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지리환경교육에서 있어서 전통적인 인간(또는 사회)과 자연의 이분법을 타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근 지리학을 비롯한 사회과학에서 논의되고 있는 자연의 사회적 구성, 즉 사회적 자연 개념의 수용을 주장한다. 이를 위해 영국과 오스트레일리아 그리고 우리나라 지리 교육과정 및 교과서 분석을 통해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 환경의 의미, 사회적 자연 개념의 수용 정도를 파악하였다. 최근 학문과 교육의 키워드가 통합 및 융합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자연은 지리환경교육에도 꽤 설득력을 지닐 수 있다. 실제로 자본주의가 고도화되면서 자연은 인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실천에 의해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있다. 따라서 지리교육은 자연과 인문이라는 영역의 간극 을 좁히면서, 단순한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 탐색을 넘어 자연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구성되는지를 탐색하는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회적 자연이 지리환경교육적 측면에 가지는 또 하나의 의의는 학생들에게 인간과 자연, 인간과 장소의 관계에 대한 관계적 감수성을 길러 줄 수 있다.
한국의 문화-역사지리학계에서는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학자들이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이 분야는 문화지리학, 역사지리학, 지리학사, 사회.경제사, 문화사, 인류학, 조 경학 등의 여러 가지 학문분야를 망라하는 학제적 성격을 띠고 있다. 한국에서 이 분야에 관련된 논문이 주요 학술지에 처음으로 출현한 것은 1960년대 초이며, 1970년대에는 이 분 야에 대한 정체성이 확립되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는 한국의 문화-역사지리학이 양적으로 나 질적으로 일대 비약을 가져온 시기이며 이러한 경향은 1990년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된다면 한국의 문화-역사지리학은 더욱 전문 화되어 완전히 하나의 독립된 학문분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날 세계는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되었지만, 생태위기의 발생과 더불어 환경문데를 둘러싼 불평등이 감소하기 보다는 오히려 증대하고 있다. 21세기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생태학은 이러한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지식 및 실천으로서 '환경정의'의 개념 또는 이론을 필요로 한다. 진정한 환경정의론은 한편으로 생태학의 규범적 측면들을 발전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 이의 이데올로기의 동원을 막을 수 있는 이론적 및 실천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정의에 관한 개념적 연구는 주로 사회정의에 관한 철학적 전통, 특히 자유론, 공리주의, 계약론을 포괄하는 자유주의적 정의론, 맑스주의적 정의론 및 포스트모던 정의론 등에서 도출된 주요 개념들을 자연환경에 확대시키고자 한다. 환경정의에 관한 몇몇 학자들, 대표적으로 벤쯔(Wenz), 하비(Harvey), 로와 그리슨 (Low and Gleeson) 등은 다양한 전통을 위에서 제시한 (환경)정의론들을 면밀히 고찰하여, 이들 각각의 한계를 제시하거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나아가 이들을 종합하고자 했다. 이들의 연구는 환경정의에 관한 다양한 이론들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지만, 그 자체로 일관성 있는 이론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이 글에서 제시되는 환경정의론은 인간들 간의 관계, 자연과 인간들 간의 물질적 관계, 그리고 상징적 관계 등에 상응하도록 정의를 3가지 차원, 즉 분배적 정의, 생산적 정의, 승인적 정의로 구분하고자 한다. 이들은 각각 필요의 원칙, 노동의 원칙, 그리고 의사소통의 원칙에 기초하며, 또한 각각 자유주의적, 특히 롤즈의 정의론, 맑스주의 정의론, 그리고 비판이론이나 포스트모던 정의론에서 많은 시사점들을 얻을 수 있다.
