화합의 역사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본 연구에서는 내전 종결 20주년을 맞이해 과거 갈등 사례에 초점을 맞추었던 기존 일반적 연구 틀을 벗어나 보스니아 평화 정착과 민족 간 화합에 필요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들을 제시하고 그 실천적 사례들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첫째, 국제 사회의 적극적 개입과 지속적 관심을 의미하는 '보스니아의 EU 가입 추진', 둘째, 2017년 12월 ICTY 임무 종료를 통한 '전범 문제 해결 및 과거사 청산', 셋째, 스레브레니짜 학살 사건 재조명을 통한 '국제 사회 반성과 세르비아의 역사 화해 추진'.
본 연구는 노인들의 개인수준에서 사회자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유형을 분류하고 이러한 차별화된 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목적 달성을 위해 2014년 전국거주 만 65세 이상 1,060명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노인문제 및 지역사회자본 조사연구' 데이터를 활용하여 K-평균 군집분석과 다항명목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변수인 사회자본은 신뢰, 규범, 네트워크, 사회참여로 측정하였고 영향요인으로는 인구학적, 사회계층적, 정치종교적, 그리고 주거환경적 변수들을 선택하였다. 분석 결과 노인의 사회자본 인식에 대한 3가지 유형(사회자본 잠재형, 사회자본 단절형, 사회자본 풍족형)이 발견되었다. 3가지 유형들은 서로 다른 외재적 특징(나이, 교육, 생활수준, 주택소유, 정치성향, 종교, 거주지역, 주거형태)을 가지고 있었다. 사회자본 잠재형과 비교하여 나이가 젊을수록, 정치 성향이 진보적일수록, 종교가 없다고 응답할수록, 농어촌에 거주하지 않을수록 사회자본 단절형에 속할 확률이 높았다. 반면, 여성일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연립과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지 않을수록, 생활수준이 높을수록, 기독교를 믿을수록, 농어촌에 거주하지 않을수록 사회자본 풍족형에 속할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를 기반으로 하여 실천적 정책적 제언을 제시하였다.
과학이 문학에 끼친 영향은 비교적 친숙한 주제로서 이에 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며, 그 가운데에서 다윈 진화론이 문학에 끼친 영향은 19세기 역사와 두 문화 연구자들한테 흥미로운 주제가 되어 왔다. 이 글은 기존의 주요한 연구 흐름을 정리하며 19세기 영국과 근대 한국의 계몽문학에 나타난 다윈 진화론의 영향을, 몇 가지 주요 특징을 중심으로 개관한다. 또한 진화론이 문학뿐 아니라 문학을 바라보는 관점까지 바꾸어놓았다는 점에서, 문학 행위 자체를 마음 진화의 소산으로 바라보는 진화심리학의 문학비평 관점을 함께 살핀다. 특히 이 글은 진화론의 영향과 연관된 시와 소설의 변화가 사회와 개인이 처한 상황과 종교적, 사회적 믿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점, 그리고 자연, 인간, 진화의 재발견을 통한 서사, 은유, 마음의 재인식이 문학 격동의 바탕을 이루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본 논문은 대순사상에서의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와 그 특징을 비롯하여 그 본성론이 대순진리회의 기본사업 및 3대 중요사업의 방향성과 어떻게 연관하고 있는가를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대순사상의 본성론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자는 유학전통에서 나타난 여러 본성론을 유형(類型)별로 나누어 이를 분석하고 검토하였다. 이 유형적인 틀을 방법론적 기준으로 삼아 대순사상의 본성론을 살펴보았다. 대순사상에서는 인간 본성을 정직하고 진실한 양심(良心)으로 명확하게 규정하였다. 또한, 의(衣)·식(食)·색(色)의 추구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생물학적 욕구도 본성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도덕성과 생물학적 욕구를 아울러 본성으로 규정한 왕부지(王夫之)의 본성론과 일치하지는 않으나 상당히 유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대순사상의 본성론은 인간의 도덕성을 강조하면서도 생물학적 욕구가 인간 삶의 기본적인 요소라는 점을 충분히 수용하고 있었다. 