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사태 이후 한국의 국가는 줄기세포 연구를 장려하고 시험관 아기 산업을 장려하겠다는 입장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윤리적 규제를 도입하겠다는, 많은 경우 서로 모순될 수밖에 없는 입장을 표명하여 왔다.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윤리적 규제가 점점 강화되면서 인간배아세포 연구가 위축되면서, 연구 공동체와 바이오산업, 임상의사와 환자, 그리고 국가 자체를 위기로부터 구원해줄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체세포 줄기세포였다. 그러나 한국 생명공학기술에 대한 연구들은 주로 배아줄기세포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조혈줄기세포나 지방유래줄기세포와 같은 체세포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배아줄기세포가 흔히 실험적이고 윤리적으로 논란거리로 여겨지는 반면에, 조혈모 혹은 간엽줄기세포와 체세포 줄기세포는 별다른 공적인 논의 없이 대중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와 있다. 한국의 많은 일반인들은 조혈모 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백혈병으로부터 생명을 구한 환자들의 사례에 이미 익숙한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 지방유래줄기세포 치료를 선전하는 의사들의 수가 늘고 있고, 지방유래줄기세포의 개념을 활용하여 만든 화장품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한 현실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논문은 배아줄기세포나 국가 정책이나 연구 규제에만 집중되어 시장을 놓치고 있는 윤리적 논의는 한국에서 줄기세포 기술의 정치의 전모를 다루기에 한계가 크다는 사실을 주장하고자 한다.
이 글은 BRCA1과 BRCA2 두 인간유전자에 관련된 특허들에 대한 최근의 소송에서 제기된 인간유전자 특허의 여러 경제적, 법률적, 그리고 윤리적 쟁점들을 분석한다. 기존의 인간유전자 특허관련 연구들이 이의 법률적 논리와 윤리적 정당성에 대한 규범적인(normative) 분석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 글은 BRCA 관련 특허소송에의 기저에는 반공유재의 비극(the tragedy of the anticommons)이라 불리는 지적재산권과 경제혁신, 공공의 이익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일 것이다. 첫 부분에서는 2001년 미 특허청의 인간유전자 특허에 대한 정책의 형성과정에 대한 역사적인 분석을, 다음으로는 생명과학에서 지적재산권의 확대를 가져온 여러 경제적 가정들과 제도적 변화, 그리고 법적 판결들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소개할 것이다. 지적재산권의 한계와 생명의 사유화에 대한 비판을 통해서 BRCA 소송은 지적재산권의 정의와 그 범주, 그리고 이의 소유권을 둘러싼 논쟁이 공공의 이익, 과학과 의학 공동체의 창조적 지적활동과 환자들의 인권과 윤리의 문제가 복잡다단하게 얽혀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는 자살테러에 대한 개인의 태도와 참여의 의사 등에 영향을 미치는 종교적인 특성과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특히, 자살테러에 대한 태도와 참여의사와 종교에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에 관한 정확한 메커니즘을 밝힌 경험적 연구가 드물다. 이에 따라 종교와 자살테러에 대한 의견의 관계를 설명하는 이론적 배경에는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즉, 개인의 종교적 헌신이 영향을 미친다는 종교적 신념가설과 종교적 헌신자체 보다는 종교의식에의 참여로 인한 공동체의식에의 강화 등을 통한 자살테러의 지지를 주장하는 협력적 참여가설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이 연구는 중동의 3개국, 이집트, 파키스탄, 그리고 모로코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사회의식설문데이터를 사용하여 경험적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선행연구들에 근거하여 종교적 신념가설에 근거하여 종교의 중요성과 신에게 기도하는 시간 등의 요인들이 자살테러에 대한 지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여부를 검증하고, 협력적 참여가설에 근거하여 종교의식에의 참여여부가 자살테러에 대한 지지에 매개 또는 중재의 역할을 하는 지 여부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그외의 개인의 자살테러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 잘 알려져 있는 인구통계학적 요인들과 다양한 관련요인들이 연구 분석에 포함되었다. 연구 분석결과, 이 두가지 가설에 대해서 부분적인 지지의 연구결과를 발견하였다. 즉, 종교적 신념가설 변수들 중, 신의 중요성과 종교의 중요성을 제외하고, 종교적 기도시간의 빈도만이 중동시민들의 자살테러에 대한 지지를 감소시키는 요인이었다. 이어서 협력적 참여가설의 종교적 예배의식의 참여가 상관요인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가설에서 주장하는 방향과 일치하지 않았다. 즉, 예배의식의 참여의 빈도가 높아질수록 자살테러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견지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의 논의에서 연구결과에 대한 논의와 정책적, 학문적 함의 및 후속연구에 대한 제안 등이 논의되었다.
