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화는 정치경제적인 현상일 뿐만 아니라 사람, 작물, 잡초 가축. 병원균의 이식을 수반하는 생태적 제국주의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일제시대 한반도는 일본에서 개발한 신품종 벼가 도입. 개발, 보급되는 생물학적 식민주의의 실험장이었다. 신품종은 빠르게 퍼져나가 강점기 후반이 되면 수도 재배면적의 90%이상을 점거할 정도로 성장하였다. 신품종의 전파에는 일차적으로 농업이민, 농장. 권농기관. 농업연구기관이 관여하였다. 제도와 정책적인 측면의 지원도 활발했는데. 장려품종 지정. 품평회 개최. 곡물검사소 설치. 중견인물양성소 설립, 농회보를 통한 소개의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화학비료의 투입을 전제로 하는 신품종 벼는 먼저 자본이 부족한 소농의 입지를 축소시켰다. 생산된 미곡은 대부분 반출되어 국내의 식량문제를 초래하였고, 농민으로서는 일본 소비시장의 기호변화에 맞추어 영농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등 왜래 품종의 이식으로 한반도의 종속적인 상황은 더욱 강화되었다. 일선 농촌에서는 새로운 농법과 영농설비의 도입으로 우리 고유의 문화경관이 크게 변질되었다.
본 연구는 상품 교통 공급사슬개념과 관련된 지리학의 연구와 과제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상품사슬과 관련된 지리학의 연구는 핵심과 주변에서의 농산물과 식료의 지리적 패턴에 주목하고, 이들의 수직적인 연결을 정치경제학적 접근방법으로 상품사슬을 주도하는 주체와 경제격차에 초점을 두고 각 산업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상품회로나 상품 네트워크라는 관점에서는 문화적 측면이나 미시적 지역의 주체와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문화론적 전환과 국지의 중요성을 밝히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교통양식에 의한 일련의 수송과정을 교통사슬로, 해상화물의 물적 유통과정을 해운의 공급사슬로 파악하는 연구도 등장하고 있다.
중국의 정치적, 경제적 위상이 급등함에 따라 더욱 더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진줄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으나 중국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 이에 본 연구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제조 기업들을 대상으로 유통현지적응 정도를 조사하고, 이러한 현지적응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문헌 연구를 통해 도출하였다. 146부의 설문지를 분석한 결과 기존의 연구들과는 달리 중국의 유통 환경적인 요인 중에서 유통경로의 길이가 유통 현지적응 정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기업의 전략적 자산 중에서도 유통 관계자산이 유통 현지적응 정도와 정(+)의 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최근 중국 유통시장이 후진국의 수준을 벗어나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하고 있음을 알고 중국 시장 진출 기업은 과소평가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생명공학에 의한 유전자 변형 동식물체의 생산, 생물 다양성 감소, 기후변화, 핵 폐기장 문제 등 현대 사회의 복잡 다단한 여러 환경 이슈는 단순히 과학의 문제로, 사회의 문제로 환원시킬 수 없기 때문에 기존의 자연-사회를 바라보는 이분법적 사고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본 논문은 서구 사상에 뿌리깊이 내재된 이분법적 사고가 과학관에 어떻게 투영이 되었고, 또 자연관에는 어떻게 이어져 내려오고, 이것이 최근에는 어떻게 극복되고 있는지, 이러한 대안으로 과학기술 연구에서 발전한 라투르(Latour)의 행위자-연결망 이론이 환경문제를 비롯한 과학-자연-사회 연구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시론적 수준에서 고찰해 보았다. 행위자-연결망 이론은 인간과 비인간의 이질적 집합체에 초점을 둠으로써 과학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생물체, 정치, 기술, 시장, 가치, 윤리, 사실들의"이상한 혼종물"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데 적합하고, 현대사회의 복잡한 환경생태 문제에 유용한 새로운 분석틀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 논문은 산업클러스터의 개념과 요건을 밝히고 이러한 요건에 비추어 산업클러스터의 범위를 구체화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나아가 산업클러스터와 관련된 용어들을 전반적으로 비교 검토하여 그것들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그 차이를 규명하려 한다. 필자는 M. Porter의 클러스터 개념이 전문화된 산업집적지를 설명하는 가장 간명하고 적실한 개념으로서, 산업지구와 신산업지구, 유연적 생산집적지를 포괄하는 광의적 개념이라고 파악한다. 하지만 그것이 집적과 동일한 의미나 범주를 갖는다고는 보지 않는바, 클러스터 현상은 집적 중에서 산업집적에 해당하며 산업집적 중에서 동종 혹은 연관 산업의 집적과 연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필자는 이 특징적인 산업집적 현상에 대해 클러스터 보다는 산업클러스터라는 용어가 적실하다고 판단한다. 클러스터라는 용어는 그 개념에 비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오해와 오용의 소지가 적지 않은 것이다. 클러스터는 산업클러스터 이외에 정치 행정클러스터, 예술클러스터, 과학연구클러스터 등을 포함할 수 있다. 더하여 본 연구는 산업클러스터와 비산업클러스터 사이에 준산업클러스터 개념을 도입하여 산업클러스터의 범주를 보다 구체화하려 하였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다양한 산업클러스터 사례들을 분석하였다.
