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50대 레즈비언의 생애사연구로서, 연구참여자가 '지식의 주체'라는 페미니스트 인식론적 입장으로부터 '레즈비언 정체성'과 '레즈비언의 삶'에 관한 지식을 생산하고자 하였다. 구술자는 동성애 섹슈얼리티가 본질적이고 태생적인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애사적 관점을 견지했으며, 구술자가 들려준 생애이야기는 동성애에 할당된 사회적 의미를 체현하고 '순응하는 몸'인 동시에 억압과 차별을 인식하고 타개하고자 실천하는 '저항하는 몸'에 관한 것이었다. 이 생애이야기에는 섹스-젠더-섹슈얼리티의 자연화된 고리를 끊어낼 만큼 고통스러웠던 화상과 '불완전한 몸'이라는 자의식으로부터 상처받은 삶의 굴곡뿐만 아니라, 이를 넘어 타자에게 진정으로 공감하고 위로하는 "복받은 몸"으로 의미를 재구성하는 놀라운 탄력성까지 오롯이 담겨져 있었다. 이렇게 연구참여자를 비정상과 병리 등의 의미가 부착된 이분법적 구분의 '성적 소수자'가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에서도 자신의 삶을 탄력적으로 살아가며 일상의 실천으로 변화를 만들어내는 주체적인 행위자로서 이해하는 것은 사회복지 이론과 실천에서 전혀 다른 전망을 요구한다.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어떻게 배치해할 것인가?"에 대한 전환적인 모색은 새로운 시대에 당면한 사회복지학이 제시해야 하는 중대한 전망이며, 이는 '성적 소수자'에게만 할당된 이슈가 아니라, 사회의 권력관계와 위계구조를 조직하고 억압과 불평등을 영속화하는 섹슈얼리티와 이에 연동하는 젠더에 관한 '우리 모두'의 아젠다인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17년 제1차 구술채록사업에 이어 2020년 제2차 사업을 진행하면서 최초로 원외 원로에 대한 구술채록을 시도하였다. 국가 대표 천문연구의 산실로서 연구원 존재 의의를 확립하기 위하여 원내 원로에 국한되었던 구술자 대상을 확장한 것이다. 그 첫 외부 구술 대상자로 방득룡 전임 노스웨스턴 천문학과 교수를 선정하여 2020년 7월부터 준비단계에 들어갔다. 방득룡 전(前)교수가 첫 번째 한국천문연구원 원외 인사 구술자로 선정된 이유는, 그가 우리나라 천문대1호 망원경 구매 선정에 개입한 서신(1972년)이 자료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2017년에 수행한 제1차 구술채록사업에서 구술자로 참여한 오병렬 한국천문연구원 원로가 기증한 사료들은 대부분 연구원 태동기 국립천문대 구축과 망원경 구매 관련 자료였으며 이 가운데 1972년 당시 과학기술처 김선길 진흥국장에게 Boller and Chivesns(사(社))의 반사경을 추천한 방득룡 전(前)교수의 서신은 한국 천문학 발전사에서 중요한 사료였다. 연구진은 이 자료를 시작으로, 방득룡 전(前)교수의 생존 여부와 문서고의 공기록물들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는 실제 세계와 한국천문연구원 문서고 깊숙이 기록물들 모두에서 상존하고 있었다. 1927년생인 방득룡 전(前)교수, Dr. John D. R.은 미국 플로리다 한 실버타운에서 건강한 정신으로 생존하여 있었고 연구진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다. 2020년 9월 16일에 한국천문연구원 본원 세종홀 2층 회의실에서 영상통신회의로 그와의 구술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이 구술인터뷰는 원외 인사가 대상이란 점 외에도 방법적으로는 전형적인 대면 방식이 아닌 영상 인터뷰였다는 점에서 코로나 시대의 대안이 되는 실험적 시도였다. 현대 한국천문학 발전사의 재조명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1960년대 초반부터 1992년 정년퇴임까지 30년을 미국 유수 대학교 천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활발한 활동을 해 온 한국계 천문학자가 우리나라 최초 반사망원경 구매 선정에 적극 개입하였던 역사는, 공문서 자료들과 서신 사료들에 이어 그의 육성으로 나머지 의구심의 간극이 채워졌다. 또 구술자 개인이 주관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기억'이 중요한 아카이빙 콘텐츠 확장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구술사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관점을 주었다. 애초 연구진이 방득룡 전(前)교수의 공식 기록에서 아카이빙의 큰 줄기로 잡았던 것은 1948년 도미, 1957년 위스콘신 대학교 천문학 박사학위 취득, 1962년부터 노스웨스턴 대학(일리노이주 에반스턴)의 천문학 교수진, 1992년 은퇴로 이어진 생애였다. 그러나 그와의 구술 준비 서신 왕래와 구술을 통하여 알게 된 그가 인생에서 중요시 여겼던 지점은, 1948년 도미 무렵 한국의 전쟁 전 상황과 당시 비슷한 시기에 유학한 한국 천문학자들의 동태, 그리고 1957년부터 1962년까지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M. Schwarzschild 교수와 L. Spitzer 교수를 보조하며 Stratoscope Project를 연구하였던 경험이었다. 기록학적 의미에서도, 전자를 통해서 그와 함께 동시대 한국 천문학을 이끌었던 인재들의 맥락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며, 후자를 통해서는 세계 천문학사에 큰 영향을 미친 석학에 대한 아카이브 정보와의 연계 지점과 방득룡 전(前)교수의 연구 근원을 찾을 수 있었다. 이들은 추후 방득룡 콘텐츠 서비스 시에 AIP, NASM, Lyman Spitzer 콘텐츠, 평양천문대, 화천조경천문대, 서울대와 연세대, 그리고 한국천문연구원까지 연계되어 전 세계 폭넓은 이용자들의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검색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번 방득룡 구술사 연구에서 구술자 개인의 주관적인 소회가 공식 기록이 다가갈 수 없는 역사적 실체에 일정 부분 가까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하여 개인의 역사는 공동체의 역사로 확장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또 연구진은 방득룡 전(前)교수의 회상을 통하여 구술자 개인의 시각으로 한국과 미국 천문학계의 공동체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었고, 이것을 아카이브 콘텐츠 확장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연구를 