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18세기 영남 지방의 선비였던 명암(明庵) 정식(鄭?)(1683-1746, 숙종9-영조22)의 시작(詩作)에 나타난 은일지사적(隱逸之士的) 특성에 대한 입체적인 고찰을 목적으로 한다. 그는 지절(志節)에 있어서 대단히 강개한 측면을 지니고 있었는데, 청나라가 들어선지 약 40년 후 출생했으나, '명암(明庵)'이라는 그의 호에서 드러나듯 여전히 명나라를 숭모와 추앙의 대상으로 여기는 데 변함이 없었으며, 평생 동안 벼슬을 거부한 채 초야에서 독야청청(獨也靑靑)의 지사(志士)로 살다 갔다. 당시 명암이 살던 진주(晋州) 권역은 남명 이후 실천적 도학의 분위기가 팽배했던 지역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은거는 명암이 택한 실천적 행동의 한 양상이었으리라 유추할 수 있다. 명암의 시에 대해서는 여러 방향에서 논의가 가능한데 본고에서는 다음 두 가지 사항에 초점을 맞추었다. 첫째, 세상에 대한 그의 자세, 즉 은거라는 측면과 관련해서 작품을 살폈다. 둘째, 시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 단순히 은거시를 검토한다는 평면적인 관점에 머물지 않고, 당당하고 거침없는 무애인(無碍人)의 기상, 한거(閑居)에 내재된 자기 연민과 우울의 감정, 그리고 사물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정감(情感)의 표출이라는 세 항목이 서로 유관(有關)함을 밝히고, 이들 각각에 대해 차례로 탐색하는 입체적인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이 논문은 일제 강점기 국학자 안확(安廓, 1886~1946)의 "조선문학사(朝鮮文學史)"와 "조선문명사(朝鮮文明史)"에 나타난 그의 조선 민족사에 대한 인식을 분석했다. 그는 조선의 각 시대별 문학 작품들에 내재된 민족의 정신 사상적 측면을 발굴하여 근대적 관점의 문화사를 기술했고, 고조선부터 조선까지의 한국 민족사를 연속된 정치사의 입장에서 재구성했다. 그에게 있어서 민족은 문화적 공동체("조선문학사")이자 정치적 공동체("조선문명사")였다. 안확은 '문화'와 '정치'를 이원적이지만 표리(表裏)의 관계로 파악했던 것이다. 안확은 "조선문학사"를 통해 민족의 정신적 '자각'을 강조했다. 그에게 있어서 자각은 정신이 물질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추구하는 보편적 진보의 과정이었다. 또한 그는 "조선문명사"에서 조선 정치사의 특색을 '자치'의 역사에서 찾았다. 조선 정치사가 자각적 자발적 문명으로 진화할 수 있었던 것은 민의를 반영하고 수렴하는 고유한 자치의 전통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안확은 그의 두 저서를 통해 조선의 민족사가 문화적 관점에서는 자각의 역사였으며, 정치적 관점에서는 자치의 역사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에게 자각은 정신의 보편성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었고, 자치는 민족의 독자성을 강조한 개념이었다. 안확은 두 저서를 통해 문화적 보편성과 정치적 독자성의 결합을 추구했다.
최근 NFT 아트를 접하고 구매하는 방식은 대중적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NFT 아트에 대한 다양한 전망과 예측이 나타나고 있다. NFT 아트에 대한 논의는 주로 시장의 규모와 수익, 지속 가능성에 대한 측면에서 화제가 된다. 코로나 이후 디지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거의 모든 장르의 문화예술이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을 화두로 강제적 전환기를 맞았지만 수익성의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것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미술 분야와 블록체인의 결합, NFT라고 하는 새로운 유통방식은 기술적 측면의 전환과 수익창출을 통한 지속성, 나아가서는 시각예술의 장르적 확장까지 연결되는 근본적인 변화를 야기함으로써 많은 관심을 불러 모았다. NFT와 미술시장에 대한 담론은 최근의 현상으로 이에 대한 학술적인 분석이나 연구보다는 신문이나 미술 관련 연구소의 자료를 통한 통계와 수치적 보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NFT 아트와 관련된 논의들은 단순히 최고가 갱신과 낙찰 기록과 같은 현상의 단편이 아닌 기술과 예술의 접목, 유통방식의 변화, 매체의 변화에 따른 창작방식의 변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본고에서는 창작가와 유통방식의 변화를 중심으로 영향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뮤지컬 보컬 수업에 있어 다양한 발성법을 익히고 학생들에게 적용시키기 위해 동시대에 나타나는 발성법과 노래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뮤지컬 보컬 발성법은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화하며 진화하고 있다. 오늘날 현대 뮤지컬의 특징은 어느 한 장르로 국한 할 수 없으며 작품 양식과 더불어 음악의 장르도 여러 장르로 파생되어 공존한다. 