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대의민주주의에서의 입법 메커니즘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전개한다. 이러한 논의를 근거로 한국 국회의원의 입법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도출하고, 이 변수들이 16대와 17대 국회의 입법생산성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다. 이글의 경험분석은 국회의원의 입법생산성은 이들의 학력, 법조경력, 관직경력, 의정경력 같은 개인적 배경과 서로 무관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글의 경험분석에 의하면, 국회의원들의 개인배경보다는 원내 정당간의 역학관계와 소속정당의 여당지위, 그리고 의회요인들이 국회의원들의 입법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한국 대의민주주의의 작동과 관련된 함의를 제공한다.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국회의원의 개인배경에 의존하는 국회충원 방식이 대리인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글은 국회의원 입법활동에서 발견되는 대리인 문제의 해소를 위한 제도적 방안들에 대해 논의한다.
본 논문은 1881년 독일 프로이센의 국립 비밀 아카이브의 보존 기록 정리를 위한 규정에서 제정된 출처주의/원질서 원칙이 일정 부분 18세기 후반부터 시작되어 19세기 중반에 정립된 역사주의 실증사학의 학문적 목적과 방법에 근원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총체적 유기적 관계에 놓인 민족을 단위로 하는 역사의 개별성을 확인하고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역사주의는 실증사학의 연구 방법에서 이론적 토대를 얻었다. 이러한 실증사학 전통은 기록 관리의 체계적인 제도를 구축하는데 크게 이바지 하였다. 역사 사실의 상호 유기적인 관계의 입체성을 실증적으로 인식하게 해주는 출처주의/원질서 원칙의 정립은 그 귀결이었다. 이에 대한 역사적 설명을 위해 필자는 랑케로 대변되는 역사주의 실증사학의 내용과 그 정립과정 그리고 랑케의 제자인지벨과 그의 제자인 레만의 프로이센 국립 비밀 아카이브에서의 활동을 분석 서술하였다.
본고에서는 청말(淸末) 중국 지식인들 사이에서 널리 유행한 황제신화(黃帝神話)와 전통적인 황제(黃帝)전설과의 괴리를 살피고, 나아가 근대중국 '네이션(민족)'구조 형성의 역사과정과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모순, 또 그로 인해 야기되었던 수많은 사회적 충돌에 대해 살피고자 하였다. '네이션(혹 민족)'은 일종 '상상(想像)의 공동체'로서 근대적인 창조물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상상'을 하는 행위자들은 항상 그 시선을 아득히 먼 과거에로 돌리고자 한다. 즉 민족의 기원에 확실한 '역사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황제(黃帝)'라는 존재가 바로 이러한 청(淸)왕조 말기라는 시대상황의 수요에 의해 '중화민족'의 시조로 정립되었던 것이며, 20세기 중국 민족의 기호[심볼]로 자리매김하였다. 황제(黃帝)라는 이 기호[심볼]를 중심으로 한 중국 민족의 창조는 청(淸)의 통치를 종식시키고자 한 반만혁명(反滿革命)이라는 현실 정치에 그 목적을 두고 있었으며, 혈연적인 연관성에 바탕을 둔 배타적인 공동체 구성에 불과할 수밖에 없었다. 민족에 관한 '상상'은 단선적으로 진행되는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세기 초, 논란의 초점으로 된 '황제기년(黃帝紀年)'과 '공자기년(孔子紀年)'의 논쟁은 두 가지 서로 다른 민족관념의 충돌이었다. 또 일부 한족(漢族) 지식인들은 '황제(黃帝)'의 종족개념을 확대하여 '대민족주의(大民族主義)'로써 '소민족주의(小民族主義)'를 대체하고자 하였다. 일부 만주족(滿洲族) 출신의 학자들도 '황제(黃帝)의 후예'임을 자처하면서 스스로의 역사기억을 새롭게 쓰고자 시도하게 된다. 결국 근대 중국의 민족구조를 당시의 정치 문화적인 상황과 연관시켜 분석해봤을 때, 지극히 구조적인 기호[심볼]로써 '황제(黃帝)'관념은 사실상 여러 세력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실현시키고자 각축전을 벌였던 하나의 치열한 투쟁의 장(場)이었던 것이다. 한 중 일 동아시아 3국은 역사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이성적(理性的)인 접근보다는 항상 민족주의라는 감성적(感性的)인 목소리를 앞세우곤 한다. 특별히 중국은 경제대국화와 함께 사회 구성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자, '중화민족'이라는 가상의 공동체 형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이러한 시도가 극에 치달을 경우, 자칫 동아시아에 커다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역사적 경험으로부터도 충분히 짐작 가능한 것이다. 역자(譯者)로서는 이러한 서양에서 이미 거의 폐기되다시피 된 구시대적인 민족주의 일변도의 접근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베네딕트 엔더슨의 "상상의 공동체(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에 대한 성찰) Imagined communities: reflections on the origin and spread of nationalism" (윤형숙 역, 나남출판, 2002)가 한국 학계에 널리 소개면서 민족주의에 대한 성찰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민족주의에 관한, 특히나 중국의 민족주의의 형성에 관한 본고가 가져다주는 의미 또한 남다르다. 