본 연구는 1980년대 이후 주로 영어권 국가들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역지리 연구의 새로운 논의들을 개략적으로 정리하여 그 윤곽을 소개하려는 것이다. 새로운 지역지리 논의는 지리학자들과 사회이론가들과의 활발한 지적 교류가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신지역지리학을 주창하는 사람들은 공간이 수행하는 역할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공간은 그 속에 온갖 사상(事象)(things)을 담고 있는 용기(容器)(containers)가 아니다. 그것은 한낱 어떤 존재의 외부환경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존재를 존재이게 하는 본질적 차원이다. 신지역지리학은 크게 네 갈래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구조화 이론에서 출발하여 시간지리학으로 연결되는 연구 흐름, 공간적 분업론을 기반으로 지역문제에 포괄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연구들, 그리고 세계체계론을 공간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려는 연구들, 마지막으로 탈-후기구조주의 시대에 인간주체를 강조하려는 연구가 그것이다. 그러나 신지역지리 연구는 이론적 논의에 비해 아직 경험적 연구가 많이 축적되지 못한 편이다. 그 이유는 신지역지리 연구이념을 구체적인 경험적 연구로 이어주는 중범위 수준의 개념들이 아직 충분히 개발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는 국가 개입을 통해 작동하는 경로의존적, 혼종적, 모순적 프로젝트로 이해된다. 신자유주의 하에서 실제 국가의 개입은 그 힘이 약화되었다기보다는 전략이 변화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는 특히 도시공간의 재구성을 위한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에서 잘 나타난다. 이러한 점에서 이 논문은 발전국가로 특징지워지는 한국에서 신자유주의의 도입과정과 이에 따른 도시정책의 특성 변화를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 논문은 우선 1960년대 이후 국가주도적, 수출지향적 경제개발을 주도한 발전국가 및 그 공간정책의 특성을 살펴보고, 1980년대 후반 이후 신자유주의의 전개과정을 두 단계, 즉 1980년대 후반에서 1997년 경제위기 이전(1단계)과 그 이후 현재까지(2단계)로 구분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특히 이러한 신자유주의화 과정은 기존 발전주의와 상호 중첩적, 혼종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며, 이러한 성향은 공간정책의 변화과정에 반영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끝으로 국가와 시장 간 결합(즉 발전주의적 신자유주의)은 다양한 유형으로 전개될 수 있지만, 국가의 발전 전망과 공간정책은 산업(자본)중심이 아니라 복지(인간)중심이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본 연구는 신문화지리학, 공간 정치경제학, 조경학에서 논의되어 온 경관론들을 통합적으로 검토하고 재해석함으로써 도시 경관의 생성과 변화를 해석하는 이론적 틀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경관 개념은 인간, 특히 부르주아적 주체를 자연과 분리하여 자연에 대한 시각적 전유를 이루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근대적 경관 개념을 수용한 오늘날의 조경은 경관을 실증 과학 혹은 예술의 대상으로 한정짓는다. 본 연구에서는 '물질화된 담론'과 '물질화된 자본'으로서의 경관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경관 해석 이론을 제시하였다. 신문화지리학을 중심으로 한 경관의 사회 정치적 해석 논의들을 검토한 결과, 물질화된 담론으로서의 경관은 지배층의 시각을 담은 '보는 방식'이고, 탐험가나 예술가들을 통해 구현되는 제국주의적 시각이며, 남성적 관음적 '응시'이기도 하다. 경관의 경제적 측면에 주목하는 공간 정치경제학자들에 따르면, 경관의 생산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잉여 가치 생산을 위한 필연적 국면이며, 소비 문화의 확산과 함께 경관자체가 소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경관의 물질성과 이데올로기성을 변증법적으로 보아야 하며, 경관과 사회는 존재론적으로 분리될 수 없다.
