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평양 남포지역의 고구려 쌍영총 (쌍기둥무덤)벽화 편 위에 채색되어 있는 안료의 성분분석을 수행함으로서 각 색상에 따른 안료의 광물종류 확인 및 벽화의 제작기법상의 특징을 찾고자 하였다. 분석은 비파괴 성분분석기인 X-선형광분석기(X-ray fluorescence spectrometer, XRF)를 사용하여 안료의 성분원소를 확인하였고, X-선회절분석기(X-ray diffractometer, XRD)를 사용하여 벽화의 바탕 및 안료 층의 광물구조를 파악하였다. 분석결과 벽화의 채색안료 중에서 입술의 적색에는 진사/주(HgS)가 사용되었으며, 얼굴부분은 진사/주와 석회(CaCO3)를 혼합하여 채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리고 가장 큰 특징으로 그림이 그려진 부분의 밑층에만 납 계통의 안료{연백[2PbCO3·Pb(OH)2]}가 검출된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이로부터 쌍영총 벽화가 세코(Secco)기법으로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관룡사 약사전에 사용된 단청안료에 대해 과학적 분석을 실시하여 사용안료의 종류와 특성을 밝혀내고, 이를 약사전 벽화 뿐만아니라 대웅전 단청에 사용된 안료와도 비교하고자 하였다. 분석결과, 적색과 녹색, 백색계열의 안료는 채색 부위에 따라 전혀 다른 종류의 안료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러 가지 색상구현을 위해 2종류 이상의 안료를 혼합하여 일부 사용하였다. 확인된 안료의 색상별 원료광물은 적색계열의 경우, 진사(Cinnaba)와 연단(Minium), 석간주(Hematite)이며, 백색계열은 합분(Oyster shell white)과 백토(White Clay), 녹색계열은 녹염동광(Atacamite)과 뇌록석(Celadonite)이었다. 또한 흑색계열은 먹(Carbon)이나 카본블랙(Carbon Black), 황색은 황토(Yellow Ocher)이며, 청색계열은 청람석(Lazulite)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분석결과를 관룡사 내 약사전 벽화나 대웅전 단청에 사용된 안료의 연구결과와 서로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는 비슷한 원료광물을 사용했으나 녹색이나 백색, 황색 등의 안료들에서 서로 다른 원료광물이 가감되어 사용되었음을 일부 확인하였다. 결국 같은 시기, 같은 사찰내에서도 회화의 종류나 대상건물에 따라 안료의 원료광물은 선택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본 연구는 색조화장품에 사용되는 진주광택안료의 특성을 주사전자현미경과 에너지분산분광분석기 및 열분석기를 사용하여 규명하였다. 본 연구에 사용된 인공합성 진주광택안료를 여성의 볼과 눈두덩 부위에 화장을 한 후 육안으로 관찰하였을 때 진주 광택안료는 보는 각도에 따라 흰색에서 보라색까지 다양한 색조로 빛을 반사하였다. 진주광택안료의 주사전자현미경 관찰 결과 안료는 얇은 판상의 다각형의 형태를 하고 있었으며 크기는 규격화된 모양이 아니고 다양하게 관찰되었다. 이런 조각의 크기는 약 $30{\mu}m$에서 $300{\mu}m$까지 측정되었고 안료 조각은 끝이 뾰족하거나 각진 상태로 존재하였다. 고배율의 주사전자현미경상에서 안료조각의 모서리 부위와 측면은 날카롭지 않은 타원형의 형태로 나타났으며 두께는 약 $9{\mu}m$로 측정되었다. 안료조각 표면은 직경이 약 60 nm의 이산화티탄 입자들에 의해서 피복되어 있었다. 진주광택안료의 에너지분산분석기를 사용하여 구성 원소 성분을 분석한 결과 안료의 표면은 O, Si, C, Na, Ca, Ti, Zn 등이 검출되었고 안료의 측면 부위도 동일한 성분들이 검출되었다. 이들 안료는 운모 티타니아(mica titania)로 확인되었다. 진주광택안료의 열분석 결과 초기 $100^{\circ}C$부터 $800^{\circ}C$까지 중량 감소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열분석 결과 $115^{\circ}C$에서 1.1% 중량 감소를 하였고 $416^{\circ}C$에서 1.7% 감소하였으며 $797^{\circ}C$ 에서 1.9%의 중량이 감소된 것을 확인하였다.