물론 본고 역시 이론의 틀은 "상상의 공동체"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그러한 이론의 틀에 '중국민족의 형성' 이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끼워 맞춰 봤을 때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사실'과는 전연 다른 새로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참신한 시도라고 보아진다. 따라서 이러한 이론의 틀에로의 대입이,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우도 검토해볼 계기를 마련해 주지 않을까 생각하는 바람에서 본고를 번역하여 학계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차원적 의미론의 틀을 적용한 반물리주의 논증에 대한 대다수의 비판은 선험주의와 특히 대다수의 후험적 물리주의자들에게서 제시되었다. 이들은 과학적 동일성과 심-물 동일성의 유비에 근거하여 상상가능성에서 가능성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견해를 비판한다. 이 논문은 예외주의적 버전의 후험적 물리주의가 상상가능성의 직관을 유지하면서도 동일성 언명의 후험성을 효과적으로 주장하는 데 성공적인지를 검토한다. 현상적 개념을 재인적 성향으로 분석하는 로어의 견해는 상상가능성-가능성 연결이 물리적 개념에만 적용될 뿐 현상적 개념에는 예외라는 '현상적 개념 전략(phenomenal concept strategy)'을 사용한다. 이에 대한 스톨자, 차머스, 래프만의 반박들을 소개하고 이 반박들이 반례로서 성립하지 않는 이유를 제시하면서 현상적 개념 전략을 최대한 방어한다. 기존의 설명이 의미론의 틀을 가정하는 반면, 로어의 현상적 개념 전략은 심리학적 사실을 반영하며 이 점은 '현상적 개념'의 획득과 소유에 관한 본성을 잘 반영한다. 결론적으로, 현상적 개념 전략을 사용하는 후험적 물리주의는 현상적 개념의 본성을 다각도로 반영하는 최선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국민들의 예방행태와 질병행태, 그리고 환자역할에 대하여 기존에 발표된 자료를 중심으로 재해석을 기하여 보았다. 물론 이 발표에서 사용된 자료들이 정확하며 타당한 자료인가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렇다라고 답변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나라에서의 건강관련행태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자료의 한계라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우리나라국민들의 건강행태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변화하고 있으나 계층간의 행태의 차이, 변화의 원인 등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미흡하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행태연구들이 정합적인 모형을 사용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그 원인의 하나 일 것이다. 새로이 개발된 모형들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사용되는 변수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행태와 관련된 연구에서 사용되는 변수들이 사회문화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우리나름대로의 변수정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겠다. 끝으로 행태를 연구함에 있어 인간의 의식은 사회구조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루카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자의 계급의식 역시 자본주의 구조의 산물일 수 있다 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지식, 태도, 행태 등에 대한 연구는 사회구조의 총체성에 대한 인식을 요구한다. 만일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행태연구를 통한 결과가 희생자비난의 논리로 악순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페라는 극과 음악을 한데 섞는다고 하는 음악극의 특성 때문에 종종 '극 위주의 오페라' 혹은 '음악위주의 오페라'의 하나로 경도되는 경우가 많다. 오페라 창작을 할 때에 범하기가 쉬운 이러한 오류를 극복하고 두 극단의 균형점이라는 이상적 지향점을 이룬 역사적 선례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에서 찾을 수 있다. 작곡가 푸치니와 대본작가 일리카와 지아코자가 두 극단에 경도되지 않고 균형점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원작인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의 생활 정경"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가장 오페라적인 인물 및 이야기를 재구성함으로써 가능했다. 이들이 택한 전략은 '사건과 인물의 단순화', '낭만화와 인물의 재창조' 및 '분위기의 사실주의적 묘사' 로 요약할 수 있다. 이들의 각색 전략과 그 결과 탄생된 이 오페라의 '에피소드적' 성질은 새로운 창작 오페라의 창작자들에게 좋은 규범이 될 수 있다.
