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은 사회의 관념을 반영하는 미디어이며, 단순히 정보를 전달할 뿐 아니라 새로운 담론의 장을 형성하기도 한다. 본 논문은 지브리 애니메이션 <가구야 공주 이야기>의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 서사적 특징, 작품 배경에 내재한 젠더 담론에 대한 분석을 통해 미디어에 반영된 사회 문제와 젠더 담론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젠더 수행과 관련한 사회 문제를 파악하고, 선행 연구를 분석하여 작품에 내재한 젠더 담론과의 연결성을 도출하도록 한다. 할아범은 딸의 행복을 강요하는 아버지의 표상이며, 할멈은 그런 남편을 말리지 못하는 어머니를 보여준다. 또한, 가구야 공주의 첫사랑이나 재력과 신분이 없다는 이유로 결혼하지 못하는 원작과 다르게 추가된 스테마루라는 캐릭터를 통해 젠더 수행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현대 여성처럼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면모를 보이던 가구야 공주는 사회와 주변 인물들로부터 견디기 힘든 억압과 강요로 인해 결국 달로 도피하는데, 이는 현대 사회에서 공공연히 일어나는 젠더 수행의 다양한 문제점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본 논문은 젠더 수행 문제가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사회적 관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다양한 콘텐츠에서 나타나는 젠더 담론에 대한 꾸준한 객관적 고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영상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많은 것을 접하게 하여 자연스러운 학습을 유도한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을 사회화시킴은 물론, 자아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젠더 정체성 재현은 중요하다.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젠더 정체성의 재현 방식은 시각정보를 통한 재현방식과 내러티브를 통한 재현방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내러티브를 통한 재현방식이 시각정보의 재현방식을 더욱 확고히 해줌을 알 수 있다. 또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젠더 정체성의 양상을 살펴보면, 보수적이고 상업적인 이데올로기를 투영하는 젠더 고정관념과 일치하는 캐릭터와 젠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자하는 캐릭터로 구분되어 진다. 그러나 젠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자하는 캐릭터의 재현 역시 젠더 역할의 과장이나 희화를 통한 비판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은, 여성이나 남성으로 구분되는 스테레오타입으로 재현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주체적으로 형성해 가는, 미래지향적인 젠더 정체성을 가진 캐릭터들로 재현되어야 한다. 미래지향적인 젠더 정체성을 재현하는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자아 개념과 젠더 역할을 심어주며, 이미 획득된 전통적인 젠더 정체성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논문은 온라인 교육 콘텐츠에 나타난 젠더의 문화적 악순환 양상을 살펴보기 위하여 아동 전문 웹툰 플랫폼, 아이나무툰(EBS툰)의 인기 웹툰 상위 5위 작품에 재현된 젠더 양상을 검토하였다. 아동의 성별을 구분하는 외모 재현 양상, 성별에 따른 인물의 욕망과 문제 상황에서의 심리, 작품에서 수행하는 기능 등을 여성주의 시각에서 비판적으로 분석하였다. 여성과 남성의 외모 특질은 젠더 고정 관념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여성은 긴 머리, 남성은 짧은 머리였으며 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많았다. 그러나 심리적, 기능적 특질은 젠더의 상투성을 깬 측면이 있었다. 주인공의 성별 비중이 비슷하고, 양성 모두 해결사나 구원자로 기능하며 용감하고 지혜롭게 문제 상황을 극복해 나갔다. 그런데 주인공의 젠더 재현에서 젠더 고정 관념이 약하게 나타난 작품일수록 순위가 높았다. 이러한 사실은 아동 감상자들의 비판적 수용과 선택이 젠더의 문화적 악순환을 끊어내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영상미디어의 한 장르인 애니메이션은 여러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매체이며, 그 시대의 담론과 이데올로기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애니메이션에 표현되고 있는 젠더 정체성의 경향을 연구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과정으로 의미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여성 캐릭터의 수행적 젠더 정체성이 어떻게 표현되어 왔고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살펴보면, 남성은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역할을 하고 여성은 순종적이고 수동적인 역할을 하는 등의 이분법적 젠더 수행성을 고수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여성의 외모는 항상 아름답게 표현되었으며 이로 인해 죽음을 면하고 남성의 사랑을 받아 행복한 결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던 중 여성의 영웅적인 역할을 강조한 '포카혼타스'나 '뮬란'을 통해 이분법적 젠더 수행성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면에서 한계를 보였다. '겨울왕국'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하여 여성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남녀 사이의 사랑이 아닌 자매애를 통하여 행복한 결말에 이르게 됨을 표현하였다. 