2011년 창덕궁의 대조전에서 내부 수리 공사 도중 훼손된 적의본이 발견되었다. 적의본에 채색되어 있는 7가지 채색 안료에 대해 P-XRF와 Micro-XRD를 이용하여 과학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연단과 군청, 코니칼사이트 또는 화록청, 바륨화이트의 혼합 안료, 석황, 연백 등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중앙박물관 소장 적의본과 폐슬본과의 성분 안료를 비교 검토한 결과, 중앙박물관 소장 적의본과 폐슬본은 창덕궁 대조전에서 검출된 연단 이외에도 적색에서 진사나 유기안료가 사용되었으며, 녹색과 황색 등에서는 창덕궁 대조전 적의본과 같은 안료 성분이 검출되었다. 또한 1920년대에 녹색 안료로 화록청과 같은 서양의 합성안료가 우리나라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20C에 궁궐에서 사용된 안료의 성분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로 향후 동시대 회화안료의 비교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왕실의 현판은 궁궐, 종묘 등 왕실과 관련된 건물에 걸어 건물의 위계와 성격을 나타낸다. 현판은 조선왕실 의궤에 제작 방법이나 재료 등을 기록하고 있어 당시 제작기술이나 재료 변화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이다. 그러나 현재 남아 있는 현판은 전각의 화재나 전란 등으로 여러 차례 개·보수 되면서 원형과 재료가 변화되었다고 추정된다. 조선왕실의 현판은 어제·어필 현판이 많아 검은색 바탕에 금색 글자로 이루어진 형태가 주요하다. 본 연구는 조선왕실 현판 중 금색 글자로 추정되는 44점을 대상으로 글자에 남아 있는 안료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글자 표면에 남아 있는 금색 안료의 현재 상태와 검출된 구성성분에 따라 분류하였다. 글자 안료의 분석 결과 금(Au) 성분이 주요하게 검출된 현판은 양각 24점과 음각 5점이며, 양각 15점은 황동(Cu, Zn) 성분이 주요하게 검출되었다. 황동 성분이 검출된 현판 중 일부는 금색 안료가 아닌 청록색 안료만 남아 있는 상태이다. 황동 안료는 문헌에 기록이 없고 현재 단청 안료로 사용하고 있지 않아 황동 안료의 적용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재현실험을 실시하였다. 재현실험은 재료의 한계로 황동안료의 적용 유무와 사용 방법을 확인하기 어려웠으나 앞으로 황동 안료의 사용 시기와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고대에는 단청이나 고분벽화, 사찰벽화, 불화 등 문화재에 다양한 색상을 구현하고자 무기안료 또는 유기안료를 많이 사용하였다. 이 연구는 통도사 영산전내 벽체에 그려진 사찰벽화의 안료를 휴대용X선형광분석기로 정성분석하여 사용안료의 종류를 밝히고자 하였다. 성분분석 결과와 기존 고대 벽화 안료의 분석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영산전 벽화에 사용된 적색은 주사와 석간주로 추정되며, 백색은 연백이 사용되었고, 일부 호분이나 백악, 백토 등의 사용 가능성도 있다. 녹색은 2가지가 사용되었는데 주로 바탕칠에 사용된 밝은 녹색은 녹토이고, 광배부분 등의 진한녹색은 석록이나 동록, 녹염동광으로 판단된다. 