통하여 다양한 주제의 아카이브로 연동될 수 있는 주제어와 검색도구를 구술자 개인의 회상으로부터 유효하게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향후 한국천문 구술아카이브의 확장을 통하여 보다 다양한 활용과 연구 재활용의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는 최근 기록학계에서 대두되고 있는 LOD(Linked Open Data)의 방향성과도 흡사하여 한국천문학 구술사연구의 차세대 통합형 기록관리의 미래모형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재독 한인여성의 생애체험을 내부자적인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이주여성의 고유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에, 재독 한인여성 A씨의 생애사를 Rosenthal의 내러티브-생애사 연구방법에 따라 분석하였다. 그 결과, A씨의 생애는 자신을 "식민화" 하는 '다수자'의 표준적인 기준에 균열을 일으켜 '탈영토화' 하는 '노동자-되기', '이주자-되기', '여성-되기' 등의 '배치체'로 구성된 '노동이주여성-되기'의 과정으로, 이러한 '노동이주여성-되기'도 끊임없이 새롭게 또 다른 '배치체'로 구성된 '소수자-되기'의 유동적인 과정이며, '차이의 정치', '되기의 정치' 과정이기도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에, 이러한 연구결과에 의거해 사회복지실천에 시사하는 함의를 논의하였다.
본 연구는 대학교수의 생애사를 고찰하여 대학교수에 대한 삶의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유아기나 아동기 진로교육을 담당하는 부모나 교사들에게 진로정보를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25년간의 교수경력을 가진 K교수를 대상으로 교수 자신의 목소리와 용어로 묘사하는 내부자적인 관점으로 생애사 연구방법으로 수행하였으며, K교수의 심층면담, 저서, 이메일, 전화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전사하여 컴퓨터로 폴더화하고 영역분석과 분류분석 단계를 거쳐 분석되었다. 분석 결과, K교수가 교수사회에 진입하게 된 동기와 계기에서는 피나는 노력과 가족의 지지, 수어지교의 만남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학 진입이후에는 연구, 교육뿐만 아니라 보직교수로서 대학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였다. 정년 이후의 삶은 전문가와 실천가로서 사회공헌에 기여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K교수의' 경험에서 교수역량에는 '끊임없는 노력과 부단한 자기혁신', '강인한 신념과 뚜렷한 소명의식', '따뜻한 인간애와 실천적 삶', '유연한 사고방식과 교육적 열정' 라는 의미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는 그동안 '공식적' 역사 속에서 부재, 혹은 침묵되어 왔던 '양공주'의 경험을 자기재현의 서사로 재구성하면서, 재현과 사회적 편견, '듣는 자'와 '말하는 자' 사이의 긴장을 드러내고 '타자 만나기'라는 인식론적 질문을 던짐으로써, 여성주의 구술생애사의 방법론적 함의를 찾고자 한다. 기지촌 여성노인의 내러티브는 필연/우연, 강제/자발, 매춘/사랑, 양갈보/색시의 경계에 서 있는 여성이 어떻게 '정상적 한국 여성', '한민족', '정상 가족'에 관한 신화들과 충돌하고 협상하며 비/순응적으로 살아왔는지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새로운 자기정체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구술과정의 만남은 '양공주'가 누구인가에 관한 질문을, 침묵과 드러냄을 강요하는 '듣는' '우리(나)는 누구인가'의 문제로 되돌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결론적으로, '타자'에 대해 연구하는 '우리'는 '서발턴이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선행해서 '우리는 과연 들을 수 있는가, 무엇을 진정으로 듣고 싶은가'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This study was designed to examine the use of housing in modern Korea, and to draw the interrelation of people and housing.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and the qualitative research investigated various aspects of housing history among four individuals during the different phases of social and economic transitions. 4 narratives showed the unique characteristics of life history, and the findings indicated that the housing experiences were closely related to hometown, the relation to birth family at postmarriage, economic status, and the meaning of home. The main findings were as follows: the validity to select the interviewers was proved in that the selection was based on both housing structure type and ownership, and also the research indicated that economic status and housing structure type influenced the entire housing experience of each interviewee. The use of housing varied and the implications of housing lied in social and economic contexts. The use of housing, of which the term was contrived to alternatively described housing consumption modes, and chronology were affected by such individual factors as economic status, familiar relationships, residential location, the meaning and subjectivity of housing.