20세기 초반에 등장한 수학기초론의 주류 세 학파 (직관주의 논리주의 형식주의)는 상호 대립관계를 보인다. 큰 틀에서 볼 때, 논리주의는 프레게를 계승하는 입장이다. 이와 대립관계의 기초론 중 하나인 직관주의는 구성주의 수학철학의 주축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직관주의가 터를 닦은 구성주의 수학철학을 후속 개진시킨 주역은 의미론적 반실 재론을 주창한 마이클 더밋이다. 따라서 외형상으로는 더밋이 직관주의를 계승하는 후계세대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그의 철학적 기반은 분명 프레게이다. 더밋이 논리주의가 아닌 직관주의 계열에 합류한 사실의 속내는 구성주의 내부의 두 입장 (즉, 직관주의와 반실재론) 이 보이는 배중률을 둘러싼 태도의 드러난 일치뿐만 아니라 가려진 차이까지 헤아려질 때 해명될 수 있다고 본다. 본고는 이런 해명을 통해 구성주의 수학철학에 대한 이해도 한층 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제안적 노력이다.
현대 공리주의의 전개는 고전 공리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들의 결집이다. 이런 현대 공리주의는 고전 공리주의의 공통적 요소들로 간주되어 온 '쾌락주의'와 '행위 공리주의'에 대한 대안들을 제시한다. 첫째, 현대 공리주의는 고전 공리주의의 '행복' 혹은 '쾌락' 개념을 '욕망-충족' 혹은 '선호-만족'의 개념으로 대체한다. 이런 대체를 통해 현대 공리주의는 고전 공리주의의 심리상태설에 대해 제기된 회의주의적 도전을 회피하고, 인간 복지에 대한 보다 만족할 만한 공리주의적 설명을 위해 보다 넓은 외연의 공리 개념을 제안한다. 둘째, 행위 공리주의의 '반생산성'과 '반직관성'에 대한 비판들을 모면할 규칙 공리주의들의 전개가 현대 공리주의의 전개의 한 특징을 이룬다. 규칙 공리주의들의 전개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진 일반적 규범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리주의적 체계의 모색을 특징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현대 공리주의는 공리주의의 제1원칙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정의의 문제와 관련된 비판들에 대응한다. 이런 재해석은 벤담의 원칙을 통해 공리주의의 평등주의적 토대를 설명하려고 시도한다. 20세기 후반에 제기된 유력한 비판들로 인해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지만, 위와 같은 시도들을 통해 현대 공리주의는 인간의 복지에 대한 보다 나은 설명으로 나아간다.
독일 신표현주의와 중국 현대 수묵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두 나라에서 시작됐으나, 등장한 시기가 유사하며 서로 공통되는 부분이 많다.창작 태도 측면에서 두 풍격의 예술가들은 모두 외래 풍격을 받아들이고 저항하며 과거로 회귀하고 전통을 초월하여 포스트모던의 불확실성을 함께 드러내고 있다. 표현 형식 측면에서 보면, 두 화풍이 그리는 대상은 모두 형상을 갖추고 있으나 사실적이지는 않으며, 매개의 재료 특성을 활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정신적 함의 측면에서 보면, 신표현주의와 현대 수묵은 모두 사회적 관심사를 중시하고, 상통하며 유동적인 현대성을 지닌다. 독일 신표현주의와 중국 현대 수묵의 상통성은 차이점을 지우자는 것이 아니라 차이점과 공통점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 [실미도](2003)는 은폐되었던 역사적 사실을 폭로하면서 실미도에서 행해진 특수부대의 훈련 과정을 스펙타클하게 묘사한다. 말하자면 영화라는 허구적 공간이 사실적으로 변모된다. 영화는 파쇼적인 정부에 대해 비판적 시각과 함께 정부의 권위를 보호하는 이데올로기적 모순을 노출시킨다. 또한 영화는 이런 역사적 사건을 재현하는데 있어서 신파와 같은 멜로적 표현에 의한 감성적 과잉으로 묘사한다. 여기서 관객의 동화작용은 비극적 민족 담론으로부터 파생되는 감정 이입으로 성취된다. [실미도]는 이성적 차원이 아닌 감성적 차원에서 상상의 공동체라는 민족의식에 호소하는 영화이다. 시각적 영상은 남과 북으로 나뉜 민족적 비극이라는 감상주의에 의해 더욱 고조된다. [실미도]는 신파적인 감상주의를 통해 분단 이데올로기에 의해 야기된 비극적 상황을 더욱 심화시킨다. 더구나 이 비극에서 군사정부는 야만적으로 묘사되는데 비해 실미도 부대원들은 영웅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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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04년 10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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