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주는 중국에서 2,3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자연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역사문화도시이다. 특히 서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치 좋은 호수로서, 2011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경관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서호는 변천과정을 거치면서도 역사경관은 사라지지 않고, 각 시기별 지속적인 보호와 관리로 현재까지 최적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 따라서 쾌적한 주거환경을 개발하면서 지속가능한 역사경관의 보존을 위해 서호 경관의 변천과정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항주 서호 경관의 변천과정을 중심으로 먼저 고대 항주의 도성구조와 사상적 배경을 사료와 문헌을 통해 서호 경관의 당, 송, 원, 명, 청 각 시기의 특징과 변천과정 및 역사적 경험을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항주는 도성계획에 있어 역(易)과 풍수사상 및 "관자(管子)" 사상에서 영향을 받아 입지선정과 주변의 자연환경과의 고려를 중요시하였다. 따라서 항주 서호 경관의 특징은 산수풍경을 그림처럼 표현하고 지형과 주변 환경에 조성되었다. 서호는 송대 이후, 청대까지의 역대 조정은 천 년 동안 지속적으로 여러 번의 정비와 건설을 통해, 현재의 경관이 완성되었다.
이 논문은 공자 이전의 도(道) 덕(德)개념은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공자는 이 개념을 어떻게 수용 발전 체계화했으며, 그 한계와 의의는 어디에 있는 지를 구체적 실증적으로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II장에서는 우선 공자 이전의 "시(詩)" "서(書)" "역(易)" 등과 "설문해자"에 나타난 도(道)개념의 의미를 설명 제시하는 것으로 출발하였다. 그런 다음 "논어"에 나타난 도(道)개념의 용례를 유형별로 상세히 분류하고, 그 구체적 의미를 체계적으로 논구하였다. 특히 공자의 도(道)개념은 군자(君子)와 상호 내속적인 관계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그 철학적 의미를 탐구하면서, 이 개념이 다른 여러 덕목들과 어떻게 연관되는 지에 대해 서술하였다. III장은 갑골문과 "서(書)" "시(詩)"에 나타난 덕(德)개념의 전개, 그리고 "설문해자"의 설명을 살피는 것에서 출발하였다. 여기서는 덕(德)개념의 주체가 어떻게 전변되었는지, 외적 정치적 행위 일반으로서의 덕(德)개념이 어떻게 인간 내면의 도덕적 품성으로 전환되어 갔는지에 대해 기술하였다. 그런 다음 "논어"에 나타난 덕(德)개념을 유형별로 나열하면서 그 의미를 구체적으로 논구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때 필자는 덕(德)의 선천적 생득성과 후천적 체득성을 두고 강조점을 달리하여 논쟁하는 주자(朱子)와 다산(茶山)의 해석에 각별히 유의하면서 논의를 전개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논어"에서 개별적으로 제시되었다는 한계는 지니는 도(道) 덕(德)개념이 궁극적으로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하나의 해결점을 기술하고자 하였다.
"서괘전(序卦傳)"의 건 곤괘(乾 坤卦)에서 태괘(泰卦)에 이르는 역(易)의 전개를 교육의 과정으로 분석한 선행논문을 토대로 본고는 "주역(周易)"의 상경(上經) 자체를 또 다른 관점에서 커다란 교육의 과정으로 보고 논의하였다. 상경에서 건괘에서 태괘에 이르는 괘서가 주로 교육의 조건에 관련되는 '작은' 교육의 과정이라면, 태괘에서 이괘(離卦)에 이르는 괘서(卦序)는 보다 심층적인 공부의 과정에 초점을 맞춘 '큰' 교육의 과정이다. 상경을 교육의 '큰' 과정으로 본다는 것은 괘서에 따른 내용이 교육의 내 외적 조건에 근거하지 않고 수행하는 사람의 공부의 관점에서 검토한다는 것을 말한다. 논의 결과 다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태괘에서 이괘(離卦)에 이르는 내용은 '큰 성년식'과 관련된다. 둘째, '세상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볼 줄 아는 것과 함께 부단하게 균형을 이루어가는 공부의 과정이 곧 중용(中庸)을 내면화하고 실천하는 일이다. 셋째, 본고에서 살펴본 중용의 원리는 공부의 엄중함과 교사의 권위, 그리고 사회윤리와 관련된다. 따라서 논의는 하경(下經)의 검토로 이어져야 한다.