황색과 흑색은 각각 황토와 먹이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육색과 분홍 등 원색이 아닌 안료들은 적색에 백색안료를 혼합하거나, 진적색에 황색안료를 혼합하는 것과 같이 2가지 이상의 안료를 적절하게 섞어서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론적으로 성분분석으로만 판단하였을 때 통도사 영산전에 사용된 안료는 모두 고대에 주로 이용되었던 무기 안료임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문화재임으로 안료의 일부를 채취하여 결정구조분석 등의 방법으로 광물을 동정한 것이 아니므로 특정 원료 광물을 명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불화 문화재는 재료의 특성과 환경적 요인에 의한 색의 변화와 박락현상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안료 표면에 발생하는 미세한 균열과 탈색 현상의 시작은 곧바로 유물 전체의 안정성이 현저히 급감하는 것으로서, 각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연구는 가평 현등사 수월관음도(경기도무형문화재 제198호)의 보존처리에 관한 것이며 유물 손상 부위를 보존처리하고 안정화시키기 위해 배접과 색맞춤을 실시하고, 안료의 과학적 분석을 수행하였다. XRF, 영상 현미경, FT-IR(자외선 분광 분석법)를 통한 비파괴 분석을 실시하여 유물에 사용한 한지의 재질과 안료의 성분 및 그 특성에 대해 조사하였다. 그 결과 현등사 수월관음도의 한지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한지와 일치하는 FT-IR 스펙트럼이 검출되었고, 백색 안료위에 엷은 층을 이루고 있는 흑색 안료는 XRF와 FT-IR로 확인되지 않는 먹이나 그을음 등의 탄소화합물로 추정할 수 있었다. 또한 백색 안료는 Pb와 탄산염을 포함하는 연백($PbCO_3{\cdot}Pb(OH)_2$)이며, 현미경 관찰을 통해 청색 안료의 결정 상태를 확인한 결과 크고 작은 입자 분포를 보였다. XRF 분석 값은 Cu와 Pb 모두 높게 검출된 것으로 보아 청색의 경우 석청과 연백이 혼합되어 사용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동관왕묘(보물 제142호)는 조선시대(1602)의 건축물로서 관우, 장비, 우장군, 주창 및 조자룡 등의 소조상이 안치되어 있다. 이 소조상들의 채색층은 먼지 등 무기오염물로 인해 안료의 원색이 손상되었으며, 수차례의 보수 및 덧칠로 인해 원형이 훼손되어 있다. 소조상의 채색안료에 대한 정밀분석을 위해 X-선 회절분석, SEM-EDS, P-XRF 및 색도 측정을 실시한 결과, 적색과 갈색의 안료는 진사, 석간주, 연단이며, 연적색은 석고를 첨가하여 조색하였다. 흑색과 금색은 각각 흑연과 금(Au)박이 사용되었으며, 녹색 안료에서는 공작석, 염화동 및 해록석이 동정되었다. 매우 선명하게 발색된 청색은 현대 안료로 보채한 것으로 판단되며, 백색은 백악, 석고, 연백이 모두 검출되었다. 석황과 밀타승은 각각 황색과 연황색 채색에 사용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사찰벽화에 사용된 안료에 대한 성분 분석 자료들을 종합, 비교하여 조선 후기 사찰 벽화에 사용된 채색재료의 특징을 고찰하였다. 연구대상은 ED-XRF를 이용한 분석자료로 전국의 8개 사찰벽화 61점에 대한 것이다. 이들 벽화의 제작 시기는 대체로 18~19세기에 해당한다. 벽화 채색층의 색상은 대략 7가지 계통으로 분류되며, 백색은 Pb, Fe, 육색은 Pb, Ca, 황색은 Fe, 적색은 Fe, Pb, Hg, 녹색은 Cu, Fe, 청색은 As, Co가 검출되었고, 흑색에서는 색상원소가 검출되지 않았다. 자료들을 비교 분석해 본 결과 조선후기 경상도와 전라도 소재 사찰벽화에 사용된 안료들은 그 종류에 있어 시기나 지역적인 차이가 크게 관찰되지 않았다. 한편, 동종 안료라도 채색부위의 위치에 따라 다른 색상과의 혼색에 차이가 관찰되었다. 이것은 사찰벽화에서 선호되는 색상표현방식이나 안료의 귀천에 따라 그림에서의 위치(주제부와 주변부)에 따른 용도가 달랐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비파괴 분석법을 이용한 사찰벽화 분석자료를 이해하는 데 참고자료로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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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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