그러므로 그 시대의 규범에 맞서 독립된 주체로서 자신만의 왕국을 세우는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표현한 '겨울왕국'은 변화된 젠더 수행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연구는 젠더연구에서 몸과 테크놀로지가 가지는 의미를 고찰함으로써, '여성'이라는 범주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여성되기'의 진행적인 과정임을 제시한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젠더 정체성은 여성과 테크놀로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 관계의 역동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몸'의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본 연구는 먼저 페미니즘 연구와 젠더 연구 전반에서 몸에 대한 담론이 진행되어온 과정과 의미를 탐색했다. 이어서 몸과 젠더의 관계에서 테크놀로지가 갖는 위치를 살펴보고, 몸이 젠더 정체성을 주체적으로 수행하는 동시에 정체성이 구성되기도 하는 담론의 장이자 물질적 장소임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는 몸과 젠더와 테크놀로지의 삼자관계에 집중한 사이버페미니즘의 논의를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여성되기'에서 테크놀로지가 갖는 역할과 의미를 재고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결국 여성되기에 있어서 테크놀로지가 갖는 의미를 살펴보는 일은, 일상의 경험 세계에서 몸이 지니는 담론적이고 실천적인 의미에 대한 숙고를 통해 이루어져야 함을 제시했다. '여성되기'의 가능성은, 몸-젠더-테크놀로지의 접합방식과 과정에 대한 탐구를 통해 젠더의 (재)구성을 살펴볼 때만 상상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ICT 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 해왔으며, 현재는 4차산업과 다양한 산업들의 융합의 구심점으로 인식되며 앞으로의 경제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ICT 산업을 국내외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 중, 국내외를 막론하고 ICT 산업에 대해 존재하는 강한 스테레오타입은 ICT는 남성중심(masculine)적인 산업이라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런 ICT산업의 남성 중심성이 서과에 이떠한 여햐을 주는지 고찰하기 위해서 2015년 중소기업 기술통계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ICT 중소기업에서 젠더와 기술적 및 경제적 성과 간 관계를 살펴보았다. 공동연구선호여부나 R&D 지원을 받은 경험이 중소기업의 기술적 및 경제적 성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ICT산업여부와 여성연구원 보유여부가 정책지원과 성과의 관계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분석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ICT기업 중 여성연구원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ICT기업에 비해 높은 기술적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경제적 성과의 측면에서는 여성연구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단독연구를 선호하는 ICT기업이 다른 ICT기업에 비해 높은 신기술개발 매출액을 보였다. 연구의 결과는 ICT 중소기업의 지원정책을 구상하는 정책입안자들과 여성의 ICT산업 고용 및 경제 활동 진흥 정책을 구상하는 정책입안자들에게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농촌노인부부들의 삶에 나타난 '생애사적 진행과정구조'를 '젠더관계'에 주목하여 재구성하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 6쌍의 노인부부들과 개별적으로 생애사적-이야기식 인터뷰를 하였고, 인터뷰자료는 $Sch{\ddot{u}}tze$의 생애사적-이야기식 인터뷰 분석방법에 Dausien의 여성주의적 생애사 분석방법을 절충 응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본 '생애사주체들'의 삶에는 '진행곡선'을 이루는 '생애사적 진행과정구조'가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진행곡선'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차원의 '젠더관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째, '진행곡선'의 미시적 및 거시적 차원에서 '젠더관계'가 나타났는데, 남성노인들의 '진행곡선'에서는 개인적 및 가족적인 맥락만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맥락도 나타난 반면, 여성노인들의 '진행곡선'에서는 주로 개인적 및 가족적인 맥락이 나타난 젠더차이를 보였다. 둘째, '진행곡선'의 미시적 차원에서 '젠더관계'가 나타났는데, 남성노인들은 생애단계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으나 바깥일'을 위주로 하는 단일한 역할을 담당하며 '집안일'을 수행하는 데에 소극적인 반면, 여성노인들은 전 생애에 걸쳐 '집안일'과 '바깥일'의 '이중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담당한 젠더차이를 보였다. 이를 통해서 'doing gender'가 생애사에 나타나며, 나아가 이러한 'doing gender'는 생애단계와 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포착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하여 생애사와 '젠더관계'에 주목한 실천적 함의를 논의하였다.
