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하나의 관습화된 제도로서 당연시되는 결혼식 의례를, 젠더를 둘러싸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화적 코드들을 담고 있는 중요한 사회적 텍스트로 간주하고, 한국의 결혼식 의례와 그 절차에 대한 신화 분석을 수행했다. 서구의 근대적 이데올로기의 신물인 낭만적 사랑의 신화와 함께 유교적 전통하에서의 한국적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는 현재 한국의 결혼 문화를 중층적으로 결정짓는 중요한 틀이다. 이 연구에서는 우리 사회의 결혼식을 전시 영역과 비전시 영역으로 구분하고, 전시 영역의 서구적 사랑의 각본과 비전시 영역의 전통적 유교 이데올로기 각본을 분석하여 각 영역들이 젠더 관계를 어떻게 신화적으로 재구성하는가를 살펴보았다. 또한 1980년대 들어 나타난 결혼식의 변형들이 한국 사회에서의 신분 상승 욕구와 관련된 키치적 성격을 띠는 동시에 젠더 불평등 관계를 은폐하는 신화의 기능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 연구의 목적은 개인의 이데올로기, 개인의 경제적 상황에 대한 인식, 그리고 개인의 사회 문화적 특성들이 어떻게 2006년 이후 2008년 까지 출산회복기의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출산순위별로 분석하는 것이다. 분석 자료로는 200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2007년 전국 출산동향 조사가 사용되었다. 이 자료의 응답자는 2007년도에 출산한 여성 1467명과 2007년도에 출산하지 않은 여성 1,00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데올로기, 경제적 상황, 그리고 사회경제적 특성 요인들이 출산 행위에 미치는 영향은 출산순위에 따라 차이가 났다. 둘째, 출산장려 정책은 육아와 같은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부부관계보다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전통적 가족이데올로기를 강조할 필요성이 있다. 셋째, 혼인연령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현대 한국 여성의 여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시대별로 분석, 여성들이 여가 문제에 있어 어떤 이데올로기 갈등을 겪어왔는지 그 사회적, 문화적 맥락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향후 여성의 여가향유 환경 개선을 위한 의미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여성 여가에 대해 다룬 총 4,614개의 언론 기사의 652,513개의 단어를 '의미연결망' 기법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1960년대에는 '현대화'와 '현모양처' 이데올로기가 혼재된 양상을 보였고, 1970년대에는 전통적 현모양처에 뿌리를 두되 부업을 통해 가정 경제에 기여하는 희생적인 여성의 모습을 미덕화 했다. 1980년대 여성의 고등교육과 사회진출 증가로 '현대 여성 이데올로기'가 강조되었으나, 이 시기부터 여성 여가 문제에 있어 '현모양처' 이데올로기와의 본격적 갈등이 시작된다.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 1990년대에는 오히려 두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심화된 양상을 보였고, 2000년대에도 이러한 갈등은 지속되며 오히려 이데올로기 갈등 사이에서 여성은 자신의 여가를 희생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0년대에는 두 이데올로기 간의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여가상품의 증가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스낵컬쳐 여가를 선호하는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전통'과 '이데올로기'를 바라보는 해석학적 논의를 통해서, 보수와 진보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고, 이를 통해 우리사회에서 전개되고 있는 이념 논쟁에서 타협의 방식을 간접적으로나마 찾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먼저 가다머(H.G. Gadamer 1900~2002)와 하버마스(J. Habermas 1929~ ) 그리고 리쾨르(P. Ricoeur 1913~2005)를 중심으로 해석학이라는 분과학문이 전통과 어떤 식으로 관련되는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가다머 해석학의 보수적 측면과 하버마스 해석학의 진보적 측면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보수적 입장과 진보적 입장에 대한 해석학적 의미를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리쾨르의 시선을 좇아 가다머와 하버마스 해석학의 차이점과 공통점, 한계점과 보완점을 찾아낼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해석학적 종합을 통해서 보수 대(對) 진보라는 이념 문제의 해결 방식을 간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애니메이션 영웅 캐릭터는 캐릭터의 한 카테고리로서 캐릭터 특유의 특징과 함께 전통적 이데올로기를 암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들 애니메이션 영웅이 전달하는 전통적 메시지는 문화적 개성에 대한 심벌을 재해석하여 관객들에게 전통문화가 거부감없이 쉽게 받아들여지도록 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백사(White Snake, 2019)>는 중국에서 잘 알려진 백소정과 허선의 사랑이야기를 소재로 한것으로서 전통사상과 전통의상을 살리면서도 스토리텔링과 이미지 컨셉, 애니메이팅등의 시각적 요소들을 글로벌한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들을 보여주고 있다. 본문에서는 동양 애니메이션에서의 히어로 캐릭터와 디즈니 캐릭터 간의 차이점과 그 가치를 애니메이션<백사>를 통해 분석해보고 이를 통해 애니메이션 창작에 미치는 영향과 역할을 도출해보려 하였다.