This research was designed to explore the meaning of housing among Korean Chinese in Harbin, China. In particular, the meaning of housing was examined by using the pathway approach. Utilizing qualitative research methods, this study administered the in-depth interview on the oral history of an individual life, and the 5 elderly persons in their 60s and 70s participated in the individualized interviews that were conducted from May 28 to 31 in 2010. The main findings of meaning of housing were as follows; 1. Similarly to the meaning of housing in 1970s and 1980s in Korea, house was viewed as both a shelter for family members and relatives and a place for their comfort. 2. Prior to multi-story residences, Harbin had only 3 different forms of single-story houses available; Chinese style with Kang and soil room(地室), Korean style with 'Ondol', and Russian style with open floor and Pechka, The promotion at work enabled participants to move to multi-story residences, their moving time varied from 1970 to 1991, and the residential moving determined their current housing status. 3. Multi-story residences were available around 1970s, floor-heating system was introduced from 1990s, and high-rise apartments were built from 1998. Korean Chinese(朝鮮族) weren't satisfied with the spatial composition of individual units embedded into the Chinese culture, especially, entrance, kitchen, bathroom and veranda. 4. Based on assimilation through socialism, adaptation to socialist society and capitalist acculturation, the lifestyles of the interviewees were categorized into five types - capitalist-proactive(Ms. KS), socialist-pragmatic(Ms. J), socialist-inducive(Ms. KY), family centered-conservative(Ms. L), and socialist-adaptive(Ms. P). This study implies that housing-related services for Korean Chinese are necessarily provided so as to embrace their life style and cultural identity in housing design, and further studies need to be explored.
이글은 서울대 여성연구소가 학력, 연령, 지역을 고려하여 선정한 38명에 대하여 '모성'을 주제로 시행한 구술생애사 면접조사 자료에서, 모성에 관한 이야기 틈틈이 발견된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을 정리한 것이다. 38명의 구술은 아버지의 역할과 관련하여, 첫째, 아버지에 대해 전혀 말하지 않은 사람(5명), 둘째, 아버지에 대해서 간단한 부정적인 언급을 한 경우(5명), 셋째, 아버지가 경제적으로 무능력했지만 훈육과 따뜻한 보살핌을 준 경우(6명), 넷째,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 아버지(11명), 그리고 다섯째, 아버지와 매우 친밀하고 아버지 역할이 중요하게 구술된 경우(12명, 그중 1명은 경제적 무능으로 세 번째 범주에도 속하여 겹침)로 유형화된다. 이 연구결과는 보편적 부성의 존재와 함께, 부성없는 부모됨이나 전통적 부성-새로운 부성의 이분법, 그리고 사회변화와 함께 등장한 새로운 부성의 명제가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는 부정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것은 양육적 부성의 다층성과도 연관된다. 또한 대체로 따듯하고 양성평등의 가치관을 가진 아버지가 딸의 임파워먼트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삶을 살아온 70대 중반의 여성도박자의 이야기이다. 구술을 바탕으로 해석한 자기이해의 삶의 이야기(life story)를 통해 그녀를 이해하고 도박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찾아보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 '실존적 자기조절'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으며 내러티브적 인터뷰 방식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수집 된 자료는 맨델바움(Mandelbaum)이 제시한 삶의 영역, 전환, 적응이라는 분석틀에 따라 자료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참여자의 자기서사(self narrative)는 '정신적 결핍을 돈과 자녀교육으로 충족하고자 함', '정신적 결핍을 도박으로 해소하고자 함', '정신적 결핍에서 자유로워짐'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도박이 가지는 의미는 실존적 공허를 달래주는 위안거리,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걱정거리,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소일거리로 변형되었다. '실존적 자기이해를 통해 도박충동을 조절하는 생애 사건은 두 번째와 세 번째 단계에서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여성노인도박자를 위한 자서전 쓰기나 성찰 프로그램의 도입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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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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