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121개 문화경관의 등재 경향과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문화경관 유산의 특성과 가치를 이해하고, 향후 문화경관으로 등재할 유산의 선정 기준과 등재 방안을 모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UNESCO 세계유산센터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공식 문서와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각 문화경관의 기본 정보와 속성 정보를 수집하여 기술통계 분석을 실시하고, 분석 결과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도출된 주요 경향성과 관련된 개별 문화경관 사례를 추가적으로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문화경관은 유럽과 아시아에 집중되어 있으며 1992년 이후 등재 건수가 꾸준히 증가해 왔음을 확인하였다. 문화경관은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반영한 경관의 독특성, 전통문화와 토지 이용 방식의 중요성 등을 인정받아 주로 등재기준 (iv), (iii), (v), (ii)를 중심으로 등재되고 있다. 또한 문화경관은 크게 의도적으로 설계된 경관, 유기적으로 진화된 경관, 연상적 경관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그 중에서도 농업, 산업 등 인간 활동과 자연환경의 장기적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 유기적으로 진화된 경관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세계유산 문화경관이 자연과 문화, 유형과 무형, 물질과 비물질을 아우르는 복합적 가치 체계를 지니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문화유산 인식과 보전 방식에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것으로, 개별 요소가 아닌 전체적 맥락을 중시하고 경관의 동적 변화 과정 자체에 주목하는 통합적 접근을 필요로 한다. 나아가 문화경관은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로서 지역 정체성 확립, 공동체 회복력 강화,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문화경관의 보전과 관리에는 경관의 역동적 진화 과정을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관점과 지역 공동체와 이해당사자들의 적극적 참여에 기반한 거버넌스 체계가 요구된다. 본 연구는 문화경관의 특성과 가치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제고하고, 향후 문화경관 유산의 선정과 관리를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지형경관을 단순한 기호로 사용하여 지도화하면 지형의 형태와 내재된 형성과정에 대한 표현에 한계가 있다. 지형경관 지도화에 대한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 중에 하나가 지도를 통해 실제 경관을 상상할 수 있도록 연상기호를 제작하는 방법이다. 본 연구는 지형경관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지형 연상기호 제작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지형은 정태적인 경관이 아니고 토양형성 작용과 지형형성 작용으로 변화하는 대상이다. 지형을 지도화하기 위해 형태, 변화, 그리고 물질이 표현될 수 있도록 기호가 설계가 되어야 하며, 축척에 따라 점/면, 선/면, 점/선의 축척 가변성을 고려하여 지형기호를 제작해야 한다. 본 연구는 지형학적 연구뿐만 아니라 환경, 생태학, 고고학, 토목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문무대왕이 674년에 동궁과 월지를 조성한 후, 1922년에 측량이 이루어지기까지 1249년 동안 어떻게 변형되었는지 자료가 없어 원형경관을 추정 할 수 없다. 그래서 본 연구는 월지 경관변화를 좀 더 심도 있게 추정하기 위하여 그동안 연구되지 않았던 Hara(1932)의 연구와 일제강점기의 사진 등을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922년 측량도면과 1975년 측량도면을 비교해 본 결과 53년 동안, 섬을 제외한 월지 전 지역에서 2~4m가 낮아졌으며, 심한 곳은 10m나 낮아진 조산(造山)지역도 있었다. 제1 건물지 남쪽 호안에는 산을 연상시킬 만큼 많은 경석이 놓여 있었으며 이곳에 입수로가 있었음이 1922년 측량도면과 1950년대 사진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유구는 발굴 직전까지 남아 있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건물지 3, 5는 건물지 1, 2, 4에 비해 봉우리 형상으로 더 높았다. 따라서 높은 기단 위에 건축물이 세워져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현재와 같이 제 3, 5 건물지가 여타 건물지와 함께 같은 높이로 정비된 것은 잘못된 것이며, '경주 임해전지 조경정비계획(2009)'과 '종합정비기본계획(2012)'은 잘못된 것이다. 월지 발굴 이전의 사진을 통해 경관변화를 추정해 본 결과, 도면상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던 조산 지역의 경관변화와 경석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지면 관계상 제한적이었지만 좀 더 많은 사진자료를 분석한다면 월지 원형경관 추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병산서원은 한국 전통 건축과 차경 설계의 자연친화성 또는 비인위성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인식되고 있다. 본 연구는 오늘날 병산서원을 수식하는 대표적인 비유인 '그림과 액자'를 중심으로 서원의 차경이 착시와 환영의 풍경을 선사하는 인위적 기법임을 논의하고자 한다. 연구는 다음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째, 오늘날 '그림'과 '액자'는 각기 순수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이를 여과 없이 전달하는 건축적 틀을 일컫는 비유로 사용되며, 이는 자연과 건축의 조화라는 현대 한국인의 기대 심리가 투사된 결과물임을 지적한다. 둘째, 서원을 설계하고 이용하던 조선 중기의 인물들이 차경을 향유한 방식을 추론하기 위해 당대의 시와 회화에 묘사된 풍경과 차경이 선사하는 풍경을 비교하고, 차경을 통한 조망이 동시대의 경관 예술과 마찬가지로 성리학적으로 이념화된 자연의 이미지를 연상하도록 유도함을 밝힌다. 