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언어적 요소인 대사(dialogue)는 영화의 서사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스토리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영화의 매체적 특성상 영화 분석의 초점은 주로 영상에 맞추어져 있었고, 대사는 평가절하되거나 그 중요성에 비해 연구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본 연구는 그동안 영화 연구에서 부차적이고 주변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던 대사가 서사의 진행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살펴보고, 대사가 영화에서 갖는 의미를 조명한다. 이를 위해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발화를 통해 표출된 감정 표현(emotion expressions)들을 대사로부터 수작업으로 선별하여 긍정과 부정으로 극성 분류를 한 후, 감정 표현들의 비율이 어떻게 서사와 연관성을 갖는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하였다.
본 논문은 영화 Dogville 속에 나타난 연극성에 관하여, 연극적인 시선으로 소고 했다. 특히 전반적인 구성과 형식에 있어서 Brecht 의 서사연극(Epic theatre) 에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첫째, Dogville 은 영화 서사가 진행되는 장소 자체를 연극이 한 공간 에서 진행 되는 것처럼 한정된 공간을 제시 한다. 두 번째로 미장센적인 요소에 있어서 영화에서 공간적 분열을 상징하는 연극무대 장치를 사용 했다는 것이다. 이는 변증법적으로 인물들의 소외감과 충돌하게 되는 인간 삶의 단편을 표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연극적인 마임과 비디제시스적 음향효과를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마임동작은 관객이 배우의 연기에 더욱 집중하게 하는 효과를 주며 지루 한 듯 흘러가는 영화의 서사에 탄력을 준다. 이렇 듯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연극에서 사용되는 여러 장치들을 영화에 삽입함으로써 관객에게 극에 대해 감정적인 동화 없이, 좀 더 많은 상상력을 요구하고, 배우의 연기와 영화의 서사에 집중 할 수 있게 하는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매체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이야기 형식이 그렇듯이 TV휴먼다큐멘터리의 서사 방식 역시 방송환경의 변화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2017년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이 우리나라에서 시작되었고 그 해 9월 KBS는 UHD특집 휴먼다큐멘터리 <순례>시리즈를 방송했다. 초고화질 비디오와 몰입형 오디오 구현이가능한 UHD로 제작된 <순례>는 기존의 TV휴먼다큐멘터리와는 전혀 다른 서사 방식을 보여주었다. TV휴먼 다큐멘터리에서 필수요소로 여겨지던 전지적 내레이션 대신 등장인물의 절제된 1인칭 내레이션을 사용하는 한편 다양한 구도 구현이 가능한 드론을 적극 활용해 등장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 시청자의 몰입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TV휴먼다큐멘터리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편집방식인 몽타쥬 편집기법을 통해 내레이션으로 '설명하지' 않고 영상으로 '보여주는' 방식의 서사 전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순례-집으로 가는 길> 이후에 이와 유사한 서사 방식의 다큐멘터리가 다수 방송되며 UHD방송환경 아래에서 TV휴먼다큐멘터리의 흐름과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문화산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다양한 작품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시점에도 디즈니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오랜 시간동안 쌓아온 전략들을 통해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들을 제작해 왔는데 여기에는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그들만의 성공 노하우가 존재한다. 본 연구는 디즈니의 전략 근간을 영웅서사에서 찾고 그것의 효과와 특성을 디즈니가 어떻게 전략적으로 완성시켰는지 분석해보았다. 그 결과 디즈니는 영웅서사의 여정을 틀을 3개의 공간으로 나누어 단순 며 명확한 목적을 전달했으며 그 여정에 맞춰 뮤지컬 노래를 배치하고 있었다. 또한 영웅서사의 인물 원형을 통합시켜 등장인물을 구성하였으며 이는 적대자와 조력자 삼각구도라는 전형을 만들어냈다. 이런 전략들은 시대적 변화에 맞춰 관객의 니즈는 물론 디즈니 타깃층의 이데올로기까지 충족시킬 수 있었다. 