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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 리비도 경제학 - Homo surplus (Titre- l'économie trans libidinale-homo surplus)

  • 윤지영
    • 철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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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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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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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 이 논문은 기존 욕망의 경제학이 남근 질서에 대한 예속성에서 벗어나있지 못함으로써 리비도 흐름들의 절단과 국소화 작업에 치우쳐 왔음을 비판하며 시작한다. 라캉의 욕망 개념이 결핍과 거세에 한정되어왔기에 리비도 흐름들의 산발성과 표류, 탈주의 가능성과 더불어, 잉여와 과잉이라는 초과성 개념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거세의 법에 포박된 욕망 개념을 넘어서는 생성과 생산으로서의 욕망 개념인 들뢰즈와 가타리의 논의에서 보다 나아가 homo surplus 잉여적 인간 개념을 창출해 보려 하였다. 미리 주어진 규준틀 자체를 넘어서 버리는 과잉성과 비 측량성으로서의 잉여 개념이 어떻게 남근 질서로부터의 분리와 해체를 가능케 하는지에 주목한다. 그리고 기관 쾌락이라는 제 2세대 재생산을 위한 국소적이며 합목적적, 기능주의적 쾌락 개념의 한계를 날카로이 드러내며, 쥬이상스(jouissance)라는 비남근적 향유가 감각 다발의 재배치라는 급진적 성적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를 면밀히 분석해 나갈 것이다.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통일의 과제 (The Historical Trauma of Korean and The Challenges of Korean Unification)

  • 박영균
    • 철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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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4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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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19-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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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동서냉전체제의 해체 이후, 한반도의 통일에 관한 논의에서는 두 가지 지점에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첫째, 통일의 진짜 핵심 문제는 체제통합이 아니라 사람의 통합이라는 인식의 전환이다. 둘째, 한반도의 분단과 관련되어 있는 4대 열강에 다수의 코리언 디아스포라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의 이산이 한반도의 비극적 역사와 관련되어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 두 가지를 종합적으로 다루면서 통일론의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논의는 거의 없다.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는 한반도의 근대 역사가 낳은 아픔으로, 코리언의 집단적 리비도를 억압함으로써 발생했다. 식민과 이산, 분단은 한반도의 근대 역사가 낳은 아픔으로,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는 식민과 이산, 분단의 트라우마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식민과 이산, 분단의 트라우마는 모두다 '민족${\neq}$국가'의 어긋남이라는 억압의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민족${\neq}$국가'의 어긋남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통일은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과 분리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먼저, 이 글은 한반도에서 통일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식민과 이산, 분단의 트라우마들을 치유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둘째, 이 글은 통일이 남북 두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차원에서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치유함으로써 평화를 만들어내는 것이기도 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셋째, 이 글은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것은 아픔에 대한 '공감'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차이의 소통'을 통해서 통일한반도를 만들어가는 '민족공통성'의 생산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헤이안쿄[平安京]의 변용과 중세 초기 정권도시