본 연구의 대상인 'The Girl in 14G'는 다양한 보컬 창법을 구사하는 미국의 유명 뮤지컬 배우인 크리스틴 체노웨스(Kristin Chenoweth)의 앨범에 실린 노래이다. 이 노래의 작곡자인 제닌 테소리(Jeanine Tesori)는 이 노래에서 뉴욕을 대표하는 음악 장르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이스트 빌리지 재즈'를 표현하기 위해, '성악 창법(Classical Voice), 재즈(Jazz), 벨팅(Belting) 창법, 믹스드 보이스(Mixed Voice)'의 다양한 보컬 테크닉으로 작곡하였다. 노래의 전개는 1명의 배우가 3가지 음악 스타일과 창법으로 3명의 다른 인물을 넘나들며 연기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The Girl in 14G'를 부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보컬 테크닉의 습득이 필요한 만큼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며, 교육적 측면에서 학생과 배우에게 좋은 텍스트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연구를 통해 이 노래는 탄탄한 음악적, 극적 구성을 갖는 대표적인 노래로써 현대 뮤지컬 보컬 테크닉의 융합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예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 글은 코로나19바이러스 팬데믹을 통한 감염의 공포와 인간 종의 급격한 위상 변화를 H. P. 러브크래프트의 소설과 『Project LC. RC』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전 지구적 기이함이라고 할 수 있는 팬데믹 사태와 기후변화는 생태계 내에서의 인간 종의 지위와 역사를 근본적으로 되묻는다. 러브크래프트의 위어드 픽션에 등장하는 공포의 크리처와 우주적 무관심주의는 오늘날의 전 지구적 기이함을 밝히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동시대적이다. 그러나 러브크래프트의 인종주의는 그의 우주적 공포의 정체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도록 한다. 『Project LC. RC』는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에서 논란이 되는 인종주의와 여성혐오를 다시 쓰는 문화적 변용의 작업이다. 변용은 러브크래프트적인 공포에 감염되면서도 그것의 변이를 창출하는 작업이다. 이 글은 우선 그러한 변용을 유도하는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이 갖는 창조적 힘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러한 전제 아래 이서영, 은림, 김보영의 러브크래프트 소설 다시쓰기의 의미를 비체, 식물 크리처, 공생의 이미지와 모티프 분석을 통해 밝히고자 했다. 구체적으로는 남근적인 공포를 환기하는 러브크래프트의 크리처는 여성주의적 다시쓰기를 통해 여성들의 절망을 끌어안고 위무하는 비체의 이미지(『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여성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식물적인 크리처(<우물 속의 색채>), 돌봄과 공생의 크리처(『역병의 바다』)로 뒤바뀐다. 이러한 다시쓰기는 노동, 돌봄, 연대와 같은 가치를 작품 속에 구현한다는 점에서 동시대적 의의가 있다. 결론에서는 앞서의 수정주의적 글쓰기로 축소되지 않는 러브크래프트 소설의 창조적 변용의 또 다른 힘에 주목하고자 했다.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라틴아메리카 독재정권과 사회 부조리에 대한 비판과 고발에 앞장 선 좌파 지식인이다. 공식적 역사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숨은 역사의 진실을 밝히려 파고든다. 그는 역사에 대한 기억을 중요시한다. 과거와 같은 불행한 역사의 반복을 끊기 위해서다. 본 연구의 주요 연구대상인 『포옹의 책』도 그런 글쓰기의 연장선에 있다. 이 작품의 이야기들은 대부분 작가의 기억에 의존한다. 이야기 전개 내용에서도 일관성이나 통합성이 없고, 글의 길이도 일정치 않아 지극히 비정형적이고 파편적이다. 이는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인 라틴아메리카 현실을 형식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전략이다. 그는 라틴아메리카 사회에 만연한 분리 시스템의 문제점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한다. 나와 타자는 물론 과거와 현재도 분리시킨다. 역사에 대한 기억을 텅 비게 만들어서 역사의식을 마비시킨다. 이런 시스템은 편리한 통치를 위해 고착화 된다. 이런 상황에서 폭력의 양상은 더욱 노골적이고 광범위해진다. 라틴아메리카 대중의 불안과 공포는 일상화된다. 하루하루를 희망 없이 견뎌내고 있는 현실이다. 갈레아노는 이 견디는 힘을 역사적 기억에서 찾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서 포옹할 때 미래의 새로운 역사를 만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갈레아노는 단순한 현실 비판이나 냉소적 태도에만 머물지 않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제시한다.