셋째, 이상의 고찰을 바탕으로 차경이 선사하는 '그림'이란 보는 이의 인식이 빚어낸 환영(幻影)이며 차경이라는 '액자'는 이를 촉발하는 인지적 착시 기법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주장한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병산서원의 차경을 자연주의적 표상으로 소비하는 시선에서 이탈하여 시대적, 문화적 보기 방식을 유도하는 적극적인 설계 행위로 인식하고, 자연과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오늘날의 시선을 재점검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대구광역시를 대상으로 대표 이미지와 환경 이미지를 중심으로 도시이미지의 인지 변화를 파악하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대구시민과 타 지역 주민 집단 및 지난 10여 년간의 경시적 변화를 비교 고찰하였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대구에 대한 대표 이미지로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더위, 팔공산, 섬유 등이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소는 팔공산, 동성로, 이월드 등이었다. 10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때, 대구의 대표 연상이미지로 사과와 섬유의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으며, 연상인물로는 과거에는 주로 정치인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스포츠선수 연예인 등의 빈도가 높아져 세태 변화를 보여주었다. 둘째, 환경조건에 대한 이미지 평가 점수는 인간환경 부문에 대한 것이 가장 높았으며, 개별 변수로는 "대구로 접근하기 위한 교통조건", "여성의 이미지", "쇼핑 등 생활환경" 등이 높게 평가되었다. 지역 내외 집단 간에는 대구시민들의 평가보다는 타 지역 주민들의 평가가 대체로 높은 편이었으며, 2000년도 자료와 비교할 때 금회(2011년도) 평가치들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셋째, 대구시의 환경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중요 요인 변수들로는 인간환경 요인 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 "자연/기반환경 요인", "생활환경 요인" 및 "교통환경 요인" 등의 순으로 영향력이 큰 요인들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대구시의 도시이미지의 변화특성을 파악함으로써 경관형성 계획의 정책적 제안 및 도시 브랜드이미지 제고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조선시대에 신위(申緯), 정학연(丁學淵)이 명료한 계절성과 시간성을 지닌 매화를 완상하며 읊은 연작시(連作詩) 두 편의 시제(詩題)와 매화와 잘 어울리는 대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중국 송대(宋代) 문인 장자의 기록물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로 매화 완상의 대상을 유형화하고 매화 완상에 관련된 경관 특성을 다음과 같이 규명하였다. 첫째, 매화 완상의 대상은 '매화의 형태', '경물(景物)', '식재 장소', '경색(景色)', '행태'로 구분되었다. 둘째, 선비들은 매화의 형태에 있어서 매화 가지의 기괴한 형상이 돋보이는 독립수를 즐겼다. 또한 고고하고 맑은 정서를 제공하는 백색 홑꽃을 가진 매화를 선호하였으며, 도교적 이미지를 가진 홍매를 즐기기도 하였다. 셋째, 선비들은 매화와 어울리는 경물인 절개와 강인함을 상징하는 소나무와 동백나무, 외로운 선비를 연상시키는 학과 함께 매화를 완상하였다. 넷째, 선비들이 물에 반영된 매화의 모습과 시적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창문 앞에 식재된 매화의 정취를 즐겼던 사실에서 선호했던 매화의 식재 장소를 알 수 있다. 다섯째, 담담한 정신의 경지에 조응하는 달과 눈이 매화 완상에서 중요한 기상 현상이었으며, 새벽과 저녁 등 추운 날씨가 매화 완상에 어울리는 경색 조건이었다. 여섯째, 선비들은 매화꽃을 일찍 보기 위해서 병매(甁梅), 분매(盆梅), 감매(龕梅), 심매(尋梅), 묵매(墨梅)라는 방식으로 매화를 완상하였다. 또한 선비들은 적극적으로 매화를 즐기기 위해서 종이 휘장, 주렴, 거울, 얼음등[氷燈]을 이용하였으며, 피리나 거문고 소리를 즐기고, 바둑을 두고, 차를 끓이고, 절개있는 우아한 미인과 함께 하는 등 매화 완상에서 다양한 행태가 이루어졌다. 살펴본 바와 같이 선비들은 매화 자체의 형태미, 식재 장소와 매화와 짝이 되는 동물, 식물을 포함하는 경물은 물론이고, 기상 기후, 시간 계절과 같은 경색, 그리고 인간의 행태 등 변화하는 요소를 매화 완상의 대상에 포함하여 다채로운 경관을 즐겼다.
경남 고성 상족암 일대는 화석, 연흔, 암맥, 주상절리 등 다양한 지질유산이 분포하고 있어 천연기념물 제411호(고성 덕명리 공룡과 새발자국 화석산지)로 지정되었다. 이 중 상족암의 주상절리는 해안에 인접하고 있어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이루고 있으며, 전체적인 형상은 거대한 병풍 모양을 연상케 하여 병풍바위라 불린다. 병풍바위에는 하위 퇴적층과의 경계면에 수직한 방향으로 주상절리가 특징적으로 발달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병풍바위에 나타나는 주상절리를 대상으로 야외 및 현미경 관찰, 전암대자율 분석, X-선 회절 분석, 지화학 분석 등 암석 광물학적 연구와 대자율이방성(AMS) 분석을 통한 자기미세구조 연구를 수행하여 병풍바위와 주상절리의 형성과정에 대해 논의하였다. 병풍바위에 나타나는 산성 암상의 화학조성은 유문암의 조성을 가지며, 석영, 장석, 백운모, 견운모, 불투명광물 등이 관찰된다. 병풍바위에 대한 대자율이방성 분석 결과, 각 지점에서 입자들의 장 단축 방향을 나타내는 $k_1$과 $k_3$의 군집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며, 납작한 형태의 엽리구조가 발달하고 있는데 이는 암맥, 용암류보다는 암상에서 발달하는 석리(rock fabric)로 해석된다. 결론적으로 병풍바위는 퇴적층의 층리면을 따라 관입한 암상이며, 주상절리는 관입한 유문암질 마그마의 냉각에 따른 수축에 의해 형성되었다. 이번 연구는 향후 국내에 분포하는 주상절리의 형성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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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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