2000년대에 들어 한국 대학에서 수학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한편으로 정부가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제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또 한편으로 각급 대학들이 입학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재정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전력해 왔기 때문이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 이주의 의도와 목적 그리고 의사결정구조에 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본 연구는 외국인 유학생들에 관한 기존 연구에서 소홀히 다뤄졌던 유학생의 이주과정과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 유학생들의 이주과정을 유학 전(입국 전), 유학(정착 및 적응), 유학 후(귀국 또는 국내 체류)라는 3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의 이동 특성을 주요 배경요인과 관련시켜 분석하고자 한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국내 유학을 다양한 요인과 조건을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으로 파악되며, 특히 이주의 각 단계에 따른 의사결정에 정치경제적 개인적 직업적 동기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본 연구의 목적은 글로벌시대에 있어서 지방분권화가 세계적인 흐름이 되어가는 가운데 지자체에서 추구하는 국제화전략의 성과를 평가하는 척도로서, 지자체내에서의 외국인 주민과 함께 하는 지역사회 만들기 시책이 지역의 특성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분석하는데 있다. 연구방법으로는 특정지역이 가지는 지역적인 특성과 역사적 배경이 지역주민들의 사고방식과 행동패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에 대한 애착이 강한 토착층 주민이 많은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폐쇄적이며, 신주민이 많은 지역은 비교적 개방적이었다. 둘째, 양 민족이 정치적 혹은 역사적으로, 그리고 직업구조와의 관련성이 희박할수록 타민족에 대한 의식은 무관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주민의 의식은 지자체의 외국인시책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동시에 지자체의 외국인시책이 지역주민의 외국인에 대한 인식을 좌우하기도 한다.
이 논문은 초국가적 이주와 정착의 과정을 설명하는 기존의 사회과학적 논의들이 공간적 관점의 결여로 인해 초국가적 이주와 정착의 구체적 과정을 이해하고 설명하는데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공간적 관점과 지리적 인식론이 초국가적 이주와 정착의 과정을 이해함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초국가적 이주와 정착의 과정은 단순히 지구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자본주의치 재구조화나 경제적 필요에 의한 결과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탈영역화된 국제적 사회네트워크를 통해서만 일어나는 것으로 볼 수도 없으며, 국가 단위의 정치, 사회, 역사적 조건에 의해 형성된 이주 체제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인식할 수도 없음을 강조한다. 대안적으로 본 논문은 초국가적 이주와 정착의 과정은 초국가적 이주자들의 공간적 정착과 이 과정에서 작동하는 장소, 영역, 스케일, 네트워크의 사회-공간적 차원의 작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다문화 공간에 대한 개념화를 통해 더 진전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청동기시대에 한반도에 산재하던 정치적 독립체들은 '군장사회(君長社會)'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성읍국가(城邑國家)'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이기백의 학설에 따르면, 청동기시대의 '성읍국가' 지배자들은 나지막한 구릉 위에 토성이나 목책을 만들고 스스로 방위하면서 그 바깥 평야의 농민들을 다스렸다. 이 연구에서는 진주지역에 산재하는 21개의 성 중에서 "나지막한 구릉 위에 입지하면서 그 바깥 평야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성"을 선택해서 '성읍국가'의 성으로 간주하고 그 성들의 특성을 고찰하였다. 진주지역에서 '성읍국가'의 성으로 간주되는 다섯 성은 모두 산정식 산성(山頂式 山城)에 속하고, 그 성내에는 우물터가 없다. 다섯 성의 평균 해발고도는 189.4m이고 평균 둘레는 250m이다. '성읍국가'의 성은 대체적으로는 토축성 목책성이었지만, 부분적으로는 석축의 성벽을 갖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러한 성에 대한 고고학적 발굴조사가 수행되어 '성읍국가'의 성에 대한 좀 더 과학적인 결론을 도출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본 연구에서는 18대 총선에서 나타난 선거지역주의 현상의 실태를 분석하고 공간적 정당지지 패턴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연고주의에 의한 전략적 공천, 지역개발 공약, 지역주의 선동 등 정책 공급자인 정당의 지역주의적 선거전략과, 지역연고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투표행태가 상호작용하여 지역별 정당지지율의 편중도가 심한 선거결과를 초래하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권자의식조사에서도 지역구와 비례투표에서 지역정당을 중시하는 투표성향을 확인할 수 있지만, 각 지역당의 핵심지역인 경북, 전북, 충남 권역의 지역구를 대상으로 후보자의 정치사회적 지위와 득표율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유권자가 대상권역 모두에서 정당을 1차 선택요인으로, 후보자의 경력과 직업을 2차 선택요인으로 고려함이 확인되었다. 지역구와 비례투표 모두에서 같은 정당을 선택하는 일괄투표의 성향이 강하였다. 정당별 득표율의 공간적 분포를 볼 때, 주요 지역정당의 텃밭에서 여전히 유권자의 지역주의적 투표행태가 강력한 반면, 서울과 충북의 유권자들은 '뉴타운' 건설이나 '행정복합도시' 조성 등 지역개발 공약에 크게 영향을 받아 이익지향적 투표성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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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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