한국에서 영재교육 진흥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15년 이상 동안 한국의 영재교육은 양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지속해 왔다. 영재학급이나 영재교육원이 증가하는가 하면, 영재교육 지도교사의 연수나 교육 참여 활동도 늘어났다. 그렇지만, 2014년 이후 영재교육은 다소 위축되는 양상이다. 한국 사회의 사교육 논쟁과 무상복지 확대로 인하여 영재교육에 대한 행 재정적 지원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는 역대 정부에서 추진한 영재교육 정책을 개관함으로써, 정부의 정치적 노선과 영재교육 지원 노력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였다. 이와 함께, 최근 한국사회에서 영재교육이 위축되고 있는 현상을 중앙 및 지방정부의 영재교육에 대한 행 재정적 지원의 약화로 인한 양적 성장의 저하, 사교육 억제와 관련한 규제, 영재교육 접근 기회의 사회적 불평등성, 영재교육 학문공동체의 연대성 미흡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이러한 영재교육 현상 분석을 토대로, 향후 한국의 영재교육이 지향해야 할 이념적, 실천적 측면의 몇 가지 발전 방안을 제안하였다. 이념적 차원에서는 영재 혹은 영재성의 개념, 지능의 개념, 영재교육의 정당성에 대한 인식 등 영재교육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협적, 고착적인 관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였다. 한편, 실천적 차원에서는 영재교육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실증자료의 수집, 영재교육 법령의 개정, 영재 판별과 함께 영재교육 프로그램의 최적화, 영재교육 서비스 체제의 다원화, 영재교육과 관련하여 새로운 연구 주제의 적극 발굴 등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는 농촌지역 발전 및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추진된 정부의 다양한 정책 및 사업의 성과를 분석하기 위해 현재 추진 중에 있는 농촌지역개발사업 중 대표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분석대상 사업으로 선정하였다. 분석을 위해 경남 2개 권역과 전남 2개 권역을 사례연구대상권역으로 선정하였다. 사업에 대한 만족도 분석결과, 전체적으로 사업추진에 있어서 각 지역유형별로 명확한 구분을 통해 만족도를 분석하는 것은 상당한 어려움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지역특성별(농촌지역, 중산간지역)로 주민들의 사업에 대한 이해 및 추진과정에서의 만족도 등은 다소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전반적으로 농촌지역 2개 권역 주민들이 중산간지역 2개 권역 주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 추진 전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많이 표출하였다. 향후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사업에 대한 이해, 서로 돕고 협력하는 마을 공동체 의식의 복원, 바람직한 리더 육성, 실효성 있는 마을 규약 마련, 개방적 포용적 자세로의 전환과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추진 및 운영방법의 현실화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가족 사회자본과 지역사회 사회자본이 청소년 학교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다층분석을 통해 검증한 것이다. 한국아동 청소년패널조사 2010 데이터의 중1패널 2차년도 데이터를 활용하여 93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중학교 2학년 청소년 2,056명을 대상으로 기술통계 분석, 상관관계 분석, 위계적 선형모형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첫째, 학교적응 전체변량 중 6.1%가 지역사회 간 차이로 나머지 93.9%가 개인 간 차이로 설명되며 학교적응이 지역사회별로 통계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가족 사회자본과 관련하여 방임을 적게 경험할수록, 학대를 적게 경험할수록, 부모가 자녀의 친한 친구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잘 알수록 자녀가 학교에 더 잘 적응하였다. 셋째, 지역사회 사회자본과 관련하여 공동체의식이 높은 지역사회 청소년이 학교에 더 잘 적응하였다.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청소년 학교적응 향상을 위한 가족 사회자본, 지역사회 사회자본 지원 방안을 논의하였다.