  • 오노 마사토시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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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6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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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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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
  • 본고는 중세도시연구의 관점에서 도성 헤이안쿄(平安京)가 중세 교토(京都)로 변화하는 계기와 그 의미, 그것이 새로운 무가(武家) 정권도시(政權都市)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하여 논하였다. 율령제 마지막 도성인 헤이안쿄는 천황을 절대적 정점으로 한 중앙집권이 동심원구조로 구현된 '왕성(王城)의 땅'이었으나, 10세기 후반 이후 도성의 구심점이었던 내리(內裏)가 헤이안큐(平安宮) 밖으로 나오는 등의 변화가 시작되었고, 도성의 이념과 틀이 급속하게 해체 변용되었다. 또 고대왕권을 대신하여 새로운 형태로 왕권과 여러 권력을 담당한 원(院)과 롱관가(瀧關家), 대두하는 무가권력 등이 그 본거지에 권력의 개성과 시대성을 반영한 새로운 경관과 공간원리를 생성하였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갖는다. (1) 큰 정토정원을 갖는 御堂(사찰)과 세트를 이룬 御所(천황의 거소). (2)황통(천황가 내의 계통)과 가족의 상징으로서 조상을 모신 분묘를 중심으로 한 도시형성. (3) 내리를 기점으로 남북으로 주축을 갖는 고대도성과 달리, 어당과 어소가 동서로 배열된 동서가로를 주축으로 한 도시계획. (4) 수도와 외부를 잇는 교통의 결절점에 입지하였고, 특히 하천변을 향해 적극적으로 확장된 도시. 일본 중세는 무가정권의 시대를 맞이하여 도고쿠(東國) 초기 무가정권의 본거지 히라이즈미(平泉)와 최초의 막부가 열린 가마쿠라(鎌倉)가 모델로 한 것은 '도성 헤이안큐'가 아니라 헤이안큐 수도 밖 신도시의 경관과 공간원리였다. 특히 히라이즈미와 가마쿠라 등이 가정기관(家政機關)과 조상의 묘를 중심으로 한 '가족 원리'에 따른 정권도시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은 단순한 도시의 모방이 아니라 주종관계를 축으로 의제적인 '집(家) 원리'로 권력이 형성된 무가에는 더욱 어울리는 논리이며, 또 고대와는 다른 새로운 시대의 논리였기 때문이다. 그 한편으로 무가의 대들보로서 무사들에 의해 추대된 초기 무가정권은 도시의 논리와 경관을 도입하였을 뿐 아니라 그들과 공통의 가치관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였다. 그것이 최신의 도시를 모방한 어당과, 그것과는 대조적인 도고쿠 무가의 전통적인 어소의 병립이라는 종교공간과 정치 일상공간에서의 권위표상의 의식적인 분리에 의해 표현되었다. 히라이즈미와 가마쿠라에서는 유통, 상공업 등의 도시기능과 도시적인 경관이 정비되기까지 약 50년의 시간이 경과할 필요가 있었다. 12세기 일본의 무가정권은 스스로의 거점으로서 도시를 기획, 형성하는 의식과 실현하는 능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었는가 검토가 필요하다. 명확한 동아시아모델의 도성을 실현함으로써 왕권의 존재를 드러낸 고대 율령정권과의 차이점은 매우 크다. 이후 무가가 권력의 의도를 도시구조로서 명확하게 드러낸 것은 15세기 후반의 전국시대 다이묘(大名)의 죠카마치(城下町)로부터이다. 특히 16세기 후반부터 천하통일을 실현한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연합정권에서는 구체적인 성(城)과, 그 성을 중심으로 한 계층성을 명시한 죠카마치의 공간설계가 있었다. 여기서는 다시금 '도시의 경관'이 명확한 권력의 상징으로서 기능하게 된 것이다.

뮤지컬 『All Shook Up』의 연출적 시노그래피 연구 - 디자인 구축 과정과 공연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 (A Research on the Scenography of the Musical 『All Shook Up』 - Focusing on the Design Construction Process and Performance Application Cases -)

  • 박근형;조준희
    •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논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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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4권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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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75-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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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본 논문의 연구목적은 뮤지컬 『All Shook Up』의 새로운 연출적 해석과 해체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수행적 시노그래피의 요소와 그 의미를 논의하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드러나는 수행적 특성은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개개인의 능동적인 지각과, 다양한 사회적 의미 창발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시노그래피의 이론적 토대를 시대별로 제시하였다. 이를 토대로 『All Shook Up Travelers』의 수행적 공간 구축을 위한 재구성 과정에서 시노그래피 구성요소 중 무대와 미디어를 중심으로 세분화하여 고찰하였다. 그 결과, 비주얼 내러티브 기반의 세계관 구축을 통해 텍스트를 기반으로 제작한 강렬한 이미지를 배우의 내적서사 확장의 직접적인 매개체로 활용하여 시노그래피의 시각적 강렬함을 달성하였다. 그것들은 배우와 관객들과의 공존-분리를 노정한 극 내부서사의 강화, 양의성을 지닌 독자적인 의미전달, 관객들의 비판적인 사유, 능동적인 지각 등 공감각적 체험을 가능하게 하였다.