일부(一夫) 김항(金恒)(1826-1898)은 주역(周易)을 대체하여 정역(正易)을 제시했다. 正易思想은 한국(韓國)에서 역(易)이 완성되었다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정역 사상의 핵심은 우주의 대변화와 함께 인간 세상의 대변화가 일어나, 머지않은 장래에 새세상(琉璃世上)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격(人格) 완성(完成)의 중요성을 가르쳤다. 즉, 만민 평등의 새세상이 도래할 것이며, 새로운 세상을 대비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심신 수양을 요구했다. 일부는 모든 종교가 인간을 존중하고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정신으로 귀일(歸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인간 완성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과 인간 완성을 통한 인간 세상의 변혁을 기대했다. 정역사상을 통해 일부는 문왕팔괘(文王八卦)의 구질서(舊秩序)(선천(先天))에서 정역팔괘(正易八卦)의 신질서(新秩序)(후천(後天))로 변화한다고 주장했다. 그러한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간사(人間事)이다. 새세상이 도래하려면 인간(人間) 완성(完成)의 변화가 올 것이고, 인간 완성이 새세상을 만드는 필수불가결(必須不可缺)한 조건(條件)이라고 주장했다. 그러한 세상은 '인심(人心)이 곧 천심(天心)'이 되는 세상이며, 새세상을 맞이하기 위해 성인(聖人)의 감화(感化)에 의한 세상 개혁을 기대했다. 일부는 자유방임, 폭력혁명, 신앙이 아니라 인간의 각성과 성숙으로 인한 이상 세계 건설을 기대했다. 인류 모두의 성숙만이 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으며, 구원은 자기의 인격수양에 달려 있다고 했다. 개개인은 진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문명이나 국가도 개인과 마찬가지로 물질적 선진 뿐만 아니라 정신문화의 선진이 되기를 촉구했다. 그러한 새로운 세상은 모든 사람이 진리와 더불어 살며, 누구나 평등하며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대하는 세상이다.
본 논문은 조선 순조 대 산림(山林)인 노주 오희상의 차자(次子)인 경재(褧齋) 오치익(吳致翼)의 경학관(經學觀)에 대해 고찰한 것이다. 경재 경학관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경재는 부친 노주와는 달리 성리설 보다는 고증학(考證學)에 관심을 두었다. 이에 경재는 『만록(漫錄)』과 『문집』에서 『시경』 『서경』 『주역』 『주례』 『예기』 『춘추』 등 제 경서의 성립 및 의문점에 대한 상세하고 해박한 고증학적 견해를 서술하고 있다. 둘째, 개방성을 들 수 있다. 경재는 『주역』을 신성시하지 않았다. 또한 당시까지만 해도 절대적인 권위로 군림하고 있던 정자(程子)의 『역전(易傳)』과 주자(朱子)의 『본의(本義)』만이 유일무이(唯一無二)의 해석이 아니라 보는 이의 각도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른 견해가 가능하며 또 그런 태도가 바람직한 태도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서 경재의 주자학적(朱子學的) 세계관(世界觀)을 초탈한 일면을 볼 수 있다. 셋째, 한 대(漢代) 학설에 비중을 두었다. 이에 『논어』의 인명에 대한 견해에서도 경재는 당시까지 권위의 상징이던 주자설 보다도 오히려 유흠설(劉歆說)에 더 기울어지는 것을 감지(感知)할 수 있다. 넷째, 당시 조선시대 유학자들과 다르게 『공양전』과 『곡량전』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공양전』과 『곡량전』에서 문장이 아름다운 것을 선택하여 『공곡문선(公穀文選)』을 편찬하였다. 다섯째, 상수역학(象數易學)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경재는 역(易)은 의리가 주가 아니라 상수와 점(占)임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이에 『상점유회(象占類會)』를 편찬하였다. 이밖에 『주례』에 관심을 두기도 했다.
본 연구는 11세기말경 일본 헤이안 시대에 편찬된 것으로 알려진 조원고서 "사쿠테이키(作庭記)"를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고찰한 것이다. "사쿠테이키"는 동아시아에서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가장 오래된 조원이론서라 할 수 있는데, 대륙(한국과 중국)에서 연원한 일본 고대 정원문화의 지혜가 축적되어 있다. 정원문화와 관련된 동아시아의 전통 작정원리 중본 연구에서는 건강하고 복된 거처를 찾는 문화에서 형성된 풍수론(風水論)에 기반을 둔 것들을 추출하여 해석하였다. 풍수론은 중국 한나라 때 음양오행론과 함께 형성되어 정원을 포함한 인간의 거처 조성에 폭넓게 활용되었다. 이 전통은 한반도를 통하여 일본에 전래되고, 또 중국과의 직접 교류를 통해 일본 문화에 통합되었다. "사쿠테이키"에 나타난 작정원리들 중 동아시아의 풍수론에 근거한 것들은 "사신상응의 땅", "사방에 나무심기", "기의 흐름", "곡선과 비대칭", "산은 제왕 물은 신하"라는 주제어로 요약될 수 있다. "사신상응(四神相應)의 땅"과 "사방에 나무심기"라는 작정원리는 풍수의 "명당론(明堂論)"에 해당된다. "사쿠테이키"에서 말하는 사신상응의 땅은 동쪽에 유수(流水), 서쪽에 대도(大道), 남쪽에 연못(池), 북쪽에 언덕(岡)으로 둘러싸인 지세를 말하며, 중국의 양택풍수서인 "택경(宅經)"에 기원한다. 이 원리에 따라 도시가 계획되었고, 그 축소 모델로 귀족의 저택이 만들어졌다. 