이 연구는 Post COVID-19 시대 유아교육의 새로운 형태로써 하이플렉스 수업 모형의 적용 가능성을 탐색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문헌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연구 절차로는 1) 현재 국내 유아교육의 당면과제 및 국내 원격교육의 운영형태를 살펴본 후, 2) 하이플렉스 수업 모형의 개요와 특징, 해외 기관의 적용 사례, 특히 해외 유아교육기관에서 하이플렉스 모형을 적용한 사례를 검토해봄으로써 3) 국내 유아교육 현장에서 하이플렉스 수업 모형을 적용하고자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도출하였다. 연구결과, 온라인과 오프라인, 실시간과 비실시간을 혼합하여 사용하는 모형인 하이플렉스 수업 모형은 학습자의 선택권과 주도성, 활동성을 강조하는 모형으로 고등교육뿐만 아니라 유아교육에서도 활용 가능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국내 유아교육 현장에 하이플렉스 수업 모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첫째, 물리적 환경의 구성, 둘째, 보조교사, 기술지원자 등 보조인력의 활용, 셋째, 교수법 적용을 위한 주체별(교사, 교육기관, 유아 보호자) 교육 및 공동체 운영이 고려되어야 함을 제안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의 의의 및 향후 연구를 제시하였다.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는 선거캠페인이 시작된 이래로 '영어유일주의'를 천명해 왔다. 이 단일언어 정책은 세계화가 본격화된 1990년대 이후 미국의 인구학적, 문화적 변화에 직면하여 이민자와 다문화주의를 거부하고 토착주의를 강조하는 흐름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특히, 미국의 히스패닉화와 스페인어의 성장에 대한 반작용으로 백인중심의 문화와 가치를 고수하려는 시도와 연결되어 있다. 본 논문은 이러한 트럼프의 단일언어주의를 대표적인 라티나 작가인 글로리아 안살두아가 제안하는 '경계의 언어'와 대비시키면서 코드스위칭의 효과와 이중언어 공동체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경계지대/국경"(1987)에서 안살두아는 하위언어인 스페인어를 텍스트에 포함시키며 자신의 언어적 현실을 드러냄과 동시에, 영어와 스페인어의 교차사용을 통한 번역작업을 시도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번역의 불가능성을 드러내면서 이중언어 사용의 불가피함을 암시하는 한편, 단일언어 독자들에게 타자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해야할 필요성에 대해 역설한다. 안살두아가 구현하는 '경계의 언어'는 이질적인 민족, 계급, 세대의 언어가 충돌하고 교섭하는 게임의 과정을 통해 생성된다. 고정되기보다는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언어적 형태를 통해 안살두아는 단일 언어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각과 더불어 다양한 언어들 사이에서 대안적 소통방식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프랑스에서 이민자 문제는 늘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마그레브 지역 이민자 문제는 다문화 국가 프랑스에서 늘 대립과 갈등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문제의 소지를 주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마그레브 이민자 문제가 서구와 적대적 혹은 대립적 의미의 '아랍-이슬람' 영역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지역 출신자를 '아랍-마그레브인'으로 명명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그런데 적어도 마그레브 지역을 알고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명명 방식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마그레브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에는 마그레브 토착민인 베르베르인이 많기 때문이다. 여러 베르베르인 중에서도 카빌인이 많은데, 이들은 언어와 문화, 사고방식 등에 있어 아랍인과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삶의 방식 등에서 여러 가지 다른 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수백 년 동안 아랍의 지배를 받으면서 저항으로 상징되는 반아랍적 정서가 이들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정서는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식민분할정책의 도구로도 활용되었다. 본고에서는 이와 같은 카빌인의 특징을 주목하면서 이들이 프랑스 내에서 정착해가는 과정에 대해 논하고자 하였다. 카빌인의 프랑스 내 이주는 마그레브 지역 출신으로는 첫 이민이었다. 본고에서는 이들의 이민 과정과 정체성 찾기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이를 통해 카빌인이 어떻게 공동체를 형성해 가며 문화운동의 주체로 거듭나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마그레브는 아랍 이슬람이다'라는 등식의 허구성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프랑스와 알제리 내에서 베르베르어 사용이 빈번해지고 그 위상이 높아진 데는 우연한 현상이 아닌 오랜 기간 프랑스 내 이민자의 정착 과정이나 문화운동과 전혀 무관치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했다.
본 연구는 중증뇌병변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에게 장애교육 현상이 어떻게 경험되고 있으며 그 경험의 의미와 본질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를 위해 7명의 중증뇌병변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을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여 심층면담을 실시하였고, 구술 원자료를 Rennie(2000; 2006; 2007)의 해석학적 질적연구방법론을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53개의 의미단위와 16개의 하위범주 및 7개의 해석학적 범주를 구성하였다. 해석학적 범주는 '매일매일 통곡하는 마음', '자원의 사회적 동원', '앞만 보고 전진', '계란으로 부순 바위', '먼 곳 바라보기', '더불어 사는 교육', '장애교육의 주체화'이었다. 연구참여자들에게 장애자녀 교육은 체념단계, 추스림 단계, 비전세우기 단계와 도전단계, 작은 성취 단계를 통하여 최종적으로는 공동체에 희망걸기 단계로 나아가는 좌절과 희망세우기의 동시경험으로 나타났다. 연구참여자들이 보이는 반복적인 공통의 행위패턴을 분석한 결과 추수형, 현실전략형 및 불굴의 도전형의 세 가지 유형을 보이고 있었다. 이들의 교육경험의 핵심범주는 '중증장애 절망을 교육을 통해 희망으로 바꾸어가는 연단의 과정'이었다고 결론지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중증뇌병변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교육경험의 실태와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한 논의를 하였고, 어머니들의 장애자녀 교육지원을 위한 구체적 제언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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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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