폐배터리 블랙 매스(black mass) 회수를 위한 파쇄/분급 공정 분석 및 2종 혼합물의 수학적 분쇄 모델링 (Analysis of Crushing/Classification Process for Recovery of Black Mass from Li-ion Battery and Mathematical Modeling of Mixed Materials)

  • 김관호;이훈
    • 자원리싸이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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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1권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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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8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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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 리튬이온 배터리의 사용은 전자기기 및 전기차 등의 생산량 증가로 인해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맞물려 향후 폐배터리의 발생량 증가도 예상된다. 따라서 폐배터리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유가 자원 중 Ni, Co, Mn, Li 등이 함유되어 있는 양극 활물질이 매우 중요한 유가 자원으로, 이를 재활용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양극 활물질 회수를 위해서 일반적으로 폐배터리로부터 블랙 매스(Black mass)를 회수하고, 이를 처리하여 주요 금속 자원을 회수한다. 블랙 매스를 회수하는 공정은 폐배터리를 수거-방전-해체-파쇄-분급의 순서로 이루어지며, 본 연구에서는 블랙 매스 회수를 위한 파쇄/분급 공정을 분석하였다. 파쇄/분급 공정을 통해 다양한 공정 산물의 입도 특성을 분석하고, 이 과정에서 생산된 산물의 입도별 형상을 현미경 및 SEM(Scanning Electron Microscopy)-EDS(Energy Dispersive Spectrometer)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블랙 매스로 회수되는 입자 중 74 ㎛의 미세한 입자들은 양극/음극 활물질이 전극으로부터 단체분리되어 존재하였지만, 100 ㎛ 이상의 입자들은 전극과 활물질이 붙어있는 상태에서 파쇄에 의해 입도가 감소되어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배터리의 특징인 2종 혼합물(전극과 활물질)이 결합되어 있는 시료에 대해 파분쇄 특성을 모사할 수 있는 PBM(Population Balance Model) 을 개발하였으며, 2종 혼합물의 분쇄 상수를 도출하고 입도 분포 예측 성능을 검증하였다.

사회복지실천의 미래 - 사람과 사람 - (Future of Social Work Practice - Human, human again. -)

  • 김미옥;최혜지;정익중;민소영
    • 한국사회복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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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69권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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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4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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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 이 연구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은유되는 인류사적 전환의 의미를 사회복지실천의 내부로 초대해 성찰하고 사회복지실천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데 목적을 둔다. 4차 산업혁명을 구심으로 하는 근미래 사회의 변화상을 예측하고 이에 적합한 사회복지실천의 발전전략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4인의 사회복지 연구자가 7회에 거쳐 토론한 내용을 분석하는 공동자문화기술지 방법을 사용하였다. 분석결과, 근미래의 특징은 초연결성, 새로운 공동체의 출현과 확대, 다원화와 개인화, 삶의 질에 대한 새로운 기준의 등장 등으로 집약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사람과 사물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노동에서 해방된 인간은 다양한 공동체를 추구하는 동시에 원자화된 개인 또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범주와 규범의 해체로 다원화와 개인화가 확대되고, 탈물질주의의 동향으로 생태주의적 세계관 등 새로운 삶의 질서가 부상할 것으로 예견되었다. 한편 현재의 사회복지실천은 거시적 맥락으로부터 분리, 기술 중심 전문가주의로의 편향, 통합성을 상실한 개인 중심 실천 등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현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의 사회적 변화에 조응적인 사회복지실천을 구현하기 위해 첫째, 사회복지실천의 본질인 사람과 사회에 푯대를 둔 실천 지식, 기술, 가치의 재배열, 둘째, 공유경제 등 개인 삶의 경계를 공동체로 확대한 확장적 실천, 셋째, 사회복지 전문직의 고유성 탐색을 통한 매력의 회복을 풀어야 할 과제로 제안했다.