인공으로 조성된 사신(四神)인 계류와 연못이 있는 정원(南庭)은 명당자리에 해당된다. "사쿠테이키"에서는 또한 이와 같은 사신(유수, 대도, 연못, 언덕)이 없을 경우 사방에 나무를 심어 대신하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식재법은 "택경"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6세기 중국의 농서인 "제민요술(齊民要術)"에도 유사한 내용이 있다. 또한 식재하는 나무의 숫자를 추적한 결과, 고대 역(易)의 원리인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의 숫자와 관계가 있고, 한국의 "산림경제"에 나오는 용도서(龍圖墅: 하도(河圖)의 원리에 맞춘 별장)의 식재원리와 연결된다. 다음 "기의 흐름"과 "곡선과 비대칭"의 원리는 풍수의 "생기론(生氣論)"에 해당된다. "사쿠테이키"에서는 순류와 역류 방향을 통해 기의 올바른 흐름이 제시되고 있으며, "사쿠테이키"에서 제안하는 구불구불한 계류의 곡선, 다리와 돌의 비대칭적 구성, 그리고 연못의 들쭉날쭉한 가장자리선 등은 모두 기가 모이도록 하는 방법으로, 풍수의 생기론과 상통하는 원리이다. 마지막 원리인 "산은 제왕, 물은 신하"는 풍수의 "형국론(形局論)"에 해당된다. "사쿠테이키"는 정원을 만드는 의미를 산은 제왕, 물은 신하, 돌은 보좌신(輔佐臣)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왕이 보좌신의 도움을 받아 백성을 잘 다스리는 상황을 돌의 도움으로 산(흙)이 물을 조절하는 생태적 현상에 비유한 것이다. 이는 자연 지형을 사회체제나 인물, 동물, 사물 등에 비유하여 설명하는 풍수의 형국론과 통한다. 이상과 같이 "사쿠테이키"에 나타난 주요 작정원리들은 동아시아 전통인 풍수론의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사쿠테이키"는 일본의 특정시대에 특정한 정원의 작정법을 기술한 책이지만, 거기에는 일본 고대의 정원문화, 나아가 동아시아 고대 정원문화의 지혜가 종합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그 중요성을 발견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여헌의 "역학도설"이 사실은 위기지학(爲己之學)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그것을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저술이라는 점을 논증한 것이다. 그 논증의 방식은 공자로부터 송대로 이어지는 위기지학의 개념화 과정, 그리고 특히 남송 시대의 주희와 그의 문인들에 의하여 시도된 위기지학의 체계화 과정을 논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여헌의 "역학도설"이 그러한 위기지학 전통의 계승과 발전이라는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밝히는 것이었다. 위기지학은 공자 이래로 유학의 맥락에서 유학적 진실을 지키기 위해서 개발하고 전승하면서 체계화하여 온 실학적 방법론이라는 관점을 채택하였고, 여헌의 "역학도설"은 바로 이러한 실학적 방법론을 발전시켜서 더 실현력이 높은 방법론으로 발전시킨 것이라는 관점을 취한 것이 본 연구이다. 특히 그가 "역학도설"에서 성현의 사업 내지 우주 사업을 강조하는 것이 바로 그렇게 볼 수 있는 점이다. 이러한 논의는 아직까지 위기지학에 관한 연구가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더 많은 구체적이고 상세한 논의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를 통해서 제시하고자 했던 여헌의 "역학도설"의 저술적 지향성이나 학문적 내용의 특성에 대해서는 기존의 연구들이 주로 역학이라는 경학적 분야에서 이루어진 성과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과 차별화된 관점을 제시하는 데에는 작은 기여를 하였다고 생각된다. 여헌의 "역학도설"은 따라서 역학의 원리와 체제에 근거하여 설계한 위기지학의 교과서로서의 성향과 구도를 두드러지게 갖추고 있는 저술이다. 중국 송대부터 이어지면서 발전해온 위기지학이 여헌의 단계에 이르러서 역학의 방식에 의하여 재구성되었다는 점에 중요한 발전이 있는 것이다. 즉 여헌의 "역학도설"은 경학과 위기지학을 통합하고, 비로소 경학의 지혜를 우주 사업의 역량으로 내면화하고 양성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을 세웠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이것은 중국의 송대의 유학자들이 위기지학의 중요성을 절감하면서도 경학의 숲에 매몰되어서 경학과 위기지학의 병행상태에 있었던 것과 다르다. 그리고 조선의 유학자들도 성학의 명칭을 사용한 저술로써 위기지학을 체계화하였지만 그것들이 입문의 방법을 제시하는 점에서는 과거 선유들의 언급을 되풀이하는 것과도 다르다. 여헌은 그가 터득한 역(易)의 이치와 그것을 다루는 역학(易學)의 이치(易簡)를 매우 간결하게 요약하였고, 동시에 천지의 도에 두루 통할 수 있도록 인간사의 다양한 과정과 변수들을 통괄하여 섭렵하고 통달할 수 있는 공부의 과정을 설계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여헌의 "역학도설"이 위기지학의 전개과정에서 중국의 전통을 잘 발전시켜서 완결된 체계를 구성했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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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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