또한, 초월적 절대자인 구천상제(九天上帝)의 명에 의해 본성이 내재화하는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여지를 보임으로써 종교적인 성향을 강하게 내포하는 특징을 보였다. 대순진리회의 기본사업인 포덕·교화·수도에서는 이 정직하고 진실한 본성을 온전하게 회복하는 것을 하나의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3대 중요사업 가운데 사회복지사업과 구호자선사업에서는 의·식·색의 추구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인정하고 수용하여 적절한 차원에서 이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러시아정교회의 이코노스타시스와 한국 감로탱화의 특수성과 서사구조를 비교 고찰하였다. 1장에서는 일반 종교회화와 다른 이콘과 탱화의 도상-지표적 특성을 바탕으로 두 종교예술의 공통점을 살펴보았다. 2장에서는 러시아 종교문화의 이원론적 구조에서의 일원론적 성격, 한국 불교의 밀교적 성격을 토대로 러시아 이콘과 한국 탱화의 현세 이익, 신비적 속성을 보았다. 3장에서는 1-5단의 이코노스타시스와 상,중,하 3단의 감로탱화의 서사구조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이코노스타시스와 감로탱화에 담긴 시공간성과 내세에 대한 세계관을 탐구하였다. 과거, 현재, 미래와 천상, 현세, 지옥이 공존하는 감로탱화의 하단의 특징과 러시아정교회 성당 안에서 이코노스타시스와 마주보고 있는 최후의 심판 벽화를 비교하였다.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의 시천주(侍天主)는 천주의 초월성이 강조되면서 내재성이 있으면서 이에 근거한 종교적 인간관이었는데 해월(海月) 최시형(崔時亨)과 의암(義菴) 손병희(孫秉熙)의 이르러 천주라는 용어는 주로 천으로 바뀌게 되었다. 더욱이 천의 초월성 보다 내재성이 보다 강조된 점이 변화이다. 수운의 시천주는 해월에 이르러 인시천(人是天), 의암에 이르러 인내천(人乃天)으로 변화하게 되었던 것이다. 해월과 의암에 이르러 인간의 주체성이 보다 강조되었던 것이다. 물론 수운에게서도 인간의 주체성이 나타난 것이 특징이지만 여전히 천주의 초월성이 강조된 점이 그들과 다른 것이었다. 또한 해월과 의암의 인내천에서도 천주의 초월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의암의 인내천은 이돈화에 의하여 천의 초월성이 완전히 사라지고 오직 내재성만이 남아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의암이 젊은 동학교도들은 일본에 유학을 보냈고 당시 사회진화론, 범신론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일어났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돈화는 포이엘바하의 극단적 범신론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그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서울 진오기굿의 의례형식을 중심으로 의례적 특징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 글은 서울 진오기굿의 의례상 특징으로 저승길의 가시적 구현, 망자와의 직접적인 의사소통, 죽은 자와 산 자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축원 등 세가지를 지적하였다. 먼저 서울 진오기굿은 굿의 의례과정을 통해 죽은 자의 저승길을 가시적으로 구현한다. 이는 유교, 불교의 죽음의례 뿐만 아니라 타 지역 무속 죽음의례와 비교했을 때도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서울 진오기 굿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두 번째로 서울 진오기굿에서는 무당의 신내림을 매개로 죽은 자와의 의사소통이 직접적인 대화형식으로 이뤄진다. 죽은 망자와의 직접적인 의사소통은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개개 죽음의 개별성과 특수성을 확인하는 의미를 갖는다. 세 번째로 서울 진오기굿에서 이뤄지는 축원은 죽은 자의 저승천도에 머물지 않고 살아있는 가족들의 평안까지 포괄한다. 이는 죽음이 죽은 자와 산 자에 다 관련되며, 죽음과 삶은 구분되나 분리되지 않는다는 무속의 죽음이해를 보여준다. 이 글에서 밝힌 서울 진오기굿의 의례적 특징은 유교, 불교 죽음의례와의 상대적 비교를 염두에 둔 것으로, 그것은 유교, 불교 죽음의례와의 상호관계에서 어떻게 무속 죽음의례가 한국사회에서 하나의 죽음의례로서 존재가치와 기능을 인정받아왔는가를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한다.