강원도 고성 일대의 지형 경관에 대한 연구 (A study on landforms in Gosung, Gangwon province)

  • 김종연
    • 한국지형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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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8권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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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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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 강원도 고성 일대의 제3기 현무암 분포 지역을 중심으로 이 지역의 지형경관의 특성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이 지역은 화강암 풍화대가 형성되는 과정 또는 형성된 후 화산 활동으로 현무암이 분출된 지역으로 두 암석의 특성과 지형 발달 과정에서의 특징에 따라 서로 다른 지형 경관을 형성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강원도 고성 일대의 지형적인 특성을 분석하고, 특히 화산활동의 결과로 나타난 현무암 지형과 화강암 풍화 이후의 풍화 산물 탈거로 인한 지형 발달 과정의 관계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송지호 인근의 지역인 오음산 지역의 경우 산정부가 현무암에 의해서 피복되면서 상대적으로 평탄한 면을 형성하고 있으며 산록은 주로 화강암으로 풍화대와 풍화 잔류물로 구성되어 있다. 두 기반암 사이의 경계는 현무암의 단애 또는 풍화산물이 얇게 피복된 급경사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조사 결과에 의하면 화강암의 풍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현무암이 피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오음산과 뒷배재의 경우 현무암의 분출지점이 단일 화구인지 다수의 화구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두지역 모두 현무암의 단애로부터 주상절리의 해체에 의하여 분리된 암괴들은 화강암 풍화산물중심의 산록을 피복하면서 암괴류와 애추사면과 같은 암설사면을 형성하였다. 운봉산에서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암괴들의 장축은 사면의 전반적인 방향과 일치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암괴류들의 경우 암괴 자체의 이동보다는 하부의 세립 물질 세탈로 지형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사료된다.

20세기 회화공간에서 시지각과 신체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interaction between visual perception and the body in contemporary painting space)