이 연구는 공학과 젠더에 관한 이론적, 경험적 연구이자 여학생 공학교육 선도대학 (WIE) 사업의 발전 방향을 다루는 정책 연구의 성격을 갖는다. 우리나라의 WIE 사업은 성인지 공학교육 시스템, 여학생의 현장 적응력 향상, 산학협력 프로그램의 도입을 통해 우수한 여성 엔지니어의 양성을 촉진하려는 목적을 갖는다. 이 연구는 WIE 사업이 공학교육에서 갖는 의미를 분석하기 위해 젠더 연구들을 검토하였다. 공학 분야 여성을 발전시키는데 있어서 교육적, 제도적 공평성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보다 여성의 경력 개발을 좌절시키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 대학교육에서는 공과대학 교수진이 젠더 공평성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여성 엔지니어의 전문가 정체성 확립, 남녀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 개발, 그리고 여성 네트워크 발전 등이 WIE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향후 WIE 사업에 대한 지속적 지원과 대학 단위의 프로그램 확대 등이 정책적 과제로 논의되었다.
이 글은 가정폭력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임을 주장했던 가정폭력 재개념화의 후속연구로서, 젠더 권력을 둘러싼 논의에 초점을 두어 한국사회의 국가개입 실천의 내용과 그 효과를 탐구한 글이다. 신체 폭력의 발생 유무, 공격의 횟수와 빈도를 중심으로 전개되어 온 가정폭력 담론의 문제점을 강압적 통제론의 관점에서 검토하였다. 그 결과 첫째, 한국사회의 가정폭력에 대한 국가개입 역시 신체적 폭력을 중심으로 가정폭력 발생과 개입 필요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는 점, 둘째, 여성의 불충분하거나 미흡한 젠더수행과 젠더역할을 폭력 유발원인으로 지목하며 비난하고 있다는 점, 셋째, 폭력의 원인과 그에 대한 책임을 개인화함으로써 폭력이 발생하고 지속되는 구조적 원인을 희석시키는 점, 넷째, 국가개입 이후, 오히려 위협적으로 증가하는 가해 남성으로부터의 보복과 비난을 통해 피해 여성의 좌절감과 공포감이 확대되고 있는 점 등을 논의하였다. 그리고 이로부터 가정폭력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가정폭력이 여성의 자유 및 자율성을 찬탈하는 범죄라는 인식과 함께 여성이 취약하게 되는 진짜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로부터 시작되어야 함을 주장하였다.
본고는 츠리(池莉) 소설을 대상으로 하여, '집'이 어떻게 의미화 되고 있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츠리는 신분의 상징으로서 집과 젠더수행의 장소로서 집에 주목한다. 첫째, 개인의 신분을 상징하는 부호로서 '집'은 지식인(적)/소시민(적), 문명/비문명, 지식/지식 없음, 정신/반(反)정신, 우/열로 이항 대립항을 구성하고 있다. 츠리는 우월성을 속성으로 하는 집의 이면에 자리한 불합리성과 불공정을 발견함으로써, 신분의 부호로서 이분화된 집의 경계를 허문다. 그녀는 이러한 경계 허물기를 통해, 지식인(적)/소시민(적)으로 이분화된 '집'을 각각 정신과 물질에 상응하는 것으로 배치하고 우열을 논하는 데에서 비껴가면서, 화해를 모색한다. 둘째, 젠더가 (재)생산되는 장소로서 집을 해체한다. 이는 두 가지 측면을 통해 이루어진다. 하나는 사적영역인 집을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공적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이때 집은 여성이 경제적인 주체로서 재탄생하는 장소가 된다. 이로부터 수동적이고 종속적으로 인식되어 온 여성성은 주체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남성다움의 동일시로서 집을 재구성한다. 남성다움과 유착한 집은 강력한 남성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남성성의 훼손을 상징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집'의 이러한 양가성은 사적영역인 '집'에서는 은닉되고 배제되었던 공적영역에서의 여성(성)을 드러내면서, 남성다움을 전유하는 '집'에 각인된 젠더질서 및 젠더관념을 전복한다. 공적영역에서의 여성(성)의 발견을 통해, 젠더화된 '집'의 해체를 넘어 젠더화된 '일상'에 대한 해체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츠리 서사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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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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