이런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통용되고 있는 성공 콘텐츠들의 전략 구성 방법들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문화요소들의 활용 방법들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본 논문은 서사 창작에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서 영문학 작품 기반으로 스토리 DB를 구축해야 하는 필요성과 개발방안의 특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영문학 고전으로 알려져 있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Hamlet)>을 예시로 두고 모티프 기반으로 서사의 구성요소간의 관계를 논리적으로 구조화시키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였다. 영문학 작품의 특정 텍스트에서 서사의 최소 단위 모티프 데이터를 추출한 후에 내부적으로 데이터를 연결하면서 서사 창작자에게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스토리 DB의 절차적 개발 틀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연구가 축적되면 앞으로 양질의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해외 문학작품 기반으로 (재)생산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뿐 아니라 영미문학 작품 역시 보다 대중적인 콘텐츠로 학제간 연구자들에게 노출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전통연희극을 저급한 것, 체계화되지 않은 것, 극이라고 할 수 없는 것 등으로 인식하는 시선이 많다. 그러나 연희극 중에는 완벽한 서사구조를 갖는 이야기로써 풀어내는 극이 분명히 존재한다. 서양의 비극 이론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미얄과장에서부터 코미디의 원형인 러브스토리를 담아내고 있는 강릉관노가면극에 이르기까지 많은 연희극들이 그 내용은 매우 간략하더라도 서사의 요소들을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다.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연희극 중 완벽한 서사구조를 지닌 개체가 매우 적은 것이 사실이다. 이것들을 발굴해내고 복원하는 것은 연구자들의 몫이며, 동시대 철학에 맞게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은 창작예술인들의 과제다. 이 두 분야가 원활하게 소통을 한다면 우리 전통 연희극의 미래를 지금보다 더 밝게 내다볼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한국 전통 연희를 세계 시장에 과감히 스며들도록 하는 것 또한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자리 잡을 것이다.
본 연구는 문화콘텐츠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원형성, 창조성, 차별성, 상호작용성을 사이무어 체트먼(Seymour Chatman)의 서사구조와 담론의 형식에 적용하여 삼국시대 속악가사를 문화콘텐츠화 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삼국시대의 속악가사는 현재 노래나 가사가 전하는 것은 거의 없고 대부분 그 유래에 대한 간단한 기록만이 전하고 있지만 오늘날 다양한 문화콘텐츠간의 상호작용성 속에서 독창적인 창조적 변형에 의해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개발이 가능하다. 대중적인 문화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소설 공연 영화 콘텐츠의 공통적인 속성은 모두 기본적으로 서사구조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콘텐츠의 속성에 맞게 삼국시대 속악가사를 문화콘텐츠화하기 위해서 먼저 체트먼의 서사구조와 담론의 형식을 채택하여 속악가사의 서사구조에 대한 분석을 하였다. 삼국시대 속악가사들 속에 문호콘텐츠 매체간의 상호작용성의 요소를 분석하였는데, 완결된 서사구조를 갖춘 작품들이 매체적 상호작용에 의해서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개발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서사구조가 빈약하더라도 그것이 갖고 있는 보편성이 높다면 충분히 문화콘텐츠화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특히 사례분석으로 제시된 백제 속악가사 <정읍>은 오늘날 음악 공연컨텐츠로 개발되었으나 본래의 작품이 갖고 있는 원형성을 전승하되 새로운 매체의 속성에 맞게 재창조함으로서 충분히 문화콘텐츠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주었다. 끝으로 본 연구는 문화콘텐츠의 특성을 체트먼의 서사구조와 담론의 형식에 적용하여 연구하는 시론적 단계의 연구로서 문화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분석방법론으로 자리매김되기를 기대한다.