  • 이금희
    • 조형예술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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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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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109-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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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
  • 20세기 미니멀리즘으로부터 시작된 후기미술은 그린버그적인 시각의 순수성과 자율성에 대한 비판으로 시각예술에서 재현과 시각 중심주의에서 비롯된 형식논리를 문제시하게 되고, 시각을 다른 감각들이나 신체, 삶 현실, 역사 등과 분리되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는 시각(Vision) 혹은 시지각(Visuality)을 신체와 결부시켜 시각의 신체성의 가능성을 회화 공간 속에서 드러난 표현을 통해 구체적으로 찾아보고, 시지각과 신체의 상호작용성을 검토하여 지각과 그 회화적 표현에 있어서의 신체적 역할을 강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신체성은 남성적 시각중심주의에 대해 페미니즘에서는 여성적 신체성, 즉 물질성, 촉각성 등의 공감각적 감각의 세계를 강조하며, 후기 미술의 파편적 특성은 통일성과 게슈탈트를 지향하는 시각중심주의에 대한 해체를 지향하고 있고, 참조와 파스티쉬 역시 시각의 순수성과 통일성을 부인하는 경호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과정을 중시하는 프로세스 아트가 성행한다든지, 무정형 (formless), 혹은 앱젝트 미술(Abject Art)이 등장한다든지 하는 것은 바로 시각중심주의를 허물고 거기에 신체성, 즉 행위와 물질성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지미술이나 설치미술 등은 적극적으로 관람자의 신체의 개입을 요구하게 되고, 실제적 공간과 환경 속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지각을 경험하게 한다. 이렇듯 현대미술은 의식적 공간보다는 실제 공간으로, 순수기호적인 공간보디는 신체적 느낌의 공간으로, 눈이 만들어낸 공간보다는 손의 행위와 물질이 만들어 내는 공간으로, 통일적 공간보다는 혼연하며 애매한 공간으로, 혹은 시각적으로 거리를 두는 공간보다는 신체적으로 상호 얽히는 공간으로의 전환을 보여준다. 지각과 신체에 관한 이론적인 배경을 제공해 준 사람은 프랑스의 현상학자 메를로 퐁티(M. Merleau-Ponty)이며, 구체적인 작업으로 길을 예시한 사람들은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와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이다. 메를로 퐁티는 후설과는 다르게 세계인식의 근원적 토대로써 명증한 의식보다는 혼연하며 애매한 지각과 그 배경으로서 신체를 내세웠는데, 이는 할 포스터 등이 말하듯 미니멀리즘의 현상학적 배경이 되면서 또한 모더니즘의 논리에 반기를 드는 후기미술에 적합한 이론적 배경을 제공해 준다. 메를로 퐁티의 $\ulcorner$지각의 현상학$\lrcorner$은 지각의 근원성과 그 신체적 배경에 관한 중요한 이론으로 지각에 있어서 신체의 작용과 특징에 대한 논의는 시각예술에 적용될 때 지각의 신체론의 회화적 함의를 설명해 줄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또한 메를로 퐁티의 존재론적 회화론은 신체적 표현성과 화가의 회화적 표현에 대한 구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목되었으며, 그는 세잔의 회화를 살의 존재론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회화의 신체적 존재론적 측면 역시 검토될 것이다. 스텔라의 경우, 70년대 이후의 작품들이 전기 작업과는 다른 경향을 보여주는 것, 이를테면 틀의 해체, 탈중심적 공간표현, 역동적이며 혼합적인 표현, 중첩에 의한 실재 공간의 허용 등이 지각의 신체성을 용인하는 쪽으로의 전향이라고 판단되었으며, 베이컨의 경우, 회화적 구조, 즉 형상(figure), 삼변화, 아플라, 우연에 의한 제작방식 등이 메를로 퐁티의 살(la chair)적인 상호교착(chiasme)의 논리를 잘 보여준다고 이해되었다. 본 연구는 먼저 현대 미술의 흐름에서 시지각과 신체의 상호작용, 혹은 신체성의 개입에 대한 변화를 확언하기 위하여 지각과 신체의 위치를 모더니즘, 미니멀리즘, 후기미니멀리즘, 그 이후의 미술이라는 사적인 흐름의 큰 틀 속에서 살펴보았으며, 이를 지각과 신체에 관한 담론과 연결시켰다. 이에 대한 근거로 지각에 관한 이론적 배경을 먼저 살펴보았는데, 지각심리학 중에서도 지각의 신체성에 대한 과학적인 논의를 제공해주는 형태심리학적 논의들을 다루고, 이어 형태심리학을 주로 시각예술의 차원에서 예시해 보여주었던 루돌프 아른하임의 논의를 다루었다. 또한 신체와 시지각의 상호작용 분석을 위한 사례로, 신체지각적인 요소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후기 스텔라와 베이컨의 회화를 중심으로 시각의 신체성의 문제를 예시하며 해석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신체성과 관련하여 봄의 문제를 규정지으려는 작업들, 신체의 축적으로서의 신체의 역할, 신체의 배경으로서의 현실적, 일상적 삶과의 결부로부터 회화적 표현 가능성을 모색하고 그 위상변화를 확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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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황실재산 관리 제도에 대한 연구 -구황실재산의 문화재관리체계 편입 관련- (Establishment of Old Imperial Estate and Cultural Property Management System -Focused on Inclusion of Imperial Estate as Cultural Property-)