오늘날 생태위기는 흔히 주체와 객체, 인간과 자연간의 데카르트적 이분법에 기초하여 자연을 대상화하고 도구적으로 정복한 근대성의 결과라고 이해된다. 이에 따라 근대성에 반대하고 나아가 생태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환경론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본 논문은 근대성에 반대하여 새로운 담론 및 정치를 구축하고자 하는 포스트모던 패러다임 특히 탈구조주의자들의 주장이나 이론들 속에 함의되어 있는 생태학적 논의들을 검토하고. 나아가 이러한 포스트모던 생태학에 근거한 환경정의론의 가능성을 모색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본 논문은 우선 탈구조주의 일반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생태학적 논의와 환경윤리적 함의를 검토하고, 탈구조주의자들 가운데 가장 명시적으로 생태학적 논의를 담고 있는 들뢰즈의 철학에서 '행동학'과 '리좀적 자연주의'에 초점을 두고 그의 뛰어난 생태학적 통찰력을 고찰하며, 끌으로 포스트모던 관점에서 '차이'를 이론화하고자 한 생물지역주의 그리고 특히 들뢰즈의 생태학에서 핵심을 이루고 있는 공생과 타이를 환경정의의 입장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본 논문은 국가와 자연이 각각 독립적이고, 자연을 인간의 손길로부터 떨어져 신성한 것으로 간주하는 근대적 인식을 비판하는 "국가-자연의 정치생태학" 논의를 차용하여 한국에서 나타나는 국가와 자연의 복잡성을 관계적, 과정적으로 고찰하기 위한 시론이다. 이를 위해서 먼저, 국내사회과학에서의 국가와 자연과의 관계에 대한 기존의 논의들(생태주의, 신진대사균열론, 자연의 사회적 구성론, 녹색국가론 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들 논의에서 국가와 자연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누락되었음을 지적한다. 이어서 대안적인 관점으로 국가-자연의 정치생태학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한다. 끝으로 국가-자연의 정치생태학적 접근이 한국의 자본주의 발전과정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본 논문은 한국에서 피시방으로 불리는 인터넷 카페에 의해 생산된 도시경관의 성격과 함의, 그리고 피시방에서 실제와 가상공간 사이에 혹은 인간과 기계 공간 사이에 존재하는 사이보그로서 인간 육체의 활동과 경계에 대한 그들의 영향을 탐구한다.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 본 논문은 먼저 전자 건축 공간으로서 피시방의 거리경관을 조사하고 피시방의 도시 전자 공간을 하이퍼텍스트 공간의 의미에서 제시한다. 그런 다음, 피시방에서 인간-기계 혼성체 혹은 사이보그로서 존재하는 인간 육체에 대한 피시방의 영향을 조사한다. 실제와 가상 공간 사이의 혹은 인간과 기계 공간 사이의 제삼 공간, 경계 공간 혹은 혼성 공간으로서 피시방의 패러독스적 사회-공간적 특징은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먼저, 피시방에서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가상 공간에서는 이동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실제 공간에서는 정적이라는 점에서 유목적이고 동시에 정착적인 경관이 나타난다. 둘째, 비록 피시방이 열린 공적인 전자공간으로서 역할을 하지만, 남성주의적인 젠더화된 공간을 형성하면서 보이지 않는 사회적 경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열린 공간이면서 닫힌 공간이다. 셋째, 피시방에서 인간 육체의 감각적 경계는 전자 네트워크를 통해 확장되지만, 동시에 그것의 사회적 경계는 자기중심적인 상상의 공간을 통해 수축된다. 그리하여 마지막으로, 피시방은 육화되고 젠더화된 경관을 갖고 있는 사회적 공간일 뿐만 아니라, 인간-기계의 결합의 사이보그 경관을 수반하는 비-장소로 특징지을 수 있다.
본 연구는 지리교과를 통한 시민성 교육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것으로서 '시민성'과 '시민성의 공간' 에 대한 내재적 정당화에 관한 논의이다. Peters의 지식의 형식과 입문으로서의 교육관에 따라 지리적 지식의 형식을 검토하여 시민성을 내재적으로 정당화하였다. 지리학은 탈실증주의 패러다임의 언어와 이데올로기의 도입을 통해 기존의 '공간' 중심에서 '인간'과 '사회'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이는 다름아닌 시민성의 공간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즉, 사회공간이론을 통해 가치중립적인 물리적 공간 개념을 거부하고, 가치내재적인 '시민성의 공간'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지식의 형식의 변화가 지리교과의 내용지식의 변화를 주도한다고 볼 때, 시민성은 내재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지리교과의 내용지식으로서의 시민성은 사회과 교육목적을 그대로 수용하는 외재적 정당화가 아니라, 지리적 지식의 형식을 통해 내재적으로 정당화될 때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시민성 공간에 토대한 시민성이라는 가치와 신념으로의 입문으로서의 지리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어떤 목적지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관점을 가지고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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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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