본 논문은 대순사상의 선화(善化)사상을 살펴보고 그 주체성을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 『전경』에서는 어떻게 선을 드러내고 행하며 더 나아가 선으로 중생을 교육하고 천하를 교화하는가 하는 선화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이는 곧 대순진리회의 핵심 사상으로 볼 수 있다. '선화'사상은 세 가지 내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도덕적 의미에서 만물을 도와서 교화시키거나 만물을 크게 이롭게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둘째, 상선(上善)의 덕 외에도 상선의 법이 필요한데, 이는 '선을 행하는 목적'에 부합하고 또한 선을 행하는 법칙을 지키는 실천방법과 절차를 말한다. 셋째, 가장 높은 차원에서의 '선'은 윤리도덕의 단계를 초월한다. 이에 대순진리회의 '선화'사상을 살펴보면 첫째, 대순진리회의 목적인 무자기, 포덕천하, 광제창생, 보국안민, 지상천국건설에 나타난 문자의 표면적 의미와 내재적 의미는 모두 '선화'의 내용에 포함된다. 둘째, 대순진리회 목적의 실현은 그 종지와 신조에 의거하는데, '합덕·조화·해원'과 사강령(四綱領)과 삼요체(三要諦)에도 '선화'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셋째, 대순진리회의 목적은 도인들의 구체적 행위를 통해 실현되는데, 수도와 공부의 필요성과 규범 속 그리고 상제와 도주 조정산(趙鼎山)의 창교(創敎)나 선교(宣敎) 등 구체적인 실례에서도 '선화'의 원칙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대순진리회의 '선화'사상은 전형적이고 신성한 종교 도덕적 특징과 일상생활의 의미가 담긴 사회 윤리적 특징이 있으며, 또한 윤리를 초월하고 진선(盡善)을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의식과 이론적 깊이가 있다. 대순진리회 '선화'사상의 주체성과 이론구조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순진리회의 '선화'사상에서는 무엇보다 윤리 도덕적 측면에서의 선의 배양과 실천을 중시한다. 둘째, 대순진리회의 '선화'사상은 윤리도덕의 선을 실천하는 법문(法門)을 제시하였다. 셋째, 대순진리회의 '선화'사상은 수도의 최종 목적인 대선(大善)·지선(至善)·진선(盡善) 등을 추구하고 실현할 것을 강조하였다. 선화사상이 나타내는 핵심인 '선덕'과 이로부터 발전된 '선행선법(善行善法)'이 결국 윤리도덕의 차원을 초월하였음을 알 수 있다.
영화 <이다>(Ida, 2013)는 서사와 인물의 심리적 동기를 모호하게 하고, 선형적 시간성을 파괴하며, 다양한 기법을 통해 디지털 이미지의 조작 가능성을 상기시키는 현대의 실험적 영화라 볼 수 있다. 인간의 주체와 자아인식 변화 과정이 사회적 트라우마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나 사회의 역사적 맥락을 대비시켜 추론할 수 있다. 영화 <이다>는 화면 밖의 공간, 부재하는 공간, 여백과 프레임 안에 내포된 의미를 중심으로, 보이는 공간의 정보와 화면 밖 공간과의 정보를 나눔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제시되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 추론하게 하는 능동적 인지과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대적 배경을 자세히 기술하지 않으면서도 역사적 의미를 시각화했고, 초월적 존재인 신과 한계적 존재인 인간 사이의 갈등과 고민의 문제를 인간과 인간의 갈등 구조 안에서 표현하고자 했다. 아울러 상실과 부재의 슬픔을 공간적 미학으로 풀어내고자 시도했으며 인물의 대비와 대조,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상황의 전개를 나타냈다. 본고에서는 영화 <이다>가 함축하고 있는 개인(인물)의 이야기와 사회, 역사적 배경과 종교적 영역을 아우르는 해석을 시도하고, 의미적 맥락의 시각화를 다루고자 한다. 또한 정체성과 역사적 사건의 재구성, 종교적 가치를 다룬 영화 <이다>의 시퀀스 장면 분석을 통해 그 의미와 특징을 살펴보고, 영화가 추구한 총체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분석할 것이다. 이는 영화 <이다>가 내포하고 있는 트라우마의 재현과 해석 차원으로 개인과 지역, 국가적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문제를 다루었다는 측면에서 한국적 상황에 주는 함의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나아가 과하게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인간과 사회적 성장, 고민을 잔잔하게 다루는 모습을 통해 새로운 영상기술과 독창적 시각화 기법의 영화를 창조하려는 흐름에 또 다른 영감을 주는 연구가 될 것이다.
1995년 TV시리즈를 통해 등장한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은 지금도 이데올로기나 인간의 심리를 반영한 성공적인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일본에서 얻은 폭발적 반응에 힘입어 전 세계 애니메이션계를 강타하였다. 에반게리온의 특징이라면 신선한 메카닉 디자인과 다양하고 사실적인 밀리터리 미장센, 성서를 기반으로 한 심오하고 철학적인 세계관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어느 작품이든 작가의 철학과 이데올로기가 반영되기 마련이지만 <에반게리온>은 특히 여러 행태의 다양한 이데올로기가 반영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에반게리온>은 제작진이 의도한 난해하고 끝이 모호한 줄거리로 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던 만큼 그에 대한 활발한 토론과 해석을 유도하여 오히려 제2차 홍보의 기능을 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작품 속에 나타나는 심오하고 복잡한 이데올로기는 종종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흥행의 성공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 논문에서는 <에반게리온>에서 반영된 이데올로기의 분석을 통해서 이데올로기가 <에반게리온>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보고 또 인간 사회에 보편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이데올로기가 이 작품에서 어떤 형태로 표현되었는지 이해해 본다. <에반게리온>에서 나타나고 있는 종교, 심리학, 철학의 이데올로기를 분석함으로써 만화애니메이션 작품의 여러 흥행조건 중에서 독자들의 관심을 이끌 수 있는 적절한 이데올리기 역시 흥행의 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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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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