  • 김종수
    • 헤리티지:역사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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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3권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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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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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 한국의 문화재 관리 제도는 일제강점기에 제정 시행된 근대 문화재 법제와 구황실재산 관리 제도를 기반으로 성립되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근대 문화재 법제를 중심으로 한 문화재 관리 제도에 대한 연구 성과는 축적해 왔으나 문화재 관리 제도의 또 다른 축을 이루고 있는 구황실재산 관리 제도에 대해서는 이를 문화재 제도사 관점에서 접근한 연구가 거의 없다. 구황실재산은 갑오개혁에 의해 봉건적 가산에서 분리 독립하였으나 일제의 식민지 침탈과정에서 정리 해체되어 일제강점기에는 식민지 왕가의 세습 재산으로 관리되었다. 그 후 정부 수립 후인 1954년 「구황실재산법」이 제정 시행됨으로써 구황실재산은 국유화와 함께 역사적 고전적 문화재로 규정되었고 구황실재산사무총국에 의해 관리되었다. 이때 구황실재산 중 영구 보존 재산으로 지정된 재산은 1963년 「문화재보호법」 1차 개정 시 부칙 제2조에 의거 국유 문화재로 정식 편입됨으로써 민족의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다.결론적으로 말해서 한국의 문화재 형성과 문화재 관리 제도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연원인 근대 문화재 법제와 구황실 재산 관리 제도가 하나로 통합되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근대 문화재 법제의 변천이 일본의 그것을 식민지 조선에 이식·적용하여 문화재를 규율하고 관리하는 과정이었다면 구황실재산 관리는 일제가 대한제국을 식민지화 하면서 구황실재산을 침탈하고 정리하여 운용한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광복과 대한민국 정부수립으로 이 각기 다른 두 개의 흐름이 하나로 합쳐지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마침내 1961년 문화재관리국 설치와 1962년 주체적인 「문화재보호법」 체제가 성립됨으로써 제도적 통합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새로운 정치생태학을 위한 비인간지리학의 인간-자연 연구 (More-than-human Geographies of Nature: Toward a Careful Political Ecology)

  • 최명애
    • 대한지리학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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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1권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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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p.61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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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학적 연대가 도래했다는 최근 지질학계의 주장은 인간 사회와 자연을 분리된 것으로 여겨온 기존의 대중적 인식에 균열을 가져오고 있다. 인문지리학자들은 인류세 논의가 시작되기 오래전부터 이같은 이분법적 인식을 해체하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이해하기 위한 이론들을 개발해 왔다. 본 논문은 이같은 이론적 논의의 최전선에 있는 '비인간지리학(more-than-human geography)'의 주요 개념, 논쟁, 연구 성과를 소개, 국내 정치생태학 논의의 이론적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 최근 영미 정치생태학계에서 비인간지리학은 인간-자연 관계를 이해하고 형성하는 데 있어 그간 소외돼 온 비인간 행위자의 활약에 주목함으로써, 인간 행위자 중심의 기존 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이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이론은 2000년대 전후 지리학계에서 발생한 '물질적, 수행적 전환'에서 출발, 인간과 자연의 물질성에 주목하고, 이를 통해 자연에 대한 구조주의적 이해와 생산주의적 이해를 넘어서고자 한다. 비인간지리학자들은 행위자-연결망 이론, 비재현 이론, 생기철학에 이론적 기반을 두고, 비인간 행위성(nonhuman agency)과 감응(affect) 등의 개념을 통해 인간-자연 관계를 분석한다. 비인간지리학에서 자연은 다양하고 이질적인 인간 및 비인간 행위자들의 수행(performance)에 따른 결과물로 인식되며, 네트워크 행위자들의 다양한 수행에 따라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같은 혼종적, 과정적, 내재적 존재론에 기반을 두고, 비인간지리학은 비인간 행위자와 비재현적 소통이 인간-자연 관계의 이해와 형성에 깊이 개입돼 있다고 보고, 자연에 대한 정치적, 윤리적 결정에 있어 비인간 행위자를 적극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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