오늘날 세계는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되었지만, 생태위기의 발생과 더불어 환경문데를 둘러싼 불평등이 감소하기 보다는 오히려 증대하고 있다. 21세기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생태학은 이러한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지식 및 실천으로서 '환경정의'의 개념 또는 이론을 필요로 한다. 진정한 환경정의론은 한편으로 생태학의 규범적 측면들을 발전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 이의 이데올로기의 동원을 막을 수 있는 이론적 및 실천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정의에 관한 개념적 연구는 주로 사회정의에 관한 철학적 전통, 특히 자유론, 공리주의, 계약론을 포괄하는 자유주의적 정의론, 맑스주의적 정의론 및 포스트모던 정의론 등에서 도출된 주요 개념들을 자연환경에 확대시키고자 한다. 환경정의에 관한 몇몇 학자들, 대표적으로 벤쯔(Wenz), 하비(Harvey), 로와 그리슨 (Low and Gleeson) 등은 다양한 전통을 위에서 제시한 (환경)정의론들을 면밀히 고찰하여, 이들 각각의 한계를 제시하거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나아가 이들을 종합하고자 했다. 이들의 연구는 환경정의에 관한 다양한 이론들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지만, 그 자체로 일관성 있는 이론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이 글에서 제시되는 환경정의론은 인간들 간의 관계, 자연과 인간들 간의 물질적 관계, 그리고 상징적 관계 등에 상응하도록 정의를 3가지 차원, 즉 분배적 정의, 생산적 정의, 승인적 정의로 구분하고자 한다. 이들은 각각 필요의 원칙, 노동의 원칙, 그리고 의사소통의 원칙에 기초하며, 또한 각각 자유주의적, 특히 롤즈의 정의론, 맑스주의 정의론, 그리고 비판이론이나 포스트모던 정의론에서 많은 시사점들을 얻을 수 있다.
이 글은 한국의 유교적 근대성이라는 맥락에 초점을 두고 메리토크라시와 민주주의의 관계를 규명해 보려는 한 시도다. 서구에서는 이 메리토크라시 이념이 '민주주의의 토대'라고까지 평가되는데, 이 글은 강하게 메리토크라시 이념을 쫓았던 유교적 문화 전통의 영향으로 우리 사회에서도 어느 정도 그런 연관이 확인될 수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오늘날 한국의 민주주의는 유교 전통의 긍정적 영향사 위에 서 있다. 그러나 메리토크라시는 민주주의에 대해 반드시 긍정적인 함축만을 갖지는 않는다. 이 글은 그것이 심각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생산하고 정당화하면서 민주주의의 토대를 스스로 잠식해가는 '배반의 이데올로기'이기도 함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강한 유교적 전통을 갖고 있는 동아시아 사회들에서는 메리토크라시 이데올로기를 단순하게 무시하기 쉽지 않은데, 여기서는 유교 전통의 계승이라는 차원에서 '정치적 메리토크라시'(현능정치)에 대한 유혹도 결코 가볍지 않다. 이 글은 또한 이 정치적 메리토크라시가 결코 민주주의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논증하며, 메리토크라시와는 다른 방식으로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식의 인식이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해 가질 수 있는 함축에 대해서도 짧게 논의한다.