본 연구는 현대 뮤지컬사에서 대두되는 뮤지컬 양식을 통합과 해체란 관점으로 분석함으로써, 각 양식에 내포된 특성과 전략을 학술적으로 규명하는 데 있다. 뮤지컬의 양식은 시대에 따라 이합·통합 ·해체·융합의 시기로 나눌 수 있다. 뮤지컬 양식은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관점으로 양식의 발현시기와 의미를 고찰할 수 있다. 모더니즘은 '통합'과 '집중'의 에너지가 주조를 이루며, 전기 포스트 모더니즘은 '해체'와 '분산'의 동력이, 후기 포스트모더니즘은 양 사조의 변증법적 결과물로서 '융합'과 '조화'의 철학이 주조를 이루며 작동하고 있다. 뮤지컬의 창작 원리인 통합과 해체 원리는 뮤지컬 태동기의 불안정한 이합의 양식의 발전기를 지나 발현하였다. 이후 로저스와 해머스타인 2세의 등장으로 인해 드라마의 선형성이 강조되는 북 뮤지컬의 통합 원리를 구축하였고, 새로운 내용을 담기위해 콘셉트 뮤지컬의 해체 원리가 탄생하였다. 이후 뮤지컬 작품들에서 발견되는 '융합성'은 이합에서 통합으로, 해체에서 다시 통합으로 선회하는 것으로, 좀 더 발전적인 의미에서 통합이 해체를 다시 포용하고 있다. 이렇듯 끊임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융합적 절충은 뮤지컬 양식의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2019 개정 누리과정에서 유치원교사에게 강조된 자율성에 대한 인식과 실천현황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교사 자율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인식과 실천의 양상을 파악하여 교사 자율성이 반영되는 교육과정 운영에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121명의 공·사립 유치원교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고 빈도분석과 경력에 따른 차이검증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첫째, 유치원교사의 '자율성 인식'에서는 '자율성의 개념에 대해 관심이 많고, 실천하고자 시도해보았다', 자율성을 기대하는 분야로는 '교육계획 수립 및 운영의 자율성'이 가장 높았다. 고경력 교사들은 자율성이 대체로 잘 부여된다고 인식하는 반면, 저경력 교사들은 부여되지 않거나 보통이라고 인식하였다. 교사 자율성이 현장에서 부여되지 못한 이유로는 '기관에서의 자율적 의사결정 제한'이 가장 많았다. 둘째, 유치원교사의 '자율성 실천현황'은 기관운영 자율성 중 '교육계획 및 수립', 운영에서는 '일과 운영'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모 및 지역사회의 교류에서는 '홈페이지 운영'이, 교사 전문성 개발에서는 '교사연수 참여', 교육활동 자율성에서는 '유아와의 상호작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유아관찰 및 평가에서는 '활동 결과, 작품 등의 평가 유형, 방법 계획'과 '평가 결과에 기초한 상담 및 유아지도'에서 자율성 확보가 가장 높았다. 향후 연구에서는 자율성 실천의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장기적 사례 연구 등이 수반되어야할 것이다.
국악공연은 타 공연예술 장르와 비교하여 낮은 유료관객 비중, 관람객 연령대의 편중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선행연구들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 대한 분석이 필요함을 지적하였지만, 주로 일원적 차원에서 공연 서비스 품질이 관람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데 머물렀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만족 요인을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연 이전에 서비스 실패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들을 파악하여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Kano-Timko 모형을 이용하여 국악공연 서비스 품질요인을 분류하고, 잠재적 고객만족지수를 통해 국악공연의 서비스 실패 지점을 확인하고 우선 개선순위를 파악하였다. 연구 결과, 국악공연의 출연진 실력, 작품 완성도, 직원의 친절함에서 서비스 실패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를 통해 국악 공연기관 및 단체가 국악공연에서 발생하고 있는 서비스 실패에 대한 사전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 내기 위한 효과적인 운영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서비스 실패의 개념을 적용하여 일원적 차원에서만 파악되었던 공연 서비스 품질을 Kano모형을 바탕으로 분류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가 있을 것이다.
최근 십여 년 사이에 급속도 발전한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과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보급률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영화제작을 통한 다양한 국제 교류의 가능성을 연구해 볼 것이다. 정부와 자본 중심의 교류, 단순한 영화제작교육 이라는 목표에서 벗어나 민간 중심의 문화 교류에 방향성을 두고자 한다. 2017년 11월 17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한국-베트남 영화제>의 부대행사로 <스마트폰 영화 워크숍>이 열렸다. 영화제 기간 내에 3일 동안 진행된 워크숍으로 한국의 영화감독과 베트남의 영화학도들 간의 국제 협업 프로젝트로 주목을 받은 행사였다. 본 연구자는 이 워크숍의 멘토로 참여하여 실무중심의 연구를 진행하였다. 워크숍의 팀 구성과 시나리오, 촬영장비, 일정 등 한국에서의 Pre production부터 현지에서 작품을 완성하고 상영에 이르기까지 Production, Post production의 전 과정을 단계별로 짚어보았다. 직접 경험한 국제 워크숍 교류 사례 분석을 통해 시행착오와 개선방안 등을 모색하고 나아가 문화교류의 성과와 향후 기대 효과에 대해서도 가늠해 볼 것이다. 이 경험적 실무 사례연구를 참고삼아 국제 워크숍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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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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