이 글은 한돌 이흥건의 타래를 서사와 미학의 측면에서 분석한다. 이 때 등장하는 분석 요소는 자연과 인간, 소외와 관심, 분단과 통일, 디아스포라와 겨레 등 이항 대립의 현상과 본질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의 타래는 군사 독재 때부터 발생한 산업화와 도시화, 난개발, 서구화, 입시 위주 교육, 빈부 차, 인간 소외, 분단 갈등의 사회 문제를 무저항과 불복종의 정신으로 맞서는 상실과 고통의 체험 서사를 노래하였다. 그리고 창작 의욕이 단절된 공백기를 자기 성찰과 노력으로 극복한 이후의 타래는 '자연의 울림과 자기의 참모습', '디아스포라 의식과 겨레의 얼'을 일체화하는 디아스포라 서사시의 느낌이 두드러진다. <터>에서 시작한 조국과 국토, 겨레에 대한 서사시는 <한뫼줄기>를 전환점으로 뿌리보다 길을 찾는 디아스포라 의식이 선명해진다. 한돌은 음악보다 서사의 원천에서 영감을 얻는다. 그의 타래는 '노랫말을 위해서 리듬이 곁들어지는 것'에 치중한다. 이 때문에 타래가 갖는 기호학적 특성은 내재적 의미(슬픔의 정서)가 오묘해도 외형적 음운이 단순한 것이 한계다. 공감과 더불어 감동까지 끌어내는 데는 내포적(의미론적)인 부분과 외연적(음운론적)인 부분의 조화가 필요하다. 슬픔의 정서를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려면 음운론적 요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슬픔에 대한 공감과 감동은 동일한 경험의 이야기보다 비슷한 정서의 분위기에 이끌리는 경우가 더 많다. 타래 속 슬픔의 미학은 유년 시절부터 겪은 상실과 고독, 가난의 맥락에서 표출된 원초적인 체험 서사에서 출발하지만, 긴 공백기를 거치면서 심화한 슬픔의 미학은 타인(실향민, 해외 입양자, 러시아 고려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의 디아스포라 경험까지 자기화하면서 궁극적인구원 서사를 지향한다. 이로써 타래는 잠재적으로 민족의 한계를 뛰어 넘을 가능성도 지니게 되었다. '이산되는 소리'로서의 타래는 다른 세계 음악과의 접점에서 깊은 슬픔의 호소력으로 유리한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반다문화주의가 아닌 상호문화주의의 지향으로 글로벌 디아스포라 담론을 형성할 수도 있다. 한돌의 타래는 디아스포라 음악으로서 지속적으로 공감의 영역을 찾고 인식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것이 향후 과제요 목표다.
최근 미디어 환경과 게임 제작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멀티 플랫폼 게임 환경이 일반화되면서 복합적인 융합 장르의 게임이 다수 제작되었고, 기존의 플랫폼에 의한 장르 구분은 그 경계가 모호해졌다. 게임 장르는 유저의 놀이적 참여로 인해 게임의 내용이 완성되는 유저 중심의 '서사와 놀이'라는 융합 콘텐츠이다. 본 논문에서는 게임에 대한 주체가 유저라는 본질적인 인식에 입각하여, 유저의 행위 유형에 따른 게임의 장르 구분을 제시하는 바이다. 유저의 행위는 각 장르마다 각기 다른 목표와 규칙체계 안에서 이루어지며, 이 때 상호작용은 게임 세계에 몰입하기 위한 중요한 행위가 된다. 그러므로 게임 장르별 유저의 행위 구분 및 인식은 게임 구조에 대한 파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며, 게임 설계 및 제작 방향을 제시하고 해석할 수 있는 게임 구조의 재정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웹툰은 대중적으로 생산 및 소비되는 동시대 대표 서사체이다. 이 중에서도 짧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된 '일상툰'은 웹툰의 대표적인 형식으로 웹툰의 고유한 특징을 잘 드러낸다. 본 연구에서는 일상툰 특유의 서사 구성 방식에 주목하고, 이를 통해 웹툰의 서사적 미학을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웹툰이 한국 대도시를 배경으로 채택하며,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의 일상을 중요한 소재로 채택하는 점에 주목했다. 웹툰은 간결한 글과 그림의 조합을 통해 현대인의 삶과, 현실에 대한 인식을 드러낸다. 이때 한 컷 안에서 이미지의 표현과 서사의 내용이 상반된 관계 속에서 나타나고, 이 조합의 과정에서 웹툰 특유의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웹이라는 일상적인 형식 속에 일탈적인 내용이 조합되어 나타나는 아이러니를 통해 소시민들의 삶은 소위 '웃기면서도 슬프게' 표현된다. 이를 인물, 사건, 배경 층위에서 분석하면 먼저 웹툰의 주인공은 정보의 부족이나 무지 등으로 '박해받는 희생자'로 설정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웹툰은 '웹'이라는 인터페이스의 특성상 스크롤 바와 여백을 서사적 장치로 활용하는 수직적 구성 방식을 취하는 동시에, 구성의 요소를 극적인 반전의 서사로 승화시킨다. 웹툰은 분명 동시대 도시 공간의 일상성을 재현하되, 풍자와 패러디를 통해서 대중들로부터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처럼 본 연구에서는 웹툰이 '아이러니'를 통해 대중적 서사체로 발전할 수 있었음을 밝히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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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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