수천년을 거쳐 온 역사 속에서 '아버지'라는 인물은 가족의 건강과 마음을 챙겨주는 대상 이외에도 사회적으로 가족을 대표하고 부양하는 능력을 가진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19세기에 편중된 서구의 가부장적 전통과 더불어 한국 사회에서의 아버지 역시 한국 전통의 유교문화를 바탕으로 가부장적 부성성을 띠고 있다. 1960년대부터 산업화를 이루어 결국 21세기에는 가족중심주의 대신 개인중심주의로, 서열화 대신 평등성을 강조하며 상호존중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하는 근대적 가치에 중심을 두게 되었다. (2005, 한국가족문화원, 21세기 한국 가족)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진 급작스런 근대화로 인해 실제로는 아직 한국사회에 전통적 가족문화 현상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이러한 한국 특유의 가족문화를 바탕으로 가족 내에서 한국의 아버지는 가부장적 남성중심적 사고를 가지고 가족의 생계와 안전을 책임지며 감정보다는 이성에, 부드러움 보다는 무뚝뚝함에 더 중심을 두는 것이 남자,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역할이라고 여기게 된다. 이러한 아버지의 모습에 대한 사회적 이데올로기는 미디어를 통해 표현되는데, TV나 영화에서 보여지는 가부장적 아버지의 이미지가 그 예이다. 본고는 그러한 한국의 아버지가 묘사된 영화 분석을 위해 선정한 영화 두 편을 통해 한국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아버지의 역할이 어떠한지를 메츠의 통합체, 계열체분석과 그레마스 분석 방법을 이용하여 기호학적 의미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사례분석을 위해 선정된 영화로는, 한국형 가장으로서의 아버지가 표현된 영화 '플라이 대디'와 한국형 기러기 아빠가 등장하는 '우아한 세계'가 있다. 위의 영화들은 영화 속의 가부장적 부성성과 그 배경이 된 한국 전통의 이데올로기가 미디어를 통해 투영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문화재 인식의 출발점이 되는 문화재 '선택'에는 당시 지배 권력의 문화적 이데올로기가 반영된다는 가정을 세웠고, 이를 20세기 한국의 사례를 통해 증명하였다. 먼저 대한제국 후기(1901~1910)에는 조선시대부터 가져오던 과거 유적들에 대한 관점을 거의 유지하고 있었다. 국가가 중요하게 보호하려 한 대상은 왕릉과 왕실기록물들이었다. 이 시기에 한국 유적들에 대한 일본인들의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에 자극받은 계몽주의 지식인들에 의한 주체적 문화재 인식 시도가 있었으나 제도화되지 못하였다. 일제강점기(1910~1945)에는 일본인들 주도로 문화재 조사와 제도화가 진행되었고, 이는 현재 한국 문화재 관리체계의 출발점이 되었다. 당시 조선총독부가 주도한 고적 조사, 지정, 보호, 선양 활동은 일본 제국주의 지배를 합리화함과 동시에 식민주의 사관을 반영하는 것들이었다. 국내 민족주의자들이 계몽적 차원에서 고적애호 운동을 벌였으나, 이는 일본인들이 기획한 고적조사 성과에 기초하였다는 한계가 있었다. 해방 후(1945~2000)에는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기반하여 문화재 복구와 복원 활동들이 있었고, 여기에도 정권의 정통성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었다. 그리고 1997년의 '문화유산 헌장' 제정은 문화재가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의 수단이 되는 것을 넘어 그 자체로 이데올로기가 되는 일이었다. 지난 20세기 동안 한국에서는 정치권력의 선택에 따라 문화재의 내용이 변하였다. 이 선택에는 당시 권력이 문화재에 대해 가지는 문화적인 이데올로기가 반영되었다. 이런 문화재 선택의 배경에는 개념어와 사회의 상호 보완적 관계, 즉 집합기억의 이데올로기적 특성이 작용하고 있었다. 지배집단은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피지배집단에 각인시키려 하는데, 그 수단으로 정권의 정통성을 인식시킬 수 있는 전통문화에 관련된 집합기억, 즉 문화재 선정과 활용에 관여함으로써 이를 실현하려고 했다고 볼 수 있다.
1949-66년, 신중국 성립 후, 새로운 정권의 기반을 다지고, 국가적 이미지를 수립하기 위해 "무산계급 혁명교육" 은 새로운 시대 속 문예창작의 주요 노선이 되었다. 이 시기 중국 애니메이션은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교육을 강조하면서 그 주요한 내용들이 소련의 문예사상과 창작방식에 대한 교조적 수용의 결과라는 오해를 낳게 된다. 정치적 특징을 강하게 드러내는 이 시기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한편 창작자들의 주체적 수용과 중국 전통문화의 계승이라는 문화적 자각이 계속 작동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이 시기 애니메이션의 소재, 서사, 캐릭터 등이 중국의 '문이재도' 문예관의 사상적 특징과 전통적 표현방식을 계승하고 있었다는 사실에서 알수 있다. 따라서 소련 '교조주의'와는 구별되는 독자적 창작 스타일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할수 있다. "혁명 영웅 캐릭터", "혁명 사상의 신화적 표현", "독특한 나레이터 서술 방식" 이라는 1949-1966년 사이의 중국 애니메이션의 특징점은 곧 '문이재도'(文以?道) 문예관이 성립된 후 전통 예술창작의 중요한 표현수단이었던 '영웅 캐릭터', '신화 이야기', '설서 예술' 의 사상적 계승과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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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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